|
'민간 신화'라는 제목이 좀 생소하지만 (생각해보니 신화, 전설, 민담이란 설화의 3분류도 동양권에서는 꼭 정확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일단 책 소개를 한다. 몽골의 체렌소드놈 저자가 10년동안 몽골 설화 161개를 모아 원 자료를 해설과 함께 수록한 책이다. 내용은 다른 신화들과 마찬가지로 우주, 별과 천체, 식물, 가축, 야수, 조류, 인간과 인간 관련 동물, 종교와 신앙, 문화와 문명, 각 씨족 부족의 기원을 밝혀주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참, 마두금의 기원도 있다. |
|
우리에게 몽골은 불세출의 영웅, 칭기즈칸이나 아니면 초원의 나라 정도로 밖에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몽골이라고 하면 주로 칭기즈칸의 세계 정복이 벌어진 13세기 정도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곳에는 다 신화가 있기 마련이고, 몽골에도 신화가 엄연히 있었다. 몽골의 신화라고는 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겨보니 불교의 부처나 보살들 이야기가 주로 나왔다. 어찌된 일인지 잘 이해가 안 갔는데, 원래 몽골 고유의 신이나 정령들이 불교가 들어오면서 불교의 부처와 혼합되는 바람에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하자면, 우리나라 무속신앙이 불교와 섞이는 바람에 원래 그 신화의 원형을 알기 어렵게 되어버린 현실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러고보면 우리도 몽골도 같은 문화권을 가진 사람들의 후손인데, 그 신화의 운명조차 이렇게 비슷한가 싶어서 쓴웃음이 나왔다. 초원에서 가축떼를 방목하여 살던 사람들의 신화라 그런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잘 안 되고 대신 중구난방식으로 자료들이 언급되어 몽골 신화의 구체적인 윤곽을 잡기가 약간 어려웠다. 다만 몽골이라고 해서 신화나 전설 같은 구비문화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고, 이 사람들도 나름대로의 구비문화를 가지고 있었구나, 하는 점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책에서 인상이 깊었던 부분은 망구드라는 괴물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 망구드를 퇴치하러 가는 게세르라는 영웅의 이야기도 눈에 들어왔다. 일설에 의하면 저 게세르가 우리의 단군과도 연관이 있다고 한다. 우리네 단군 신화에서는 그저 단군이 평화롭게 나라를 세우고 호랑이를 쫓아냈다, 라고만 나오지만 몽골 신화에서는 단군과 비슷한 게세르가 망구드를 직접 싸워서 퇴치한다. 초원에서 유목 생활을 하며 수많은 전쟁을 치렀던 유목민의 후손답게 신화도 꽤나 전투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긴 그 점이 활기가 넘치고 생동감이 있어 보기에 좋다고 할 수도 있다. 내가 잘 알지 못했던 몽골의 신화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