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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잇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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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그 뒤의 이야기들'이란 부제에서도 드러나듯이 그 뭔가를 깨달은 사람들이나 읽을 법한 이 책을 선생님께선 내게 주셨다. 지난 12월 이 책을 받고 나서, 혹시 내게 깨달음이 있었다고 보셨는지 제대로 여쭐 수도 없었고 난 내가 그 뭔가를 깨달았다고 여기지 않았기에 나중에 보려고 한구석에 뒀었다. 그러다가, 나를 깊이 탐구했던 09년과 예전 같은 일상으로 돌아갔던 10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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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 그 뒤의 이야기들'이란 부제에서도 드러나듯이 그 뭔가를 깨달은 사람들이나 읽을 법한 이 책을 선생님께선 내게 주셨다. 지난 12월 이 책을 받고 나서, 혹시 내게 깨달음이 있었다고 보셨는지 제대로 여쭐 수도 없었고 난 내가 그 뭔가를 깨달았다고 여기지 않았기에 나중에 보려고 한구석에 뒀었다. 그러다가, 나를 깊이 탐구했던 09년과 예전 같은 일상으로 돌아갔던 10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11년의 나를 발견하면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마침 그런 나에게 딱 맞았다.

 

죽음에 초탈하긴 한 나는 만사도 마찬가지로 '그러려니~' 식인데, 체념이나 포기와는 다른 '받아들임'이다. '내려놓음' 또는 '놓아버림'이라고도 하겠는데, 난 '용서'는 부족한 건 안다. 마치 베를린 장벽 섬처럼. 나머진 계속 깊어지는데, 여기에 벽은 견고한 것 같다. 이 때문에 언젠가 내 마음에 대지진이 일어날 것만 같다. 응축된 힘이 보이니, 분명히 내가 부족하긴 하다.

 

만약 깨달은 것이라면 어떻게 일상에 연계할 것이며, 그러면서도 어떻게 계속 기억할 것인가? 이것을 내가 책의 어느 부분에서 봤다고 콕 찍을 순 없지만, 읽다 보면 보인다. 순례를 떠나거나 어딘가에 들어가는 것은 깨달음을 돕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꼭 깨달음이 될 순 없을 것이고, 일상 속에서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란 말이 된다.

 

심리학 박사로서 이에 기초해 명상 쪽 불교 중심으로 동서양 여러 종교를 아울렀는데 이렇게 균형 잡힌 책은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옮긴이도 "영적 안내서로서 이 책이 권위와 보편성"을 지닌다고 하면서, '영적'인 것에 알러지를 가진 독자에게도 치료제가 될 수 있어 오히려 권한다고 했고, 나도 공감한다. 서양에선 불교라 하면 티베트 달라이 라마부터 떠올리던데, 이 책에도 역시 티베트 얘기가 많은 편이다. 물론 이것은 우리나라엔 우리식 불교가 이미 있고, 티베트를 안 놓아주는 중국의 언론통제 영향도 있어서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티베트를 접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리처드 기어가 한국에 온 것을 보면 앞으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도 같다.

 

아래는 내게 와 닿은 부분들이다.
P.221 "천국의 문을 들어가는 사람은 열정이 없거나 그것에 족쇄를 채운 사람이 아니라, 열정에 대한 이해를 키운 사람이다." - 윌리엄 블레이크
P.279 "그대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놓으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이 세상에서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은, 인간이 하게 될 가장 힘든 전쟁을 시작해서 그 싸움을 죽을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는 것을 뜻한다." - 커밍즈
P.374~375 "다만 지혜로써 이 모름이 신뢰의 한 형태로 변하게 되기를 바란다." (알려고 애쓰지 않는 지혜)
P.376 "더 이상 영적 목표를 좇아 발버둥치지 않는다.",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것밖에 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

 

처음에 지은이 잭 콘필드 이름을 보고는 닭고기 수프 시리즈 잭 캔필드와 착각했으나, 다른 사람이었다. 옮긴이는 공대 엔지니어 출신인데 이런 책들을 옮기는 게 좋아 보이고, 오타가 매우 드물게는 있으나 용어 선택 등 아주 신중히 번역했단 걸 느낄 수 있었다. 제목에 들어간 '빨랫감'은 다 읽고 보니, 처음에 생각했던 상징적 의미만이 아니라 진짜 빨래라고도 보인다. 빨래하는 일상이 굳이 영적 삶과 동떨어졌다고도 할 수 없을 테니까.^^

 

2011년 해가 가장 긴 하짓날, 난 훗날 오늘을 돌아보며 이 한 권의 책이 내 인생의 변곡점을 찍었노라며 미소 지을 수 있길 바란다....

b*****r 2011.06.22. 신고 공감 3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