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미술학도도 전공자도 예술인도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그림선물을 받았고, 집에 걸려져 있는 그 그림이 진품은 아니지만, 집안의 공백을 채워주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직접 내가 골라서 그림 한점을 안방에 걸어두려고 시작해 그림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보고, 도록도 보면서 천경자 화백를 알게 되었다. 천경자 화백의 그림은 너무 비싸서 살 엄두도 나지 않는다. 1억이상의 그림이 대부분인데, 왜 그 화가의 그림이 높이 평가받고 그림에서 나오는 그 느낌이 무엇인지 맥을 짚으려고 이책을 골랐다. 화가가 직접 쓴 자서전이어서 과장도 없고 선전도 없어 좋았다. 자서전을 통해 본 천경자 화백은, 30대 초반의 내가 느끼기에도 너무 여린 분이셨다. 고단한 삶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강하게 극복하려는 의지도 아닌 그냥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슬프면 슬픈데로, 아프면 아픈데로 오로지 그림으로만 표현하고 위로받았던 삶을 사신 것 같아, 예술가 천경자 화백로서는 그런 삶이 끊임없이 작업을 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겠지만, 한 여자로서의 천경자는 늘 슬퍼보였다. 힘들고 고단한 삶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저렇게 소녀같은 감수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늘 의구심이 들었지만, 아마 그림작업을 통해 상처는 치유받고, 슬픔은 위로받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보면 우리 어머니 세대가 지닌 그 고유의 한이 느껴진다. 나중에 부자가 된다면 꼭 한 점 사고 싶다. 책을 통해 천경자 화백을 조금 알게 된 것이 앞으로 그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거라 믿는다. 다른 화백의 자서전도 몇 권 더 읽고 싶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