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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 땅의 수많은 굴곡을 목도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배를 움켜쥐던 어린 시절부터,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번영의 시대, 그리고 오늘날의 눈부신 물질적 풍요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는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마음 한구석을 채우는 것은 자부심만이 아니다. 나라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사회적 갈등이 골 깊어지는 현실을 바라볼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아리고 안타까운 탄식이 새어 나온다. 한민철의 저서 <전광훈, 진실을 향한 투쟁>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답답함과 노년의 우려를 사정없이 건드리는 책이다.
이 책은 전광훈이라는 인물을 다룬다. 세간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지극히 극단적으로 갈린다. 어떤 이들에게는 좌파 정권의 독주와 국가적 위기 앞에서 광화문 광장을 지켜낸 시대의 파수꾼이자 선지자로 칭송받고, 다른 이들에게는 정치에 깊이 개입하는 거친 목소리의 정교분리 위반자로 비판받는다. 저자는 이러한 극단적 평판 뒤에 숨겨진 전광훈의 삶과 신념, 그리고 그가 광장에 서야만 했던 시대적 맥락을 ‘진실’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다.
칠십 대의 눈으로 본 이 책의 가치는 단순히 한 개인을 옹호하거나 미화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이 책은 우리 세대가 평생을 바쳐 지켜온 자유민주주의와 한미동맹, 그리고 신앙적 가치가 오늘날 어떠한 위협에 처해 있는가를 직시하게 만든다. 전광훈 목사의 어조는 때로 거칠고 과격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젊은이들이나 절제된 언어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생을 살아오며 세상의 온갖 파도를 겪은 노년의 시선으로 볼 때, 그의 거친 언사는 매끄러운 말로 국민을 미혹하는 위선적 정치인들의 언어보다 오히려 솔직하고 절박한 울부짖음으로 다가온다.
책은 전광훈 목사의 어린 시절부터 신앙적 결단, 그리고 그가 집회 현장의 중심에 서게 된 일련의 과정들을 차분히 짚어낸다. 특히 그가 주장하는 ‘자유통일’과 ‘대한민국 정통성 수호’라는 가치는, 주체사상과 이념적 편향에 물든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뿌리임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어린 시절 경험했던 가난과 자유의 소중함, 그리고 피 흘려 지켜낸 이 나라의 자유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저자는 전광훈의 투쟁을 통해 역설한다.
물론 그를 바라보는 사회의 우려와 비판을 모두 무시할 수는 없다. 종교와 정치의 경계, 그리고 언론이 만들어낸 그의 왜곡된 이미지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던지게 되는 본질적인 질문은 ‘그의 말이 얼마나 다듬어졌는가’가 아니라 ‘그가 목숨을 걸고 부르짖는 메시지의 진실이 무엇인가’이다. 편견을 내려놓고 책장을 넘기다 보면,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태극기 물결이 단지 노인들의 광기가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절절한 애국심의 발로였음을 깨닫게 된다.
인생의 해질녘에 서서 지난날을 돌이켜볼 때,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투쟁했던 기억만큼 값진 것은 없다. 한민철의 <전광훈, 진실을 향한 투쟁>은 전광훈이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열정과 용기, 그리고 자유의 소중함을 되짚어보게 하는 강렬한 기록이다. 이념의 혼돈 속에서 무엇이 진짜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인지 고민하는 동시대의 수많은 노장년층과, 나아가 이 땅의 뿌리를 이해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에게 한 번쯤 일독을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