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청나라의 황제와 황후의 묘가 묻혀 있는 청동릉의 도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긴 호흡으로 청나라의 형성기부터 청나라의 말기를 거쳐 중화민국 시대의 혼란기를 종횡무진 훑어가면서 청동릉이 겪어야 했던 세월의 모진 풍상을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중국의 근, 현대사의 비극이 선명하게 드러난다(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살아서 누리던 권세를 죽어서까지 누리고자 했던 청나라의 황제, 황후가 사후에 도굴꾼들에게 당하는 수모는 인생의 덧없음, 인간 망의 허망함을 잘 보여 준다. 끝까지 흡입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책을 덮으면 설명하기 어려운 서글픔을 안겨 준다. |
| 역사와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고고학의 경계로 넘나들면서 글쓰기를 해온 중국작가 웨난의 글에 마음을 빼앗긴 나는 본능적으로 이책을 집어든다... 단숨에 900페이지의 책에 빠져든다... 그리고 가만히 해가 떨어지는 도심의 하늘가를 아스라히 바라보면서 가만히 되뇌여 본다.. 아......인간의 삶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애증이 점점히 묻어 있는 역사란 과연 무엇인가. 죽어서까지 보물을 품에서 놓치 않으려는 인간들의 끝없는 욕망과 썩어 문드러진 시체를 헤집으면서 그 보물을 훔쳐내는 또 다른 욕망..그리고 그 처절한 상흔이 점철된 무덤가를 바라보면서 감탄하는 또 다른 인간군상... 그리고 이 모든것을 말없이 품어내고 있는 저 들녁과 산하.. 자연의 유구함과 인간의 유한함..그리고 인간 욕망의 무상함이 역사라는 이름으로 극명하게 드러나게 하는 명저이다. 이 책은 웨난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몇개의 주요한 동선(動線)을 가지고 있다.. 먼저 청조(淸朝)의 역사에 대한 상세하고 자상한 안내서이다. 만주에서 흥기(興起)한 누루하치의 후금(後金)..그리고 홍타이지..장성을 넘어 중원으로 들어온 순치제.. 강희제 온정제 건륭제의 성세..그리고 마지막으로 서태후와 부의까지 청나라의 흥망에 대한 어떠한 역사서보다도 자상하고 친절하게 우리를 역사속으로 안내하고 그 속에서 감상적인 산책을 유도한다. 그가 유도하는 길을 따라 걸으면서 우리는 여러 인간군상을 조우하게 되고 아픈 동양의 역사를 만나게 된다. 다음은 중국 근대사를 무협처럼 장식한 군벌에 대한 소개이다. 손전영이라는 야비하고 비열하며 너무나 본능적이고 자기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한 인간이 그 중심축에 있다.. 타락과 무력이 난무하던 중국 근대사 한복판을 그는 상처입은 하이에나 처럼 좌충우돌하면서 온몸으로 살아낸다. 그가 보여준 야비함과 잔인함은 차라리 그래서 동정적일수도 있겠다.그는 우리에게 혼란속에서 보여주는 인간본성의 비열함에 눈을 돌리기 어렵게 한다. 다음은 그 역사의 와중에서 보여지는 청동릉의 파괴와 도굴의 기록이다. 너무도 혼란스러웠던 시절이라 그 도굴의 기록이 남아있을 수 없었기에 자연 이 부분이 조금 협소하게 다뤄진점이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다. 웨난은 역사속에서 생생히 생동하는 인간을 복원하는 그 특유의 장기를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해서, 청나라와 중국 근대사의 격류를 우리 앞에 펼쳐 보이고 그 혼란스러운 흐름속에서도 자기 개성을 버리지 않는 인간들을 적나라하게 부각시킨다. 그의 글속에서 우리는 역사와 인간을 배우고 현재를 살아내고 있는 우리와 나를 다시금 겸허하게 추수리게 한다.. 국파산하재(國破山河在)라... 오늘도 그 폐허와 영욕의 그림자를 조용히 내려보고 있을 산들과 그 옆에 온기종기 모여있는 낮은 삶의 지붕들을 스쳐지나가는 바람은 오늘 우리에게 조용히 무어라고 애기하고 있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