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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영다사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동물원에서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던 동물의 모습, 이름 대신 종과 숫자로 불리는 생명들. 우리는 그것들을 익숙한 풍경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안에 갇힌 시간과 감정에 대해서는 쉽게 잊곤 합니다. 왕민철 감독의 이 책은 그렇게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 앞에 다시 서게 하는 책입니다. 읽는 동안 동물의 삶을 바라보던 제 시선뿐 아니라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방식까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동물권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면 인간의 잔인함을 고발하거나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호소하기 쉽습니다. 물론 그런 목소리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성급하게 옳고 그름을 판정하기보다 오랫동안 한자리에 머물며 자신이 목격한 것을 기록합니다. 동물원의 일상과 사육사의 노동, 한 생명이 떠난 자리에 남은 흔적을 차분하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독자가 스스로 질문하게 됩니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며,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누군가의 삶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설명보다 관찰이, 주장보다 침묵이 더 깊은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책의 특별한 힘입니다.
동물원에서 개체는 때로 숫자로 관리되고, 한 동물이 떠난 자리는 같은 종의 다른 동물로 채워집니다. 하지만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닙니다.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은 그 존재를 다른 존재와 바꿀 수 없는 하나의 삶으로 인정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인간에게는 저마다의 사연과 역사가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는 그런 개별성이 없다고 여겨온 것은 아닐까요. 이 책은 동물의 이름을 기록하는 일이 곧 그들의 삶을 함부로 지우지 않으려는 태도임을 일깨웁니다. 세상에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억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동물에게만 머물지 않고, 우리가 타인을 대하는 방식으로까지 이어집니다.
매일 먹이를 주고 배설물을 치우고 건강 상태를 살피는 반복적인 노동은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는 일입니다.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며, 돌봄을 받는 존재가 그 마음을 알아주는지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자신의 시간을 들여 다른 생명의 하루를 지켜냅니다. 여기에서 저는 돌봄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돌봄은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어내야만 가치 있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상대에게서 보답을 받거나 성과를 확인할 수 없어도, 그 존재가 고통을 덜고 조금 더 평온하게 살아가도록 곁을 지키는 일 자체가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효율과 생산성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세상에서 이런 태도는 오히려 낯설고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동물원에서 시작된 시선이 야생동물의 서식지와 인간의 거주 공간으로 넓어지는 과정도 좋았습니다. 어디에서 살아갈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존재는 동물만이 아닙니다. 인간의 개발과 편의에 따라 삶의 터전을 잃는 동물들, 정착할 곳을 얻지 못하고 주변부를 떠도는 존재들의 모습은 결국 우리가 어떤 세계를 만들어왔는지 되묻게 합니다. 공간은 단순히 건물과 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의 관계로 완성된다는 생각도 인상적입니다.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는 순간, 다른 생명은 얼마든지 밀어내도 되는 대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공존은 그저 같은 공간을 사용하는 일이 아니라, 나와 다른 존재에게도 살아갈 자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희망을 쉽게 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랜 시간 지켜본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헌신적인 돌봄만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모순을 없앨 수도 없습니다. 동물을 가둔 인간이 다시 그 동물을 돌봐야 한다는 현실에는 선의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복잡함이 있습니다. 저자는 그 모순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변화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단번에 달라지지는 않더라도 누군가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그 시선이 작은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책 속에 조용히 자리합니다. 이 책은 동물에 관한 지식을 얻거나 동물권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으려는 분들보다, 자신이 당연하게 여겨온 세계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분들은 물론이고, 생명과 윤리의 관계를 고민하는 분들, 돌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싶은 분들, 다큐멘터리와 기록문학이 지닌 힘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의미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곳에 영원히 머물지 못합니다. 인간도 동물도 각자의 시간을 살다가 언젠가는 자리를 떠납니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무엇을 더 많이 소유하느냐가 아니라, 함께 머무는 동안 서로의 삶을 얼마나 존중했느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동물을 대하는 태도뿐 아니라 이름 없이 스쳐 지나가는 존재들을 바라보는 마음도 달라집니다. 잠시 머무는 곳을 조금 더 나은 세계로 만드는 일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다른 생명의 삶을 함부로 대체하거나 지워버리지 않으려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단지우리가잠시머무는곳 #문예출판사 #도서서평이벤트 #영다사 #영화제다니는사람들 #왕민철 #에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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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우리가잠시머무는곳#문예출판사#왕민철#가제본서평단#에세이추천 * 본 서평은 문예출판사 인스타 지원으로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가제본 서평단'답게 받은 책이 정말 가제본이었다. 이런 가제본은 오랜만이라 조금 신기했다. 비어 있는 하얀 표지가 어떤 본 표지로 채워질지 궁금했었다. 가제본답게(?) 추천의 말은 빠져 있었다.
2부에서는 청주 동물원과 긴밀해지고 관련인이 되면서 겪은 일을 담았고, 3부에서는 동물원 외부에서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는데 주로 두 편의 동물원 다큐멘터리 영화 촬영 당시에 묵었던 아버지의 농장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4부에서는 주로 화천에서 발견된 사육곰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책에서는 '생츄어리'라는 개념이 반복적으로 언급되었다. 청주 동물원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도 보았던 개념이었다. 찾아보니 그 영화, '생츄어리'의 감독 이름과 본 책 저자의 이름은 같았다. 그렇다면 이 책은 영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생츄어리: 학대나 방치, 사고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된 적 있는 야생동물들을 구조한 후 보호하며 돌보기 위한 공간으로, 최대한 자연과 가까운 공간에서 생활하도록 돕는 공간이다. 동물을 자연으로 돌려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목적도 있다. 1부. 동물원 가는 길 매표 직원이 말하길, 청주 동물원이 손님이 아주 많이 찾아오는 동물원은 아니지만 일 년에 한 명도 찾지 않는 날은 이틀 정도밖에 없었다고 했다. 날씨가 아무리 안 좋아도 한 명 정도는 폭우를 뚫고 찾아오기도 한다고.
p.29 청주 동물원에서 근무하는 김정호 수의사의 발언이었다. 동물을 좋아하고, 죽어가는 동물들을 살리고 싶어서 수의사가 되었다고 해서 모두가 동물원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겠지. 오히려 동물을 좋아하기에 동물원을 싫어할 수도 있겠다. 기존에 동물원이라는 곳은 동물을 사육장에 가둬두고 방치하는 곳으로 여겨졌으므로. 내가 가끔 가는 영화관 옆에는 'ㅇㅇㅇ 테마파크'라는 체험형 미니 동물원이 있었다. 아이들이 작은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기도 하는 곳이었는데,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들어가보지 않았고, 지금은 폐관되었다. 가보지 않은 이유라면, 사육사도 퇴근하고 난 뒤, 아무도 오지 않을 시멘트건물의 사육장에서 동물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수의사가 동물원이 싫었다고 말한 것도 그런 풍경을 많이 봤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지금의 청주 동물원은 생츄어리가 되었으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서,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동물원보단 조금 더 자연환경과 유사한 모습을 띄고 있다. 2부. 동물원의 안
p.76 책에는 특별히 사진 속 개체에 대한 설명이 없었지만, 내 생각엔 물범 범돌이와 범순이의 자식 '초롱이'로 보였다. 초롱이는 청주 동물원에서 태어났는데, 어느 정도 성장한 후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으로 보내졌다. 청주동물원과 동물 교환 업무협약이 체결되기도 했고, 이송 당시 새로운 해양동물관을 만들어 청주보다 환경이 좋을 거라는 기대를 했다고. 저자가 영화 촬영하면서 찾아가 본 바, 깨끗하고 수영할 수 있는 공간도 더 넓어져서 확실히 환경이 좋아졌지만 해도 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는 실내인건 청주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정호 수의사 or 저자는 평생을 동물원의 수조에서 살아온 어미와 달리 새끼 물범은 야생에서 적응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부모인 범돌이와 범순이가 각각 점박이물범, 잔점박이물범(참물범, 국내 서식하지 않음)으로 서로 다른 종이라 자연으로 내보낼 일은 없다고 했다. 혼종은 야생으로 내보낼 수 없다고. '생태계의 고유한 유전자풀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이유'라고 했다. 전혀 몰랐다. 자연에서는 오히려 다른 종과의 번식이 잘 일어날 줄 알았는데 아닌걸까? 국내에 없던 종과 국내종의 번식이라 큰일인걸까? 과거에는 서식지 차이로 만날 일이 없었던 불곰과 북극곰의 번식급인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에 더하여 더 좋은 곳으로 보내주기 위해 범돌이와 범순이를 제주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둘 다 하루만에 죽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어떤 종의 멸절을 본 것만 같아 다소 슬펐다.
p.88 앞서 간 동물들의 명패가 동물원 한 쪽에 전시되어 있었다. 주 관람로의 비탈을 오르고 사자사를 지나, 언덕 끝 추모관이다. 이 곳에 범돌이와 범순이의 이름은 없었다. 동물원 외부에서 죽었기 때문일까.
p.95 1999년의 청주동물원 홍보 영상에서는 사람처럼 동물들의 출생 후 백일을 챙기기도 했는데, 여러 영상 자료에서 언급되는 같은 이름의 동물이 꼭 그 아이는 아닐 수도 있다는 것도 언급되었다.
p.105 척추 디스크 수술을 받게 된 고령의 호랑이 박람이(1999년생)는 끝내 마취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척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움직일 수 없는 호랑이를 마취하고 수술하는 것. 사육사와 수의사 등 관련인들도 쉽게 결정한 것은 아니리라. 생의 끝을 마주하더라도 했어야하는 일일 수도 있겠지. 인간도 동물도 고령의 나이에 수술을 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3부. 동물원의 밖
p.204 저자는 동물 그 자체보다 동물원이라는 공간에 대한 호기심이 영화의 시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자, 시선은 결국 동물에게 갔다고. 저자는 독일에서 12년간 살았다가 완전 귀국한 본인의 경험을 전했는데, 독일에서의 경험이 한국에 돌아온 이후와 연결되는 것처럼 읽혔다. 내가 알던 것은 이미 과거가 되어버렸고, 누군가가 무엇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려주는 것은 쉽지 않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야하는 자신의 모습이 마치 동물원의 동물처럼 여겨진 것은 아니었을까? 자연이 아닌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처럼 말이다. 4부. 곰의 몸, 사람의 마음
p.247 왜 지리산 반달곰 복원 사업이 시작되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모르긴 몰라도, 민족의 시작이 단군신화의 곰과 호랑이였다는 이야기도 영향을 줬을 것 같다. 호랑이는 인간이 다루기 어렵지만, 곰은 곰인형으로 친숙하여 뭔가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도 하니까. 저자가 삼국유사를 인용하여 설명한 것처럼, 사람의 '형체를 얻는 것'이 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이고, '사람이 되는 것'이 곰과 호랑이가 원하던 것이라면 어떨까? 단군신화에서 곰이 인간이 되어 웅녀가 되면서 이뤄진 것은 껍데기 뿐인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p.253 곰을 케어하는 3인의 여성들이 있었다. 이 활동가들의 활동을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라고도 부르는데,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가 인수한 강원도 화천의 농장에는 열세 마리의 곰이 있었다고 한다.
p.298 물범뿐 아니라 곰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에 원칙이 있었다. 몰랐어... 지리산에서 복원하고 있는 반달곰은 반달가슴곰 우수리 아종 Ursus thibetanus ussuricus로, 이 아종이 과거 국내에서 서식하던 곰과 유전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복원 사업을 할 때 '가장 가까운 유전적 계통의 개체를 사용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고.. 왜 하나의 계통이 유지되어야 하는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혼종이 좀 생기면 안되는걸까? 순혈이 아니면 안되는걸까?
p.299 사실 내 생각으로는 반달곰 복원 사업이 지속되다가 인간에게 피해가 오지는 않을까 하는 공포가 앞서지만...! 또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귀엽구요... 사실 영화 볼 때는 동물과 동물원에 대해 생각했던 것 같은데 영화는 장면이 넘어가면 잊히기 쉬웠다. 하지만 책은 오래 기억에 남을 듯 싶었다. 동물원에서 자연까지. 책을 통해 와닿는 바가 많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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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동물들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좋아하지 않으니 관심이 있을 리도 없었다. 관심이 없으니 동물들이 보이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들은 존재한다. 단지 보지 않으려고 할 뿐이다. 보이지 않는 존재를 보이게 하는 건 어렵다. 그런데 더 어려운 게 있다. 보이는 존재를 더 잘 보이게 하는 것. 아니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잘 보고 있다고 착각하는 존재의 실체를 잘 보게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가제본으로 만나 본 다큐멘터리 영화 <동물, 원>의 왕민철 감독의 에세이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는 그런 책이었다.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흔히 보았던 동물원의 동물들을 제대로 보게 해 주는 책이었다.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의 주요 배경은 청주동물원이다. 동물원에서의 동물들과 돌보는 수의사 및 사육사들의 일과를 쫓는다. 그런데 김정호 수의사의 말 한 마디부터가 심상치 않다. 전 동물원 반대론자예요. 밥 벌어먹으려고 들어왔지만, 동물원이 싫었어요. 동물원 반대론자이면서 동물원에서 일하는 수의사. 왜 그는 반대론을 펼칠까? 인간의 돌봄을 받으면서 안전하게 지내는 동물들의 삶이 괜찮은 거 아닌가? 하지만 그건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간에 의해 정해진 운명대로 살아가야 하는 동물의 운명. 종의 이름과 숫자로만 기억되고 쉽게 다른 동물들로 대체되는 존재들. 우리는 과연 동물원에 가면서 그들의 존재를 제대로 알려고 한 적이나 있을까?
책을 읽다보면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인간은 대체 무슨 권리로 동물들의 운명을 정하는가? 인간은 왜 야생으로 자라야 할 동물들을 인간을 위한 관상용으로 꾸며놓는가? 그렇다면 누군가는 성경을 말 할 수도 있겠다. 신이 창조할 때 인간에게 만물을 다스리라고 했다는 신의 말씀을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과연 그들의 본성을 거세하면서까지 다스리라고 하는 명령이었을까? 왕민철 감독은 근처에 있는 농장에 있는 감독의 아버지를 떠올린다. 서울에 있다가 내려와 농장을 가꾸시는 아버지. 아버지가 자리를 잡고 얼마 후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선다. 마을 사람들은 이장에게 매년 돈을 받지만 아버지는 예외였다. 아버지의 농장이 마을 밖에 있고 제대로 된 집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 누군가를 배척하는 건 아주 쉬웠다. 그런 관계에서 아버지가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기는 쉽지 않았다. 많은 세월을 살아도 '이곳 사람' 대접을 안 해 주는 사람들을 보며 왕민철 감독은 생각한다. 과연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은 얼마나 오래 살아야 '이곳 사람'이 되는 걸까.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르는 곳 왕민철 감독의 이 질문은 아버지를 중심으로 이 지구 모두에 확장되는 질문이었다. 동물들은 얼마나 오래 살아야 '이곳 존재'가 될 수 있는 걸까. 장애인들은 얼마나 오래 살아야 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걸까. 이 질문에 우리는 과연 답을 찾으며 살아왔던가?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존재 취급했으며 보여도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았기에 묻지도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수많은 동물들이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대접을 받으며 서서히 잊혀져 가야 했다. 사라져서야 멸종위기동물이라고 또는 멸종동물이라고 이름 붙이는 존재들.. 과연 우리는 인간만 덩그라니 남을 때 그들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것일까? 저자 왕민철 감독은 잊혀진 수많은 존재들을 적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음을 슬퍼한다. 그 존재들이 끝이 없고 끊임없이 덧붙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책 제목처럼,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인 이 행성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존재를 잊혀지게 만드는 것인가. 잠시 머무는 곳인 이 곳에 사라진 존재가 많을수록 인간 또한 사라져 갈 수 있음을 언제쯤 깨달을 수 있을까라는 묵직한 질문이 남는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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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에게 그렇듯, 동물원은 나에게 불편한 공간이었다. 갇히고 무력해져 있는 동물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여겼고, 유일한 선택은 외면이었다. 그렇게 20대 초반 이후로 동물원이라는 공간을 방문하지 않게 된 나는 논문을 쓰면서 십수 년 만에 동물원을 다시 방문하게 되었는데, 내가 선택한 '외면'이라는 방식이 비겁하고 값싼 선택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가 왕민철 감독님의 <동물,원>이 촬영을 마치고 여기저기서 상영될 즈음이었다. 동물원 동물들의 복지와 권리에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그동안에도 멈추지 않았고, 무엇보다 동물원의 내부에 있는 이들이야말로 최전선에서 오해와 비난을 받으면서도 묵묵히 애써온 결과였다. 내보이기 어려운 동물원의 뒷공간과 숨겨진 이야기들, 그것을 꺼내 놓으며 동물원의 변화를 갈망하는, 바로 그 공간에서 매일 갇힌 동물을 마주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내게는 가장 큰 울림이었다. 어쩌면, 어느 날 갑자기 동물원 동물들이 모두 야생으로 해방되어 나가는 꿈같은 상상을 가장 많이 하는 건 이들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외면'하는 것으로 (어쩌면) 누군가에게 책임을 돌리려 했던 선택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감독님의 어린 시절과 유학 시절, 농막과 아버지와의 시간이 교차되고, 산비탈의 동물원, 그곳의 사육사와 동물원이 싫다고 말하는 수의사가 있고, 농수로와 고라니, 그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야생동물구조센터의 사람들이 있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는 곰과 그들을 가둬온 사람들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동물원도, 봉명주공도, 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했지만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니 사람들과 동물들과 나무들과 새들과 동네의 이야기, 그 모든 것들이 얼키고설켜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왕민철 감독님의 다큐멘터리를 그대로 활자로 옮긴 듯했다. <동물,원>과 <생츄어리>에서 그러했듯, 감독님의 단어와 문장을 따라 나도 관찰자가 되어 공간과 사람들과 동물들을 바라본다. 휘몰아치는 감정도, 딱 떨어지는 판단도 없다. 그저 글을 따라 읽다 보니 무수한 질문들이 내 머릿속에 떠다닐 뿐이다. '생명의 존엄'같은 선언적 명제는 뜬구름 같기만 하다. 눈물을 흘리거나 안타깝거나 가엾다는 생각을 하는 대신,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언제 될지 모를 거창한 일보다 사소해 보여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는 게 진짜인 것 같아요." #단지우리가잠시머무는곳 #문예출판사 #가제본서평단 #에세이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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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을 가지 않은 지 한참되었습니다. 원래 자연환경이 아닌 시멘트 바닥에서 태어나고 평생을 하는 동물들이 안타까워 소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생각이 변했습니다. 동물들이 더 나은 환경에 살 수 있도록 지켜보려고 합니다. 동물들이 정형행동을 하지 않는지, 행동풍부화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그리고 곰 사육행태를 알고 너무 충격 받았는데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가 잘 되어서 많은 곰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졌음 좋겠습니다. #단지우리가잠시머무는곳 #문예출판사 #가제본서평단 #에세이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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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이지만, 또 다른 시선의 상황들이 책에 적혀있다. 동물원에서 입장객의 시선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보는 그런 색다른 요소가 있다. 그 시선들을 왕민철작가님의 섬세한 글들로 적혀있는 이 책을 특히 동물원에서의 다른 시선이 궁금하다면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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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서평 #글종이_서평 #단지우리가잠시머무는곳 #왕민철 #문예출판사 #가제본서평 #에세이추천 공존에 대해서 생각한다는 건 결국 나의 더 나은 삶에 대해서 고민한다는 뜻이더라고요. 그리고 그 고민은 언제나 나 혼자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도요. 동물원 안밖의 동물의 삶에 대해서 솔직한 관점으로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만든 생일 수도 있고 또 구하는 생일 수도 있는 동물원과 연결되어 있는 모든 동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견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요. 지금까지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어떠한 지점까지 몰입할 수 있는 책입니다. 삶을 지킨다는 것은 참 숭고한 일이면서도 동시에 어려운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물원 이후의 동물의 시간을 따라가면서, 결국 인간 역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는 어떠한 외로움과 늙어감의 무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요.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또 애틋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살아가는 무언가는 모두 다른 이의 사랑을 바탕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호기심과 애정은 사랑의 또 다른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니 비로소 제목이 더 잘 이해된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감정의 책으로 오래 남게 될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에 '○○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유행했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동물의 삶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기도 하고 슬픈 일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때는 그저 안쓰럽다는 감정으로만 봤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눈물의 의미를 조금은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기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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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 _ 왕민철 단지, 동물들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사람과 동물, 길가에 자라는 나무까지. 모두 저마다 머물던 자리가 있었고, 그곳을 떠나야 하는 순간도 찾아왔다. 사람이 이사를 하는 것처럼 동물들의 이사도 그저 자리를 옮기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물들에게 그 여정은 죽음을 각오해야 할 만큼 위험하고 힘겨운 일이었다.
머물던 자리에서 병원에 가는 일조차 쉽지 않았고, 점점 열악해지는 보금자리에서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떠나가는 개체들이 생겨났다. 특히 반순이의 안락사 이야기는 오래전 엄마 집에서 십 년을 함께 지낸 반려견을 떠올리게 했다. 사흘 동안 밥도 물도 먹지 못했던 아이. 우리 가족은 결국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고, 그렇게 우리 손으로 병원에 데려갔다. 시간이 흘렀지만 그때의 선택에는 여전히 미련이 남는다. 조금 더 기다렸다면 달라졌을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물음표가 남아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떠나는 존재들의 이야기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잠시 머물다 떠나는 자리일지 몰라도, 그곳에서 살아온 존재에게는 삶의 전부였을 테니까.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에서, 누군가에게는 그곳이 세상의 전부일 수도 있다는 것을. 단 한 순간의 죽음을 보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십 년 동안 하나의 주제로 영화를 제작하신 감독님이자 작가님얼마나 많은 감정과 마주하셨을까. 그 긴 시간 동안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수없이 마음을 다잡으셨을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단지우리가잠시머무는곳 #문예출판사 #가제본서평단 #에세이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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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과 사람이 머무는 곳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 단순히 동물을 동정하는 시선을 넘어,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공의 공간 속에서 동물들이 어떻게 존재하고 스러지는지, 그리고 그 공기를 지켜내는 사람들의 땀방울을 나직한 언어로 들려주는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 #단지우리가잠시머무는곳 #에세이추천 청주동물원의 늙은 호랑이 '박람이'부터 좁은 수조를 거쳐간 물범가족 '범돌이•범순이', 사육곰 농장의 뜬장에서 태어난 '해야'와 '산들'까지..., 📑 ❝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이름, 여럿이 돌려 쓰던 이름,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이름,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이름, 그 이름 하나하나 끄집어내 여기에 적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건 (•••) 설령 완벽한 목록을 만들더라도 끈임없이 덧붙여질 것이기에. ❞ <303쪽> 💬 나는 대단한 동물애호가도 동물보호가도 아니다. 그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의 소개글에 이끌렸다. 언젠가 티비에서 구조 된 사육곰이 미국 생츄어리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프로그램을 봤었고, '생츄어리'가 계기가 되어 서평단을 신청했다. 비교적 가볍던 시작은 페이지를 넘길 수록 동물들에 대한 감정과 생각들이 엉겨 무거워졌다. 청주동물원의 늙은 호랑이 '박람이'부터 좁은 수조를 거쳐간 물범가족 '범돌이•범순이'..., ⌜이름의 무게감⌟ 단순히 지칭, 명칭이라고만 여겼는데,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만한 이름이건만, 동물원의 그 동물들은 온전히 그들 자신을 위해 붙여진 이름을 가지지 못했다는 사실에 왜 그렇게 무신경 했는지 화가나고 너무 안타까웠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사람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위한 볼거리에 지나지 않았던걸까, 그 동물들은 그걸 바라지 않았을텐데, 더 넓은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조차 모른채 좁디 좁은 공간에서 한 생을 살다갔을, 그 공간에 부여되었던 이어오던 이름을 제 이름인 줄 알고, 스러져간 그 생이 가슴 먹먹했다. . 📑 ❝ 무언가를 기념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어떤 것을 상징하는 이름도 아니다. 온전히 그들 자신을 위해 붙은 이름이었다. ❞ <246쪽> 💬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 누군가의 이름이었던 이름으로 불리고 있을 많은 동물들에게도 저만을 위한 이름이 생기길..., . 📑 ❝ 당연히도 열세 마리의 곰은 모두 다른 이름을 갖고 있고, 나름의 성격과 취향이 있으며, 서로에게 허락하는 각기 다른 거리가 있다. ❞ <254쪽> 💬 이름을 기록한다는 것은, 잊혀졌거나 잊혀져 가는 것들, 그 자리에 있었지만 사라져버린, 동물원의 무수한 동물들이 그랬듯, 뜬장의 곰들이 그랬듯, 재계발 된 터전이 그랬듯, 그 모든 존재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 살아서도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이용당하고 죽음 앞에서도 더 쓸모있게 활용되기 위해 이용당하는 그런 씁쓸하고 잔혹한 생의 동물들이 없길 바란다. . . 💬 봉명주공 목련에 반송주공 목련을 떠올린다. 아련한 저 너머의 기억 속에 애뜻함이 솟는다. 잊혀진 곳이건만 작은 알음 한 번에 실체가 된다. 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 그렇게 잊혀짐이 ⌜이름⌟ 한 번에 살아 난다. . . ✨️ 함께 살아가는 심심(甚深)한 그네들에게 추천!! •───────────────────• . . ·—Thanks to. #문예출판사 @moonyebooks 에서 #가제본서평단 으로 가제본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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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가제본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을 받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동물이 좋았지만, 쉽게 접할 수 없으니까. 동물원에 가서 맹수를 비롯한 동물을 보는 게.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씩 변해갔다. 동물원에 갇혀 평생을 살아야 하는 동물들. 그들은 원한 적도 없는데 거기서 지내는 게 옳은 걸까? 어쩌면 저자는 우리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 알려주고 싶었던 거 아닐까? 생각이 많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