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문학 작가를 손꼽으라고 하면 나는 단연 헤르만 헤세라고 말할 것이다. 청소년 시절부터 40대가 된 지금까지 헤세의 문학은 세대를 넘어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그의 자화상을 담은 작품들을 통해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음 한구석 묻어두었던 생각들을 조용하게 떠올리는 시간을 가져본다. 헤르만 헤세의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는 한 사람의 삶과 사유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산문이며 그의 자연관을 잘 말해 주는 작품들을 담고 있다. 작품은 헤세가 한동안 알프스 산맥의 산간 마을 몬타뇰라에 은거했을 당시 그의 심경과 근황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사물들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자연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통해 그의 우울함을 치유하고 보다 긍정적인 사고로 삶의 깊이가 달라졌다고 [낙원의 발견]p.195을 통해 고백한다. 헤세는 자연 속에서 보이는 모든 것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그것과 가장 가까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노력했다.(p.196) 그것은 곧 어떤 사물도 결코 무관심한 눈으로, 혹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p.196)이야기한다. 헤세의 산문집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를 통해 우리는 거창한 시대상이나 불안한 정치를 담아내는 무거운 이야기가 아닌 근원적인 인간 내면의 고독과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인생관과 자연관, 예술관을 발견할 수 있다. 헤세가 얼마나 자연을 끔찍히 사랑했는지 한 문장을 통해 알 수 있다. "햇볕을 받아 따스해진 나무는 그런 나에게, 마치 어린아이에게서 나는 향긋한 냄새를 전해 주면서 내 영혼을 더욱 강력하게 자극하며 다가온다. 그것은 오래 전부터 인간 세계가 내게 준 것보다 더 오랜 옛날의 기억, 더 오래된 유년 시절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준다."(p.343) 또한 그의 아름다운 언어 유희는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그 속으로 푹 빠져들게 만든다. "산속의 봄은 그것들을 한낮의 햇빛으로 적셔 목마르게 만들어 버리고는 눈 녹은 물로 갈증을 풀어 준다....나무와 태양에 대한 기억, 유년과 청춘에 대한 기억을 느끼기 시작한다."(p.342) 헤세는 말한다. "나는 원하고, 소망하고, 바랐다."(p.259) 그는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것들과 진정으로 형제가 되고 삶이 사랑으로 가득 차길, 또한 고뇌와 죽음이 다가와도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받아들이기를 바랬다. 이것은 독일이 세계 대전을 치르던 시기, 혼란과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생명을 부여하려한 그의 끊임없는 노력이 아니었을까? 우리가 지금 헤르만 헤세의 문장을 읽어야 하는 이유, 바로 우리의 삶을 보다 더 깊이 바라보며 끝없이 흔들려도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말라는 그의 문장이 주는 희망 때문일 것이다. #그리움이나를밀고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글입니다 |
|
계절이 가을로 들어서면서 산책길이 조금 더 편안해졌다. 무성하고 열렬했던 초록은 색색의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고, 서늘한 공기는 높고 청명한 하늘처럼 맑은 숨을 쉬게 한다. 산책을 하면서 헤세의 시선과 그가 느낀 자연의 경이를 나 역시 더욱 감탄하며 바라볼 수 있었다. 그의 문장 한 줄 한 줄은 곱게 꿰어놓은 구슬처럼 매끄럽고 눈부셔 황홀감이 들 정도다. 단순한 자연의 한 장면이 그의 문장을 통과하면 생명과 시간, 인간의 삶까지 품은 하나의 명징한 세계가 된다. 자연을 묘사하는 헤세의 언어는 경이로울 정도다. 그의 문장 속에서 꽃은 그저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젊음을 누리고 늙어가며, 때로는 꿈꾸고 지치기도 한다. 자연에 인간의 감정과 생애를 겹쳐놓는 의인화적 표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은 어느새 관찰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시간을 살아가는 친밀한 존재가 된다. 피어나고 시들며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유한한 생애를 발견하면서도, 그 덧없음마저 삶의 경이로움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유년 시절의 헤세에게 세상은 이해해야 할 현실이기 이전에 발견해야 할 신비에 가까웠다. 작은 것에도 호기심을 느끼고, 아무런 목적 없이 놀고 상상하며 세계와 가까이 지냈던 시간. 어른이 된 헤세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흔들리면서도 그 감각을 잃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 시대가 요구하는 삶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기보다 여행하고 읽고 쓰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 곁에 머물렀다. 그가 살았던 시대와 지금 사이에는 긴 시간이 놓여 있지만, 책을 읽는 동안 그 거리가 놀라울 만큼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무엇이 더 유용하고 성공적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살아가는 동안 자연과 인간, 타인과의 친밀함이나 예술과 사색, 목적 없이 누리는 삶의 유희는 너무도 쉽게 뒤로 밀려난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들이 오히려 삶에서 가장 먼저 생략되곤 한다는 사실은 그의 시대에도 지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아무런 효용이 없어도 아름다운 것 앞에 오래 머물고, 익숙한 풍경에서도 매번 새로운 것을 발견하며, 여전히 세상을 신비롭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 어쩌면 그는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조금씩 잊어가는 그 순수한 감각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헤세에게 자연은 그런 마음을 되찾게 해주는 오랜 친구였다. 매일 함께 거닐며 계절과 시간,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생애의 동반자처럼 그의 문장 곳곳에는 자연을 향한 다정함이 배어 있다. 세월이 흘러도 꽃과 구름과 나비 앞에서 다시 놀라워할 수 있었던 사람. 그의 글을 읽고 가을의 산책길을 걷다 보니 나 역시 조금 더 천천히 주변을 바라보게 된다. 늘 곁에 있어 익숙해진 것들이 실은 얼마나 많은 경이를 품고 있었는지, 그의 시선을 빌려 바라본 자연은 가장 소중한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그리움이나를밀고간다 #헤르만헤세 #도서추천 #북스타그램 #서평 *도서증정 @moonchusa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
|
#도서협찬. 📚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by헤르만 헤세 🌱 지상의 아름다움과 삶의 경이로움에 대하여! 떠남과 머묾, 동경과 향수 사이에서 살았던 헤르만 헤세, 그가 잔잔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고향, 자연, 예술에 대한 뜨거운 고백! 🌱 ~ 나의 시간들 중 가장 아름답지만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열아홉, 스무살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기에 나는 헤르만 헤세와 함께 했었다 고등학교 3학년때는 학업으로 지친 마음을 '수레바퀴 아래서' 로 달랬고, 대학교 1학년 때는 아이와 성인 사이에 느끼는 혼돈을 '데미안' 을 읽으며 달랬다. 의도했던 건 아니었지만, 마침 그 시기에 그 책을 읽었었고 당시 나의 상황과 너무 잘 맞았다. 그 이후로 헤르만 헤세는 내 영혼의 스승이 되었다. 이제는 헤세라는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 그래서 이 책을 보았을 때도 너무 좋았다. 이 책은 자연, 향수, 인간, 예술, 여행 이라는 주제를 담고있다. 헤세가 자신의 시간동안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이다. 헤세처럼 거장들의 에세이를 보는 것은 작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세상 만물을 보며 생각하고 느낀 감정들은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다. 고스란히 그에게 남아 위대한 작품들에 자양분이 된다. 작은 글과 끄적임이라도 그의 전체 작품을 보는 데는 빛과 같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역시나 내가 지금껏 본 헤세 작품들의 연장선상처럼 느껴진다. 같은 세계관 속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을 보는 것 같다. 이번 책에서 유난히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들을 꼽아본다. "나무들은 성스럽다. 나무와 함께 대화하며 나무가 하는 말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은 진실을 체험한다. 나무들은 무슨 교훈을 이야기하거나 처방을 내리거나 하지 않는다. 개개인이 겪는 일에는 무관심할지 몰라도 삶의 근원적인 법칙을 알려줄 뿐이다" "시간은 흘러간다. 그러나 지혜는 그 자리에 머물면서 형식과 의식을 바꾼다. 그러면서도 늘 같은 사실에 근거한다. 인간이 자연의 섭리 안에 있다는 것, 우주의 리듬 속에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그의 어떤 작품 속에 슬쩍 집어 넣어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그의 작품들 전체를 관통하는 생각이다. 이번 책의 모든 글들도 분명 번역을 거친 문장들임에도 예전에 읽은 헤세의 작품들과 문체와 톤이 같다. 그가 세상을 보는 눈은 일생동안 일관되었다 언제 보아도 평온하고 깊어지는 기분을 주는 것이 헤세의 글이다. 헤세와 함께라면 수레바퀴 아래에 짓눌려 있어도 캄캄한 알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어도 나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gbb_mom @water_liliesjin @moonchusa 🌲르온 서평단 (단단한맘&수련) 을 통해 문예춘추사 에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그리움이나를밀고간다 #헤르만헤세 #문예춘추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 #서평 #교양도서 #서평단 #도서협찬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 #베스트셀러 |
|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헤르만 헤세의 산문집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는 누락되었던 원고가 새롭게 복원되고 현대적인 감성에 맞춰 다듬어져 다시 나왔는데요. 100여년 전 헤세가 마치 지금 제 옆에 앉아 조근조근 이야기를 건네는 듯해서 읽는 내내 마음이 참 따스해졌어요.
이 책은 평생 떠남과 머묾, 동경과 향수 사이를 오가며 살았던 작가 헤르만 헤세의 삶과 깊은 사색이 담긴 에세이에요. 헤세는 그저 위대한 소설가에 그치지 않고, 풀 한 포기와 나비의 작은 날갯짓에서도 우주의 경이로움을 발견해 내는 ‘자연인’이자 ‘사색가’였어요.
조국 독일이 일으킨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소신 있게 반전(反戰)의 목소리를 냈던 그는, 우리가 바쁜 일상 속에서 무심코 잃어버리는 소중한 것들을 끊임없이 되찾아 일깨워 주죠. 평생에 걸쳐 써 내려간 자연, 향수, 인간, 예술, 그리고 여행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이 아늑하게 펼쳐져요.
요즘처럼 모든 게 빠르게 지나가고 조바심이 날 때, 헤세의 글을 읽으면 이상하게 마음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편안해지더라고요. 책 제목처럼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단순히 과거를 그리워하며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다정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특히 이번 개정판에는 헤세의 명문장을 직접 적어볼 수 있는 ‘필사 노트’가 함께 들어있는데요. 눈으로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문장 하나하나를 손으로 따라 적어 내려가다 보니 그 온기가 마음에 한 층 더 깊게 남더라고요. 지친 퇴근길이나 주말 아침, 조용히 마음을 정돈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있을까 싶어요.
이런 분들께 적극 추천해요. ✔ 바쁜 일상에 치여 마음의 여유와 휴식이 필요하신 분 ✔ 일상의 소소한 풍경과 자연에서 깊은 위로를 받고 싶으신 분 ✔ 마음에 남는 좋은 문장을 직접 손으로 적는 ‘필사’를 즐기시는 분 ✔ 헤르만 헤세 특유의 깊고 따뜻한 문체를 애정하는 모든 독자님
따뜻한 차 한 잔 곁에 두고, 헤세가 건네는 나지막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친 마음에 가만히 온기를 채워줄 거예요.
😍 르온서평단 서평모집을 통해 모티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
|
#도서협찬 헤세와 여행하는 기분이다✨ 헤세가 다정하게, 자신이 사랑하는 자연, 유년 시절의 기억, 인간, 예술, 여행 이야기를 들려준다. 눈앞에 풍경이 펼쳐지듯 모든 감각을 동원해 설명해줘 마치 그와 함께 여행을 한 것 같았다. 그를 따라 산꼭대기에 올라가 거대한 세상에 감탄하고, 그의 집 테라스에서 그가 사랑하는 정원의 꽃과 나무를 바라보고, 밀짚모자와 그림 도구가 담긴 배낭을 함께 지고, 작은 의자를 들고 해가 지는 마을 풍경을 그린다. 그가 다녔던 수도원에서 분수대가 들려주는, 그가 과거에 소망했던 것들의 노래를 들으며 슬픔에 잠길 때면 그를 안아주고 싶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유년 시절이다. 인도에서 활동한 언어학자이자 선교사셨던 외할아버지 덕분에, 집안에는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방문하고 외국어가 들렸다. 할아버지가 수집한 책과 조각상들은 신비로워 그를 마법의 세계로 초대했다. 그는 마법사가 꿈이었고, 자신의 그림자일지 요정일지 모를 존재를 오랫동안 보기도 했다. 그의 집에는 규범적인 아버지의 세계와 다양한 언어와 예술을 사랑하는 어머님의 세계가 있었다. 내게는 아버지는 싱클레어의 모범적인 가정, 어머님은 모든 것을 품는 에바 부인처럼 느껴졌다. 그의 글에서 작품들 속 주인공들의 모습과 풍경을 떠올리고 그의 어린시절에 웃음짓고 놀라고 살아가는 태도를 다시 점검한다. 그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것들이 나도 함께 밀어준다. 헤세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 내가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는 것, 나와 아무런 관계도 맺지 않는 것, 나에게 아무런 호소를 하지 않는 것, 그런 것이야말로 나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 자신은 더 초라해진다.ㅡ p. 28 🔖 하지만 나는 많은 길을 걸어오더라도 다시 걸을 것이다. 수많은 것들이 이뤄지겠지만 그것들은 또 나를 실망시킬 것이며 모든 것들은 그 의미가 드러날 것이다. 그 끝에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깨달음을 얻는 열반의 경지에 이를 것이다. _p. 184 🔖 나에게는 개별적인 것을 신성화하는 일은 소중하지 않다. 오히려 내게는 사랑과 아름다움과 질서가 지배하는 삶이 소중하다. 그것은 함께 사는 일이다. 모두가 함께 살 때 사람은 가축이 되지 않아도 된다. 그가 지닌 유일성을 품위 있게 유지해도 문제가 없으며 아름다움과 슬픔도 마찬가지다. ㅡ p.305 #그리움이나를밀고간다 #헤르만헤세 #문예춘추사 #헤세와여행하는기분이었어요 |
|
헤세의 글이 좋다. 헤세의 글을 읽다보면 작은 것 하나하나 소중하게 느껴지고,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보이는 것들도 귀하게 보인다. 그리고 스스로의 모습을 그대로를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본래 일상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성향이 헤세의 글을 읽으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 같다. 이 글에 푸-욱- 빠져서 못일어날 뻔 했다. |
|
자연을 깊이 사랑했던 최후의 독일 낭만주의자 헤세의 자연관이 담겨있는 산문집.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헤세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가 인간과 자연,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헤세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이 독자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갖게 해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솔직한 문체 덕분에 그와 함께 나무와 구름을 보며 이야기하며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니 말이다. 그는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이렇게 말한다. 예전 사람들은 자연을 소박하게 티없이 맑게 보았다면 근래에는 죄책감 때문에 감상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 오히려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복합적인 자연의 언어를 어떤 식으로라도 해석하고 싶어하는 충동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는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그저 3)3자연을 보고 경탄하는 것이라고. “경탄하기 위해서 나는 존재한다!” 라는 괴테의 잠언과 함께. “산, 호수, 강, 태양은 나의 친구들이었고,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내가 자랄 수 있도록 도왔다. 오랫동안 나는 어떤 사람들이나 그들과 나눈 삶보다도 그것들을 더 다정하고 더 친숙하게 느꼈었다.” p.29 그는 자신의 일상과 고독, 자아에 대한 생각도 스스럼없이 솔직하게 말한다. 아늑했던 고향집과 정원을 사랑하면서도 낯선 세계로 떠나는 방랑자의 삶도 동경했던 그는 자신의 소설이 경험에 의한 자전적 소설이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 고독한 방랑자의 삶을 살았던 그는 결코 고독을 괴로워하거나 외로워 하지 않고 자신과 대화하며 정화하는 시간을 갖고자 했다.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시민이 되려고도 했다. 예술가가 되고 싶었고 환상적인 인간이 되고 싶었으면서도 보통의 미덕을 갖추고 고향에 정착하는 삶을 누리려 했었다. 그러나 사람은 그 두 가지를 다는 이룰 수 없고, 가질 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p.62 어린시절 늘 활달하고 행복해 했던, 동물과 식물을 사랑했으며 늘 환상을 꿈꾸었고 많은 소망을 가졌던 소년. 여름을 유독 좋아했던 어린시절 이었다. 풍부한 감수성으로 자연을 느끼고 그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매혹적인 지 표현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그 소년은 문학을 통해 인간들을 보듬어주고 돌봐 주는 자연 그대로의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 말한다. 그러니 그는 성공한 셈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예술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오직 능력, 즉 잠재력이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자면 행복해지는 것이다!”p.300 산문집 속에 담긴 헤르만 헤세의 삶은 고독했지만 평화로웠고, 때로는 위태로웠지만 순간의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자연을 깊이 사랑했던 그의 따뜻한 문장들은 시대를 넘어 여전히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도서협찬 #추천책 |
|
나무와 구름, 계절의 변화, 고향의 풍경, 어린 시절의 기억, 음악과 언어, 책과 여행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것들이 헤세의 문장 안에서는 하나의 사유가 된다. 헤르만 헤세의 산문을 엮은 이 책은 1부에서는 자연, 2부에서는 유년 시절과 고향에 대한 향수, 3부에서는 인간, 4부에서는 예술, 5부에서는 여행으로 이루어져있다. 자연에서 시작해 인간과 예술을 지나 다시 여행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마치 한 사람이 자신의 바깥과 안쪽을 천천히 오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3부와 4부가 인상적이었는데, 헤르만 헤세에게 예술은 단순히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내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세상을 연결하는 방법에 가깝게 느끼는것 같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과 인간, 예술이 서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헤르만 헤세의 산문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려고 하는 책이 아니다. 그래서 헤르만 헤세의 소설처럼 뚜렷한 서사나 극적인 사건을 기대한다면 처음에는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한 문장, 한 문장 음미하며 읽는다면 잠시 생각해볼거리를 주는 책이다. 그래서 단숨에 읽기보다는 하루에 조금씩 나누어서 읽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 속, 잠시 멈춰 자연을 바라보고 싶을 때, 요즘과 같은 가을 날씨를 즐기며 내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조용히 생각해보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이다. #그리움이나를밀고간다 ※ 이 글은 문예춘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
아름다운 것을 보면 예전엔 가슴이 떨렸는데 요즘은 그냥 지나쳐요. 노을이 져도, 꽃이 피어도, 바다가 빛나도. 어느 순간부터 멈추지 않게 됐어요. 바쁘고, 지치고, 무뎌진 것 같아서.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마음에 박힌 말이에요. 바빠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시간이 생기면 제대로 보겠다고. 하지만 헤세가 말해요. 아름다움은 사라지지 않아요. 우리가 보는 것을 멈출 뿐이에요. 꽃은 오늘도 피어 있어요. 내가 멈추지 않았을 뿐이에요.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말이에요.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헤세가 말한 그리움은 멀리 있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에요. 지금 여기에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제대로 보고 싶다는 그리움이에요. 꽃 한 송이, 하늘 한 조각, 바람 한 줄기. 그것들 앞에서 멈출 수 있는 사람. 그게 헤세가 말하는 삶이에요. 헤세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어요. 헤세는 꽃 한 송이 앞에서 글 한 편을 썼어요. 나무 한 그루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어요. 강물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보냈어요. 그게 낭비처럼 보이지만 그게 헤세를 헤세로 만든 거예요. 멈추는 사람이 더 깊이 살아요. 아름다운 것 앞에서 가슴이 아픈 이야기도 좋았어요. 그게 감수성이에요. 살아있다는 증거예요. 노을을 보며 눈물이 나거나, 음악을 듣다가 멈추거나, 꽃 한 송이에 한참 머무는 것. 그게 약한 게 아니에요. 그게 가장 인간적인 감각이에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오늘 하늘이 다르게 보였어요. 같은 하늘인데 처음 보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헤세가 가르쳐준 게 아니에요. 원래 알고 있었는데 잊고 있었던 거예요. 아름다운 것을 보면 멈춰도 된다는 것. 오늘의다정이 226권을 읽어온 것도 그런 멈춤이었어요. 책 한 줄 앞에서 멈추는 것. 문장 하나가 아름다워서 다시 읽는 것. 그 멈춤들이 쌓여 226권이 됐어요. 무뎌진 감각을 다시 깨우고 싶은 분께, 아름다운 것 앞에서 멈추는 능력을 되찾고 싶은 분께, 헤세의 서정적인 문장을 만나고 싶은 모든 분께 이 책을 건네고 싶어요. 당신은 오늘 아름다운 것을 하나라도 봤나요. 못 봤다면 지금 잠깐 올려다봐요. 🌿 📌 도서 제공 안내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제 마음의 울림을 담아 정성껏 기록했습니다.
|
|
* 문예춘추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을이라는 계절은 찰나의 순간이라 그만큼 긴 여운을 남긴다. 선선한 바람이 반가우면서도 금세 지나가 버릴 것을 알기에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든다. 우리는 수많은 계절을 지나지만, 어떤 순간들은 계절이 지나고 나서야 선명해지기도 한다. 어쩌면 그리움이라는 감정은 지나간 것을 다시 한번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지나간 것들을 오래 바라보는 헤세의 글은 유난히 가을과 잘 어울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헤세 옆에서 그가 사랑했던 풍경과 고향을 들여다보는 기분이다. 구름과 나무, 계절처럼 무심코 지나칠 법한 것들을 오래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나 또한 내 주변을 오래 들여다보게 된다. 늘 그 자리에 있어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들도 가만히 바라보면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읽다가 문득 하늘을 한번 쳐다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그의 시선은 풍경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유년 시절과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여행과 예술, 언어까지 삶의 여러 순간을 돌아본다. 특히 지나가 버린 유년과 고향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대한 애틋함이 느껴졌다. 헤세의 개인적인 기억에 대한 이야기지만, 자연스럽게 나의 지난 시간까지 떠올리게 된다는 점이 좋았다. 필사 노트가 함께 있는 책이라 그냥 눈으로 읽는 것보다 헤세의 문장들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었다. 직접 옮겨 적다 보니 눈으로 읽을 때는 지나쳤을 단어나 표현에 한 번 더 머물게 되었다. 빠르게 읽어 내려가기보다는 한 문장씩 곱씹어 읽게 되어 이 책과 잘 어울리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며 자꾸 '그리움'이라는 단어를 생각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들을 떠올리는 마음은 쓸쓸하지만, 헤세의 글 속 그리움은 그저 과거에 머무르는 마음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하고, 지금 내 앞에 있는 것들을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게 만드는 마음에 가까웠다. 그리움으로 과거를 되짚어 보는 일이 지금 곁에 있는 것들을 더욱 애틋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