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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문출판사의 애거서 크리스티는 향수를 느끼게 합니다. 중학교 때 이 책을 서로 독파하려고 친구들과 경쟁이 붙었을 정도니까요. 결국 저는 과반수도 못 읽고 흐지부지 되긴 했지만 그 뒤에도 애거서 크리스티는 가끔 읽고 또 읽고 했습니다. 유난히 표지가 근사한 이 해문판이 알고 보니 정식으로 출간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고 몇 년 전에 정식 라이센스 계약을 한 것이라는 황금가지판의 애거서 크리스티 시리즈를 사 모으기 시작했지만 너무 애간장 타게 출간 되더군요. 게다가 반양장 판으로 가격도 꽤 높게 책정되어 나오고..(비슷한 시기에 해문에서도 반양장판으로 출간한 것을 몇 권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모으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뭐 어떤 면에서 번역에 의한 차이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번역 수준까지 따져 가면서 구분할 정도로 따질 필요는 없다 였습니다. 읽는데 큰 지장 없고 재미있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요즘 책들은 죄다 양장 아니면 반 양장으로 나오는 통에 갖고 다니면서 읽기도 힘들고요. 책들을 굳이 좋은 종이를 써 가면서 고급스러운 양장으로 포장하여 비싸게 판매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외국 사람들이 지하철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쉽게 책을 읽고, 들고 다니는 이유 중 하나가 일단 들고 다니기 쉬운 페이퍼백이 많다는 거죠. 그에 비해 우리나라 책들은 참으로 호화스럽기 이를데 없습니다. 어쨌든..이 해문판을 구입한 이유중의 하나는 들고 다니기 부담없는 사이즈라는 거죠. 전80권을 다 구매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읽으려면 항상 끼고 다녀야 하지 않겠습니까? ㅋㅋ.. 그리고!!구매하기 전에 예스24측에 질문을 올렸습니다. 상품 사진 옆에 표시된 2000년도에 찍어낸 책들이라면 땡!처리가 들어가고도 남았어야 하는데 가격이 너무 센 거 아니냐고 물었죠. 아님 새로 찍어낸 거냐고도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새로 찍어 낸 거 맞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받아 본 책들 중 거의 대다수가 2004~5년도에 중쇄한 것이고 어떤 것들은 2002년도 것도 있더군요. 간혹가다 한 두권 2007년도 중쇄도 있었지만 말 그대로 한 두권 입니다. 출판하고 1년이 지난 책들은 대부분 20%할인 하는 게 많은 인터넷 서점의 할인률과 비교한다면 이 해문 시리즈는 그리 저렴한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제본 상태가 좋은 편도 아니구요. 책을 받자마자 제가 가장 처음 한 일은 장장 1시간 이상에 걸쳐 전 80권을 차례로 한 권씩 맨 앞에서 촤르륵..다시 뒤에서 부터 촤르륵..훑어봤다는 거죠. 파본이나 인쇄 불량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책을 주문하다 보면 가끔 책 속에 인쇄가 안 되고 백지가 섞여 있었던 경우를 심심찮게 겪어봤던 터라 이 80권 제본 상태를 봤을 때 절대 장담 못하죠. 하지만 일단 대강 살펴본 결과는 백지는 못 발견했다는 겁니다. 물론 글씨가 흐렸다 짙었다 하는 약간의 인쇄불량은 있지만 읽는데 큰 지장일 정도는 아니구요. 두 권 정도가 안에 종이가 붙어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일일이 칼로 잘라 낸 것이 있었고 매끄럽게 컷팅되지 못한 티가 팍팍 나는 것들이 한10~15권 정도 보였습니다. 어떤 분의 리뷰에 표지 부분인가..? 심하게 구겨져서 온 책들도 있어 마음이 상했다고 하셔서 저도 주문하면서 걱정했는데 그런 책들은 없었구요. 하지만 확실히 제본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완벽하고 깔끔한 책들을 원하시는 분들은 조금 덜 만족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재고 티 팍팍 나는 것들도 꽤 있으니까요. 하지만 새 책은 분명하고요. 찍어 낸 수준에 비해 보관 상태도 양호합니다. 뭐 일단 읽는 것에 지장만 없으면 되는 거죠. 책장에 전80권 다 진열하고 나니 배가 부르군요. ㅎㅎ.. 이 해문판의 겉표지는 제법 뽀대가 나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해문판의 이 표지가 대다수 아니겠습니까? 참으로 오래되기도 했죠. 출판사에서 너무 울궈먹는 게 아닌 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향수를 느끼게 하는 책은 분명합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야 두 말할 것도 없으니 감상평은 생략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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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애거서 크리스티의 전집을 모두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린
시절 용돈을 받으면 형과 반씩 돈을 모아 사고는 했던 빨간색 표지의 추리소설들이
어느날 갑자기 다시 읽고 싶어졌고, 그 생각은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작가의 작품을
모두 읽어야 겠다는 살짝 묘한 도전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시작했던 애거서 크리스
티의 책을 읽는 일이 거의 6 - 7년이 걸려서 모두 마무리가 되었다. 언제 처음 시작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책들을 읽는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내 삶
도 참 많이 변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치 그 책을 읽는 동안에 그 책과 함께 내 몇
년의 시간을 함께 걸어온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시간동안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은 때로는 친구가 되어 주었고, 때로는 위로가 되어 주었다. 그 시간들이 모
두 모여 있어서 지금 그 책들을 모두 읽은 것이 더욱 뿌듯한 것일지도 모른다.
면 명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도 있고, 범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도 있다.
어떤 작품들은 실망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들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애
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은 언제나 기본은 하는 작품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
것은 그녀가 보여주는 세상이 너무나 일상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 사람들은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서로 갈등하고, 사랑을 하기도 한다. 그
모든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에 그대로 담겨있다. 그래서 애
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은 일상을 벗어나 비일상의 세계로 떠나는 이들에게 일상에
두 발을 딛고 비일상을 경험하게 한다. 너무나 잡다하게 보여지는 그 모든 이야기들
이 결국은 마지막 해결을 위한 단서들이 되는 경험을 하면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
품을 읽는 모두는 어느새 비일상의 세계에서 다시 일상을 만나면서 스트레스를 살
짝 풀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그것이 바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들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이유일 것이다. 더불어 그녀의 작품들은 긴 시간
동안 작가가 살아온 시간을 담고 있기에 더욱 일상적인 모습과 시대와 그 시대를 살
아가는 사람들의 변화까지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부분에 애거서 크리스티가 추리소설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