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명처럼 추상적인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는 했다. 그것은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아버지가 우리에게 준 것이었다. 중학교 때의 생물책 용어를 빌어 쓴다면 아버지는 자기와 똑같은 것을 복제하여 종족을 늘려놓고 돌아갔다. 어머니에 의하면 아버지는 생명의 다른 모임터로 돌아갔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생활 전체가 죄 먹고 살기. 결국 먹고 살기가 문제. 먹고 살기 위해 일하다 그러다 죽어버리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인가. 생활 전체가 죄. 자신의 가진 삶, 인간 존재, 마땅하다고 여기는 마음을 어떻게 벌하지? 어떻게 해치지? 인간이 존재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생활 기반이 있다. 먹는 것, 입는 것, 지내는 곳. 모두가 똑같은 수준의 삶을 영위할 수 없더라도 네가 먹는 것, 입는 것, 지내는 곳, 모든 게 결코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혼자만 남겨된다면 결국 모든 게 무너질 것임을 명심하길. 돈과 권력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이들은 모두 가시고기에 갈가리 찢기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