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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인간 관계가 있다. 그 중 어머니와 딸의 관계는 매우 독특한 양 상을 보인다. 딸은 성장 과정에서 같은 성(性)을 가진 어머니를 보며, 어머니와 닮은 삶을 꿈꾸기도 하고, 반면에 엄마처럼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어머니는 자식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딸에게 주는 의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어머니는 자신이 맡은 성역할에 대한 예들을 실생활에서 몸소 실천하며 딸에게 보여주고, 딸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어머니의 많은 행동 양식에서 삶의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깊은 영향을 받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20세기 중국계 미국인 여성 작가인 에이미 탄(Amy Tan, b.1952)의 작품 조이럭 클럽(The Joy Luck Club)에서는 네 쌍의 모녀들과 그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이민 1세대인 “중국인 어머니”들과, 이민 2세대인 “미국인 딸”들이 겪는 세대간, 문화적 갈등과 더불어 모녀 사이의 심리적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이 소수 이민계 여성 작가에 의해 쓰여진 글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으나, 지역과 피부색을 초월하여 여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고 느껴보았음직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조이럭 클럽에 등장하는 네 쌍의 모녀 관계를 통해, 개인이 겪었던 상처(트라우마)가 그들의 삶의 모습을 어떻게 형성하는 지에 대해서, 그리고 모녀 사이에서 느끼는 세대간 문화적, 심리적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첫째로, 쑤얀 우 - 징메이 우의 경우, 두 딸을 잃은 상처를 가진 어머니가 딸에 대해 거는 ‘희망’이 징메이 우에게는 어머니의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일으키는 갈등의 요인이 되었으나, 결국 다 자란 어른이 된 딸은 어머니의 희망이 사랑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둘째로, 안메이 슈 - 로즈 슈 조던의 경우에는 비극적 삶을 살았던 어머니의 상처를 가진 안메이 슈가 남편에게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딸에게 소리지르는 법을 가르쳐줌으로써 남편과의 갈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일깨워주고 있다. 셋째로, 린도 종 - 웨이벌리 종의 경우, 어릴 적 자신을 남 대하듯 했던 어머니의 태도에 상처를 받고 자란 린도 종이 자신의 딸인 웨이벌리에게 어렸을 때부터 걸었던 남다른 기대와 자랑이( 체스왕이 되어 남들에게 딸을 과시했던 경험) 그 후 웨이벌리와의 관계에서 큰 오해를 일으켜 모녀 사이의 큰 갈등 요인이 되었다. 그 후 상처받은 모녀는 서로가 단순히 오해한 것을 시작으로 깊은 상처를 주고 받았던 것을 알고 진심으로 화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잉잉 세인트 클레어 - 리나 세인트 클레어의 경우, 바람둥이 남편에게 복수의 방편으로 자신의 아이를 죽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갖은 잉잉 세인트 클레어는 혼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의 딸 역시 어미를 닮아 혼백의 딸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과거에 자식을 죽인 어미가 어머니의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느꼈던 잉잉은 리나에게도 잘 대해주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어머니의 이름으로 매사를 남편과 반반씩 부담하는 리나에게 자신이 과거에 가졌던 호랑이의 기질을 모두 모아 딸에게 주고자 한다. 어머니의 그 힘은 리나가 남편에게 그들의 결혼 생활이 잘못 되었음을 직접적으로 호소하게 만들어 준다.
위에서 네 명의 어머니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과거의 상처들로 인해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하고, 또 변화시키기도 하면서 네 딸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이들은 한결같이 딸들에게 ‘너 자신’ 이 되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이럭 클럽에서 어머니들은, 이 세상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그러하듯, 자신들의 딸이 그들의 인생에서 한 여자로써, 한 인간으로써 견고한 자아를 형성하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그 방법에는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대응하고,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딸들은 어머니와의 갈등을 통하여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깨닫게 되고,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모두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과, 가르침과 깨달음은 네 딸들의 딸들, 그리고 그 딸들의 딸들에게까지 계속 이어져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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