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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더 많은 주검을 요구한다 탐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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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계층을 막론하고 어느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를 살펴보면 가슴 절절한 사연이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그 가슴 절절한 사연을 산문으로 옮기면 소설이 되고 운문으로 옮기면 시가 될 터입니다. 더욱이 시대가 혁명이 일어나고 곧이어 반동이 몰아치는 시기라면 어느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 절절한 사연은 더 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1960년대 초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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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계층을 막론하고 어느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를 살펴보면 가슴 절절한 사연이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그 가슴 절절한 사연을 산문으로 옮기면 소설이 되고 운문으로 옮기면 시가 될 터입니다. 더욱이 시대가 혁명이 일어나고 곧이어 반동이 몰아치는 시기라면 어느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 절절한 사연은 더 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1960년대 초 혁명 전후에 살아간 평균적 인물들의 눈부신 삶은 가슴 먹먹함 없이는 살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동안 심호흡을 하고 먼산바라기라도 해야 다음 쪽을 읽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연은 가장 극적인 죽음, 피를 뿜으며 쓰러진 죽음에 대한 작은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의 혁명은, ‘더 많은 주검을 요구’하는 ‘탐욕’(「김철호」)이었고, ‘아래의 사람들 주검을 / 너무 많이 먹’(「이성룡」)은 피의 제전이었으며, ‘시체에서 태어’(「나영주」)났기 때문입니다. 최신자 꼭 이렇게만 와야 하느냐 혁명 꼭 이렇게만 왔다 가야하느냐 혁명과 혁명 전후 열세살 신자 네가 그날 중앙청 앞 전찻길에서 즉사했다 덕성여중 교복 피범벅 혁명은 정말 꼭 그렇게 와야 하는 것일까요? 교복을 입은 열세 살 여학생은 물론 예순 둘 희끗희끗한 머리숱 영감(「임원협 영감」)의 목숨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야 비로소 혁명일까요? 게다가 목숨을 잡아먹는 주체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경찰과 군인들입니다. 이전 권인 21권에 비해 다른 시대에 조금 더 눈을 돌리는 여유가 있기는 하지만 22권 역시 어느 쪽을 펼치더라도 총에 의해 피를 뿜으며 쓰러진 죽음에 대한 기록입니다. 이 세상에 있으니 마나한 목숨들, 오직 ‘어머니에게만 / 그밖에는 / 그 죽음은 죽음도 무엇도 아’(「권장근」)닌 일반 사람들의 죽음의 사연에 바쳐지고 있습니다. ‘이번 세기 세계문학에서 가장 탁월한 기획 가운데 하나’라고 말해지듯이 시집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놀랍니다. 고은 시인은 도대체 그 무수한 죽음의 생애를 언제 그렇게 하나하나 살펴보고 대하의 한 줄기로 살려냈을까요? 간주곡처럼 끼워 넣은 예술혼은 또 얼마나 반가운 쉼표인지요! 김호석 중앙아시아 거기 시베리아 저지대 끝 거기 암벽 숨찬 암벽 거기 암각화가 벼랑져 있다 혹한 속 암벽화 탁본이 되지 않았다 암벽이 얼어붙어 탁본 종이가 접착되지 않았다 김호석 그 혹한 속 옷을 벗고 제 체온으로 언 암벽을 녹여 달랬다 탁본 완료 허나 혹한 속 암벽에 붙은 탁본이 얼어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김호석 그는 다시 옷을 벗고 제 체온으로 그 탁본 붙은 암벽을 녹여 달랬다 마침내 탁본이 떨어졌다 벌써 김호석은 가슴 동상 눈썹에 따귀에 콧등에 서릿발이 섰다 예술은 혹한 예술은 혹한 속 끝도 모르게 서러운 맨 몸
YES마니아 : 골드 g*******g 2006.05.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