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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공동체적인 삶을 지향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아직도 서로를 시험하고 비교하는 못된 습성이 남아 있는지 모른다. 타인에게 보다 자신의 모습이나 존재감을 부각시켜야만 스스로가 강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비교하고 정복하며, 나누려 하는 것인지도......, 그러함으로 인해 생겨났던 불합리와 끊임없는 투쟁으로 인한 과정중에서 누가 얼마나 힘겨워 했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짐작은 할 수 있다. 그러한 희생을 통해 현재의 우리는 드러낼 수 있는 만큼의 평화와 안전을 이루고 부르짖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도.......
그러나 내면의 밑바닥 어딘가에는 아직도 고루한 구분의 선이 있어서 예외없는 이기적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음을 종종 보게 된다. 리언 할아버지가 살아 온 모진 인생의 경로와 연관되어져 생각되는 것이 그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모든 삶의 터전에서 배제 할 수 없었던 ’인종차별’의 문제를 이제는 담담하게 그러나 그 정곡을 찌르며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껌둥이’로 불리며 힘겨운 소작농 생활을 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결코 그 생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들이 하나 둘 나열되어지는데....... 삶의 무게로 인해 그들이 왜 알지 못하고, 깨우치지 못하게 되었던 것인지를 알게 된다. 그들은 그렇게 철저하게 백인들에게 무시되고 천대받는 존재가 된 것이다.
회고 되어지는 유색인종의 서글픔은 너무도 처절하다. 도대체 어떻게 백인과는 함께 할 수 없으며, 그들이 멋대로 만든 원칙하에서 행동해야만 한다는 것이며, 그들은 무슨 권리로 죽음을 포함한 폭력으로 그들을 강요했는지....., 인권의 옹호를 부르짖는 지금의 미국에 그러한 치욕스런 과거가 있었다고 한다면 아이들은 과연 믿을까 의심스럽다.
자신의 아버지가 그들에 의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고, 변명과도 같은 사죄를 하는 그들에게 무엇을 요구할 수 있었을까. 뻔히 보이는 잘못에 대한 아무런 법적 제제나 항변도 소용 없었던 현실이 얼마나 저주스러웠을지....., 그래서 더욱 합리적인 자유와 권리에 대해 깨우치고자 노력했을 것이다. 그간 그들에게 지워져 왔던 멍에를 내려 놓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한 용기와 실천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런 저항과 요구로 인해 인권의 자리가 생겨난 것이라면, 확실히 지켜 나가야 할 중요한 의무인데.......
살아가는 우리의 모든 곳이 우리의 쉼터가 될 수 있도록 서로에게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과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한 공동의 문화, 사고를 형성해 나가야만 다야함을 수긍하고 그것을 적절히 조율해 조화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슴 아픈 과거의 회고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게 되는 것들, 느껴지는 것들 모두를 그대로 고스란히 지키고 실천해 나간다면 될 것이란 다짐을 해 본다. |
| 노예 제도가 철폐된 이후에도 여전히 차별을 받으며 빈곤 속에서 살아가는 흑인 소작농 가정에서 태어난 리언의 이야기이다. 비교적 마음씨좋은 백인 주인의 땅을 일구며 아버지는 그 중 일부만을 받는다. 생활은 늘 어렵고, 자식들은 힘든 농사일을 하는 아버지를 도와 역시 주인의 땅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도 늘 빚은 있고, 이 빚은 또 다음 대로 이어진다. 당시 흑인들이 겪는 차별이 얼마나 다양하고 질긴 것이었는지 리언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 이야기는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쉬운 문장으로, 그러나 힘있게, 그것도 자라나는 리언의 시선으로 되어 있어서 마음에 든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버스 안에서, 경제적으로, 구조적으로,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다양하게 발생하는 이 차별과 폭력의 현실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단순하지는 않게 그려져 있다.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닌데도, 내가 당하는 일이 아닌데도 마음 속에 뭔가 돌덩이를 얹어 놓은 것 같은 느낌으로 책의 전반부는 이어진다. 자라나는 세대인 리언은 학교 교육을 받고 점차 문제를 인식하고 맞서려는 의지를 갖는다. 그러나 부모 세대는 참으라, 참으라고 이야기한다. "요즘 아이" 인 내아이에게는 사실 이 부분에서 보충 설명을 해 주어야 했다. 왜 노예 제도도 없는데 저들은 참으려고 하는가. 왜 저항하지 않는가를 설명하는 것이 왜 백인들이 저런 짓거리를 하는가를 설명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 아버지의 사망. 그리고 리언의 결심이 이어지는 뒷부분은 마틴 루터 킹 관련 책을 읽어야 아이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나 당연히도 알고 있어야 할 인물이었는지 마틴 루터 킹에 대한 부분은 조금 성급하게 다루어져 있어 미흡한 감이 있다. 이 인물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본다면 리언이 공감하는 부분에 대한 이해가 좀 힘들 수 있다. ( 다행히 이미 관련 책을 읽은 경험이 있으므로 크게 설명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 주제가 좋고, 들려 주는 이야기가 구체적이며, 어른 책을 축약해 놓은 것 같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
| 책 표지가 참 인상적이다. 하얀 이를 다 드러내 놓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흑인 아이. 이 아이가 책 속에는 할아버지가 되어 아이들에게 자신의 옛 이야기를 해준다. 사진도 이야기도 실화라니 그 느낌은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리언, 사진 속의 리언. 이야기 속의 리언 할아버지. 느낌이 참 이상하게 대비되는 인물은 읽는 내내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리언은 제대로 된 교육도 못 받은 채 백인 아이들의 놀림 거리가 되고, 자기의 생일날 아빠가 백인의 차에 치여 죽는 장면을 봐야 했고, 백인의 놀잇감이 되어 개에게 물려 생사를 오락가락하고. 읽는 내 나는 오만상을 찌푸렸다.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니...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지도 모른다. 참 세상은 아이러니 하고도 비극적인다. 똑같은 인간이 단지 까맣고 하얗고 피부색으로 벌레보다 못한 취급을 받아야 한다니. 화가 나고 씁쓸하고 안타깝다. 자꾸 책 표지의 아이가 떠올라 더 슬프다. 더 이상은 이런 일이 없도록 책 표지에 환하게 웃고 있는 리언의 또래들... 어린 아이들이 한번쯤은 읽어 볼 만한 어린이 책 필독도서로 괜찮을 듯 싶다. 언제부터인가 전철 안에서도 학교 폭력을 근절하는 광고를 하던데.... 책 속의 형태는 아니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인권을 무시하는 일들이 수두룩 하다. 이 책을 읽고 ''인권''에 대해 잘 모르는 우리 어린 친구들이 반성의 시간과 ''서로''라는 의미를 좀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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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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