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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이야기를 가둔 교활한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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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지식소설이라면 ‘지식 플러스 소설’의 구조라는 이야긴데, 말이 그렇지 대개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게 마련이다. 지식으로 기울어 부담스런 계몽주의를 연상케 하든가, 아니면 소설에 치우쳐 지식은 화장발에 불과하든가...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멕시코 작가의 소설은 분명히 묘한 데가 있다. 평형은 아니고 어느 쪽으론가 치우친 듯싶은데 어느 쪽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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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지식소설이라면 ‘지식 플러스 소설’의 구조라는 이야긴데, 말이 그렇지 대개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게 마련이다. 지식으로 기울어 부담스런 계몽주의를 연상케 하든가, 아니면 소설에 치우쳐 지식은 화장발에 불과하든가...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멕시코 작가의 소설은 분명히 묘한 데가 있다. 평형은 아니고 어느 쪽으론가 치우친 듯싶은데 어느 쪽인지 언뜻 알기가 어렵다. 처음엔 다큐멘터리 소설처럼 시작하는가 싶더니 이내 실명의 과학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한참 지나니까 작중 인물인 주인공의 기이한 로맨스가 펼쳐진다. 결국 이것저것이 다 섞여 뭐가 뭔지 분간이 어려워진다. 에라, 무슨 논문도 아니고 소설인데 그냥 읽지 뭐...소설의 정체를 파악하겠다는 의도는 이내 수그러들고 걍 이야기 속에 파묻힌다. 수많은 인명들 중에 누가 실존 인물이고 누가 가공 인물인지 추적하던 버릇도 중간쯤 읽다 보니 어느새 던져버렸다. 이미 작가가 쳐놓은 교활한 덫에 걸려든 듯싶다. 사실 보르헤스처럼 깜찍한 느낌은 없지만 그 대신 보르헤스처럼 소품에 그치는 듯한 느낌도 없다. 이 소설은 2차 대전이라는 어마어마한 사건을 중심 무대로 삼고 아인슈타인, 괴델,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 등 어마어마한 과학자들을 주요 인물로 배치한다. 게다가 때로는 난해한 현대 과학의 내용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장치가 많은 만큼 다양한 흥미를 주지만 개인적으로는 3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유럽 과학자들의 지적 분위기가 흥미롭다. 정말 괴델 같은 수학자가 그 괴상망칙한 괴델의 정리와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게 걸핏하면 울음을 터뜨리는 유아적인 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소설은 적어도 그랬으리라고 믿고 싶게 만든다. 그래선지...전쟁과 학살이라는 엄청난 사태의 배후 조종자인 클링조르라는 인물에게도 품어선 안 되는 애정과 관심이 간다. 근데 클링조르는 누굴까?
d*****a 2006.04.1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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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치열한 첩보전 : 클링조르를 찾아서
"나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치열한 첩보전 : 클링조르를 찾아서" 내용보기
고백하건대,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는 호르헤 볼피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였다. 흔히 라틴 문학이라 하면 보르헤스나 마르케스 정도를 꼽게 되는데 나의 그러한 단편적인 지식들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끼게 된다. 모름지기 한 작가는 오직 작품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나는 왜 언제나 망각하는가?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에서 프랑
"나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치열한 첩보전 : 클링조르를 찾아서" 내용보기

고백하건대,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는 호르헤 볼피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였다.

흔히 라틴 문학이라 하면 보르헤스나 마르케스 정도를 꼽게 되는데 나의 그러한 단편적인 지식들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끼게 된다.

모름지기 한 작가는 오직 작품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나는 왜 언제나 망각하는가?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에서 프랑스적 색채를 느끼게 되는 것은 그가 현재 파리에 거주하고 있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을 터이지만, 다른 작품에서도 지속적으로 러시아를 언급하는 것은 어떤 힌트도 얻을 수 없어 또 다른 과제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소설은, 나치의 핵 개발 프로젝트를 최종 결정, 집행한 베일속의 인물 클링조르를 찾으려는 미국과 러시아 첩보원들의 치열한 전쟁을 그리고 있지만,

나치의 우라늄클럽최고 책임자였던 하이젠베르크을 중심으로 한 과학자들의 당시 행적을 더듬으며 하이젠베르크와 보어를 중심으로 한 코펜하겐학파와 아인슈타인, 슈뢰딩거 등과의 치열한 논쟁을 비롯한 여러 역사적 사실을 함께 다루고 있다.

 

저자는 미국 망명을 거부하고 우라늄클럽의 최고 책임자로 참여한 하이젠베르크의 행적을 집중 추궁한다.

하이젠베르크는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갈구해왔던 학문적인 완성을 위해 나치의 핵개발 프로젝트를 이용했을 뿐이며 그 학문적 완성을 위해서라면 나치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이었다 해도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과학자적인 신념을 끝까지 주장하지만

저자는 그의 이러한 자기변호를 단호히 부정한다.

나치 하에서의 그의 행적에 대한 의문을 끝내 버리지 못하며 그 스스로에게 지금이라도 자신의 죄를 회개하기를 우회적으로 촉구하기도 한다.

유감스럽게도 후회는 항상 늦게 찾아오지라는 말로.

 

이에 대해 하이젠베르크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억울함을 항변하지만 그 소리는 묻히고 만다.

왜 사람들은 수백만의 주검이 그의 실험실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에도 연합군측 과학자들에게는 그들의 기분이 어떤지 묻지 않는가?”

하이젠베르크의 이 질문은 이제 우리의 몫으로 되돌아와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에서는 당시 핵물리학자들의 치열한 논쟁들도 함께 담겨 있다.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치열한 논쟁에서 아인슈타인이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보어와의 치열한 논쟁과 밤낮을 새워가며 정신을 잃을 정도에 이르렀던 보어와 슈뢰딩거의 토론에 관한 일화 등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증언이 가득하다.

 

이 책은 하이젠베르크의 자전 에세이 부분과 전체속의 증언과도 많은 부분에서 일치한다.

이러한 사실은 저자가 참조한 수많은 자료 목록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은 하이젠베르크의 자전 에세이 부분과 전체에 대한 해설서라고 할 수 있지만 하이젠베르크에 대한 변명이라는 부제는 붙일 수 없었다.

저자가 끝내 지우지 못하는 하이젠베르크의 행적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우리 역사 속의 친일 인사들 가운데도 아직 논란이 일고 있는 인물들이 더러 있다.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은 민족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행동했음에도 결과적으로는 친일 부역자로 몰렸노라고 항변한다.

 

세월이 흐르면 진실도 조금씩 그 각도가 바뀌는 것일까 

문득 춘원 이광수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w******5 2014.11.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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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링조르를 찾아서.
"클링조르를 찾아서." 내용보기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이 표지의 그림에 대해서 간단히 기억하고 넘어가야겠다. 이렇게 작게 축소해놨기 때문에 표지 그림이 빛을 뒤에서 받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지만, 난 1권을 다 읽고 2권으로 넘어갔을 때도, 저 그림은 고양이일까, 새일까..하고 고민했었다. 소설의 내용이 양자역학에 관한 것이라 혹시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상징하는 그림일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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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이 표지의 그림에 대해서 간단히 기억하고 넘어가야겠다. 이렇게 작게 축소해놨기 때문에 표지 그림이 빛을 뒤에서 받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지만, 난 1권을 다 읽고 2권으로 넘어갔을 때도,

저 그림은 고양이일까, 새일까..하고 고민했었다.

소설의 내용이 양자역학에 관한 것이라

혹시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상징하는 그림일까...라고도 생각했었다.

이렇게 단순한 그림을 갖고도 보는 시각에 따라

희끄무레한 짐승의 실루엣으로 보이기도 한다는게 참 우습다.

뭐든, 한 각도에서만 보면 안된다. 사람도,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도,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서도 보고..그래야 안다고 말할 수 있구나!

라는 걸 깨닫는 작은 에피소드였다. ㅋㅋㅋㅋ

 

클링조르는 히틀러의 과학고문으로 의심되는 미지의 인물이다.

조금 아쉽다고 할만한 점은, 이 소설이 두 권이나 되는 이야기임에도 클링조르를 찾는데 그리 집중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클링조르는 누구였을까?

 

히틀러가 집권하던 시기의 과학자들과 그들의 양자역학, 그리고 핵폭탄, 광기어린 민족정화,....이런 것들을 배경으로 허구의 인물들 몇이 나온다.

수학자이거나 물리학자이거나.. 당시에 아마도 맨해튼 프로젝트든 독일의 핵폭탄 제조에 관한 프로젝트든 관련되었던 수많은 두뇌들.

 

클링조르를 찾는 것보다는,

과학과 정치의 역학관계, 과학은 과학으로만 존재할 수 있는가,

그리고 전쟁 이후 숱하게 제기되어 왔던 과학자들의 윤리문제를

더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구스타프 링스 교수는 전쟁기간에 정치적 음모에 '살짝' 발을 담근 이유로 생애의 마지막 40년 정도를 정신병원에서 보내면서 회고한다.

그가 잃었던 것들, 사랑, 배신, 과학, 친구들에 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어떤 이론도 전적으로 맞지 않고, 어떤 법칙도 절대적이지 않으며, 어떤 규칙도 시간의 변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과학자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뉴턴의 법칙들이 비판과 검토와 조롱을 끝내 견뎌낼 수 없는 것이라면, 아인슈타인의 이론들 역시 탁월한 오류, 놀라운 착각, 아름답지만 틀린 설정의 범주 안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과학이 언젠가는 수정되어야 할 불확실한 주장들의 집합체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렇다면 나는 그리고 나의 시대는 결국 착각과 오해의 결정체이며 나쁜 기억의 산물에 볼과한 게 아닐까?... 나의 삶과 같은 하잘것없는 공간에서도 그렇게 많은 변신이 이루어졌다면, 모든 위대한 영웅과 악당들, 우리 시대의 모든 위대한 이념과 거짓들의 공간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벌어졌으리라고 확신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대목에서 양자역학과 한 보잘것없는 삶이 중첩된다.

이 책의 훌륭한 부분은 그런 대목이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이전에 '평행우주'를 읽지 않았더라면,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을 것이고, 이 소설을 읽는데도 작가의 그러한 노력을 놓쳤을지 모른다.

 

다만, 클링조르를 찾는데 열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2% 부족한 점이 아쉽다.

w***r 2009.10.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