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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4대 기서’라고 하면 시내암이 쓴 [수호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오승은의 [서유기], 왕세정의 [금병매]를 말한다. 그러나 ‘4대 기서’보다는 ‘고전 4대 명작’이란 말이 더 일반적이며, 이 경우에는 [금병매]대신 [홍루몽]이 들어간다. 굳이 ‘4대 기서’ 혹은 ‘고전 4대 명작’이란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은 아니지만 [홍루몽]을 읽겠다고 마음먹은 지 오래되었다. 허나 그것은 마음 뿐, 몇 년째 차일피일 미루며 미적거리기만 하다가 이제야 겨우 읽기 시작했다. [홍루몽]은 청대의 사람 조설근이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0년에 걸쳐 집필했으나 완성하지 못하고 사망하였다. 현재 전해지는 120회본 중 전반 80회가 그가 쓴 것으로 알려졌고, 후반 40회는 다른 사람이 썼다고 한다. 조설근 사후에 고악이 이를 수정 보완하여 120회본을 간행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야기의 한 축인 삼각관계의 주인공들은 가보옥, 임대옥, 설보차이다. 가보옥 : 태어날 때 입 속에 옥을 물고서 태어났다하여 보옥이라 이름 지었다. 여자들과 놀기를 좋아하여 모두들 염려하지만 가모인 할머니의 전폭적인 사랑아래 천방지축이다. 대옥과 보차와 함께 매일같이 희희낙락한다. 대옥과는 전생의 인연을, 보차와는 현생에 인연을 가지고 태어났다.
임대옥 : 보옥의 고모인 가민과 임여해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죽자 외할머니에게로 온다. 외할머니는 영국부의 가모인 사태군이다. 영국부에서 지내던 중 아버지마저 죽자 아예 영국부에서 기거한다.
설보차 : 보옥의 어머니 왕씨부인의 친자매인 설부인의 딸이다. 가세가 빈곤하여 도성으로 올라와 영국공의 이향원에 거처를 정하고 머문다. 오빠인 설반은 개망나니인데 반하여 보차는 참하여 가모의 사랑을 받는다.
이야기의 다른 축인 가씨 집안의 흥망성쇠와 관련하여 나오는 사람들은 너무나 많다. 그래서 빈번하게 나오는 사람들은 정리를 해야 이야기를 제대로 쫓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가정 : 가모인 사태군의 작은 아들로 조정에서 원외랑 벼슬을 하고 있다. 보옥의 아버지이다. 왕씨부인 : 보옥의 어머니로 영국부 집안의 모든 일을 관장하고 있다. 왕희봉 : 가모의 큰아들인 가사의 아들 가련의 아내이다. 보옥의 어머니인 왕씨부인과는 같은 집안사람이며 매사에 꼼꼼하고 철저하게 일을 하여 왕씨부인이 종종 가씨 집안의 대소사를 희봉에게 맡긴다. 원춘 : 보옥의 누이로 황제의 비(귀비)에 봉해진다.
1권에서는 보옥과 대옥, 보차의 이야기가 이어지며 희봉이 비중 있게 다루어진다. 희봉은 가용의 처 진가경이 죽자 장례기간 중 아픈 우씨를 대신하여 안살림을 맡는다. 산만하고 어수선한 녕국부의 하인들을 질서정연하고 맡은 일만 하도록 하여 장례를 별탈없이 마무리할 수 있게 만들어 왕씨부인의 신임을 받는다. 원춘이 귀비에 봉해진 후 가족을 만나러 오는 근친을 위해 영국부는 대대적인 정원공사를 하여 귀비를 맞을 준비를 하고, 가정은 보옥을 데리고 정원을 둘러보며 각 건물의 편액과 대련을 짓는다. 마침내 정월대보름날 귀비가 영국부에 와서 머물다 귀궁한다.
소설은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간다. 환상의 신화세계를 읽을 때는 마치 SF소설을 읽는 듯하다가 현실세계로 돌아오면 로맨스소설 같은 맛을 풍기기도 한다. 신화세계를 언급해야 보옥의 전생이 밝혀지는데 몇마디로 쓸 수가 없어 다음으로 미룬다. 아직은 1권인지라 그렇다 여기고 2권부터는 어떤 이야기들이 전개될지 궁금하지만 쉽게 손이 갈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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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을 읽기 시작한지 한 달이 되어간다. 봉건제도하에서 한 가문의 흥망성쇠와 비극적인 사랑을 통해 인간관계를 알려준다는 이 소설을 읽어보겠다고 마음먹은 지는 오래되었다. 어렵게 읽기 시작했지만 처음에는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고 이름이 비슷비슷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엮어 이해하는데 힘이 들었다. 총 120회 이야기 분량을 매권 20회씩 엮었지만 각 회마다 별도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되어 있기에 권(卷)의 의미는 없어 보인다. 물론 이야기의 연속성은 이어지지만 말이다. 이 말은 매권을 읽고서 그 책에 대한 독후(讀後)를 남긴다는 것이 그렇게 용이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3권과 4권을 묶은 것도 그러해서다.
책을 읽으면서 먼저 봉건제사회에서 귀족가문의 생활상이 눈길을 끈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살기에 집의 규모가 크리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상상이상이다. 또한 각 사람마다 시녀가 4명이상 많게는 8명까지 두고 있고, 집안일을 하는 곳곳마다 하인과 그들을 총괄하는 사람들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은 마치 조그만 기업을 보는 듯 했다. 하인들은 그 가문에서 태어났거나 혹은 어렸을 때 돈을 주고 사온 이들이었지만 노비는 아니었다. 철저하게 돈으로 얽힌 사람들이었다. 신분제사회에서 인간 역시 돈으로 매매되는 상품의 일종이었다. 그러기에 잘못을 저지르면 쫓겨 나기도 하고 그렇게 자리가 비면 새로운 사람을 구하기도 한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집의 살림살이 또한 만만치가 않다. 하인과 시녀를 포함 가족들 모두가 매달 급에 맞는 월급을 받고 있으며, 그것과는 별도로 먹고 입고 노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상상을 불허한다. 매일같이 벌어지는 잔치의 하루 비용은 하층 일반백성들의 연간 생활비를 훌쩍 넘긴다. 이런 비용은 가주가 관직에 있으며 받는 녹봉과는 별개로 세습귀족으로써 별도의 장원을 두고서 얻는 수입으로 충당된다. 그렇지만 곳곳에서 줄줄 샌다. 하인들 모두 호시탐탐 한푼두푼 돈을 노린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가씨 가문 역시 그러하기에 갈수록 재정압박을 받는 모습이 그려진다.
가씨 가문의 많은 구성원들이 첩을 두고 있다. 시녀들 중 마음에 들면 첩으로 삼는다. 심지어는 가모나 부친의 시녀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내려주기를 청하고 있으며, 그들 또한 아래 사람에게 애정의 표시로 자신들의 시녀를 종종 내려준다. 시녀들은 철저하게 주인에게 종속되며 특히 남성에게 종속된 시녀는 성(性)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처첩간의 갈등도 서사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영국부의 안살림을 총괄하고 있는 왕희봉은 가련이 자신 몰래 우이저를 첩으로 맞아들이자 겉으로는 살갑게 대하지만 뒤로 술수를 써서 우이저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그러나 희봉의 건강 또한 좋지 않아 아이를 유산하고 자리에 누워 지내는 날이 많아진다. 당연히 영국부 하인들의 기강이 해이해진다.
이야기의 다른 한축인 가보옥과 임대옥, 설보차의 사랑이야기는 아직 그 비극을 드러내지 않았다. 보옥과 대옥은 서로를 맘에 두고 있지만 내색을 하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대옥의 병은 깊어만 간다. 보옥과 대차는 이종사촌지간으로 사이좋은 오누이이다. 허나 가모나 설부인은 보옥과 대차가 짝으로 맺어지길 마음에 담고 있다. 이들과 보옥의 누이들이 머무르고 있는 대관원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보옥을 나쁘게 물들인다 하여 많은 시녀들이 쫓겨나고, 보차는 어머니의 병환을 시중들기 위해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영춘은 혼인을 하기 위해 대관원을 떠난다. (보옥, 대옥, 보차의 관계) 가모 남매 | 자매 임여해〓가민 ↔ 가정〓왕부인 ↔ 설부인〓 설? | | | 임대옥 ↔ 가보옥 ↔ 설보차 (고종사촌) (이종사촌)
매회를 거듭하여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내가 한시(漢詩)에 대해서 모른다는 점이었다. 서로의 마음을 빗대거나 대관원의 사계절을 묘사한 오언과 칠언으로 된 절구와 율시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저 해석을 보면서 이해하고 있다. 한시를 알아서 운율까지 느낄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란 생각이 읽을 때마다 든다. 이제 소설은 종반부로 치닫고 있다. 이들의 사랑과 가씨 가문의 몰락이 어떤 절정을 맺을지 기대와 아쉬움을 갖고 다음 권으로 넘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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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옥과 임대옥 그리고 설보차를 둘러싼 비극적인 사랑이야기와 가씨 가문의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다는 [홍루몽]은 총 120회로 매권 20회씩을 다루고 있다. 1권에서 신화를 다루고 등장인물들과 배경에 치중했다면, 2권에서는 가보옥을 둘러싼 여인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귀비인 가원춘은 영국부에 유지를 내려, 자신의 근친을 위해 조성한 대관원을 금지된 정원으로 만들지 말고 보옥과 자매들을 그곳에서 거주하게 한다. 그래서 보옥과 대옥, 보차, 젊어서 요절한 보옥의 형인 가주의 아내 이환, 그리고 귀비의 자매들인 석춘, 영춘, 탐춘이 각각 전각 하나씩을 차지하고 시비들과 함께 머물게 된다. 보옥과 대옥은 서로를 가슴에 품고 있으면서도 말로 드러내지를 않고, 오히려 서로를 떠보려 한다. 그런 보옥에게 문득 보차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지만 그것은 보차를 볼 때 뿐이다. 보차는 자신이 스님에게서 받은 금쇄를 가지고 있고 옥을 가진 사람과 맺어져 혼인한다는 금옥량연(金玉良緣)을 생각하지만 보옥과 대옥을 보면서 스스로 멀리하려 한다. 허나 귀비와 가모 등은 그런 보차를 마음에 두고 있다. 보옥의 시녀인 습인 또한 보옥을 마음에 두고 있고, 왕부인은 습인이 보옥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장차 머리를 얹어 보옥에게 줄까 생각한다. 가모를 비롯한 가씨 가문의 여자들은 허구한 날 대관원에서 잔치를 벌인다. 조상의 음덕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귀족가문의 그들에게 사치와 향락은 바로 삶을 살아가는 목적이 되다시피 했다. 허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게 마련이다. 보옥의 아버지인 가정의 첩 조이랑과 그녀의 소생인 가환은 보옥이 사라진다면 가정의 아들은 자신뿐이라는 생각에 틈만 있으면 보옥을 모략하고 위험에 빠트린다. 가씨 가문의 여자들에게 딸려있는 시녀들 또한 자신들의 지위를 올리고자 혹은 시녀의 신분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인다. 한편 희봉은 영국부 시녀들의 월급을 남에게 꾸어주고 이자가 들어오면 지급하는 등 남모르게 돈을 모은다. 또한 먼 친척이나 아는 사람의 청을 받고 영국부에 일자리를 마련해주면서 알게 모르게 뇌물을 챙긴다. 2권의 제목인 ‘흩날리는 꽃잎을 묻고’는 어느 봄날 떨어진 꽃잎들을 모아 대옥이 땅에 묻으며 지은 시에서 따온 말이다. ‘꽃잎 묻는 나를 보고 남들은 비웃지만, 훗날 내가 죽고 나면 묻어줄 이 누구인가. 하루아침 봄은 지고 홍안청춘 늙어가면, 꽃잎지고 사람 가니 둘 다 서로 알길 없네.’ 중국의 고대소설을 읽다보면 오언과 칠언으로 된 절구와 율시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시들을 직접 읽으며 느껴보지 못하고 해석을 보거나, 또 그런 시들을 지을 수 없다는 것이 매번 아쉽기만 하다. 물론 공부하고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 할 수 있겠지만 막상 시작하려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홍루몽]에도 매회마다 그런 시들이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치 많은 시들이 나온다. 어떤 때는 그런 시들이 등장하는 인물들의 마음을 더욱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나저나 보옥과 대옥의 사랑은 마음과 달리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것을 바라보는 보차의 마음이 안쓰럽다. 이들의 사랑이 어떻게 진행될지 3권으로 넘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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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5]권에서는 이야기의 두 축 중 하나인 가보옥과 임대옥 그리고 설보차를 둘러싼 사랑이야기가 비극의 파국을 앞두고 있다. 대옥은 꿈속에서 자매들과 외숙모, 외할머니가 자신을 떠나보내려고 하자 슬픔에 젖어 보옥에게 하소연한다. 보옥은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겠다며 칼로 가슴을 긋는다. 악몽에서 깨어난 대옥은 병이 깊어진다. 보옥을 혼인시키기로 결정한 가모와 왕부인, 형부인, 희봉 등은 병치레가 잦고 성격이 까칠한 대옥보다 보차를 더 마음에 두고 있다. 그리고 보차의 어머니이자 왕부인의 동생인 설부인에게 청혼을 한 후 대옥에게 말이 들어가지 않도록 시녀들을 단속한다. 십일월임에도 대관원에 해당화가 피었다는 소식에 가모는 사람들을 이끌고 꽃구경을 한다. 그 와중에 보옥은 통령보옥을 잃어버린다. 아무리 찾아도 통령보옥은 보이지 않고 옥구슬을 잃어버린 보옥은 정신이 나가면서 백치가 되어간다. 가모는 보옥의 혼인을 더욱 서두른다. 보차의 금쇄(금목걸이)가 보옥을 지켜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보옥은 태어날 때 입안에 옥을 물고 태어났다. 그 옥을 목걸이로 만들어 항상 목에 걸고 다니게 했는데 그것이 통령보옥이다. 통령보옥에는 ‘막실막망, 선수항창(莫失莫忘, 仙壽恒昌/잃지도 말고 잊지도 마라, 신선 같은 천수를 언제나 누리리라)’이라는 여덟 글자가 새겨져 있다. 보옥의 이모의 딸인 보차는 어려서 어떤 중으로부터 금쇄를 받았다. 그 금쇄에는 ‘불리불기, 방령영제(不離不棄, 芳齡永濟/떠나지 말고 버리지 마라, 꽃 같은 수를 영원히 누리리라)‘라는 여덟 글자가 새겨져 있었고, 보옥의 통령보옥에 새겨진 글과 서로 대구를 이루며 한 쌍이 되었다. 이는 금과 옥이 좋은 인연을 이룬다는 ‘금옥량연(金玉良緣)’으로, 보옥과 보차의 현세의 인연을 암시하고 있다. 한때 ‘금옥량연’이라는 중국드라마가 꽤 인기 있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바로 [홍루몽]에서 소재를 따온 것이라고 한다.
보옥이 대옥이 아니면 혼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희봉은 계책을 내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보옥에게 대옥과 혼인한다고 거짓으로 말해준다. 우연히 시녀들이 하는 말을 엿듣고 전말을 알게 된 대옥은 보옥과 관계있는 물건들을 모두 불태우고 난 후 쓰러진다. 보옥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서도 대옥과 혼인하는 줄 알고 기쁨에 넘치고 마침내 혼인을 하게 되지만, 그 시간 대옥은 쓸쓸히 숨을 거둔다. 신방에 들어 신부의 얼굴을 가린 붉은 수건을 벗긴 보옥은 신부가 대옥이 아니라 보차임을 알고 정신이 다시 혼미해지기 시작한다. 정신이 들자 대옥에 대해 묻고 대옥이 죽었다는 소식에 정신을 잃는다.
홍루몽을 처음 시작하면서 작가는 적하궁의 신영시자가 영하(靈河) 연안에 있는 삼생석반에서 자라는 강주초에 매일같이 감로를 부어주었는데, 시간이 오래지나 강주초는 초목의 모양을 벗어버리고 여자가 되었다고 했다. 여자는 신영시자가 감로를 부어준 은혜를 눈물로써 갚겠다고 했는데, 여자가 된 강주가 바로 임대옥이고 신영시자는 통령보옥에 있는 가보옥이었다. 그리고 이를 두고 ‘목석전맹(木石前盟)이라 했다. 보옥과 대옥이 처음 만났을 때 두 사람 모두 서로가 낯이 익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이런 전생에서의 인연 때문이었다. 정신을 차린 보옥은 죽은 대옥을 그리워하고 보차는 곁에서 보옥을 위로하지만, 보옥의 정신은 제대로 돌아오질 않는다. 장차 보옥은 어떤 선택을 하려는가? 이밖에도 5권에서는 탐춘이 멀리 떨어진 곳으로 혼인을 하기위해 대관원을 떠나고, 귀비가 병으로 죽는다. 녕국부와 영국부에 관한 좋지 않은 소문들이 나돌면서 가씨 집안은 어수선 하기만 하다. 대관원에서 생활하던 12미녀가 하나둘 떠나면서 아름답기만 하던 대관원은 이젠 쓸쓸하고 처연하기만 하다. 완결을 앞 둔 [홍루몽]은 이제 20회만이 남았다. 마지막 6권에서 보여주는 대결말을 찾아 읽기를 서둘러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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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회에 달하는 [홍루몽]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야기의 한 축으로 목석전맹이라는 전생의 인연으로 엮인 가보옥과 임대옥, 금옥량연이라는 현생의 운명으로 엮인 가보옥과 설보차의 삼각관계는 5권에서 대옥의 죽음으로 그 파국을 암시했다면 6권에서는 보옥의 출가로 비극적인 사랑을 마무리한다. 대옥을 그리워하던 보옥은 인사불성이 되고 마침 어느 중이 가지고 온 통령보옥을 보고 원기를 차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뒤로 넘어지며 정신을 잃는다. 보옥의 혼백이 육신을 떠나 선계로 들어선다. 그곳에서 죽었던 누이들을 만나고 자신이 신영시자임을 알게 된다. 속세로 다시 돌아온 보옥은 부인인 보차, 시녀인 습인 등에게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과거 날이 되자 보옥은 조카인 란과 함께 과거를 보고 소문없이 사라진다. 그 길로 속세를 떠나 대황산으로 들어간 것이다. 강주의 선초가 본래의 자태로 돌아갔으니 통령의 옥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허나 현생의 인연을 맺었던 금옥량연은 어찌하란 것인지? 보옥이 사라지고난 후 보차는 자신이 임신했음을 알게 된다.
가씨 가문의 저택 안에 있는 대관원이라는 정원에 모여 사는 12미녀들의 삶이 봉건제의 예법에 구속당하면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주인공들의 꿈은 덧없기만 하다. 그 중심에 대옥과 보차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야기의 다른 한 축인 가씨 가문의 몰락 역시 그 파국을 향한다. 녕국부의 가진이 유부녀를 취한 사실 등이 탄로 나면서 세습직의 박탈은 물론 모든 재산을 몰수당하고, 가진은 외지로 유배길을 떠난다. 영국부의 가사 또한 무고한 백성을 학대했다는 여러 건의 중죄를 탄핵받는다. 장부가 압수되면서 희봉이 고리대금업을 한 것이 드러나자 가사는 금의부에 갇히고 가련은 관직을 삭탈 당한다. 가사의 재산 역시 압수되고 가진과 마찬가지로 세습직마저 박탈당한다. 액운은 가정도 비켜나지 못했다. 관원들을 잘못 감독했다하여 탄핵 받았으나 그의 강직함을 알고 있던 황제는 관직만 강등시켜 경성으로 돌아오게 한다. 하지만 가모가 죽은 후 가모의 장례조차 치를 돈이 궁하기만 하다.
조상의 음덕으로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후손들은 사치와 방탕을 일삼는다. 가문의 운세가 기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도덕적 타락은 많은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고, 그들은 음해를 서슴치 않는다. 또한 가문이 기우는 과정에서 첩의 자식들과 하인들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기에 혈안이 된다. 친척, 하인, 첩과 서자 할 것 없이 바야흐로 한 몫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재물을 두고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위선적인 행태는 예나 지금이나 하등 다를 바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책의 제목인 홍루몽은 ‘붉은 누각의 꿈’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붉은 누각에서 꾸는 꿈은 아름답지만 짧기만 하다. 인생이란 계절에서 봄은 그리 길지 않은 셈이다. 결국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나 가문의 몰락으로 꿈들이 사라지면서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게 만든다.
책 말미에 공공도인이 등장한다. 처음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신화세계를 다룰 때 청경봉 앞을 지나다 돌 위에 새겨진 글을 베꼈던 도인이다. 그가 몇 겁의 세월이 흐른 후 조설근에게 베껴왔던 책을 던져주고 사라지면서 중얼거린다. ‘과연 한낱 부질없고 황당한 얘기로다! 지은 사람도 모르고, 베낀 사람도 모르며, 독자도 알 수 없구나. 결국 붓장난으로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해준 데 불과한 것을!’
120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무도 모르는 것을 읽고서 한순간 읽는 기쁨을 맛보았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말 일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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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홍루몽을 알고 아내가 사다준 2권 짜리 책을 읽다가 도서관에서 수업을 통해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책 내용뿐 아니라 역자의 상세한 설명과 빠짐없는 내용 구성으로 읽는 재미가 있네요. 조설근이 청대 사람인데 그 시대 사람답지 않게 여인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스토리가 사뭇 마음에 다가 왓습니다. 아름다운 것은 끝이 있어야 하고 끝이 있어야 아름답다는 내용이 자꾸 생각 납니다. 읽을 수록 자꾸 무언가 생각하게 만드는책으로 4대고전이란 말이 허황되지 않은 착입니다 |
처음엔 큰 기대없이 시작한 홍루몽. 책을 구입해 읽기를 거듭할수록 이 책이 왜 고전인지 조금씩 진가를 알게 되는 것 같다. 세계 어느 곳에 있더라도 전파를 통해 실시간 얼굴을 보며 소통 가능한 21 세기에, 글줄을 통하여 더욱 자세하고 실감나는 회화적 상상이 가능한 책이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책 속으로 젖어들어가 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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