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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하다'의 정의를 한국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세번째가 '흐트러짐이 없이 깔끔하면서 반듯하다.'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정하다는 동적이기보다는 정적으로 읽힌다. 정적인 미감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흐트러짐이 없이 깔끔하면서 반듯하기 위해 도미노적 흐름을 가정해보라. 얼마나 바쁘겠는가. 그래서 나는 단정하기를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책 '단정한 죽음'을 만났다. 책 제목이 죽음이지만 죽음보다는 '단정하게 살기'를 말하고 있다. 단정의 여정은 생각보다 피곤하고 실제로도 바쁘다. 책을 읽다 문득문득 책상 위에 필기구를 정리하고, 물티슈로 쓰윽 한번 밀어도 보면서 읽었다. 그리고 웃다 울다가 끝내 대청소를 시작하고 있는 나를 보았다. 단정에 ‘단’자부터 시작해본다.
저자 능인스님의 명상안내 같은 문장들을 옮겨본다.
1부 능인 스님을 살려 낸 시간 1.내가 출가한 이유 거창한 뜻이 있어야 삶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솔한 마음으로 세운 작은 바람 하나가 때로는 전혀 다른 삶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기도 합니다.
6. 누군가를 오래 바라본다는 것 누군가를 이해해야 할 때 서두르지 않기로 합니다. 오래 바라볼수록, 천천히 귀 기울일수록 말하지 않는 마음도 조금씩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2부 삶을 끝까지 살아 낸다는 것 3. 진흙 속에 핀 연꽃은 아름답다. 병이 깊어지면 어느 순간 이름보다 병명으로 불리고, 건강하게 살아온 긴 시간보다 아픈 몸으로 보낸 짧은 시간을 먼저 기억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병을 얻기 전부터 살아온 시간이 있고, 사랑한 사람이 있고, 좋아했던 것과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습니다.
4. 몸이 내 편이 아니라고 느껴질 때 몸이 아프다고 해서 이 몸을 원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도 내 안의 생명은 묵묵히 제 몫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3부 기꺼이 당신 편에 서는 일 1. 먼저 나를 껴안으며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는 일도 수행입니다. 잠시 쉬어 가는 용기도 누군가를 오래 사랑하기 위한 마음입니다. 나를 돌볼 줄 아는 사람만이 오래도록 누군가의 곁을 지킬 수 있습니다.
4부 떠나는 이가 가슴에 얹어준 유산 3. 딱 오늘 하루치의 삶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일까지 모두 견디려 하지 마세요. 오늘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 살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오늘 하루만 살아 내도 괜찮습니다.
4. 흔들리며 단정해지는 것들 기록은 잘 쓴 일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나는 일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마주하는 용기가 삶을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 갑니다.
5부 단정한 죽음을 준비하는 오늘 1. 단정한 죽음을 위한 연습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마냥 그 시간을 기다리는 일이 아닙니다. 오늘의 마음을 돌아보고,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을 건네며 하루하루 삶의 매무새를 가다듬는 일입니다. 그러헤 오늘을 살아가다 보면 마지막을 맞이하는 마음도 조금씩 단정해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