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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애도하고 있는 사람을 위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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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쪽 되지 않는 프로이트의 글을 읽는 내내 울었다.사람들은 나의 아기가 뱃속에서 죽은 순간, 바로 그 세포덩어리를 수술로 없애라고 했고, 잊어버리라 했지만, 나는 죽은 아이를 뱃속에 한 달 동안 지고 다녔다. 그리고 그 아이를 낳았다.아이는 투명한 물 주머니에 쌓여 반짝였고 여전히 따뜻했다.그리고 하룻밤 뒤에 차갑게 식었다.나는 그제야 네가 떠난 것을 알았고, 불속에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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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쪽 되지 않는 프로이트의 글을 읽는 내내 울었다.

사람들은 나의 아기가 뱃속에서 죽은 순간, 바로 그 세포덩어리를 수술로 없애라고 했고, 잊어버리라 했지만, 나는 죽은 아이를 뱃속에 한 달 동안 지고 다녔다. 그리고 그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투명한 물 주머니에 쌓여 반짝였고 여전히 따뜻했다.

그리고 하룻밤 뒤에 차갑게 식었다.

나는 그제야 네가 떠난 것을 알았고, 불속에 넣어 태울 수 있었다. 너는 한 달 전에 심장이 멈추었지만 한 달 동안 살아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것을 잊은 척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반년이 넘도록 그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몸은 더 격렬하게 생명을 원하며 그 어느 때보다 큰 쾌락을 느끼는 동시에 끝에 다다라서는 결국 너를 떠올리며 울게 된다.

너는 처음으로 영원할 거라 믿었던 것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내가 붙잡고 있던 모든 것. 자존심과 부끄러움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알게 해 주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살아있는 것. 살아있는 것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는 것이라는 걸 알려주었다.



나는 오래도록 전쟁이 무서웠다.

우리의 몸이 그렇게 쉽게 스러질 수 있는 연약한 것이라는 게 두려웠다. 근데 너의 죽음 이후에 두려움이 사라졌다.

우리는 쉽게 사라질 수 있고 죽음이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는 모르지만, 이 순간만은 붙잡을 수 있다. 

죽음은 결코 조용히 찾아오지 않고, 굉음을 내며 우리의 삶을 흔들어 놓을 것이고, 온갖 기쁨과 고통을 지고 살아온 한 생명은 무참히 덧없이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봄날 벚꽃 잎 날리는 풍경을 본, 사랑하는 이를 품에 안은, 절망을 이겨내는 이 순간만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너를 보내고 크리스티앙 보뱅의 '그리움의 정원에서'를 읽었다. 사랑하는 것을 지금 잃은 사람의 글 만이 나를 위로할 수 있었다.  아닌 이들은 모두 내 슬픔을 빼앗기 위해 열심이었다. 그리고 반년이 지난 뒤, '덧없음에 대하여'를 읽으며, 오래 슬퍼해도 괜찮다는 허락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죽음을 안 사람은 겁 없이 사랑할 수 있다. 곧 애틋해질 삶의 순간을 남김없이 누릴 수 있다.

p******1 2026.10.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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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읽기를. 그리고 덧없음이 아닌 삶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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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음을 보면서 문득  영화 컨택트의 잃어버릴 딸을 기꺼이 낳아 기르는 장면이 떠올랐다. 프로이트는 운명에의 순응, 선택에서 그치지 않고 잃어버릴 대상에 대한 완전한 사랑과 그에 따라 오는 완전한 애도를 말한다. 우리는 모두 영원하지 않다. 우리는 죽음을 이미 알고 있지만, 그것은 무의식에 숨겨놓았다. 왜 미래를 기억하지 못하는가 왜 죽음을 모르는 척 살아가는 가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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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음을 보면서 문득  영화 컨택트의 잃어버릴 딸을 기꺼이 낳아 기르는 장면이 떠올랐다. 

프로이트는 운명에의 순응, 선택에서 그치지 않고 잃어버릴 대상에 대한 완전한 사랑과 그에 따라 오는 완전한 애도를 말한다. 

우리는 모두 영원하지 않다. 우리는 죽음을 이미 알고 있지만, 그것은 무의식에 숨겨놓았다. 왜 미래를 기억하지 못하는가 왜 죽음을 모르는 척 살아가는 가에 대한 답을 이 글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을 기억하려 노력할 때 덧없음이 생긴다.  그것은 리비도의 대척점에 놓인다. 

프로이트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산문집은 존재하는 지도 몰랐다. 


번역해 주셔서 예쁜책으로 소장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프로이트를 잘 알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YES마니아 : 골드 s********k 2026.10.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