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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서 연거푸 세 번 읽은 『빨강의 자서전』. 앤 카슨의 다른 작품들은 사놓고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책만 세 번을 읽었다. 그만큼 내게는 강렬하게 매료되는 지점들이 많은 소설이었다. 앤 카슨의 고전과 모더니즘을 절묘하게 융합한 새로운 문학적 의미에 대해서는 그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미 너무 많은 정의와 해석이 즐비하니 나까지 그 이야기를 더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는 오롯이 한 명의 독자로서 『빨강의 자서전』에 쉼 없이 매료된다. 이 로맨스이자 영웅담을 이끌어가는 빨간 괴물 게리온. 내게 그는 전혀 괴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숭고할 만큼 지나치게 특별해서 어디에도 속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기에 자신의 특별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드러내기 어려워 날개를 숨기고 다니는지도 모른다. 게리온에게 운명처럼 시작된 사랑은 좀처럼 그의 애절한 진심에 가닿지 못한다. 헤라클레스는 연인의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닐까. 종잡을 수 없는 가벼움과 자유분방함으로 그는 신화에서는 물리적으로 게리온을 죽이더니, 이 소설에서는 영혼마저 죽이려는 듯하다. 이 소설은 지극히 로맨스적이면서도 에로티시즘적이다. 어둡고 고요한 새벽녘에 읽다 보면 음험한(음란마귀?)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욕망하는 게리온의 순수함과 열망이 화산의 분출처럼 뜨겁게 다가온다. 게리온이 자신의 기분이나 상태, 혹은 어떤 현상들을 계속해서 사진으로 남기는 것 또한 인상적이다. 게리온은 카메라를 들고 자신과 타인 사이에 한 발짝 거리를 둔 채, 현상에서 비롯되는 감각에 자신을 내맡기려는 듯 보인다. 동시에 사진 자체가 그의 심리와 삶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에게 사진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시로 쓰인 소설이라는 말처럼 이 작품에는 응축되고 생략된 부분들이 많다. 그렇기에 문맥을 따라 어떤 의미를 곧바로 이해하기보다는 시어를 곱씹듯 여러 번 문장을 되새기며 읽어나갈 때 훨씬 더 아름답고 깊게 다가온다. 게리온의 사랑에 대한 욕망과 대상을 향한 호기심은 너무도 소년적이어서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에게 사랑은 자신을 온화하거나 친절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낯설고, 분노케 하며, 욕망하게 하고, 슬프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의 빨강 게리온은 눈물이 많다. #앤카슨 #빨강의자서전 #2026노벨문학상 #책추천 #북스타그램 Tip. 이 책을 처음 읽는다면 시작과 끝은 과감히 생략하자. 중간의 ‘빨강의 자서전: 로맨스’ 부분부터 읽기를 추천한다. 책의 앞뒤에 실린 작품의 탄생 배경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본래의 소설을 읽은 뒤에 살펴봐도 충분하다. 오히려 그렇게 읽는 편이 작품에 훨씬 수월하게 다가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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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동안 떨어져 살던 오빠가 세상을 떠났다. 동생이자 작가 앤 카슨은 수첩을 만들었다. 왼쪽엔 고대 로마 시인의 시를 해석하는 페이지, 오른쪽엔 오빠에 관한 기록을 진행했다. 이 과정 자체가 애도의 시간이었겠다. 처음부터 책이 되리라고 생각한 건 아닌지, 오빠가 쓴 편지, 우표, 사진 등을 오리고 찢고 붙인 흔적이 가득하다. 그 흔적 그대로 책이 됐다. 『녹스』는 아코디언 방식으로 제본했다. 기계로 찍을 수 없어서 수작업으로 만들었다는데, 이런 책 안 사고 어떻게 참아? 왼쪽이 읽은 페이지. 오른쪽이 읽을 페이지. 하루에 서너 페이지씩 천천히 읽다 보면 읽을 페이지보다 읽은 페이지가 더 높이 쌓이는 전복의 순간이 온다. 거의 다 읽어간다는 실감 반. 곧 이 책도 끝나겠구나 아쉬움 반으로 남은 책을 읽어간다. 실체가 있는 이 감각이 좋아서 이북보다 종이책을 선호한다. "어제는 바꿀 수 없어요. 오늘은 달리 해볼 수 있을지도요. 내일은 아무런 약속도 해주지 않아요." 그리고 이어지는 마지막 페이지. 세상을 떠난 오빠를 애도하는 마지막 문장으로 '그는 사라진다'를 고른 앤 카슨. 이 한 문장을 위해 쌓은 많은 페이지들. 하루에 한두 페이지. 가능하면 서너 페이지씩 천천히 공들여 읽은 책이다. 작년 말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올해 1월에 끝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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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도서의 제작 방식과 과정에 매력을 느꼈고, 그런 식으로 독특하게 만들어진 책이 다시 나올 일이 있을까 하여 구매했습니다. 저자인 앤 카슨이 오빠를 알아가며 애도하는 과정과 그 마음이 그대로 녹아 있다는 느낌이 읽는 내내 와닿았습니다. 그리워 하는 마음이나 애절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런 마음이 담겨 있는 책을 마주하며 절로 숙연해지던 경험은 잊기 힘들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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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카슨 [빨강의 자서전]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되었을 때 신화를 모르는 독자로써 온전히 이해가 어려우면 어쩌나 읽기 두려웠다. 그렇지만, 이 책을 신화를 각색한 소설로 대략적인 정보만 알고 본다면 작가님의 문체에 이끌려 끝까지 읽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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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슬픔과 감정의 무덤같은 책이다. 누군가의 슬픔을 공감하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늘 즐겁고 재밌는 것을 찾는 인생에서 한 번쯤 알아야 할 슬픔의 필요성과 효용을 갖게 만드는 책이다. 비슷한 경험을 한 것이 아니라면 글이 주는 먹먹함을 따라가기 힘들지만 이미 나도 그런 슬픔을 간직하고 있다면 내게 큰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일단 책이 만들어진 것 자체가 기적이다. 내 마음속의 무덤을 꺼내 책의 형상으로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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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은 이래야 한다. 새로운 장르를 개발하는 것. 시로 쓴 소설이다. 단어 하나하나가 귀하고 연결한 것에 감탄한다. 작가 앤카슨은 시인이자 산문작가로 고전문학을 연구했다. 고전이 시로 발전해 여기까지 왔다. 나는 고전을 모른다. 시도 모른다. 몰라도 읽을 수 있다. 친절하게 도입부 스테시코로시로 입문할 수 있게 했다. 게리온의 자서전은 글을 모를 때부터 시작된다. 엄마의 지갑에서 10달러를 잘게 찢어 토마토에 붙인 첫번째 빨강 자서전. 게리온을 괴물로 표현했지만 그건 특별함이었고 우리 모두는 상처입은 괴물같다고 했다. 게리온의 형은 괴팍하다. 게리온의 엄마는 담배를 핀다. 게리온의 첫사랑 헤라클래스는 게리온을 떠난다. 실연당한 장면을 놓치고는 실연당한 줄 알았다. 마크로스코의 빨강이 겹쳐 보인다. 초기작품은 사실화 였지만 작품을 거듭할수록 초현실주의처럼 빨강의 언어들은 아주 정제되어 연결되어 있다. 앤카슨의 글도 단어 하나하나가 정제되고 엄선되어 조심히 연결한다. 1998년작이 지금에서야 인정받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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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문학상은 캐나다 시인 앤 카슨에게 주어졌다. 앤 카슨은 10월 8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의 집에서 부엌 바닥을 쓸다가 문학상을 받게 된 걸 알았다고 한다. 수상을 어떻게 축하할 계획이냐는 물음에 “전화를 피할 수 있도록, 밖에 나가 숲을 걸을 것”(아이슬란드 방송 RUV)이라고 했단다. 앤 카슨의 독보적인 개성은 고전학자로서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이다. 또한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형식을 창안해 냈다. <앤 카슨의 작품이 지닌 그 특유의 재치는 그가 고정적인 의미 체계에서 벗어나 ‘언어의 그루터기’가 되기를 자처함으로써 얻어낸 것이다.>라는 세평에 알 수 있듯, 시인 의식은 자유분방함이다. 《짧은 이야기들》은 카슨의 다른 책들이 그러하듯 편의상 시집으로 분류 되고 있긴 하지만, 사실상 그 어떤 장르 울타리에서도 벗어나 있는 책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나는 조만간 완전히 고무로 된 집에서 살게 되기를 희망한다. 내가 방에서 방으로 얼마나 빨리 이동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 한 번만 잘 튕겨도 벌써 거기겠지. 내게는 전쟁 중에 소이탄을 맞아 양손이 녹아버린 친구가 있다. 이제 그는 저녁 식탁에서 빵 나눠주는 법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될 것이다. 배움이 곧 인생이다. 실은 나는 오늘 저녁에 그를 초대하기를 희망한다. 배움은 인생과 같은 색깔이다. 그는 그런 말들을 해댄다. <희망에 대한 짧은 이야기 전문>
양손이 녹아버린 친구를 초대해서 그가 하는 말들, 배움은 인생과 같은 색깔 이라는, 그런 말들을 배우고 싶은 시인의 희망을 보게 된다. 《짧은 이야기들》에 수록된 작품들을 ‘아포리즘’으로 부르든 ‘수수께끼기’로 부르든 아니면 어떤 통찰을 담고 있는 ‘산문시’로 부르든 그것은 부르는 사람의 자유이겠지만, 정작 이 작품들은 그러한 도식적인 분류에서 늘 유유히 빠져나간다.
햇빛은 유럽인들을 느긋하게 만든다. 쇠라의 그림에 등장하는 저 홀린 사람들을 보라. 깊숙이 앉아 있는 무슈를 보라. 유럽인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어디로 가는가? (중략) 그는 간통을 범하는 사람처럼 서둘러 차가운 초록빛 그림자 속으로 들어 가는 우리를 붙잡았다. 강은 돌로 된 입술을 열었다 닫았다 하고 있었다. 강은 자기 입술 쪽으로 쇠라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색채광선주의에 대한 짧은 이야기에서 일부>
강이 돌로 된 입술의 소유자라니, 그래서 그 돌로 된 입술을 열었다 닫았다 하고 있었다니…… 너른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는 능력을 보며, 그 영혼을 만날 수 있다. 그가 채워 넣은 기억은 자유로운 연상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시인의 의식은 쇠라의 그림에서, 초록빛 그림자 속으로 다양한 대상과 주제 사이를 널뛰듯 누빈다.
정말 신기한 일이네. 전혀 몰랐어! 오늘이 끝났군. <저녁 9시 30분을 맞이한 거트루드 스타인에 대한 짧은 이야기 전문>
그는 내가 작업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게 했다. 포즈를 취하게 하지는 않았다. 종이를 보지 않은 채 그렸다. 바닥 위에 그렸다. 선들을 따라가요, 주변을 살펴봐요, 라고 그는 말하곤 했다. 가느다란 팔이 얼굴을 더 슬퍼 보이게 한다. 그림자를 그리면서 그는 작아져갔다, 비열하게. <그의 데생 실력에 대한 짧은 이야기 전문>
서문에서 카슨은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나는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그것은 인생의 과업이다”라고 선언한다. 기존의 시가 가진 형태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가는 카슨이, 그림자를 그리면서 작아져 가는, 비열하게, 그는 아직까지도 따르고 있는 규칙이라고 한다. 《짧은 이야기들》에는 흥미로운 관련 일화가 있는데, 그 이야기는 무려 카슨이 처음 글을 쓴 초등학생 시절까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의 ‘파리 리뷰’ 인터뷰에 따르면, 카슨이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미술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헛간 앞뜰을 그리라고 하면서, 원하는 사람은 그림을 설명할 이야기를 덧붙여도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때 카슨은 난생처음으로 글을 쓴 것이다. |
처음에는 신기해서 구매했는데.![]() 보다보니 가슴 아프네요. 생각보다 내용이 길지 않기에 금방 읽었습니다. 그리고 가독성 또한 나쁘지 않아서 술술 읽히는 책입니다. 사실 사진이나 삽화가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도 있습니다. 소장가치 있는 책 중 하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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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이면에 가려져 말해지지 못했던 작은 목소리들을 조명한 앤 카슨 작가님의 필치가 놀랍습니다. 짧은 이야기들이 모여 거대한 울림과 진실을 전해주네요. 결핍된 틈 사이로 비치는 명석한 빛을 느낀 최고의 책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책 중 읽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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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노벨문학상 받은 책이라길래 구매해보았어요!!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지만 표지가 느낌있네요 빨강은 누구일지, 사람 혹은 동물 혹은 다른 어떠한 존재일지 궁금하고 그 빨강이라는 존재가 쓴 자서전은 무슨 내용일지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