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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아이들과 함께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 지금의 우리를 떠올린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기억할까. 함께 떠났던 여행일까, 생일날 불어 끈 촛불일까. 아니면 아무 일도 없었던 어느 오후, 나란히 앉아 먹던 밥 한 끼일까. 이 책을 읽으며 자꾸만 우리 아이들의 더 어릴 적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은 너무나 익숙해서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가 언젠가는 몹시 그리워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졌다.
처음에는 서로 반대되는 말들이 참 재미있었다. ‘차가운 외투 자락에 따뜻한 얼굴을 파묻어.’ 차가운 것과 따뜻한 것이 한 문장 안에서 만나고, ‘멀리선 별들이, 가까이에선 소중한 얼굴들이 반짝이고.’ 멀고 가까운 풍경이 나란히 놓인다. 그런데 읽을수록 이 말들이 묘하게 마음을 건드렸다. 차가운 날씨 속에서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사람의 온기, 까마득히 먼 별만큼이나 눈부신 곁의 얼굴들. 서로 반대되는 말들이 만나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일상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구나, 싶었다. 그림 속에는 세상의 온갖 풍경이 펼쳐진다. 보송보송한 아기 새들, 초록빛으로 물든 공원, 음악에 맞춰 두 팔을 흔드는 사람들. 그 사이사이에는 밥을 먹는 아이가 있고, 친구들과 뛰노는 아이가 있고, 누군가를 다정하게 끌어안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그저 저마다의 일상을 담은 풍경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앞서 지나온 장면들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무심히 지나쳤던 그림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고, 작은 표정 하나에도 눈길이 머물렀다. 그러다 문득 마음이 찡해졌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도 어쩌면 이렇게 수많은 순간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겠구나, 싶어서. 아이들을 키우며 수도 없이 지나온 날들이 생각났다. 작은 손을 잡고 걷던 길, 밥 한 숟가락 더 먹이려고 애쓰던 저녁, 잠든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밤. 그때는 그저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데 바빴는데, 돌아보니 그 순간들이 하나같이 아깝고 귀하다.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내 손을 필요로 하는 일은 하나둘 줄어들고, 품에 안기던 몸도 어느새 훌쩍 커 버렸다. 참 고맙고 기특한 일인데, 왜 가끔은 마음이 시큰해지는 걸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라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일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 주고 싶은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특별한 여행도 좋지만, 엄마와 함께한 보통날들이 오래도록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함께 먹던 밥의 온기, 손을 맞잡고 걷던 길의 풍경, 별것 아닌 일에도 까르르 웃음이 터지던 오후 같은 것들. 먼 훗날 아이들이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다 문득 지치는 날이 오면, 그런 기억 하나쯤 꺼내어 마음을 데울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