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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루이뷔똥을 읽은 적이 있다. 별점으로 치자면 3개반? 신인치곤 괘찮지만 그래도 창비에서 낸 책에는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 읽은 것도 아니었다.그런데, 그때 부서의 옆자리 후배가 티브이에서 무슨 드라마를 봤는데 이 작가의 ''유리동물원''이라고, 며칠내내 열에 들뜬 사람처럼 얘기했었다. 다 찬찬히 읽어볼걸...하는 후회를 아주 잠깐 하긴 했다.
그리고 그저께 교보를 갔다가 이책을 봤다. 음....표지가 심하게 거슬려서 눈에 띄었다. 직업병이다. 그리고 몇장 들춰보다 그냥 사버렸다. 돈 만원 버린다 셈치고.
그리고 집에 와 애들이랑 씨름하다 까먹고 어젯밤에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가 다시 반복해서 자세히 읽느라 새벽 4시에 잤다. 밤을 샌 셈이다. 그런데 밤을 새고 출근했는데도 졸립지가 않다. 게다가 월요일인데도.
미리 내 취향을 밝히자면 공선옥 작가의 팬이고 공지영 소설은 더 이상 사지 않는다. 무소...이후로 산 책들을 보면 열 받는다. 불우이웃 돕기에나 쓸걸. 요즘 한국소설, 잘 모른다. 애들 장난 같아서 담쌓고 살았다.
그런 30대 아줌마지만 배울 만큼 배웠고 나도 판타지란 게 뭔지 아는 사람이다. 책 뒤엔 남자들의 세계를 잘 표현했다는 그런 문구가 적혀있는데...아니다, 이건 30대 여자들을 위한 책이다.
딱 나같이, 사는 게 그저 답답하고 항상 그게 그거인, 너무 늙지도 않고 너무 젋지도 않아 그래서 항상 어중간한 여자들, 대단치 않은 커리어랑 가족 때문에 알량하게 그거 믿고 과감히 뭘 바꾸지도 못하는 사회의 비주류...
''세라''를 3번이나 다시 읽었다. 아....당장 카오산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소설이란 대리만족 아닌가? 무식하다 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앙코르와트, 나도 가봤다. 또같은 델 가보고도 다시 가보고 싶어진다. 나이아가라...요건 경제사정으로 조오금 힘들겠지만 가보련다. 언젠가는.
언젠가는....이런 갈증을 품고도 아닌척 모른 척 살아온 둔감한 독자에게 작가가 조용조용들려주는 이 각각 다른 인생사들이 내가 마치 살다온 것처럼 시원했다. 웬수같은 남편의 결말을 우아하고 깔끔하게 보여주는, ''내가 사랑하는 나이아가라''...남자들이 과연 이 심정을 이해하겠는가 말이다!
''산책하는 남자''는 정말 나름대로 슬프고 정말 있을 수 있는 얘기라 우울했고 ''검사와 여선생''...이거 강추다. 이게 이작가의 본래 말발이 아닌가 싶다. 새벽에 미친x처럼 혼자 막 웃었다....
속삭임...이나 집잃은 고양이... 이건 애있는 여자라면 더 절절하게 와닿을 소설이었다.
하여간 여행 갔다온 기분처럼 책을 읽기는 너무 오랜만이었다. 그렇고 그런 싸랑이니 실존이니 하는 사치스런 푸념이 아니라 선굵은 세상 얘기를 할수있는 여자 작가 책이라 더 그런 것같다.
그런데 월드컵도 아닌데 왜 4년만에 책을 내나.....뭐 절차탁마하는 시간이었는진 모르지만 다음책은 좀 빨리 봤으면 하는 소망이다. 성질급한 독자, 기다리다 지친다.
그리고 작가의 마지막 한마디, 웃겼다. 상품권, 좋지.....읽어보면 안다. [인상깊은구절] 라다크의 라마승들이 나와 그녀에게 손짓했던 생생한 꿈. 어쩌면 프로방스에서, 루체른에서, 파타고니아에서, 그리고 인도에서 떠돌고 있던 사람은 정말 여자였는지도 모른다. 캄보디아의 밀림 한복판에서 낯선 남자와 포옹을 했던 여자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시리아에서 피를 뽑고 있던 여자가 정말 있었는지도 모른다. 여자가 선택하지 않았던 다른 세상에서 모두 가능했을지 모르는 일이다.....151 |
| 언젠가 문학산책이란 프로그램에서 김윤영의 ''유리 동물원''을 인상깊게 본 기억이 있다. 그래서 루이뷔똥이란 책을 사 다시 읽었고 한동안 사라진 그녀가 머리 속에서 내내 잊혀지지 않았었다. 이번 책 역시 마찬가지 인것 같다. 김윤영만큼 예리하게 사회의 전반적인 모순들을 잘 짚어낼수 있는 작가가 있을까? 신경숙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내는 섬세함이 있다면, 김윤영에겐 보이는 것을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담아내는 힘이 느껴진다. 생각하지 못했던 반전의 결과들. 사라진 사람들. 벗어나고 싶은 현실과 동시에 벗어날수 없는 삶의 무게를 잘 담고 있는 책. 내가 이미 알고 있었으나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여러 종류의 삶의 모습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책. 각 인물들의 비밀을 나만 알고 있는 것 같아 읽는 동안 팔에 소름이 돋을만큼 빨려들게 만들었던 책. 오랜만에 누군가와 책에 관한 수다를 떨고 싶어 미치게 만들었던 책이다. 적어도 나에게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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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내가 과거에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때문에 괴로울 때가 있다. '지금' '여기'가 견딜 수 없이 지겨워지거나 쉴틈 없이 닥쳐오는 위기가 나를 견딜 수 없게 할 때면 가지 않은 길이 다시 또렷하게 펼쳐지는 것이다. 물론 이제는 가지 않는 게 아니라 갈 수 없게 되어 있다. 아니면 말고, 시작이 반인데 뭘, 하면서 발걸음을 떼기엔 생각이 너무 많다. 불안과 혼란이 무조건 용납되던 시절은 다 지나갔다. 가지 않은 길에 눈을 감고, 갈 수 없는 길에 눈을 돌리고, 가도 되거나 한 번 가 봐도 손해 볼 일 없는 길을 가려 걷는 비루함이 과연 인생인가. 인생 타령이나 하고 앉아 있기에는 너무나 분주하고 냉정하게 돌아가는 게 세상 아니던가.
여기 질퍽한 인생, 무한경쟁의 현대사회 속에서 살고 있거나, 삶을 버리거나, 떠나거나, 바꾸거나 하며 도전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을 생생하게 그려 낸 책 『타잔』이 있다. 서른과 마흔 언저리 남녀 주인공들은 한때 사랑이나 신념에 모든 것을 걸었다. 당연히 그 한때는 바람처럼 지나갔다. 지금 그들은, 이젠 어쩔 수 없다며 길게 한숨 쉰다. 물론 습관처럼 다른 삶에 대한 바람도 뱉어낸다. 섬뜩할 만큼 우리와 닮은 그들과 『타잔』 곳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내가 사랑한 나이아가라」의 '그'는 명문대 학부 시절 열혈투사는 아니었으나 특출난 이론가로 명성이 높았다. 그는 '나'가 아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람이었으며 존경할 만한 남편감이었다. 세상은 그의 편인 것만 같았다. 결혼 후 토론토로 이민을 간 부부는 그럭저럭 적응해 나간다. 그러나 이민 초기 나이아가라 폭포에 감동받던 남편은 이직을 거듭하고 신경질과 몸무게만 늘어간다. 반면 아내는 뜻밖의 기회를 잡아 카 딜러로 취직을 하며 활기를 찾는다. 집안 꼴이 이게 뭐냐, 왜 맨날 늦냐, 주야장천 불평이 쏟아지는 날들이 이어지지만 아내는 자신의 말과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데 도가 튼 남편과의 피곤한 말싸움을 피한다. 급기야 그는 역이민을 강행하려 하고, 아내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애써 찾은 삶의 끈을 놔버리기 싫었기 때문에 이 말 많은 방해꾼을 '처치'한다. "한때 그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나는 아직도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사랑이, 이렇게 가버렸다." 정말이지 통쾌하게 슬프고 미소가 무섭다.
김윤영은 90년대 초반 학생운동에 몸 담았던 인물들과 그 옆사람들을 등장시켜 그 시대를 씁쓸하게 돌아본다.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거울처럼 비춰준다. 가볍게 읽히지만 무거운 고민을 던져준다. 유머러스한 문장에 슬픔과 좌절이 또한 묻어난다.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인생의 방향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먹먹하나마 조금 덜 쓸쓸해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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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을 즐기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여성작가의 소설은 더 그렇다. 그 섬세함과 여림과 꾸밈과 말초성...암튼, 기타 등등.. 으로 여성작가 소설은 의도적으로 기피해왔다.
그런데, 타잔은...마치 신문의 사회면 혹은 주간지를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실업, 실직, 불임, 혼혈, 이민, 역이민... 작가는 굵직굵직한 주제들을 자연스런 터치와 깔끔한 감성으로 보여준다. 그녀의 자의식일까.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사회, 가정 심지어는 국가에게도 귀속되지 못하는 인물들이 참으로 공허하다. 젊은시절 투사가 현실세계로 투항하는 모습은 공감되면서도 아프다. 끝없는, 끝없는 여행을 통해 자유에 지치지 않으려는 주인공들도 내 모습같아 처량하다.
나는 김영하를 좋아한다. 예측불허의 그 감각성과 재치가 컬트영화를 보는 듯 유쾌하다. 그런데 김윤영의 타잔은 전혀 다르다. 그 감각이라는 것이 없다. 그런데 오히려 그 끝맛이 개운하다. 그래서 좋다. 300페이지도 안되는 책을 나흘동안 읽어야 했다. 주인공에 동화되고, 신문한번 읽어보고, 인터넷 한번 찾아보고, 고민한번 해보고... 사실 나흘도 긴 기간은 아니다. 이 책이 갖는 무게에 비하면...
한번 웃고 말, 휴가 중에 가볍게 읽어버릴 책을 원하는 분들에겐 자칫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이 책이 무슨 사회고발서라는 건 아니다. 하하! 웃어넘길, 1초동안의 재미를 안겨다 줄 책은 아닐거라는 것이지...(결국은 그게 그거 아니냐구요?!?! ^^)
그러나, 혹자 말대로 우리가 이 현실이라는 심연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바에야, 그 심연을 보다 잘 이해하고 살아가야 할 현대인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인 듯 싶다...
P.S. 한가지 덧붙이자면, ''세라''로 인해 나의 병이 다시 도졌다. 배낭메구 세계일주... 용기있는 그녀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김윤영씨 화이팅 하소. [인상깊은구절] 과거를 버리지 않으면 더이상 버릴 것도 없어. 지금 나한테는, 세상이 여러 개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 너무 힘들어서 돌아가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 난 가슴이 뛰어. 난 아직 자유에 지치지 않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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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 밤하늘 김윤영의 소설집『타잔』 서평(2006년 3월 출간) 흑백 필름 속의 타잔을 기억한다. 야생의 숲을 자유롭게 유영하던 타잔. 빌딩 사이를 휘저으며 돈의 꼬리를 붙잡고 사는 현대인에게 그는 하나의 이상형이다. 흙의 냄새를 맡으며 비로소 삶의 자유를 느끼는 것은 대부분 도시인에게 해당되는 말이기 때문이다. 김윤영의 두 번째 소설집 『타잔』속 주인공들 또한 그렇다. 표제작 「타잔」에서 마장동 김씨는 4박 5일 코스의 앙코르와트 답사 여행에서 흙의 냄새를 맡는다. 거대한 타프롬 사원 앞에 선 그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이 더욱 초라해진다. 현실의 그는 아내에게, 돈에 눌려 산다. 아내의 눈치를 보고 돈의 눈치를 보느라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 타프롬 사원을 잊지 못한 마장동 김씨는 결국 타잔이 된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빌딩 무덤 사이를 휘젓고 다니던 그는 이제 타프롬 사원과 숲을 휘젓고 다닌다. 자본주의 사회는 하드보일드하다. 눈물 흘리지 않는다. 입 벌려 낙오자와 성공한 자를 뱉어낸다. 「그가 사랑한 나이아가라」의 남편, 「얼굴 없는 사나이」의 정영수 그리고 「세라」의 정미……. 낙오자로 낙인찍힌 그들도 마장동 김씨처럼 사라진다. 소설은 주인공임을 짐작케 하는 단서만 살짝 제시할 뿐, 명확하게 말해주진 않는다. 『타잔』에 나오는 낙오자들은 피해자다. 수해를 입으면 많은 보상과 격려가 쏟아지지만 그들에게는 그런 혜택이 없다. 견뎌내는 것 그리고 꿈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것은 대다수 서민의 숨겨진 내면이기도 하다. 바쁜 일상을 마치고 자기 직전, 창문너머 밤하늘을 볼 때 우리는 자신이 꿈꾸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대한민국 사회의 가장 큰 공포는 돈일지 모른다. 우리는 그 사실을 TV뉴스, 신문,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돈 때문에 살인하고, 배신하며 아이를 버린다. 김윤영의 이 소설집에는 바로 그런 다양한 공포성이 등장한다. 총 여덟 편의 단편을 다 읽고 나면 한숨이 터져 나온다. 소설의 결말은 하나같이 절망적이다.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 실종자의 존재는 잊혀진다. 낙오자는 구원받지 못한다. 이것은 이 소설집의 가장 큰 핵심이자 단점이다.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딪치게 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이 소설집을 통해 패배한 자신의 모습을 거울 보듯 확인할 뿐이다. 그런 절망적인 면이 있음에도 김윤영의 작품집은 각별하다. 가벼운 모던 소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현실적이고 우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젊은 작가를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넘치는 자의식으로 예술적이고 기형적인 괴물을 쏟아내는 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의 좌절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타잔』은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최근 나오는 한국 소설에 큰 괴리감을 느꼈다면, 정말 동시대의 문제를 고민하는 작가는 없는 것일까 라고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한다. 당신의 타잔이 흑백 화면에서 튀어나와 창밖 밤하늘을 유영하는, 믿을 수 없는 환상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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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영의 타잔이라는 책은 글읽기에 빠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러가지 이야기 중에서 특히 타잔은 여행으로 간 태국에서 자신의 꿈을 실천하는 계기가 된다. 비록 타잔이 되었지만 일상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을 이룬 주인공이 희망적이다. 그가 사랑한 나이가라는 제목의 글도 흥미로웠다. 한국에서 어렵게 회사를 다니는 주인공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주식을 아쭈 쌀때 구입하여 나중에 그 회사가 흑자를 기록하자 투자한 모든돈을 들고서 호주로 떠나게 된다. 그가 희망하였던 호주 이민은 돈만 있으면 끝이라는 한국과는 달리 여유를 즐기는 호주민의 삶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가 막상 호주에서의 일은 더욱 처참했다. 대학원까지 나온 주인공은 자신의 직장에서는 단순 사무를 시키게 되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 한국에서 꿈꾸었던 호주에서의 느릿한 삶은 이상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
| 혼자서 제법 먼 길을 걸어 온 것 같다. 초중고등학교를 지나고 서울로 대학을 오면서부터 근 1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혼자인 데 제법 익숙해졌다. 하지만 혼자 설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오히려 혼자임을 알려 주는 이야기들을 피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타잔... 내 마음 속에 있던 낯익은 타잔이 낯선 존재로 변하고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는 먹먹함을 덜어 준 시간이 오게 되었다. 손에서 책을 놓았다. 그리고 다시 들었다. 손에서 책을 놓게 하고 다시 들게 해주는 매력이 있는, 혼자 있는 이야기지만 혼자가 아니란 느낌을 주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같은 책이었다. 혼자라면... 혼자인게 좋으면서 혼자인 게 힘든, 얇팍한 마음 상태를 가지고 있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하다) 타잔에게 가까이 가보자. |
| 2년전인가 회사 동료 한 명이 "요즘 회사원들은 참 꿈이 없는 것 같네요" 라고 말하며 "모두들 자신만의 세계에 같힌 슈퍼맨과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하더군요. 힘이 넘치던 20대에 자신이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만 하면 어떤 것이든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며 지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 하면서 이런 저런 것들에 치이며 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씩 사라진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어릴적 TV에서 봤던 슈퍼맨이 자기 미래 모습 일부라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 얘기를 들으면서 나도 어릴땐 그랬었지. 라고 생각했었죠. 가끔씩 그 얘기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답니다. 김윤영씨의 소설 "타잔"을 읽으면서 그 얘기가 문득 다시 떠오릅니다. 자기 세계에서는 슈퍼맨이었던 사람들이, 자신이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씩 없어지면서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을 버리고 다른 공간에서 자그마한 꿈을 찾아야만 하는 현실. 앙코르와트의 정글을 찾아간 소설의 주인공도 비슷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장소와 방법만 다를 뿐 주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보이구요. 현 상황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되면 불안하고 거기에 머물러 있으면 역시 불안하고. 이게 개인적인 문제만은 아니겠지요. 대부분의 직장 생활 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특히 남자들. 작가 김윤영은 이런 남자들의 심리를 구체적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 저건 누구하고 비슷한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곳곳에서 들게 하네요. 세월이 많이 흘러서 다시 본다면 "20006년에는 사람들 생활이 이랬구나" 하고 생각하게 할 소설들인 것 같습니다. 슈퍼맨을 꿈꾸던 타잔이든, 슈퍼맨을 꿈꾸는 타잔이든, 다른 세계로 내몰린 타잔이든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앞으로도 잘 그려주리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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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아침이네.. 허둥지둥 일어나 안 떨어지려는 4살짜리랑 한판 씨름,
출근해서는 되지도 않는 일들과 씨름, 어떻게 하루가 지났는지도 모르게
해가 지면 다시 집으로 돌아와 하루종일 엄마가 고팠던 아이랑 다시 씨름,
자정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남편과 또 씨름....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정작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분명,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인데도 나만 쏙 빼놓고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그 세상 속으로 다시 돌아 오게 되었다.
우연히 예쁜 표지와 단순한 제목에 끌려 집어든 책이 나만, 내 가족만 생각하느라
멍해진 내 머릿 속으로, 아니 텅 빈 내 가슴 속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이 책에는 세상의 구석구석이 들어있다. 앙코르왓트, 나이아가라, 그리고
남반구 시드니까지 지구를 한바퀴 돌고 있다. 그러고도 모자라
베낭하나 짊어지고 세상을 떠도는 젊은 영혼들이, 이제는 추레해진 등산복 차림으로
도봉산을 오르는 아저씨가, 이땅에 발붙이지 못하고 미국으로 입양된 여인이 등장한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공간이지만,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사연이지만
마치 내 생활인 것처럼 내 사연인 것처럼, 내 집인 것처럼 여겨지는 건 왜일까!
내가 살고 있는 이 시간,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차마 내가 보지 못하고, 아니 어쩌면 등돌리고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뚜벅뚜벅 끝 모를 길을 걸어가듯 그렇게 써내려 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달에 생일을 맞는 친구에게도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로 사느라 바빠 소원했던 친구를 만나 차한잔, 아니, 술한잔 놓고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야기해 봐야겠다. [인상깊은구절] 이봐, 사람들은 기회가 와도 말야, 한쪽 발은 늘 딴데다 단단히 걸쳐놓는다고. 겉으로 보이는게 다가 아니야. 저 치가 한쪽 발까지 마저 뗄 것 같애? 어림도 없지, 잘못해서 헛디디면 몰라도. 저것도 다 젊어서 그런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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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말하자면 ''여기'' 아닌 다른곳으로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꼭 이 땅을 떠나지 않았더라고 그들이 발딛은 곳은 이미 다른세상이다. 그 결말이 통쾌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평소 꿈꾸던 판타지를 쉽게 부추키는 건 아니다.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로 변신해야만 감히 여기를 벗어날수 있었고, 그것이 해피엔딩이 될지도 장담못한다.
맞다, 남는 것도 떠나는 것도 결국 살아가는 일이니까.
그리고,
달리 살수 있었을거란 생각도, 달리 살았어야 했다는 생각도 없는데, 후배들을 보면 문득 부끄러울때가 있다. 그때도 진심이였고, 지금의 모습도 진심이다. 이렇게 되뇌일 수 밖에 없는 알수 없는 부끄러움.
어디서부터 무엇때문에 엇나가기시작했는 알수 없게 퇴색해버린 모습들이 이 책에도 있다. 그런 모습에도 작가는 안쓰러운 시선을 보내는듯다.
작가는 일단 자기가 가장 잘 아는 세대와 세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다보니, 자꾸 자기독백이 나올려고 한다. 그런 책이다. 길어만 질 리뷰를 위해 옆으로 새어나오는 나의 얘기를 자꾸 틀어막게 되다보니, 두서가 없어진다.ㅎ
그리고, 읽는 즐거움도 부족함없다.
앙코르왓..카오산..라다크..모두 그리운 곳들이다. 책에서 그 이름을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정작 그곳에서 그땐 외로움에 쩔쩔매기도 했지만.
실직..신용불량..경매..이것 또한 익숙한 단어들이다.
FTA협상이 시작된다. 다만 앞으로 세상이 또 어떻게 휘몰아치며 변해갈지 막연한 두려움만 든다. 그 변화 또한 스멀스멀 스며들테니, 적응하며 살아가겠지만.
그들은 다시 돌아와서 남들 보기엔 또 전과 똑같이 살아 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눈은 전보다 평온해 보일것 같다. 지금 여기가 다가 아니란걸 알기에. [인상깊은구절] 평범하게 사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두려움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새파란 이십대엔.그러다 서른이 넘어 사회인이 되고 가장이 되면서 내게 가장 큰 소망은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이 되어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