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9.0
리뷰 총점 종이책
김경미의 시
"김경미의 시" 내용보기
김경미의 시 그 이의 시는 다르다 시란 무언가 이미지 아닌가 그 이의 이미지는 우선 크다 우주니 선이니 초월이니 하는 식의 관념으로서의 큼이 아니라 적재적소의 알맞은 이미지를 쓰는데도 그것이 어느 선을 훌쩍 넘어 저만치 그득하게 서있다 그래서 그 이의 시는 자유롭다 시인의 크기를 이름이리라 그 이의 이미지는 아프다 그 아픔은 천천히 둔
"김경미의 시" 내용보기
 

김경미의 시


그 이의 시는 다르다

시란 무언가 이미지 아닌가

그 이의 이미지는 우선 크다

우주니 선이니 초월이니 하는 식의

관념으로서의 큼이 아니라

적재적소의 알맞은 이미지를 쓰는데도

그것이 어느 선을 훌쩍 넘어

저만치 그득하게 서있다

그래서 그 이의 시는 자유롭다

시인의 크기를 이름이리라


그 이의 이미지는 아프다

그 아픔은 천천히 둔중하게 와 닿는다

이는 날 것이나 풋 것에서 느낄 수 없는

이는 얕고 얇은 것에서 구할 수 없는

존재 저 밑바닥의 깊은 아픔이거나

외로움이다. 

하지만 그 이는 이 아픔이나 외로움의

이미지를 우려먹는 법 없다

대개 이미지의 뼈대에 살을 붙이고

예쁘게 모양내는 게 시의 일이라면


그 이는 이미지를 뼈인 채로 세워두고

얼른 다른 이미지로 건너간다

이는 자의식이나 이른바 초현실적인

이미지의 건너뜀이 아니라

늘상 그 이가 말하고저 하는 이야기를

에워싼 채 좀처럼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이의 시는 서사적이고

현실적이다


그 이의 시는 어둡거나 무겁지만

착잡하거나 암울하지 않다

그 이의 시는 몹시 외롭지만

다른 이에게 손 내밀거나

멜랑콜리하지는 않다

그 이는 허무를 얘기하지만

존재와 관계의 덧없음을 얘기하지만

염세적이거나 비관적이지 않다

그 이가 산문글에서 밝힌 적 있듯이

그 이에게서 죽음의 냄새나 그림자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그 이의 시는 건강하다


그 이 스스로 ‘생 자체가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다‘고 쓰고 있듯이

그 이는 이 生을, 존재를 마음껏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시를, 시인을 즐기는.

그러니 그 이의 시는

‘즐거운 사랑노래’임이 틀림없겠다


그 사랑을 읊은 경지가 이쯤되면

그 이의 도회적 화장기와

세컨드적 바람기도

오랜 절집의 풍경소리가 되는 법이다

9****4 2007.10.23.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