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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We the Animals 우리, 짐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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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부터 '우리'가 아닌 '나'로 살아가게 되는 걸까.저스틴 토레스의 소설 [우리, 짐승들]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히스패닉계 혼혈, 빈곤 계층, 퀴어 정체성을 둘러싼 유년기의 경험을 담은 자전적 소설 [우리, 짐승들]은 가난과 상처, 사랑이 뒤엉킨 가정에서 성장하는 세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다.더 많은 살, 더 많은 피, 더 많은 온기를 원했던 세 형제는 함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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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부터 '우리'가 아닌 '나'로 살아가게 되는 걸까.


저스틴 토레스의 소설 [우리, 짐승들]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히스패닉계 혼혈, 빈곤 계층, 퀴어 정체성을 둘러싼 유년기의 경험을 담은 자전적 소설 [우리, 짐승들]은 가난과 상처, 사랑이 뒤엉킨 가정에서 성장하는 세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다.


더 많은 살, 더 많은 피, 더 많은 온기를 원했던 세 형제는 함께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웃고 싸우며 살아간다.

불안정한 부모 곁에서 결핍된 사랑과 뒤죽박죽인 온기를 경험하며 세 형제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언제나 '우리'일 것 같았던 형제들. 하지만 이들은 점차 내면의 목소리를 발견하며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못할 비밀스러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과 자신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된다.


세상에 전부였던 가족이라는 세계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과정을 작가는 '본래의 무리는 이미 잃어버렸으니까.'(p.173)라는 문장으로 비유한다. 형제 혹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당당히 살아갈 것임을 말하며 비로소 '우리'라는 이름을 넘어 온전한 '나'로 성장한다.


시각적 이미지와 비유를 담은 문장들은 풍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강렬한 결말은 독자로 하여금 문장 너머에 숨겨진 의미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발견하게 하는 소설 [우리, 짐승들]이다.



#우리짐승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글입니다


g******s 2026.10.1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지만, 서로를 지키는 방법까지 알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지만, 서로를 지키는 방법까지 알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내용보기
가족을 사랑하면 모든 것을 이해해야 할까요. 사랑했던 기억과 상처받았던 기억이 동시에 존재할 때, 우리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 소설은 그 질문 앞에서 도망치지 않아요.이 책에서 가장 먼저 마음에 박힌 말이에요."우리는 더 많은 살, 더 많은 피, 더 많은 온기를 원했다." 소설의 첫 문장이에요. 장난감도 자유도 아니에요. 몸으로 먼저 세상을 경험한 아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지만, 서로를 지키는 방법까지 알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내용보기

가족을 사랑하면 모든 것을 이해해야 할까요. 사랑했던 기억과 상처받았던 기억이 동시에 존재할 때, 우리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 소설은 그 질문 앞에서 도망치지 않아요.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마음에 박힌 말이에요.


"우리는 더 많은 살, 더 많은 피, 더 많은 온기를 원했다." 


소설의 첫 문장이에요. 장난감도 자유도 아니에요. 몸으로 먼저 세상을 경험한 아이들. 그들이 원한 것은 어쩌면 마음 놓고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세계였을지 몰라요. 이 한 문장에 이 소설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어요.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말이에요.


사랑했다는 사실이 상처까지 지우지는 않아요. 상처받았다는 사실이 함께한 모든 순간을 거짓으로 만들지도 않고요. 두 마음을 함께 인정하는 일. 그 어려운 자리에서 이 소설은 시작돼요. 가족을 이해하려는 것과 가족에게 상처받은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다른 일이에요.


"우리는 여기서 영영 벗어날 수 없어. 영영." 가족이 가장 안전한 곳이면서 동시에 가장 두려운 곳이 될 때, 소속되고 싶은 마음과 벗어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이 질문이 소설 내내 사라지지 않았어요.


쓰레기 봉지로 만든 연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도 오래 남았어요. 가진 것은 많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버려진 것으로 하늘을 나는 무언가를 만들었어요. "연은 간절한 기도처럼 하늘로 치솟고, 우리의 마음도 연을 좇아 갔다." 이 장면에서 처음으로 숨을 고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왜 내 얼굴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형들은." 늘 함께였던 형제들. 그런데 어떤 순간에는 그들조차 나의 고통을 알아차리지 못해요. 그 질문은 형들뿐 아니라 그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던 세계 전체를 향하는 것 같았어요.


'우리'에서 '나'로. 처음에는 하나처럼 움직이던 세 형제가 달라지기 시작해요.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과 우리가 예전처럼 하나일 수 없다는 슬픔이 동시에 찾아와요. 성장은 얻는 일인 동시에 한 세계를 잃는 일이기도 했어요.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나로 살아가려는 마음. 이 두 마음이 서로를 부정하지 않아도 되기를. 나 자신이 되는 일이 누군가를 배신하는 일처럼 느껴지지 않기를. 한때 '우리'였던 시간을 사랑하면서도 온전히 '나'로 걸어갈 수 있기를. 이 소설이 끝난 뒤에도 오래 그 바람이 마음에 남았어요.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소설이지만 사랑과 폭력, 소속과 소외를 날카롭고 시적인 장면으로 남겨요. 오래 생각하게 되는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이름으로 남아 있나요. 🌿


📌 도서 제공 안내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제 마음의 울림을 담아 정성껏 기록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m*********4 2026.10.1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상처뿐인 성장. 우리에서 ‘나’로.
"상처뿐인 성장. 우리에서 ‘나’로. " 내용보기
⠀⠀엄마, 아빠, 아들 셋.#우리짐승들 (#저스틴토레스 지음 #열린책들 출판)에 나오는 가족의 모습이다. 부모가 십대일 때 세 아이를 출산하여 고된 노동으로 아이들을 키운다. 히스패닉계 미국인인 아빠는 술에 취하면 폭력을 휘두른다.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엄마는 그 폭력 속에서도 아빠를 놓지 못한다. 아빠도 결국엔 선을 넘지않는다. 가정을 지킨다. 구속같아 보이지만 함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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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아들 셋.

#우리짐승들 (#저스틴토레스 지음 #열린책들 출판)에 나오는 가족의 모습이다. 부모가 십대일 때 세 아이를 출산하여 고된 노동으로 아이들을 키운다. 히스패닉계 미국인인 아빠는 술에 취하면 폭력을 휘두른다.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엄마는 그 폭력 속에서도 아빠를 놓지 못한다. 아빠도 결국엔 선을 넘지않는다. 가정을 지킨다. 구속같아 보이지만 함께하자는 마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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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욕설, 음주, 흡연이 난무하지만 멀쩡한 가족의 모습이 종종 드러난다. 격렬한 불안과 동시에 그 못지않은 사랑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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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짐승들>은 후에 막내아들이 회상하는 형식이라 아이들의 기억(대부분의 기억)이 그렇듯 듬성듬성 비어있고 조각나있다.

하지만 그 조각들이 명확하게 가리키는 것은, 아들 중 유난히 몸이 연약하고 예민하고, 책을 좋아하던 작은 막내아들의 가족들과 공유할 수 없는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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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한 자신만의 욕망을 점차 깨달아가며 쌓아왔던 세상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다시 쌓아가는 막내 아들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성취로 인해 과도할 정도로 엉켜붙어있던 가족의 유대를 뒤흔든다.

그 느슨한 유대는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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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릴만큼 ‘우리’를 부르짖던 삼형제와 가족에서 외톨이 ‘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아이러니하게도 남은 가족들의 유대를 강화한다. 그들은 한가지 희망으로 더 단단히 뭉친다. 아들의 성향을 ‘고쳐내겠다’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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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읽었던 <암전들>에 이어 저스틴 토레스 작가의 첫 퀴어 소설이다. 성정체성의 성장통으로 열병을 치르는 존재의 성장은 상처가 봉합되고, 아물고, 더 강해지는 그런 성장이 아니다. 소외감과 상실이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고 정립해간다는 뿌듯함보다 훨씬 더 강하고 잔인하다.

아물지 않고 자꾸만 벌어지는 상처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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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상처는 그들의 성향의 특성이 아니다.

그 특성을 받아들이는 사회의, 타인의 시선이 아물고 통증이 사라지는 보통의 성장을 막아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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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대로 살아감에도 아물지 않은, 어쩌면 영원히 아물지 않는 상처를 방치하고 살아가고 있다. 이런 것을 성장이라 할 수 있을까.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뿐이라는 말을 이들에게 적용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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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평가하기 힘들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보려는 시도조차 큰 실례인 것 같다.

하지만 치료받아야 한다고, 고칠 수 있고 고쳐야한다고 여겨지는 것은 멈추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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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과 신념. 모두 저마다의 것을 가지고 있음을 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이들을 평가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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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도 아물지 않았던 상처였지만, 조금이라도 아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그렇게 그들도, 우리도 스스로를 마주했을 때 성장했구나라며 오롯이 성장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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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4 2026.10.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는 더 많은 살, 더 많은 피, 더 많은 온기를 원했다.
"우리는 더 많은 살, 더 많은 피, 더 많은 온기를 원했다." 내용보기
소설은 뉴욕 북부의 외딴 마을, 푸에르토리코계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세 형제의 유년 시절을 기반으로 만든 책이다.------서로에게 토마토를 던지고, 쓰레기로 연을 만들고, 엄마가 야간 근무를 마치고 잠든 사이 집 안을 살금살금 돌아다니는 삼총사의 천진한 풍경은 다른 집들처럼 따스해 보일 수 있으나, 그 따스함 바로 뒤에는 가난과 폭력,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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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뉴욕 북부의 외딴 마을, 푸에르토리코계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세 형제의 유년 시절을 기반으로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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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토마토를 던지고, 쓰레기로 연을 만들고, 엄마가 야간 근무를 마치고 잠든 사이 집 안을 살금살금 돌아다니는 삼총사의 천진한 풍경은 다른 집들처럼 따스해 보일 수 있으나, 그 따스함 바로 뒤에는 가난과 폭력,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재 등의 어두운 이면이 짙게 깔려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둡거나 비극적인 소설들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마음 한구석이 유독 먹먹하고 이상하게 저려오는 기분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이 작품이 허구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작가 자신의 가정사와 자전적 기억에 뿌리를 기반으로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가 직접 겪고 살아왔던 실제 삶에서 퍼 올려진 이야기라는 사실이, 그 폭력과 사랑이 한 공간에 뒤엉켜 있던 순간들이 더욱 생생하고 아프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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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작품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감각적이고 섬세한 문체의 구조인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입히면서도 동시에 서로를 지탱하는 유일한 울타리가 된다는 점이 가장 인상깊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세 형제가 하나의 목소리로 외치던 ‘우리’라는 단어는 서서히 ‘나’라는 개별적인 존재로 갈라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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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짐승들」은 유년의 상처와 모순,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난 눈부신 순간들을 피하지 않고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주며, 누군가의 가장 깊고 아픈 가정사를 관통해 나온 이 시적이고 섬세한 고백은,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랫동안 가슴속에서 아늑하고도 아린 여운으로 남았던 것 같다.


d*******4 2026.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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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짐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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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도서제공  유년시절의 기억조각들이 모여있는 상자 같은 책. 이 조각들에는 가난과 방치, 폭력의 흔적들이 묻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을 향한 숨길 수 없는 애정이 느껴졌다. 가족이 준 상처와 사랑을 함께 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까.   어느 한 책에서 이런 문장을 본 적이 있다. 소설을 보고 그 작가의 삶을 평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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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도서제공


  유년시절의 기억조각들이 모여있는 상자 같은 책. 이 조각들에는 가난과 방치, 폭력의 흔적들이 묻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을 향한 숨길 수 없는 애정이 느껴졌다. 가족이 준 상처와 사랑을 함께 말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까. 


  어느 한 책에서 이런 문장을 본 적이 있다. 소설을 보고 그 작가의 삶을 평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일이라고. 그러나 자전적 소설을 읽을 때 독자들은 어쩔 수 없이 책에서 작가의 삶의 조각들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게 된다. 나 역시 본의 아니게 타인의 삶의 무게를 가늠하고, 그 상처들을 헤아리며 책을 읽었다. 자전적 소설을 쓴다는 것은 책에 대한 평론과 더불어, 이런 일들까지 감내해야 하는 일이다. 작가의 용기가 놀랍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가족들은 나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고,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상처를 준다. ’나‘는 가족들이 자신을 사랑해서 그랬다는 점을 머리론 이해하지만, 마음은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때로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멋대로 삶을 헤집어 놓기도 한다. 이런 폭력들은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더욱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화자는 성장할 수록 자신이 가족의 유대감 속에서 소외되고 서서히 멀어짐을 느낀다. 가족들이 그를 소외시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이 그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없음을 마음속 깊이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워낙 시적인 언어로 문장을 쓰다 보니, 마지막 장에서 충격이 그리 크진 않았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이 책으로 쓰여져 나에게까지 읽힌 과정을 생각하니, 새삼 작가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년시절의 기억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그 안에 얽힌 깊은 상처 또한 감추지 않고 담아낼 수 있다는 것. 미사여구 하나 없으면서도 시를 읽는 것 같은 문장들이 이를 가능하게 만든다.


  저스틴 토레스 작가님의 책은 <암전들>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읽는 중간에는 재밌다 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 다 읽고나면 여운이 짙게 남는다. 전미도서상 수상작가의 책은 어렵구나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다른 책이 출간되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중력을 뒤집는 방법만 알아내면 돼. 그것 만 알면 저 위로 추락해 구름이든 하늘이든 다 뚫고 천국 까지 올라갈 수 있을 테니까.」

 형들과 내가 팔을 내저으며 점점 더 높이 떠오르고, 지구는 점점 작아지고, 별 사이를 지나 위로, 캄캄한 우주 공간을 지나 고, 그렇게 둥실둥실 떠올라 마침내 하느님이 움켜쥔 씨 앗들처럼 안전해지는 장면.(p.124)

 

🔖 형들은 내 차이점을 냄새로 간파 한다 - 나만의 짙은, 슬픈, 약해 빠진 냄새. 우수한 성적 때문에, 그리고 백인 같은 행동 때문에 나를 미워했다. 불현듯 혐오감을 느꼈고, 시기심을 느꼈고, 지독히도 보호하려 들었고, 지독히도 자랑스러워했다.

 우리를 보라, 우리가 함께였던 마지막 밤, 우리가 아직 형제였던 그날 밤.(p.147)

 

🔖 어쩌면 내가 쓴 글들은 처음부터 그들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들이 그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마침내 나를 알아내 주길 바라며.(p.162)

k***2 2026.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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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학의 강력하고 새로운 목소리, 저스틴 토레스의 자전적인 소설
"미국 문학의 강력하고 새로운 목소리, 저스틴 토레스의 자전적인 소설" 내용보기
좋아하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을 읽을 때 독자인 나의 마음은 잠시도 편치 못하다. 문장 문장마다 나의 감정은 파도를 친다. 행복한 문장을 만나면 나도 따라 웃고,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문장을 만나면 함께 고통스럽다. 어떤 문장에서는 온몸이 부서지는 기분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저스틴 토레스의 자전적인 소설 『우리, 짐승들』은 조금씩 조금씩 나의 심장을 옥죄더니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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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을 읽을 때 독자인 나의 마음은 잠시도 편치 못하다. 문장 문장마다 나의 감정은 파도를 친다. 행복한 문장을 만나면 나도 따라 웃고,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문장을 만나면 함께 고통스럽다. 어떤 문장에서는 온몸이 부서지는 기분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저스틴 토레스의 자전적인 소설 『우리, 짐승들』은 조금씩 조금씩 나의 심장을 옥죄더니 마지막 몇 페이지부터는 기어코 마음을 산산조각 내버린다.


'그 어떤 책과도 닮지 않은, 미국 문학의 강력하고 새로운 목소리'라 평가받는 퀴어 작가 저스틴 토레스의 데뷔작 『우리, 짐승들』은 국내에서는 『암전들』(열린책들, 2025)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된 작품이다.  


『암전들』은 사회가 퀴어의 삶과 역사를 어떻게 검열하고 삭제해 왔는지 탐구한다. 2023년 미국 전미도서상 소설 부문 수상작인 이 작품은 강렬한 이미지와 검열로 인해 검은줄이 좍좍 그어진 텍스트들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원래부터 소외되고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에 이끌렸다. 소수자들 앞에서는 이중적 본성을 마음껏 드러내는 인간동물들의 잔혹한 이야기를 찾아 읽는다. 그런 독자였기에 이 모든 것들이 뒤섞여있는 『암전들』을 무척 좋아했다. 


작가의 팬이 된 뒤 그의 자전적인 성장소설  『우리, 짐승들』을 읽게 되었다. 어디까지가 실제 삶과 일치하고 어디까지가 허구로 재구성됐을까? 제발 작품에서만큼 굶주리지 않았길, 형들로부터 두들겨 맞지 않았길, 성정체성이 드러났을 때 가족들로부터 그토록 마음 아픈 거부를 받지 않았길 바라고 또 바랐다. 




짐승들


작품에서 '짐승들'은 어린 세 형제를 말한다. 작중 화자와 그의 두 형들, 조엘과 매니는 작은 짐승들이다. 

독자는 이 작품의 제일 첫 페이지에서 플라톤이 사내아이에 대해 말한 문장을 만난다.



플라톤의 문장을 읽은 뒤 독자는 첫 번째 문장을 읽는다.




어린 임금 세 명은 어느 날 어느 노인의 텃밭에 들어가 닥치는 대로 따먹는다. 부모는 때때로 세 형제를 잘 먹이지 못하고 방치하기도 했다. 노인은 형제들을 다양하게 부른다. 


'도망자 신세, 무뢰한, 은닉범, 탈주범, 도망범, 풋내기, 도회지놈들, 잡것들, 귀염둥이, 꼬맹이, 어린애, 가련하고 불쌍한 것들, 주님의 자식들'


 노인은 세 형제를 반기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집에서 나가라고 하지는 않는다. 노인이 형제들에게 샐러드를 만들어 주려는 참에 조엘과 매니는 물고 뜯고 콧물과 핏물이 낭자한 최악의 싸움을 벌인다. 노인은 두 사내아이에게 질린 나머지 '짐승들'이라 불렀다. 그러고는 캄캄한 어둠 속으로 나가라고 명령했다.


세 형제는 언제나 더 많이 원했고 언제나 더 차지하길 갈망했기에 부모의 애정과 생존의 자원을 두고 격렬하게 싸우고 서로에게 으르렁거리기도 한다. 그러나 세 형제는 언제나 함께 놀았고 가까웠다. 두 형은 자신들과는 조금 다른 막내를 호모 새끼나 기생충이라고 부르며 온몸이 시퍼렇게 멍들 때까지 때리기 일쑤였지만 자기들끼리 싸울 때보다는 살살 때렸다. 그리고 형들은 막내 일이라면 피투성이가 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세 형제의 결속은 어린 짐승들이 녹녹치 않은 삶을 버티는 힘이다. 




부모님

세 형제는 푸에트리코계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사회는 세 형제를 '잡종들'이라는 멸칭으로 부른다. 부모님이 10대 시절 본인들을 다 낳았다.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던 부모님은 가난한 노동 계급으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간다. 아빠와 엄마는 서로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빠는 엄마를 원하고 엄마는 아빠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들은 때로는 다투고 격렬하게 싸울 때는 아빠가 엄마를 때리기도 한다. 150센티미터를 겨우 넘는 작고 가녀린 엄마의 하얀 피부는 때로는 얼룩덜룩한 멍 자국이 가득하다. 아빠는 몇 주 동안 집을 떠나버리기도 한다. 이럴 때 엄마는 절망에 무너진다. 어린 세 아들을 돌보지 못한다. 



엄마

엄마는 14살 때 첫아이를 낳았고 세 형제를 모두 10대 시절 낳았다. 세 형제는 대략 여섯에서 열 살 남짓해 보인다. 이것들을 토대로 추측해 보면 엄마의 나이는 대략 20대 중반 즈음 되었으려나. 이 여성은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했고 양조장에서 밤샘 근무를 하느라 이따금씩 시간을 혼동하기도 한다. 남편은 때로 가출을 한다. 자신이 낳은 아이를 '잡종들'이라고 부르는 적대적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남편의 가출은 그녀에게 경제적 생전, 양육의 책임, 자신을 지탱하던 관계의 붕괴가 뒤섞인 커다란 고통이었을 것이다. 다행히 남편은 집에 돌아온다. 


아빠

아빠는 때로는 폭력적이었고 화를 내는지 장난을 치는 건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변덕스러우며 형제들을 버리고 집을 비우기도 했다. 아빠는 열여섯 소년일 때 백인 소녀를 임신시켰다. 가무잡잡한 얼굴에 아프로 머리를 한 소년은 가녀린 백인 소녀와 다음 해에 결혼하고 세 아들을 낳는다.


그가 속한 미국이라는 나라는 백인들의 나라다. 그가 살면서 겪었을 멸시와 혐오는 충분히 예상된다. 백인들의 나라는 그에게 기회도 주지 않았을 테고 그 얄팍한 기회조차 그의 피부색을 들어 빼앗으려 했겠지. 그럴 때마다 그는 아내와 어린 세 아들들을 생각하며 이 악물고 참아야 했겠지. 터져 나오는 분노는 때로는 그를 아내를 때리는 못난 사내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는 가족을 버리고 잠수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아내와 세 아들을 사랑했고 삶이라는 고된 숙제를 나름의 방식으로 해나갔다. 그는 세 아들을 씻기고 입히고 요리를 해먹였다. 겨우 열일곱 살 때 가장이 되어버린 되어버린 어느 라틴계 소년이 아버지가 되어가는 여정을 상상해 본다.





비밀스러운 일기장

작품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는 것은 전체 173페이지 분량의 소설에서 불과 열 페이지 정도를 남겼을 때이다. 세 형제 중 가장 하얗고 약한 아이, 예쁘장한 아이, 손가락이 가늘고 섬세한 아이, 책을 좋아하고 공부를 잘한 아이, 부모에게 다른 두 아들들보다 기대를 안겼던 아이. 


그랬던 작중 화자인 막내가 비밀스럽게 써왔던 일기장이 가족들에게 들켜버린다. 그 일기장에는 어린 소년이 퀴어로서의 성정체성을 깨닫고 품어왔던 온갖 성적 행위에 대한 공상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었다. 그 일기장을 발견한 가족은 막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를 사회가 인정하는 정상적인 성규범을 가르쳐 주기 위해 막내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버린다. 가장 연약하고 순종적이었던 막내는 짐승으로 변한다. 가족들의 얼굴을 할퀴려 들고, 그게 불가능하자 본인의 얼굴을 할퀴려 든다. 



부모의 엇갈린 사랑은 막내아들을 "고쳐 놓을 거야"라고 결심하게 만든다.



동물원에 갇혀버린 막내는 자유롭게 당당하게 살아가는 삶을 꿈꾼다. 그렇게 소설은 마친다.


독자인 나의 마음은 화자가 정신병원에 갇히는 장면에서 산산조각 났다. 그러나 화자가 동물원을 나온 뒤 자유로운 삶을 당당하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대목에서 그가 무너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미 잃어버린 '본래의 무리'를 그리워하고 슬퍼하기 보다는, "두 발로 우뚝 서는 날, 두 주먹을 펴는 날, 예전보다 단순한 삶"을 당당하게 걸어가는 삶을 그린다. 



이 열린 결말 속에서 나는 부서진 마음을 조금 주워 담았다.



*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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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짐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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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겪은 작가의 증언이자 에세이, 자전 소설이자 회고록인네주시노의 <슬픈 호랑이>를 힘겹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저스틴 토레스의 <우리, 짐승들>은 <슬픈 호랑이>에 비하면 분량이 상당히 얇은데도충격의 여파는 비슷했던 것 같다.히스패닉계 혼혈로 태어나 빈곤계층으로 자란 작가의 유년기를 담은 소설이<우리, 짐승들>이다. 제목 그대로 본능에 충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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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성적 학대를 겪은 작가의 증언이자 에세이, 자전 소설이자 회고록인

네주시노의 <슬픈 호랑이>를 힘겹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저스틴 토레스의 <우리, 짐승들>은 <슬픈 호랑이>에 비하면 분량이 상당히 얇은데도

충격의 여파는 비슷했던 것 같다.


히스패닉계 혼혈로 태어나 빈곤계층으로 자란 작가의 유년기를 담은 소설이

<우리, 짐승들>이다. 제목 그대로 본능에 충실한 짐승 무리를 보는 듯했다.

어렸을 때 아무도 성에 대해 알려 주지 않았다는 엄마는 열네 살에 큰 형 매니를 

임신했는데 그때 아빠 나이는 열여섯이었다.

결혼을 할 수 있는 텍사스로 이주해 엄마는 아들 둘을 더 낳았은데 모두 십 대에 

이루어진 일이다. 

배고프면 먹고 치고받고 싸우고 그러다 사랑하고, 무질서인 듯 보이지만 나름의 규칙이

공존했던 저스틴 토레스의 어린 시절.


아빠의 아빠로부터 이어진 폭력은 아내와 아들들에게 수시로

일어난다. 이런 일촉즉발의 아빠가 보이는 사랑의 농도는 또 어찌나

짙은 지. 

망치로 토마토를 부수고 그릇을 깨뜨리고 손에 잡히는 무엇이든 던지며 놀다가도

양조장에서 밤샘근무를 하는 엄마를 위해 조용한 순간을 만들 줄 아는 아이들.


학대나 방치만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혼란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빠의 가출로우울증에 빠진 엄마, 

배고픈 아이들의 도둑질,

무단 결근한 엄마를 찾아온 직장 동료의 입맞춤 세례,

다시 돌아와 아이들과 아내를 한시도 떠나지 않는 아빠. 

꽁꽁 억눌려 있던 분노를 엄마, 아빠에게

퍼붓는 아이들.

나의 예상과는 하나도 맞지 않는 이런 스토리들은 롤러코스터를 연속으로 탄 듯한 기분이었다.


왜 찾으러 오지 않았어. 왔어야 했는데 왜 안 왔냐고, 찾아왔어야지.

왜 안 왔냐고.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못돼 먹었어, 제대로 했어야지. p.78


무엇이든 함께 했던 삼총사시절은 끝내 영원하지 않았다. 

두 형은 생김새와 골격이 비슷한 반면 자신은 외모와 성적부터 이들과 달라지면서

미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받는다.

바로 그런 균열과 혼란, 성정체성을 토레스는 일기장에 남겼는데 자신의 비밀을

가족에게 들키면서 이들의 관계는 파국을 맞는다.


어린 나이에 성적 학대를 당한 네주시노와 저스틴 토레스를 살린 것은 무엇일까.

가족에 의해 정신병동에 갇히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않은 그 원동력에 대해 생각해 본다.

어린 시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이 시기에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나중에 커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킬 거라고. 이 말은 맞을수도 있지만 틀릴수도 있다.

본인이 그 지옥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에 글을 쓸 수 있었다는 네주시노처럼 저스틴 토레스도

마찬가지였을 거라고 본다. 책이 구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그의 두 번째 소설인 <암전들>도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시길. 




#우리짐승들 #저스틴토레스 #암전들 #열린책들

#슬픈호랑이 #자몽커피 

#서평단 #데뷔작 #퀴어문학 #선댄스영화제초청작

#신간 #채소개 #폭력 #사랑 #가난

e*****0 2026.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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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짐승이다/우리, 짐승들_저스틴 토레스
"우리는 모두 짐승이다/우리, 짐승들_저스틴 토레스" 내용보기
#서평단 #우리짐승들 #열린책들 📚『우리, 짐승들』 _ 저스틴 토레스💡“어쩌면 내가 쓴 글들은 처음부터 그들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이 그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마침내 나를 알아내주길 바라며”🍙한줄평: 성장을 단순히 회복하여 나아가는게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로 빚어 냈다-🔍우리, 짐승들은 한사람의 유년시절부터 시작해 각 챕터의 장면을 사진으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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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우리짐승들 #열린책들 

📚『우리, 짐승들』 _ 저스틴 토레스


💡“어쩌면 내가 쓴 글들은 처음부터 그들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이 그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마침내 나를 알아내주길 바라며”


🍙한줄평: 성장을 단순히 회복하여 나아가는게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로 빚어 냈다


-

🔍

우리, 짐승들은 한사람의 유년시절부터 시작해 각 챕터의 장면을 사진으로 보는 듯한 착각을 주는 선명한 작품이였다. 

작중 ‘나’는 삼형제로 그리 좋은 환경이라 말할수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 14살에 아이를 임신한 엄마는 아이들에게 예민하게 굴었으나 사랑을 했다. 아빠에게는 벨트로 맞고 뺨을 맞는 형제들과 아이들 앞에서 엄마와 성관계를 하기도 했다. 엄마 아빠라는 두 어른은 경제적으로도 안정치 못한 열악하고 빈곤한 가정이었다. 그들의 사랑은 우리가 보았을때는 정상적이지 않은 매우 결핍되어 보였다. 


하지만 이 가족은 그들 나름의 유대감을 가지며 함께 시간을 따라간다. 무릇 성장 소설이라 함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관계를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지만 이 소설은 다르다. ‘나’의 정체성 확립은 가족의 균열을 불러왔다. 정체성을 확립해 성장하는 것은 손에 들고 있던 다른 것, 즉 가족의 유대감을 잃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작품 ‘우리, 짐승들’은 이 ‘,(쉼표)’가 중요하다. ‘우리 짐승들’은 ‘우리’가 ‘짐승’들을 수식하여 소유관계를 나타내지만 ‘우리, 짐승들’은 쉼표를 통해 ‘우리’와 ‘짐승’들을 서로 대등하게 연결하여 우리는 모두 짐승과 다름 없을 나타내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저자가 왜 우리 모두를 짐승이라 표현했는지 ‘우리, 짐승들’을 직접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

이 책의 마지막 챕터는 “동물원에서”이다. 앞선 챕터에서 ‘나’는 짐승처럼 굴었음을 인정하고 동물원에 들어가야하지 않나 하며 스스로를 조소하였다.

여기서 동물원은 단순히 정신병원을 가르키는 걸로 끝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스스로를 짐승이라 인정했다면 짐승이 있을 곳, 자연속으로 가지 않고 동물원에 있다는 것은 짐승임에도 자연적 환경에 도달 할수 없고 인위적 환경에 존재해야만 하는 퀴어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보았다. 


📁

이 작품은 한 챕터가 다른 챕터와 연결되는 형식이 아닌 하나하나의 옴니버스식으로 연결되어 사진첩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하나의 에피소드가 떠오르는 이야기의 나열이었다.

작품 속 문장 자체는 간결하나 그 문장이 함축하고 있기에 문장을 해석하는 것이 오래걸린 작품이다. 함축하고 있는 문장이 많기에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시간을 보낼수 있어 좋았다.


이야기는 우리의 시점이 아닌 이 가족의 막내아이의 시점으로만 진행된다. 분명 정상적이지 않은 결핍되고 불건전한 상황들을 아이의 시점으로 진행한 ‘낯설게 하기’ 기법을 활용하여 폭력에 대하여 아이들이 가지는 인식이 가볍게 묘사될어 독자들로 하여금 비극성이 조금 더 강조되었다. 


🙋‍♀️

새로운 퀴어소설을 찾으시는 분들!

문장 하나하나 분석하고픈 분들!

사진처럼 선명한 작품을 읽고픈 분들!

잊을수 없는 퀴어 작품을 찾고싶은 분들!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d*********8 2026.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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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리, 짐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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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가족은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면서, 때로는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기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저스틴 토레스의 『우리, 짐승들』은 그 모순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그려 낸 소설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200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책이지만, 읽는 동안 가난과 폭력에 노출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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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담았습니다 ***


가족은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면서, 때로는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기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저스틴 토레스의 『우리, 짐승들』은 그 모순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그려 낸 소설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200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책이지만, 읽는 동안 가난과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의 모습에 영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아이들을 지켜 줘야 할 어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유독 아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매니와 조엘, 그리고 막내인 ‘나’. 이렇게 세 형제는 토마토를 던지며 장난치고, 쓰레기로 연을 만들고, 강에서 함께 수영하며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아이들이다. 서로 다투고 사납게 굴면서도 누구보다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하나의 무리 같기도 하다. 아빠가 집을 떠난 뒤 울리는 전화벨을 들으며 막연한 시간을 견디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어린 시절 특유의 천진함과 불안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 가족에게는 분명 사랑이 있다. 하지만 그 사랑은 폭력과 뒤섞여 있고, 이 지점에서 마냥 즐겁게 읽을 수가 없어진다.


이들의 거친 행동 속에서 나는 애정을 먼저 찾으려 했던 것 같다. 가족끼리는 그럴 수도 있지 않나, 서로를 아끼니까 가능한 행동 아닐까 하고 폭력을 그럴 수도 있는 풍경의 일부처럼 애써 받아들이려고 했던 걸지도 모른다. 사실 이런 모습이 더 위선적인 것은 아닐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왜 아이들이 겪는 상처를 선명한 폭력으로 바라보지 못했을까.


세 형제가 하나의 목소리로 말하던 ‘우리’는 막내가 자신의 욕망과 정체성을 알아 가면서 조금씩 ‘나’들로 갈라진다. 가족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한 막내가 정신병원에 보내지는 장면은 자신을 알아 가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자연스러운 성장이면서도, 반면 누군가에게는 관계를 잃는 일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형들을 벗어나 터미널로 향하는 발걸음에서는 슬픔과 함께 처음으로 자기 삶을 선택하려는 마음이 엿보인다.


이 소설은 짧고 파편적인 장면들을 툭 던져 놓을 뿐, 그 안에 담긴 인물의 마음에 대한 상세한 설명들은 생략한다. 그래서 읽고 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무리 안에 남고 싶은 마음과 그곳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어쩌면 함께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나를 찾아가는 일이 아니라, 한때 나를 이루었던 세계와 멀어지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짐승들 #저스틴토레스 #열린책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5 2026.10.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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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우리는 더 많은 살, 더 많은 피, 더 많은 온기를 원했다. / p.12소설에도 질감이 있을까. 실제로 만져지는 것도 아닌데, 활자를 읽을 때마다 마치 손끝에 닿는 듯하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문장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거친 사포 그 자체인 문장도 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감각이어서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다른 후기들을 접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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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는 더 많은 살, 더 많은 피, 더 많은 온기를 원했다. / p.12


소설에도 질감이 있을까. 실제로 만져지는 것도 아닌데, 활자를 읽을 때마다 마치 손끝에 닿는 듯하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문장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거친 사포 그 자체인 문장도 있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감각이어서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다른 후기들을 접해 보면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닌 듯하다.독자인 나에게도 참 신기한 일이다. 눈으로 읽는 시각적인 글이 어떻게 손끝의 촉각으로 남는지 책장을 덮고도 생각하게 된다.


표지에서부터 거친 느낌을 주는 이 책은 저스틴 토레스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처음에는 줄거리를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줄거리에 끌려 읽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다른 소설로 만난 작가였다.성적 변종을 연구하던 인물과 한 노인의 이야기를 담은 <암전들>이라는 작품이었다. 난해했지만, 소설의 형식이 형식이 워낙 독창적이어서 인상 깊게 남았다. 작가의 초기작이라는 소식을 듣고 더욱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화자는 푸에르리코 이민자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셋째이자 막내아들이다. 어린 나이에 세 아들을 낳은 어머니와 충동적인 아버지 아래에서 폭력에 노출된 채 불안정하게 자란다.바깥에서 보면 영락없는 문제아 가족이다. 폭풍처럼 문제 행동을 일삼지만, 정작 이들은 행복하기만 하다.시간이 흘러 화자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깨닫고, 스스로가 짐승임을 자각하게 된다.


조금 어렵게 다가온 작품이었다.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파편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인상적인 사건과 일화를 하나씩 보여 주는 형식이라, 한 장면씩 포착한 사진첩을 넘기는 기분이었다. 초반에는 이 느낌이 낯설게 다가와 페이지가 더디게 넘어갔는데, 화자의 서사에 빠져들고 난 뒤부터는 확실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배경이나 분위기보다 화자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독서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부모의 역할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화자를 포함한 삼형제의 성장 환경은 몹시 열악했다. 아버지는 가죽 벨트로 아이들의 뺨을 때렸고, 어머니는 자신의 우울을 아무렇지 않게 자녀들에게 투사했다. 게다가 두 사람은 경제적 능력조차 없는 어른이었다.버지의 폭력을 그대로 장난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섬뜩했다. 스치고 지나가면서 들었던 아이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과연 이들 가족은 짐승이었을까. 분명 부모는 양육할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었고, 아이들 또한 모범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사회가 말하는 정상 가족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세상 어디에도 없을 법한 부모와 자녀였는데, 활자 너머 느껴진 모습은 이상하게 행복해 보였다. 그렇게 모진 폭력과 지긋지긋한 가난과 싸우면서도 이들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문체만큼이나 거친 유년의 상처가 묘하게 서글프다.

YES마니아 : 골드 m*******6 2026.10.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