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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문화를 알고 이해하려면 그 문화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머릿속으로만 알고 이해하는 것이 직접 보고 느낀 것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늘 낯선 곳을 동경하고 언젠가,라는 꿈을 꾸기도 한다. 때로는 어디선가 보았던 사람들의 흔적들을 따라가 보기도 하면서. 여의치 않을 땐 여행 서적들을 곁에 두는 것으로 위안을 삼기도 한다.
대개의 여행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봐야 할 곳, 보이는 것들에 주목한다면 저널리스트 권석하 님의 <유럽 문화 탐사>는 삶이 곧 문화가 되고 그 문화 속에 숨은 거장들의 삶에 주목한다. 유럽의 문화 속으로 녹아든 역사, 더불어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문화는 살며 사랑하고 살아가는 인간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화가로는 모네, 반 고흐, 피카소, 문인으로 빅토르 위고, 셰익스피어, 괴테, 에밀리 브론테, 톨스토이, 헤르만 헤세, 찰스 디킨스, 오스카 와일드, 제인 오스틴과 버지니아 울프, 음악가로 바그너, 비틀즈, 헨델과 바흐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길이 남을 거장들의 삶과 죽음, 사랑과 열정, 도전과 좌절, 슬픔과 분노 등 그 인생의 흔적을 따라 유럽 곳곳의 문화적 풍경을 담아낸다. 작가들이 살았던 곳곳을 세세하게 담아낸 사진들이 눈을 즐겁게 할 것이고, 생애에 녹아든 숨은 뒷이야기들은 귀를 솔깃하게 한다. 그리고 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던 거장들을 다른 시각으로 만난다.
연인이자 아내로서 모네의 단골 모델이 되었던 까미유의 슬픈 사랑을 담은 이야기 때문인지 모네의 작품에 남모를 애틋한 정도 느껴지고, 자신의 위대한 그림조차도 슬픔의 통로가 되지 못 했던 불행한 삶을 살다간 고흐의 삶과 자살한 사람들의 방은 수리하거나 세를 놓지 않는다는 관습 때문에 금방 고흐가 죽어 나간 거처럼 보인다는 곰팡이 냄새가 나는 얼룩진 방의 풍경은 작품을 더욱 애잔하게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잔 다르크와 얽힌 정치적 음모는 역사를 다시 보게 될 것이며, 셰익스피어 진위 논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왜 셰익스피어가 우리가 아는 셰익스피어가 아닌지 그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유난하게 총명했던 여류 작가들의 짧은 생과 비극적인 삶은 작품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스테인드글라스의 존재 목적과 음악과 스테인드글라스의 그림이 지상 천국을 체험하게 하는 당시 신자들을 위한 배려였다는 것도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비밀의 정원을 가지고 있다. 이 방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비밀과 고흐의 문제를 같이 연결해서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그것은 이 방이 빈방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본문 55쪽, 라부 여인숙을 지키는 얀센과의 인터뷰 중에서)
거장들이 나고 살았던 곳은 어떤 곳일까. 공통점을 찾아본다면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며,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소박하다. 모네의 혼이 담긴 에뜨르따, 고흐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시골 마을 아를, 잔 다르크의 도시 루앙, 셰익스피어의 고향 스트랫 포드, 영국 걷기의 심장과 영혼이라고 불리는 영국 사람들이 사랑하는 호수지방, 브론테 세 자매가 살았던 척박한 시골 동네 하워스, 위대한 작품을 낳은 헤세의 정겨운 고향 칼프 등 자연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느리게 사는 삶과 여유의 진수를 보게 된다. 분명 낯선 공간임에도 저자의 호기심이 보여주는 거장들의 삶과 흔적들은 더없이 친근한 곳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소박하지만 그들의 생을 닮은 그곳에서 모네는 아내 까미유를 모델로 우직한 그림을 그렸고, 고흐가 누비고 다녔던 골목에서는 고흐가 여전히 그곳에 있을 것만 같다. 셰익스피어를 낳은 스트랫 포드는 희곡의 대명사가 되었고, 톨스토이의 고향은 방문객들이 쉬어가는 쉼터가 되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외롭고 바람 부는 언덕에서 에밀리 브론테는 히스 클리프를 탄생시켰고, 햄프셔의 아름다운 전원에서 제인 오스틴은 세상에 반기를 든 조용한 혁명가가 되었다. 윌리엄 워즈워스는 아름다운 그곳에서 낭만파 시를 썼으니 이쯤 되면 위대한 작품이 작가의 머릿속에서 그냥 나오는 것도 아닐 테지만 아무 데서나 불쑥 나오는 것도 아님을 알게 된다. 작품은 환경의 산물인 것이다.
깨알 같은 연구에 대한 정보도 흥미롭다. 연구가들이 밝혀내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이 책의 감초와도 같다. 예를 들어 모네의 편지를 토대로 <에뜨르따 절벽의 일몰>을 그린 정확한 시간과 위치를 읽어내는 것이 그렇고, 언어의 마술사라 일컬어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나오는 정확한 단어 수나 연극에 몇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놀라움을 자아낸다. 삶과 더불어 죽음에 얽힌 흥미도 놓치지 않는다. 사회에 끼친 영향에 따라 무덤의 크기나 안치된 장소에 따라 어떤 대접을 받는지도 보게 되고, 사후 대접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기도 한다. 너무 대단한 삶이라 죽어서도 마음처럼 묻히지 못하는 작가들도 많고, 위대한 업적과 다르게 너무나 소박한 무덤까지 삶뿐만 아니라 죽음까지도 남다른 풍경이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황홀한 여행이었다. 단숨에 읽어버리면 아쉬울 것 같아 아껴서 읽었다. 유럽의 문화를 느끼고 싶은데 여의치 않을 땐 이 책이 알찬 동행이 되어줄 것이다. 괴테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세상에는 특별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이 관점에 달려있다고.'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작품들이고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작가들을 찾아 떠난 여행이 특별한 것은 없을지 모르지만 작가가 무엇을 느끼고 담고자 했는지에 따라 충분히 특별해질 수 있음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거장들의 숨결을 느끼며 유럽의 문화 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느낌이다. 하지만 안다. 이 짧은 기간의 느낌으로 새롭게 작품들을 만나며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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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화 탐사, 글로 발자취를 새겨본다 이 책은 저자인 재영(在英) 저널리스트인 권석하의 여행기이다. 여행기 중에서도 저자가 관심을 기울인 인문학, 그중에서도 여기저기를 순례하면서, 기록한 유럽 문학의 발자취를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 유럽의 모든 지역을 망라한다 싶을 정도로 풍부한 기록이 실려 있다. 프랑스 파리로부터 톨스토이의 고장 러시아까지. 특히 이 책에는 아무래도 저자의 관심이 문학에 있다 보니, 문학관련 인물들의 발자취를 찾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중에, 몇 군데, 추억의 장소가 나타났다. 그전에 어떤 계기로 유럽에 몇 번 기회를 만들어 잠시 동안 체류한 적이 있었는데, 저자가 기록한 장소 중에 내가 들렀던 곳이 등장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그 곳들을 더 자세히 읽어가면서, 자연스레 그 때의 추억을 더듬어 보게 되었다. 빅토르 위고 - 몽셀미셀 프랑스 파리와 낭트에서 3개월을 체류하면서, 그 때 시간을 내어 들렀던 곳 중의 하나, 몽셀 미셀. 낭트에서 렌트카로 몇 시간 - 몇 시간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 달려 그 곳에 도착했다. 그때 가지고 있던 프랑스 여행 정보 책자에 의거, 그저 베네딕토 수도원으로 알고 갔었다. 지금 이 책의 기록에 의하면 더 의미있는 곳인데, 당시는 그런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그저 여행지의 하나라고만 생각했던 게, 아쉽다. 이 책에 보니, 이곳이 한 때 감옥으로 사용되었고, 이 감옥 속에서 수인으로 있던 사람 중에 빅토르 위고가 있었다 한다. (155쪽) 그것을 그 때 알았더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위고의 발자취를 더 찾아보려고 노력했을 터인데, 아쉬울 뿐. 이 책에는 최신 정보로 알려주기를, “얼마 전부터 자동차를 마을 바깥 주차장에 주차를 해 놓고 셔틀 버스로만 들어올 수 있어 상당히 불편해 졌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는 차를 몰고 들어갈 수 있어 편리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곳 어딘가의 식당에서 여행자의 허기를 달래느라, 현지 음식을 배불리 먹었던 기억. 그러한 기억만 떠올리다니! 문화탐사라는 책을 읽으면서 말이다. 셰익스피어 - 스트랫 포드 어폰 에이번 영국 런던에서 일 개월을 체류하면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들렀던 셰익스피어의 고장이다. 런던을 출발하여 옥스퍼드에서 일박 체류했는데, 마침 옥스포드에 지인이 체류하고 있어서였다. 다음 날 아침 지인과 함께 근처에 있는 에이번으로 출발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세익스피어를 보지 않고 가면 후회한다는 말을 들으며, 도착한 에이번은 과연 셰익스피어의 고장다웠다. 도시 전체가 셰익스피어의 발자취로 넘쳐나고 있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곳은 단연 셰익스피어의 생가. 비록 방문객이 많아, 늘어선 많은 관광객 틈에 끼어 둘러보는 형편이었지만, 방마다 계단마다 셰익스피어의 숨결을 느끼는 것처럼, 마음은 그랬었다. 이 책에는 셰익스피어의 생가 사진을 두장 수록해 놓았다. 한 장은 ‘정원에서 본 생가’(178쪽)이고, 다른 한 장은 생가를 앞에서 보고 찍은 것(187쪽)이다. 정원에서 바라본 생가 사진은 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생가를 바라보는 앵글로 찍어놓았는데, 그 당시 미처 보지 못하던 각도라 더욱 새롭다. 그 당시에는 그저 생가 안에만 들러 이방 저방을 들러 보았고, 진열대에 진열된 세계 수많은 언어로 번역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중에서 우리 말로 된 책도 있어, 신기해하기도 했었다. 그러니 밖의 정원은 둘러볼 생각조차 못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사실 셰익스피어의 생가 내부에 있는 것들은 그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들이다. 그가 살던 시대의 가구를 수집해서 알차게 분위기만 내고 있다”(179쪽)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습기도 하지만, 어떠랴? 그가 살던 시대의 가구들이라니, 혹시 그 중 어딘가에 셰익스피어의 손길이 닿았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또 들렀던 곳은 셰익스피어가 묻혀있다는 곳, 홀리 트리니티 성당(190쪽)이다. 그날 갔던 때, 마침 결혼식이 거기에서 열리고 있었다. 그래서 결혼식이 다 끝나기를 기다려 셰익스피어가 묻혀 있는 곳, 바로 제단 앞에 가서 볼 수 있었다. 괴테 - 프랑크푸르트의 괴테 하우스 파리에 체류하면서 주말마다 - 그 때는 금요일 오후에 출발하여 월요일 아침에 도착하는 강행군을 하던 시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들렀다, 그런데 아뿔싸, 그날 괴테하우스는 문을 열지 않았다. 무슨 이유였던가는 기억에 없지만, 닫힌 문 앞에서 사진만 찍고 왔던 기억이 난다. 해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괴테 하우스는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괴테 하우스의 내부를 찍은 사진들은 그래서 더더욱 반갑다. 다른 곳들도 역시 그렇게 떠올렸던 추억들을, 미처 보지 못한 아쉬움과 미진한 생각들을 이 책으로 보충할 수 있어 좋았다.
내가 들렀던 곳이라서 꼭 그곳들만 의미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는 다른 곳들도, 또한 그 자리에 얽힌 사연들도 모두다 문학(그리고 문화)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귀한 자료들로 그득하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이 책, 좋아할 것 같다. 기회가 되면 이책을 들고 그 곳으로 떠날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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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알지 못하는 머나먼 이국에 대해 막연한 향수를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나의 경우는 오래 전부터 유럽에 대한 아스라한 동경이 오동나무 줄기 속 옹이처럼 가슴속 깊이 새겨져 있었다. 그래서 중요한 프로젝트가 끝나거나 일상생활의 모든 일들이 견딜 수 없는 무게로 내 어깨를 짓누를 때마다, 나는 가볍게 여장을 꾸려 유럽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에 종종 휩싸이곤 했다. 하지만 정작 시간이 생기면 주저하기 십상이다. 그런 동경은 말 그대로 대단히 막연하여 구체적인 계획이나 구상이 없는 까닭에 실행으로 옮기기가 녹록치 않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의 경우에 유럽을 여행할 수 있는 행운이란 그리 쉽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어서, 널리 알려진 명소부터 먼저 찾는 것도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기회를 조금은 특별하게 활용하고 싶다는 강박관념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남들도 다 찾는 관광 명소에서 인증샷이나 찍는 수박 겉핥기식 여행으로는 2% 부족함을 느끼거나, 꽉 짜인 일정에 따라 관광 명소를 쇼핑하듯 우르르 몰려다니는 패키지여행이 내키지 않는 경우, 또는 나처럼 유럽에 대해 무언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동경이 가슴속에 꿈틀거리는 경우라면 자신만의 특별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테마나 주제가 대단히 절실하다.
이런 망설임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반가운 책이 출판되었는데, 바로 저널리스트 권석하 씨가 쓴 『유럽 문화 탐사』다. 『유럽 문화 탐사』는 제목에 나타난 그대로 유럽의 ‘문화’와 관련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는 데 치중한다. 그래서 유럽 문화를 미술, 문학, 고전 음악이라는 세 개의 큰 범주로 구분하여 우리에게 친숙한 미술가와 문학가와 음악가들을 소개하면서 그런 인물들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활동했거나 그런 인물들의 자취가 진하게 배어 있는, 대단히 중요하면서도 그런 중요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여러 명소를 소개한다.
하지만 『유럽 문화 탐사』가 관광지 홍보 수준의 내용 정도만 소개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럽 문화 탐사』는 중요 예술가들의 예술 세계나 잘 알려지지 않은 개인사까지 비교적 상세히 소개할 뿐 아니라 관련 역사 정보와 사진 자료들도 풍부하게 담고 있어서, 꽤 깊이 있는 문학 안내서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유홍준 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 나처럼 막연하게 유럽으로 훌쩍 떠나고 싶은 사람의 경우는 미술이면 미술, 문학이면 문학, 고전 음악이면 고전 음악과 같이 하나의 테마를 정한 뒤에, 『유럽 문화 탐사』에 소개된 예술가들 중 한 사람(혹은 몇 사람)을 골라서 그 인물(들)의 숨결과 발자취로 가득한 장소들을 느긋하게 탐방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보면, 무언가 특별한 유럽 체험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유럽 문화 탐사』가 안성맞춤의 길잡이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특히 내 눈에 확 들어온 것은 낭만파의 대가인 윌리엄 워즈워스가 태어나 작품 활동을 했던 영국 중서부의 ‘호수지방’(Lake District), 불우한 일생을 살았으나 천재적 예술성을 보여준 에밀리 브론테의 마을인 하워스(Haworth), 그리고 18세기 후반 영국의 문학적 감성을 대변한 제인 오스틴의 하우스 뮤지엄이 있는 작은 마을 초튼(Chawton)에 대한 소개였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낭만시에 매료되고 영국 소설에 심취한 나는 『유럽 문화 탐사』에 소개된 내용을 읽으면서 학창 시절의 문학적 감흥이 되살아났고, 그곳을 꼭 한 번 찾아가고픈 강한 목마름을 느꼈다. 책과 글로만 접했던 워즈워스와 브론테 자매와 오스틴의 고향에 찾아가 그들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생각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특히 호수지방은 외부 관광객보다는 오히려 영국인들이 관광과 휴양을 위해 즐겨 찾는 명소라니, 영국의 풍취를 이보다 더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싶다.
나의 경우는 이처럼 『유럽 문화 탐사』를 읽은 덕분에, 이전까지는 막연하던 유럽 여행에 대한 테마가 매우 구체화되었다(이 짧은 서평으로는 『유럽 문화 탐사』에 소개된 다른 예술가들 및 그들과 관련된 여러 명소를 일일이 언급할 수 없어서 아쉬움이 크지만, 책 소개에 나타난 목차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이제는 여러분 차례다! 유럽 여행을 꿈꾸면서도 대단히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유럽의 여러 나라들 중에서 어디를 방문해야 할지를 고민하거나 망설이는 사람이 여러분 중에 있다면, 『유럽 문화 탐사』를 읽어보면 어떨까? 그러면 『유럽 문화 탐사』 속에서 문뜩 여러분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예술가와 그 예술가의 영향과 자취로 가득한 명소를 발견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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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장구한 역사와 함께 다채로운 문화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라고 생각한다.그리스.로마 문명이 태동하면서 유럽 문명은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해 나가는 동시에 다양한 영역에서 문화의 꽃들이 세상에 빛을 발휘하게 되었다.모든 생물은 필멸을 거듭해 가지만 문화가 갖고 있는 저력은 면면이 이어져 더욱 값진 가치를 발휘하게 되는 것 같다.실질적 권력을 갖은 정치,경제가 인간의 삶을 지배하지만 현대인들의 정신적,심리적 누적 피로를 위무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반면 인문적 요소가 가득찬 예술 작품은 보고 읽고 느끼는 것에서 떠나 당대 작가와 함께 내면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뭐가 있겠는가.
문화라고 하면 범위가 넓기에 자신이 좋아하고 끌리고 소화(消化) 가능한 분야 및 작가,나라를 선정하여 직접 탐사(探査)를 즐기는 것이 가장 살아있는 문화 학습이 될 것이다.회화,조각,건축,음악,문학의 흔적,기록,발자취를 따라 가노라면 작품을 창작한 작가의 삶의 배경과 이력 그리고 작품이 세인들에게 전하는 무언의 메시지는 가격으로 매길 수 없는 보고(寶庫)를 접할 것이다.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작품,작가를 만나 궁금한 것들을 직접 보고 들으면서 의문 사항을 해소하면서 문화가 갖고 있는 가치와 의미를 더 높은 단계로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문화가 갖고 있는 저력(底力)은 놀라우리 만큼 위대한 결과물이다.또한 다양한 문화 영역을 일괄적으로 제시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몇 개의 단위로 묶어서 직접 탐사한 결과를 정리하여 글로 나타낸다면 독자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 호기심과 상상력을 한껏 부풀리고 이미 접한 것일지라도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다.무역 상사 주재원으로 30여 년 이상을 영국에 머물면서 예술문화해설사 자격증을 취득한 권석하 저자는 유럽문화권에 대한 폭넓은 인식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이미 알고 있는 작가,작품도 있고 생소하게 다가오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주마간산격으로 접했던 것들이라 이번 유럽 문화 탐사가 주는 이미지는 저자의 해박하고 풍부한 유럽 문화 지식과 해설이 곁들어져 재미와 학습 두 마리를 잡을 수가 있어 매우 유익했다.
인상파 화가인 모네,반 고흐,피카소가 남긴 작품의 세계와 연관 미술관과 박물관,관련 지역을 탐방하는 장면들에서 화가들의 혼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화가 반 고흐는 생전 초라하고 굴절된 삶을 살았지만 죽고 난 뒤 그의 작품은 천정부지의 호가를 자랑하고 있다.프랑스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정원은 운치와 매력을 더욱 안겨 주었다.아비뇽 유수(幽囚)로 잘 알려진 남불 아비뇽 축제는 각종 공연을 관람하기 위한 외지인들로 북적거린다고 한다.특히 아비뇽의 고색창연한 아비뇽 성당은 종교가 갖고 있는 영향력을 당당하게 과시하고 있다.미술관과 박물관의 경우 레닌그라드,모스크바,바르셀로나,릴 지역을 소개하고 있는데 가우디가 남긴 바로셀로나의 각종 건축물이 압권이고 그의 사후 100주년을 기념하는 성당 건설은 지금부터 한껏 기대를 부풀게 한다.또한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폐허가 된 폼베이 시가 상가 건물과 인간의 욕망의 밑바닥인 매음굴,침실에서 발견된 해골 등은 무상함을 더해 준다.
문학 분야 탐사 역시 다양하기만 하다.빅토르 위고가 수인으로 갇혀 있었던 몽셍미셀 수도원의 장엄함,영어라는 언어를 완성시킨 셰익스피어와 독일어라는 언어를 완성시킨 괴테의 천재적 문학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셰익스피어는 천재적 문학 자질과 영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문턱을 밟아 보지 않은 존재이다.그의 작품 속에는 28,829의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놀랍지 않은가.또한 괴테는 교육열이 높았던 아버지의 지원에 힘입어 다양한 분야에 걸쳐 박학다식하다.그가 남긴 파우스트 작품으로 일약 독일어의 언어를 완성시켰던 것이다.그 외 《폭풍의 언덕 》의 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문학적 삶과 작품의 배경,넓은 영지를 보유하는 한편 러시아 대문호로 잘 알려진 톨스토이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그는 특이하게 동양권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묘지 봉분이 봉긋 솟아 있는 점이 이채롭다.《데미안》으로 잘 알려진 헤르만헤세의 문학적 삶의 조명도 꽤 인상 깊다.그는 작품의 구상을 위해 다양한 나라들을 순례 기행했다고 한다.찰스 디킨스,오스카 와일드,제인 오스틴,버지니아 울프가 차례대로 소개되고 있다.
끝으로 음악가들의 음악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바그너리안의 꿈으로 알려진 음악 축제와 오페라,리버풀의 아이콘 비틀즈의 음악 인생,그리고 종교색 짙은 헨델과 바흐 음악을 차례대로 소개하고 있다.음악이 축제이고 오페라로 각색되면서 팬으로서 음악가와 음악에 심취하고 있다는 인상 깊게 받았다.주요 화가,미술관,박물관,문학가 및 문학작품,음악가 등이 살았던 공간과 당대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호흡을 함께 하려는 권석하 저자의 폭넓은 문화 순례기는 문화를 예찬하는 내게 커다란 디딤돌로 다가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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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유럽 여행 정보책이 아니다. 유럽의 여행 다닐 만한 곳을 사진 찍어 올린 책도 아니다. 여행 사진으로 도배된 책도 아니다. 인문학이 바탕이 된 깊이 있는 여행 책이다. 저자 권석하는 영국에 살고 있으면서 유럽의 다양한 곳을 다년 본 경험을 되살려 그 도시에 얽힌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여행 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저자 본인이 독서광이기도 하다.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을 찾아가 작가의 의도를 발견하여 독자들에게 전해 주는 형식이다. "이 텅 빈 방을 보지 않고는 고흐를 보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락방은 많은 것들을 순례객에게 얘기해 준다. (오베르 수르 우아즈) 텅 빈 방에서 느끼는 이런 진한 감동은 암스테르담에 있는 안네 프랑크의 텅 빈 방 이후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고흐가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하소연하던 병의 증상을 의사들이 연구한 결과 간질병이기보다는 귓병의 일종인 메니에르병때문이라고 한다. 이 병은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현상으로부터 시작해서 어지럼증이 나고 평형감각이 무뎌지는 병이다. 그래서 고흐의 그림에는 거의 제대로 된 직선이 없고 선들은 구부러져 물체들도 봄의 아지랑이가 피어날 때 사물이 흔들려 보이듯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고흐의 독특한 화법은 이런 어지럼증과 평형감각으로 인한 문제 때문이지 결코 일부러 구사한 독특한 화법 때문이 아니라는 뜻이다. 고흐는 자신이 만족한 그림에만 빈센트라는 서명을 했다. 이 마지막 시기의 그림에서 많은 빈센트라는 서명을 발견할 수 있음은 참 아리러니 하다. 그는 간질병 같은 수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99% 시간에는 앞뒤로 꽉 막혔다 할 정도로 자신에게 엄격했다. 고흐는 경우 10년의 작품 활동을 통해 유화 860점, 수채화 147점, 스케치 1030점, 그래픽 10점, 편지 스케치 133점 도합 2181점을 그려냈고 거기다가 동생 테오에게 뿐만 아니라 친지들에게 도합 874통의 편지를 남겼다. 바로셀로나가 속해 있는 카탈로니아 지방은 말만 스페인이지 스페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뿐만 아니라 언어마저 마드리드의 스페인어와 다르다. 축구만 따져도 바르셀로나 클럽축구와 레일 마드리드의 경쟁은 거의 피를 보지 않는 전쟁이라고 해야 할 정도이다. 가우디는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상당히 내성적이고 과묵해서 괴팍하다고 소문이 났으나 실제로 가까운 친구들은 대단히 친절하고 자상한 성품이라고 평했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에다 극단의 채식주의자여서 정기적으로 단식을 했는데 이 때문에 건강을 많이 해쳤다. 늙어서는 외모에 전혀 신경을 안 써 남루한 오래된 옷을 입고 다녀 거지로 오해 받기도 했다. 원래 유럽인은 1인 2식이었다. 돈 많은 사람들이나 자기 전에 밤참을 조금 먹고 잤지, 일반 서민들은 당연히 1박 2식이 원칙이었다. 성인병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1일 3식을 하고 나서부터라고 한다. 평생을 한국 도자기 수집에 몸을 바치고 18권에 달하는 도자기에 관한 책을 쓴 곰퍼츠씨가한국 박물관에 기증하지 않았다고 욕할 것 아니라 오리혀 우리 고미술품에 바친 그의 수고와 애정에 고마워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예수의 성지가 있는 이스라엘의 모든 곳은 다른 어떤 기록에는 없이 성경에만 기록된 사실들을 찾아다니는 성지순례이다. 그곳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성경에 기록된 사실들을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면서 다니는 곳이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다니는 여행이라 했다. 배우가 심각한 대사를 길게 늘어 놓고 관중들은 숨도 안 쉬고 귀를 쫑긋해서 듣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 그래서 대사는 짧아야 했고 그러면서도 관객들에게 강력한 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하는 소위 말하는 촌철살인의 문장이어야 했다. 대사가 길어도 한 문장이 길어서는 안 되었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대사는 간결하고 정확해야 했다. 단 한마디에도 슬픔을 자아내게 했고 혹은 배꼽을 잡는 웃음이 터져 나와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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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 동안 제주도를 여행했다. 제주도의 빼어난 절경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고 다양한 먹을거리에 입도 마음도 즐거웠다. 이런 즐거움에 더해 여행이 주는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그 지역 혹은 그 나라의 문화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와는 전혀 다른 문화가 주는 매력은 말로 다하기 어렵다. 물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그 바탕에 깔린 인간이라는 공통점, 하지만 그런 공통점을 다르게 표현하는 다양성에 새로운 시각이 열리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유럽 문화 탐사>는 내가 사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하지만 그 속에 또 다른 공통점을 지닌 유럽의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너무나 유용한 책이다.
오늘날 다양한 여행 관련 서적들이 출판된다. 여행하는 사람마다 관심을 가지고 보는 부분이 다르기에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들도 각각 다르다. 이 책을 쓴 권석하님은 예술문화해설사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렇기에 저자가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순한 여행 이야기가 아닌 유럽 각 지역의 예술인, 예술 작품, 문학, 철학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
사실 여행을 다니면서 예술가 혹은 작가의 생가를 방문하거나 그가 작품 활동을 했던 공간들을 찾아가 보기도 했지만 그렇게 큰 감명을 받았던 기억은 없다. 그냥 그렇구나 정도였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작가에 대한 관심을, 음악가에 대한 관심을,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박물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가서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겨났다. 진짜 그들이 살았던 곳의 모습을 보고 싶고, 그들이 활동했던 도시에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싶다.
이렇게 호기심이 생기고,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은 저자의 말처럼 본 만큼 느끼고 싶어서이다. 물론 언제 유럽에 가서 저자가 말한 모든 곳을 둘러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꿈은 지금부터라도 꾸어야겠다. 그 언젠가 그곳에 가서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또한 그것을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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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책을 만났다. 내가 좋아하는 오래된 골목길. 구불구불 혹은 좁은 골목길 사이를 거닐면서 그 안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언제나 흥미롭게만 느껴진다. 따사롭게 비치는 햇살을 느끼고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천천히 거닐 수 있는 곳, 작가의 숨결이 담겨있는 집과 서재를 바라보고 혹은 유물들 을 보다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그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느끼게 될런지도 모를일이 아니겠는가? 저자의 안내를 받으면서 오래전 그들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악상을 떠올 리며 거닐던 그 곳, 그 시간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의 흔적을 보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니 정말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어느 곳 하나 가 본 적이 없어 아쉽기도 했지만 글과 사진으로 대신 느껴보는 풍광들, 분위기들이 언제가는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게 만들어 주었다. 모네와 코끼리 바위, 수련으로 시작한 첫 출발지부터 꽤나 인상적이다. 교과서나 방송매체를 통해 드문드문 얻은 얕은 지식이 전부인 나에게 이번 여행은 예술가들의 삶의 흔적, 작품들을 쫓아다니며 그동안 잠재되어있던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소설을 읽다보면 과연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어떻게 이런 이야기들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한 적이 많았기에 정말 재밌는 시간이었다. 꽃 할배를 통해서 본 적이 있는 가우디의 작품처럼, 책을 읽었고, 미술책에서 혹은 음악시간에 배웠던 기억만으로도 꽤나 친숙한 이름이다보니 마치 내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던 이웃집 언니, 오빠같기도 했다.
박물관에 전시된 이들의 유품을 보다 보면 세 자매는 지금도 어디에선가 담배종이에 애절한 시를 쓰고 손바닥만한 노트북에 동화 주인공 그림을 그리고 꽃과 하워스 경치를 자수를 하고 인형 옷 바느질을 하면서 깔깔 거리며 오순도순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멀리서 온 길손은 자신들의 일생과 자신들의 만들어낸 소설 주인공의 애달픈 인생을 애잔해한다는 것도 모르는 채.227-229
그 중에서 특히 톨스토이가 살았던 집, 정원은 꼭 보고 싶다.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산 곳이라는 본가는 더더욱. 산은 물론 언덕마저도 없어 끝없이 펼쳐진 평원 과 그 사이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그는 수 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던 곳이다. 학창 시절 우리를 작품 속으로 푹~ 빠져 들게 했던 헤르만 헤세, 샬럿 브론테도 만나게 될 것이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다보면 그때는 미처 알지못했던 것을 새삼 깨닫게 될 때가 있다. 그처럼 이들이 살았던 곳을 직접 다녀오게 된다면 우리는 얼마 남지 않은 흔적 들 속에서도 그들의 삶과 철학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느꼈기에 좀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고 예전에 만났던 작품들이 훨씬 더 깊은 의미를 가지고 내게 다가 올 것만 같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함께 했던 그 여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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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려고 제목을 달고 책의 카테고리를 열다가 과연 이 책을 여행서로 넣어야 하나 인문서로 넣어야 하나 망설였다. 여행서라고 하기에는 지적이며 인문서로 분류하자니 여행이야기라 내가 내린 결론은 그 중간 어디쯤에 이 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권석하씨는 책 날개의 소개에 의하면 경북 봉화의 선비 마을에서 태어나 무역학을 전공하고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영국에 건너가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한다. 그는 거기서 예술문화해설사 자격증도 취득했다고 하니 그의 호기심과 열정이 놀랍기만 하다. 그의 이런 '앎에 대한 열정'은 책의 곳곳에 나타난다.
우선 책의 앞부분은 그림과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로 짜여졌다. 사실 이 맨 첫장에 마음이 확 끌렸는데,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모네가 살았던 지베르니라는 곳에 대한 이야기다. 모네가 43년을 보냈던 지베르니에서 그는 한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300년 된 물레방앗간을 수리, 증축해서 만든 모네 호텔에서 자며 모네의 혼이 담긴 장소를 여행한다. 사전 철저한 준비 끝에 촬영이 금지된 모네하우스의 내부를 촬영할 수 있었던 깨알같은 자랑도 늘어놓는다. 그의 미술 여행은 고흐를 거쳐 피카소까지 이어진다.
그림과 미술관, 그리고 박물관 여행을 뒤이은 문학 여행은 책을 좋아하고 특히 작가를 동경하는 사람이라면 궁금해할 만한 작가의 고향마을 탐험기다. 세익스피어의 고향을 둘러 본 이야기가 더욱 눈길을 끄는데, 그것은 아마도 그가 그저 구경하는 여행객이 아닌 그곳에 살며 공부하는 사람이라서 일것이다.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것은 미술과 음악이라고 한다. 그가 마지막으로 펼쳐놓는 이야기는 음악이다. 바그너 음악 축제를 다녀 올 수 있었던 경험은 음악과는 거리가 먼 나에게는 매우 색다른 느낌이었다. 오로지 바그너의 음악을 즐기는 축제가 열리고 매년 그 음악 축제를 즐기러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내서 온다는 것이 어느 경지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작가의 문화에 대한 많은 욕심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같은, 혹은 비슷한 문장과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어 그런 반복은 오히려 사족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서로 이질적인 이야기들을 억지로 연결해 나가려고 하다보니 생뚱맞아 보였다. 오타와 문장의 어색함이 몇군데 눈에 띠어 그것 또한 눈에 거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