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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편씩 읽는 365일 禪이라고 표지에 써 있다. 오늘이 1월 1일이고, 나는 이제 한편을 읽었다. 선의 세계로 들어가는 안내문 역할을 하는 이 공안집을 매일매일 읽어 365일 후인 내년 오늘에 나는 이 책을 덮을 수 있을 것인가. 아직 잘 모르겠다. 장담할 수 없다.
하루에 한편씩이 아니라 평생 한편만 가지고 참구해도 될까 말까 한 것이 이 공안이라는 숙제이고 보면 하루에 한편을 읽는다는 것은 대단한 속도라고 할 수 있다. 하루에 한편을 읽어 그것을 반복해서 씹고 삼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365일이 있다면 일년후의 오늘, 나는 많이 변화되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숭산선사의 가르침중에서 내게 다가온 의미를 "집중"이라는 말 한마디로 축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밥먹을 때 밥만 먹고, 목욕할 때는 오로지 목욕만을 하고, 책 읽을 땐 책만 읽고. 걸을때는 걷기만 하는 것이다. 오늘 할 일을 머리속에서 이리저리 굴리면서 먼지를 일으키며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할 때는 한점의 이물질도 없는 순수한 상태로 몰입하는 것, 그것이 곧 선의 자세인 것은 아닐까.
하늘은 언제나 푸르고 물은 흘러간다. 하늘은 하늘의 도리를 다하고, 물은 물의 도리를 다한다. 오늘 나는 석상선사의 칠거를 읽고 씹고, 또 읽고 곱씹어 참구해보려고 한다. [인상깊은구절] 우리가 모든 것을 놓아 버릴 때 우리는 자신을 온전히 믿을 수 있다. 그러면 마음이 하늘처럼 깨끗해서 거울처럼 맑다. 붉은 것은 붉게, 흰 것은 희게 보인다. 배고픈 자에게 음식을 주고, 목마른 자에게 물을 준다. 모든 것이 이 맑은 거울에 비쳐서 보인다. 그러면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하늘은 푸르고 나무는 파랗다. 소금은 짜고, 설탕은 달다. 개는 '멍멍' 짖는다. 바로 이와 같이 모든 것이 그대로 진리이고 우리 또한 진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