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경이 팔만장경이라고 하지만, 우습게도 내가 처음 들어보는 '경'이 있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래서, 호기심이 갔다. 한편으론, 현암사의 알기쉬운 불교 시리즈를 여러 권 읽어 오면서 느낀 식상함을 이 책에서도 느끼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되었다. 이 경은 그리스왕 미란타왕 인도 보살 나가세주의 대화다. 그리스인의 시각에서 불교를 바라보고 질문하고 답을 듣는 것이 내용이다. 사실, 불경이 많이 있지만 대다수가 요점에 대한 변주라는 측면이 강하다. 이 경도 이러한 변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아쉬운 점은, 이 책의 독자층이 참 애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보자에게는 너무 어렵고, 조금 깊이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너무 반복적인 내용에다가 원전을 듬성 듬성 옮겨 놓아서 원전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별로 안 될 수 있다. 어쩌면, 불경을 읽으면서 지식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까라는 바람은 넌센스일 수도 있지만, 나 같은 범부에게는 한 깨달음 보다는 지적 만족이 우선이라, 불만이 더해만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또 그리스 사람과 인도 사람이 대화를 했다면, 그 명암이 분명이 들어나면서도 둘의 유사점이 동시에 들어나야 되는데, 이점에서 많이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