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인디고 서원>이라는 한 인문학 서점이 있다. 인문학이라 함은 인간이 처해진 조건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으로 철학, 문학, 역사학, 고고학, 언어학, 종교학, 미학, 예술, 음악 등을 아우르는 말이다. 그냥 서점도 책이 안 팔려 죽겠다는 마당에 인문학 서점이라니...아마 모두가 비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은 발걸음에는 의미가 있었다. 그 인문학 서점에 모여 아이들은 독서와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인디고 서원>을 만들고 아이들을 이끈 허아람 씨의 공도 물론 컸을 것이지만, 나머지는 모두 아이들이 해낸 것이다. <인디고 서원>을 안 것은 아마도 2007년 쯤이었을 거다. <주제와 변주>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했을 때. "주제와 변주"는 인디고 서원의 아이들이 책을 읽고, 만나보고 싶은 저자에게 편지를 보내 그 만남이 성사되면서부터 시작된 모임의 이름이다. 장영희, 최재천, 진중권, 도정일, 박홍규, 한홍구 등 이름만으로 쟁쟁한 그들이 학생들의 이메일에 부산까지 달려와주었었다. 그 만남과 토론의 내용을 엮은 것이 그 책이었다. 그 때는 시작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어느덧 41회를 맞아가고 있는 모양이다. 규모도 커졌고. 아이들이 책 읽기를 싫어하고, 진리 탐구 따위는 나몰라라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산다는 것은 결국 어른들의 편견이다. 꿈꾸는 아이들은 많다. 학문적 호기심을 가진 아이들도 많다. 다만 이 사회가, 우리들이 그것을 방해하고 있을 뿐이다. 아이들의 가능성은 한계지어지지 않았다. 인디고의 아이들은 여전히 다양한 책을 읽으며 골몰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꿈꾼다. 이들은 아름다운 감성, 비판적 지성, 도덕적 품성을 가진 사람으로 커나가고 있다. 그 발걸음이 현재 8권의 책으로 엮였고, 일년에 6호 발했되는 Indigo+ing라는 청소년 인문교양지로 발행 중이다.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의 줄임말인 '정세청세'라는 청소년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토론 프로그램도 이제 서울, 부산, 대구, 울산, 전주, 순천의 6개 도시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전세계로 나가 창조적 실천가들을 만나 인터뷰하기도 한다. 난 이들이 부럽다. 내가 그런 곳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더라면 보다 자유롭고, 보다 창조적인 인간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좀 더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더 많이 생각하고, 실천할 것을 그랬다. 내게도 멘토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난 이미 청소년이 아니고, 어쩌면 저 책을 펴낸 아이들보다도 더 적게 알고, 더 좁게 보며 미숙한 어른으로 살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나는 교사가 되었고, 모종의 책임을 부여받게 되었다. 그저 눈감으면 그만일 책임일 수도 있으나, 그러고 싶지 않다.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저 더 좋은 것을 먹고, 더 좋은 집에 살기 위해서 존재하고 싶지는 않다. 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고 싶고,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가끔 인디고 서원의 홈페이지에 가볼 때마다 동기부여가 된다.'아, 저렇게 치열하게 탐구하며 살고 있구나. 난 얼마나 게으른가.' 싶어 정신이 바짝 든다. 이 아이들은 '앎'을 자신의 장신구나 무기로 삼지 않는다. 진리에 도달하고 싶은 순수한 열정이 있을 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열정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다만 그것을 바란다. 인디고 아이들이 펴낸 책 (링크) http://www.indigoground.net/jBoard/list.html?bcode=indigo_42 (기타 인터넷 서점 등에서도 구입
인디고서원이 추천하는 교육 관련 책
<체 게바라 파울루 프레이리 혁명의 교육학> <벨 훅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민주화 이후의 공동체 교육> <핀란드 교육의 성공> <자유와 교육이 만났다, 배움이 커졌다> <학교를 칭찬하라> <가르칠 수 있는 용기> <내가 무슨 선생 노릇을 했다고> <감동을 주는 부모 되기> <정의와 배려> <간디, 나의 교육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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