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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를 피해 아프리카 땅 케냐로 간 사람들...<러브 인 아프리카>
"나치를 피해 아프리카 땅 케냐로 간 사람들...<러브 인 아프리카>" 내용보기
1.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고향을 늘 그리워한다. 그 고향에서 쫓겨난 사람까지도 제가 살았던 그곳의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래서 노래쟁이 김상진씨는 <고향이 좋아>에서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고 했다가, 곧 그건 술이 취해 한 말일 뿐 고향이 좋다고 노래를 부른다.   태어나고 자란 도이칠란트인데 나치가 유대인을 차갑게 몰아부칠 때 아프리카 땅
"나치를 피해 아프리카 땅 케냐로 간 사람들...<러브 인 아프리카>" 내용보기

1.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고향을 늘 그리워한다.

그 고향에서 쫓겨난 사람까지도 제가 살았던 그곳의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래서 노래쟁이 김상진씨는 <고향이 좋아>에서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고 했다가,

곧 그건 술이 취해 한 말일 뿐 고향이 좋다고 노래를 부른다.

 

태어나고 자란 도이칠란트인데 나치가 유대인을 차갑게 몰아부칠 때 아프리카 땅 케냐로 떠난 사람들은 

히틀러가 죽어 나치 정부가 무너지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 고향인 도이칠란트로 다시 돌아 가려할까?

 

까롤리네 링크 감독이 2001년에 만든 영화 <러브 인 아프리카 Nirgendwo in Afrika / Nowhere in Africa>.

태어나서 자란 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사랑하고 정이 들 수 있는지, 피붙이 세 사람의 눈으로 돌아본다.

제2차 세계대전의 아픔을 다루기도 하지만, 사랑을 만들었던 곳을 떠나서 낯선 곳에서도

가시버시의 사랑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이어질는지를 잘 다룬 영화로 보인다.

 

보다보면 아프리카를 다룬 비슷한 영화인 <아웃 오브 아프리카>도 생각나지만, 사랑에만 그치지 않고

같은 도이칠란트 사람이면서도 유대인과 아닌 사람들의 다툼, 영국 사람들과 도이칠란트 사람,

영국 사람들과 유대인의 사이를 들여다 보는 터라 다른 영화다.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모습만 같다고 할까.

 

2.

히틀러가 도이칠란트에 사는 유대인들을 괴롭히려 할 때 유대인으로 변호사 자격을 빼앗긴

발터(메랍 니니트쩨)는 앞날이 어둡다고 보고 미련없이 1937년에 케냐 땅으로 떠난다.

아는 사람이 임자인 농장 일을 봐주면서 지낸다.

 

가까운 피붙이들 모두한테 도이칠란트를 떠나라고 하지만 오랜동안 살아온 그곳을 차마 떠나지 못하자,

그냥 아내 예텔(율리안느 콜러)과 다섯 살인 딸 레기나(레아 쿠르카)만 케냐로 오라고 부른다.

 

1938년에 케냐로 온 아내와 레기나를 보니 발터는 반갑기 짝이 없지만,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비싼 옷이나 그릇 따위는 두고, 램프와 모기장, 편한 신발, 돈과 금붙이 따위를 가져 오라고 했는데,

아내는 마음에 드는 옷을 사오느라 돈을 다 쓰고 말았으니...게다가 그릇 따위 짐도 풀지 못하도록 한다.

"곧 떠날테니 그냥 두세요..." 먹을 것을 만들어주는 오부워(지데데 오뉼로)가 만지자 한 소리를 한다.

 

3.

새로운 환경을 맞이할 때 사람들은 제 나름대로 다른 모습을 나타내보인다.

케냐는 발터한테 몸을 숨기고 목숨을 건지는 자리일 뿐이다.

아버지가 꾸려가던 호텔과 제 변호사 자격마저 나치에 빼앗겼으니 나치를 몹시 미워한다.

그래서 나중에는 영국군에 들어가 도우기도 하지만, 싸움이 끝나고 발터한테 함부르크 판사 자리를

주겠다고 하자 바로 도이칠란트로 돌아가려 한다. 마음은 늘 고향인 도이칠란트에 있다.

 

아내인 예텔한테 케냐는 그저 싫은 곳이다. 아무리 풍경이 빼어나고 아름다워도...

흰둥이들만 어울려 잘 살던 도이칠란트에서 검둥이들이 뛰노는 시골로 왔으니 마음에 들 리가 없다.

먹을 고기가 없어 옥수수와 달걀로만 먹으니 입이 튀어 나온다.

이런 아내한테 성이 난 발터는 이제껏 사냥이라곤 한 적이 없었는데 총으로 뛰노는 사슴을 쏘아 죽인다. 

아내를 주려고...하루도 있기 싫은 곳이지만 어쩔 수 없이 옆지기와 딸과 함께 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서울에서 작은 도시인 김천이나 진주같은 데로 가면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곳에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어려움이 많다느니, 문화 생활을 할 수가 없다느니...

작은 고을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인 줄 안다. 살아보면 오히려 느긋하게 지낼 수 있고,

물건 값이 서울보다 싸고, 공기도 좋고 해서 나무랄 게 그리 없지만...

 

레기나는 다르다. 피붙이들이 귀여워해준 도이칠란트도 좋았지만, 모든 게 새로운 케냐가 좋다.

엄마가 넘어가지 말라고 금을 그어놓았지만 잠깐 망설일 뿐 곧 넘어선다.

아프리카 아이들과 잘 어울려 놀며, 마을에 사는 사내 아이인 요고나 하고도 가깝게 지내고...

 

영국인 학교에서 배우다가 방학이면 집에 오지만, 곧 어른같이 세상을 바라본다.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빨리 자리를 잡는다. 마음에 담을 쌓아놓지 않았기 때문에 어디서든 잘 어울린다.

머리 속이 굳어진 어른들은 물 흐르듯 맞춰 살지 못한다.

 

4.

레기나가 어른이 되어 지난 일을 소설로 쓰게 되는데, 그 소설을 바탕삼아 영화를 만들었다.

소설에서는 예텔이 마음에 들지 않는 케냐의 시골에서 잘 지내지 못하고 엇나가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감독은 아무리 어려운 일을 겪어도 피붙이들이 한 집에서 살도록 그린다. 감독이 아낙네여서 그런가?

 

아내인 예텔이 옆지기와 사이가 틀어지고 먹고 사는 일이 걸린 탓에 영국 군인과 바람이 나고,

옆지기가 싸울무리에 간 4년 동안 도와주려는 이웃인 쥐스킨트(마티아스 하비흐)를 꼬시려 하기도 하지만,

끝까지 발터한테서 떠나지 않고 같이 길을 가도록 꾸미고 있다.

 

도이칠란트 영화다 보니 영국을 그리 좋은 눈길로 보고 있지 않다. 가까워지기 어려운 나라인가 보다.

영국 군인이긴 하지만 스코틀랜드 사람의 입을 빌어 영국을 나무라거나 레기나의 배움터를 빌어 깐다.

 

늘 잘 대해준 오부워나 돌아다니던 놈을 잡아서 집에서 기른 개 루믈러와 헤어질 때는 눈물겹게 그렸는데,

아프리카 사람이지만 레기나와 잘 지냈던 요고나는 어떻게 되었는지 이야기가 없어 조금 아쉽다.

 

두 장짜리 디브이디는 값(7,700원)에 견주면 좋다. 화면은 깨끗하고 소리도 좋다. 보너스도 푸짐하다.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감독의 얘기를 들려주고, 나온 배우들을 만나 어떤 영화인지 물어보기도 하고,

잘라낸 곳을 보여주며, 예고편도 담았다. 다 보려면 바쁠 때 보아서는 안 된다.

케냐 국립공원에서 찍을 때 사자 따위가 올까봐 총을 든 스무 사람이 바깥에서 지켰다고 한다.

 

본디 이 영화는 발터와 예텔이 벌거벗고 살을 섞는 모습을 보여주므로 어른들만 보도록 하였는데,

디브이디는 열다섯 살만 넘으면 볼 수 있다. 잘못이므로, 빨리 고쳐야 한다.

보고싶은 아이들이야 좋아라 눈 밝히고 보겠지만, 같이 보는 어른들은 얼굴을 붉히기 쉽다.

b******g 2009.02.02. 신고 공감 1 댓글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