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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에게 보여 줄 것이 있다.” 어느 날 한승원은 아들딸을 고향 서재에 데려가 무언가를 꺼내 보인다(딸은 소설가 한강이다). 대학 노트다. 강의 노트가 아니라 대학 시절 습작 노트다. 엄청난 분량. 글 하나를 쓰기 위해 다섯 번씩 옮겨 적었다고 한다. 글쓰기의 힘겨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한승원은 한국의 문학계에 아주 큰 자리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그의 소설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 다만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정도.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모두가 아는 고전 명작이면서도 정작 읽어본 사람은 몇 되지 않는 것처럼.
어쨌든 나의 관심사는 문학이 아니라 ‘글쓰기’이므로 그가 쓴 글쓰기 책에 먼저 손이 갔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랫동안 글쓰기 공부를 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의 결과물이다. 뭔가 대가의 비법 같은 느낌이 물씬 들어 더욱 끌린다.
이 책은 굉장히 친절하다. 대가의 글쓰기 책은 뭔가 동문서답법처럼 툭툭 던져주는 식이 많은데, 저자는 많은 사례와 우화와 비유를 곁들여 아주 자세하게 천천히 설명한다.
글쓰기에 대한 태도나 전반적인 접근법부터 시작해, 직유법 은유법 의인법 반어법 같은 기초적인 문장론도 포함한다. 그뿐만 아니라 동화 기사문 일기 편지 등 각 장르별 글쓰기에 대한 방법론까지, 그야말로 ‘글쓰기에 관한 모든 것’이다.
이 책은 이제 갓 글쓰기 공부를 시작한, 혹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손에 잡히지 않는 듯 방대하기만 한 글 공부에 지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