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온라인 게임의 중독 실태를 대표하던 리니지라는 게임을 알고 계십니까. 아니면 회사원들이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피씨방에 모여들어 밥과 술값내기를 하게되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알고 계십니까. 이것도 아니라면 초등학생 자녀들이 종종 들고다니는 어떤 그림들이 잔뜩 그려져 있는 책의 제목과도 동일한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은 알고 계시는지요..
우리나라에서 이것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4조원을 넘어섰고 이것을 즐기는 국내 총 인구수는 1800만 명 이상이다. 이것이란 인간 문명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놀이'의 발전 선상에 놓인 게임(e스포츠)을 나타내는 것이고, 앞선 설명들은 현재 게임 산업에 대한 이정표들이다.
하지만 반대로 기성세대를 주축으로 한 대부분은 게임은 그저 게임일 뿐이고 눈을 피로하게 만들어 시력에 안 좋고 공부에는 전혀 도움도 되지 않는데다가 공부를 안하는 자녀와 다투게 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한 것이 또 게임이라는 문화이다.
그런데 재미있던 사실은 모 유명 온라인 게임의 기획파트를 담당했던 개발자가 자신을 취재하러 온 인터뷰 기자에게 자신이 만든 게임에서 재미를 만끽하는 아들을 지켜보면 세상을 다 가진 듯 뿌듯하다가도 게임에만 너무 몰입하는 바람에 학교 가길 싫어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는 크게 걱정을 하고 있다는 고백이었다.
이처럼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들은 유저들이 자신이 만든 게임에 접촉하고 결과적으로는 중독이라는 경지에 다다르도록 유도해야 자신이 인정 받고 출세를 한다는 딜레마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즐기는 게임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하는 요소들과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게임의 어떠한 점이 우리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선사하고 스트레스 해소와 엔돌핀 상승까지 유발하는지, 반면에 중독에 빠지기도 하고 일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만큼 만들기도 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해답을 좀 더 본질적인 차원에서 제시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여기서 말하는 본질적이란 의미는 빌딩을 지을 때 건축 설계도가 반드시 필요하듯 게임을 제작할 때도 게임 설계도가 필요한데 이를 만드는 게임 기획자(디자이너)의 시점에서 게임의 본질에 대해서 조금은 더 철학적으로, 구체적으로 접근하면서 '재미'라는 것을 찾아감을 의미한다.)
이 책의 제목은 주제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게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상상력과 기획이라는 것이다. 모든 인간들이 가장 공평하고 널리 사용할 수 있는 문화가 언어, 그다음이 의식주라고 봤을 때 게임이라는 문화도 이제는 어느정도 그 뒤의 반열에 들어가고자 하는 태동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는 도중에 맛있는 반찬을 발견하였을 때 그 반찬의 이름을 모르면 '이거 무슨 반찬이죠? 맛있어서요.'라고 묻고 이것은 당연한 일인데, 게임을 하다가 게임이 재미있어서 이건 어떤 시스템으로 만들어졌죠? 게임의 제작법이 어떻게 되죠?라고 묻지 않는다. 굳이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단순히 즐기기에만 그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감히 말하고 싶다. 우리가 자주, 그리고 재미있게 즐기기는 하면서 막상 그것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만드는지 본질과 특성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 그건 그걸 즐길만한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라고...
일반인들이 읽기엔 다소 난해하고 포인트가 어긋난 내용들도 다수 존재하지만(이 책은 게임을 배우는 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듯 하다) 아직까지 게임이라는 분야에 대한 서적에서 누군가에게 강력히 추천할만한 바이블과 같은 서적이 별로 없는 실정이기도 하거니와 책의 내용중에 게임의 요체와 재미 요소 등 게임을 앞으로도 꾸준히 즐길 일반 사람들이 읽고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이 알차게 들어있다는 점에서 공부하는 셈 치고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