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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하지 않은 풍부함...
"수려하지 않은 풍부함..." 내용보기
정채봉 님의 동화를 읽다보면 마치 한국화의 여백과 같은 그런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느낌은 어린왕자와 같은 서양의 동화에서 받을 수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다. 일전에 이미 고인이 된 작자 자신도 자기가 좋아하는 글을 쓰다보니 그리 된 것 같다면서, 자신은 풀냄새, 달빛, 바다 해초 내음 같은 우리네 향토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 것에 강한 애정을 느낀다고 언급한
"수려하지 않은 풍부함..." 내용보기
정채봉 님의 동화를 읽다보면 마치 한국화의 여백과 같은 그런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느낌은 어린왕자와 같은 서양의 동화에서 받을 수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이다. 일전에 이미 고인이 된 작자 자신도 자기가 좋아하는 글을 쓰다보니 그리 된 것 같다면서, 자신은 풀냄새, 달빛, 바다 해초 내음 같은 우리네 향토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 것에 강한 애정을 느낀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그러한 작자의 목가적인 감성은 바로 이 소설에서도 그대로 담겨져 그만의 냄새를 풍기는 데 한 몫 하고 있다 하겠다. 사실 이러한 점은 이 소설이 화려한 미사여구나 세세한 묘사에 치중하기보다는 주로 내용의 효과적인 전달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데에서도 비롯한다고 볼 수 있다. 즉, 그의 글은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슴에 품고 있는 마음, 하트"를 담아내는 도구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의 동화 '제비꽃'은 투박하다 싶으면서도 여운이 남고, 짧으면서도 그 깊이가 있어보인다고 생각된다.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그이지만, 아마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이면 독자들이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도 자기의 사랑 지키기를 해나가는 그런 사람으로 살아줬으면 했던 책 속에 담긴 그의 소망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느티나무는 하늘을 향해 뻗어올렸던 수많은 가지들과 함께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면서 쓰러졌었다. 그때 웬일인지 수수는 막 눈물이 나왔었다. "너도 어른이 되면 알게 될 거다. 사람들이란 누구나 뽑혀지지 않는 나무 밑동 같은 아픔을 갖고 있단다. 그래, 그 아픔을 느낄 때마다 나무 뿌리를 때리듯이 제 가슴을 치면서 살아가는 거란다."
n*****r 2003.02.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