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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내 머릿속은 하루도 쉬지 않고 이어지는 자책과 후회로 가득했다. 남들도 이렇게 피곤하게 사는지, 내가 유난히 마음이 약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부정적인 생각에 갇혀, 깊은 우물 속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다. 이 책은 그런 시간 속에서 만난 한 줄기 동아줄 같았다. 책을 읽으며 내가 겪은 고통이 성격의 결함이 아니라 '생각과잉'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임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생각과잉을 일으키는 가장 근본적인 감정으로 수치심을 꼽는다. 이 문장 앞에서 한참 머물렀다. 굴욕감과 열등감, 무력감은 수치심에서 이어져 내 머릿속을 계속 자극하고 있었고, 무슨 일이든 내 탓으로 돌려야 했던 환경에서 뇌는 나를 지키려고 생각과잉이라는 방어막을 겹겹이 둘러온 것이었다. 생각과잉의 일곱 가지 유형을 읽을 때는 모두 나에게 해당한다는 사실에 잠시 마음이 무거웠다. 과도한 분석, 재앙화, 집착, 과부하까지 저자는 이중 어느유형에 속하냐고 묻는데안타깝게도 나는 전부였다. 하지만 곧 그것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불안 속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 마음이 가진 도구를 모두 꺼내 썼던 흔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원인을 알고 나니 백그라운드에서 에너지를 갉아먹던 프로그램들을 하나씩 종료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는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생각을 의심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 마음이 지어낸 비관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사실이라 믿었고, 그래서 기분은 더 바닥으로 내려가곤 했다. 마음은 그때의 기분에 맞춰 그럴듯한 이유를 붙이는 각본가일 뿐이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부정적인 기분일 때는 현재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첫 번째 규칙은 머릿속의 폭풍을 멈추게 하는 비상 버튼처럼 느껴졌다. 책은 나에게 다정해지는 법, 그리고 비교를 멈추는 법도 알려준다. 비교는 언제나 나를 이류처럼 느끼게 하고, 타인의 편집된 하이라이트만 보이는 소셜미디어는 수치심과 열등감을 키우기 쉬운 곳이라 말한다. 과거의 나와 지금의 지친 나를 견주며 채찍질하던 습관 역시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었다. 이제는 남의 무대나 지나간 시절에 마음을 두기보다, 오늘을 버텨낸 나에게 가장 따뜻한 편이 되어주고 싶다.
책이 제시하는 치유의 다섯 단계는 인지하기, 주의 선택하기, 생각에 의문 제기하기, 현실 받아들이기, 두려움 마주하기이다. 단계가 분명하고 실천하기에도 현실적이다. "지금 내 뇌에 빨간 불이 들어왔구나. 이건 기분이 지어낸 이야기야." 이렇게 말해 보며 생각과 나를 조금씩 분리하기 시작했다. 단계들을 천천히 익히는 동안 머릿속을 덮고 있던 안개가 걷히고, 오래 닫혀 있던 문이 조금씩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나를 괴롭히던 생각과잉은 치유할수 있다는 것, 내 삶을 스스로 돌볼 수 있다는 단단한 희망을 얻은 것, 그것이 이 책이 준 가장 귀한 선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