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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삶, 조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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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는 메세지가 어려운 소설은 아니다. 매끄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조르바'라는 캐릭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뚜렷하다. '자유'와 '열정'으로 점철된 인물인 그에, 인생의 목적, 존재의 이유는 '쾌락'이다. 그러나 꼭 그것만을 목적으로 인생을 산다기보다, 현재 자기의 감정에 충실하고 그것을 속이지 않고 표현하는 인간이라고 하는 것이 더 가깝겠다. 그는 이성에게 느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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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하는 메세지가 어려운 소설은 아니다. 매끄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조르바'라는 캐릭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뚜렷하다. '자유'와 '열정'으로 점철된 인물인 그에, 인생의 목적, 존재의 이유는 '쾌락'이다. 그러나 꼭 그것만을 목적으로 인생을 산다기보다, 현재 자기의 감정에 충실하고 그것을 속이지 않고 표현하는 인간이라고 하는 것이 더 가깝겠다. 그는 이성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그것에 충실하며,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을 때가 되었을 때도 그것을 춤으로 표현할 줄 아는 인간이다. 따라서 책과 종교에 심취한 주인공(화자)를 이해하지 못한다. 조르바와 시간을 함께 하면서 주인공은 그에게 점차 동화되어, 진정한 인생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완전히 '조르바화(化)'되지는 못하였지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행복에 대해 붓다가 얘기한 것과는 다른 인간 본연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변화를 보여준다.

 최근에 행복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다보니, 조르바와 같은 캐릭터가 생소하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 그가 존재한다면 이 책에서 의도한 것처럼 '인간 조르바'로 살아갈 수 있을까? 주인공이 보는 시각이 내가 보는 관점과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글로 배운 인생이 아닌, 몸으로 배운 인생의 선배로서 조르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매우 선명하다. 그것을 결국 글로 ㅡ 이 책을 통해 ㅡ 배운 셈이 되었다. 그래, 행복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지. 아무리 들어도 신기하고 어려운 얘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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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7. 아름답든 추하든 ㅡ 이런 것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ㅡ 그의 눈에는 이미 용모는 보이지 않았다. 모든 여자의 뒤에는 위엄있고 신성하며 신비로운 아프로디테의 얼굴이 나타났다.


p.73.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여자를 보는 남자라면 모두 다 여자를 갖고 싶다고 해야합니다. 여자는 그걸 바라니까요. 그러니까 남자라면 여자에게 그렇게 말해서 여자를 기쁘게 해줘야 하는 겁니다.


p.81. 그는 남자나 꽃이 핀 나무, 물 한 잔을 보면서도 같은 반응을 보이며 물었다. 그는 늘 만물을 처음 보듯 대하고 있었다.


p.84. 인생이란 오르탕스 부인처럼 단순하고, 살아볼 만했으며, 지루하지만 느긋하고 관대한 것이었다.


p.103. 나는 행복했고 행복하단 사실을 알고 있었다. 행복을 몸소 체험하면서 그것을 의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행복한 순간이 지나고 나서야 우리는 그 순간을 돌이켜보며 그때가 얼마나 행복했었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p.154. 나는 타락했다. 여자와의 사랑과 책에 대한 사랑,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책을 선택할 정도로 타락했다.


p.335. 나는 사람만 보면 가슴이 뭉클해져요. 오, 여기 또 하나 불쌍한 것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요. 누군지는 몰라도 이 사람 역시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두려워 할테지. 이 사람 안에도 하느님과 악마가 있고, 때가 되면 죽게 되어 땅 밑에 뻗을테고 구더기 밥이 될테지.


p.368. 나는 조르바의 슬픔이 부러웠다. 그는 피가 뜨겁고 단단한 뼈를 가진 사내였다. 슬플 때는 진짜 눈물이 뺨을 흐르고, 기쁠 때면 아무것도 재지 않고 그 자체로 기뻐했던 것이다.


p.400. 조르바의 침묵 탓에 내 안에서는 영원한 것이지만 분명 부질없는 질문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었다. 내 가슴은 또다시 고뇌로 가득 찼다. 세계란 무엇일까? 세상의 목적은 무엇이고 순간을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그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조르바 말에 따르면 인간이나 사물의 목적은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정신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하겠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그 둘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왜? 무슨 목적으로 그래야 하는가? 육체가 사라져버린 뒤에도 우리가 영혼이라 부르는 것은 남아 있는 것일까? 아무것도 남지 않음에도 우리가 그토록 영원불멸을 바라는 것은, 우리가 영원불멸하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짧은 우리 인생에서 무엇인가 영원불멸한 것을 섬기는 데서 비롯된 게 아닐까?


p.429. 그 순간이었다. 모든 게 정확하게 끝이 난 순간, 나는 뜻밖의 해방감을 맛보았던 것이다. 복잡한 필연의 미궁에 빠져있다가 저 구석에서 놀고 있는 자유를 발견한 것이다. 나는 자유의 여신과 더불어 놀았다.

 겉으로는 완전히 패했어도 속으로는 정복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최고의 긍지와 환희를 느낀다. 외부의 파멸이 최고의 행복으로 바뀌는 것이다.



b****1 2017.10.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