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목요일...유난히 기분 좋아지는 날이다. 사실 업무상으로는 가장 바쁜, 긴장을 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날이다. 그렇지만 난 일주일을 목요일 기다리는 재미로 산다. 이유는, 바로 김점선 그녀 때문이다. 그녀가 나오는 방송이 목요일 10시에 하기 때문이다. TV 문화지대에서 그녀는 인터뷰어로 나서서 그녀만의 스타일로 각계의 예술가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나는 오늘은 누구를 만났을까를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녀가 누구를 또 어떻게 만났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고 순전히 그녀를 보기 위해 TV 앞에 앉는 다는 것이다. 인터뷰어...하면 곱상한 외모에 똑박또박한 발음, 격을 갖춘 진행, 정돈된 질문 등이 떠오른다. 그러나 그녀는 나의 이런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다. 어눌한 나레이션, 툭 내던지는 질문, 무표정한 얼굴,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환한 웃음... 형식과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그녀의 인터뷰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지금은 매주 그녀를 기다릴 만큼 중독이 되어버렸다. 그녀의 자유로움이 참 좋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그녀임을 믿는 것은... 그녀를 처음 방송에서 봤을 때의 기억 때문이다. ''TV 책을 말한다'' 장영희편에서 나는 그녀를 처음 봤다. 서양화가라는데...책을 많이 읽었나 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무런 준비없이 방송을 보고 있었다. 아니, 평소에 좋아했던 작가 장영희를 주목하며 보고 있었다. 독서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책에서 배운 것이지...홍대가 만들어준 게 아니거든..." 푸핫! 순간 저렇게 거침없이 얘기할 수 있는 그녀에 나는 단번에 반해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열렬한 팬이 되어 버렸다. 서점에서 그녀의 책이 출간된 것을 보고는 바로 집어 들었다. 특이하고 남다른 이력도 이력이지만 그녀의 그림도 참 특이했다. 그녀만큼 간결하고 단순하고.... 그러면서도 편안하고 행복한 나른한 휴식을 준다. 아무리 그려도 자꾸 그리고 싶다는 그녀의 웃는 말을 보면 나도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그녀와 많이 닮았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깊고 깊은 사색의 끝에서 도를 터득한 듯... 만만치 않은 학식과 식견은 이제 함축적인 글과 그림으로 나타난다. 길고 길게 돌아 그녀는 이제 점과 선으로 무게있는 한 마디를 던진다. "질시와 비난에 지면 망하는 거고, 칭찬에 우쭐하면 타락하게 돼." |
| 김점선.. 미술계에선 제법 알아주는 사람인 모양이다. 나야 워낙.. 예술과는 거리가 멀기에.. 김점선이란 이름 석자가 무척이나 낯설었다. 이름을 듣고는 어쩜.. 부모님이 이리도 선견지명이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수많은 점이 모여 선을 이루고, 또 선이 모여 면을 이루고, 그렇게 그림이 이뤄지는 것 아니겠는가.... 암튼.. 그녀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의 운명은 이미 일찍이 결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 운명에 힘입어 그녀는 피나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최고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화가가 된다. 1권은 그녀가 인터뷰어로 활동하며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이뤄져 있다. 순전히 일적인 인터뷰를 위해 만난 사람은 김영희 PD, 표민수 PD, 탤런트 김혜자 정도이며, 그 외의 사람들은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다. 우선 그녀의 폭넓은 교제가 너무도 부러웠다. 이해인수녀, 장영희 교수 등은 평소 무척 좋아하던 사람들인데, 그녀들과 스스럼없는 사이라니... 2권은 그녀의 글보다 더 흥미로운 그녀를 만날 수 있다. 주변인들이 보는 김점선이다. 많은 사람들이 괴짜, 천재적인 화가로 그녀를 묘사하고 있다. 아들 결혼식에 작업복을 입고 나타난 그녀, 어린 시절 말그림을 그리라는 말에 ''이것은 말이다''라는 문장 하나만을 썼다는 그녀... 그런 그녀를.. 이상함이 아닌 특별함, 개성으로 주변에서 받아들여줬기에 오늘에 그녀가 있지 않았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반응에... ''제정신일까'' ''이상한 사람''으로 분류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김점선의 옆에 그런 사람들만 있었다면.. 화가로서의 천재적인 소질은 그냥 그대로 묻혀버렸을 것이다. 그녀의 재능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 그녀는... 그녀의 독특함을 특별함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은 그녀는... 그녀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그녀는... 너무도 부러운 사람이다..... |
| 미술은 참 아름다은 작업이다 그 작업을 함께 평생을 이루어 나간다는 것 만큼 고귀한 일들도 없을 것이다 하늘이 일부몇명에게만 내려준 축복이므로.... 하지만 그런 고된 작업 뒤에는 왜 많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들을 감뇌해야 하는 지 가끔 의아할 때가 있다 문화가 가미된 이 사회는 일정한 룰이 있고 그 안에서 뛰쳐나와야 자신만의 세계를 이루어낼 수 있고 그래야만 정상적인 사회에 물들어 있는 사람들이 정신적인 해방감을 그로부터 느끼게 된다.... 이런 면에서 김점선 ,....이 작가는 칭찬할 만하다 내가 가지지 않은 중요한 부분들을 항상 이루어 내므로.... 맨드라미처럼 흐트러트리면서 다니는 모습에서,환갑이 다 된 나이에서 느껴지는 남성적인 이미지,글 사이사이에 묻어나는 남성호르몬의 잔재,순탄치 않은 삶,주어진 능력과 상황과 달리 스스로 만들어내는 악재들,그러면서도 사회 주요인사들과의 인맥 그로부터 돌파구를 찾는 지 ,그로부터 동질감을 느끼는 지, 이 책에서는 자신의 작품과 함께 자신이 보는 세상에 대한 시각과 자신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각들을 표현했다 말이 많고 글이 많고 볼 것 또한 많은 책이다 내가 접하지 않는 단어들을 모아 안고 사는 김점선...... 그의 그림을 먼저 접한 나로서는 그의 작품세계를 알고보니 순수한 작품들이 다소 얼룩진 늪에서 빠져나온 결정체 같다는 생각이 들어 왠지 ...씁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