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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회 (Lord of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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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회 (Lord of Light) 로저 젤라즈니 저/김상훈 역 | 행복한책읽기  원제 LORD OF LIGHT | 2006년 04월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나 역시 연말의 송년회 모임으로 분주하게 지내고 있다. 한편으로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고, 자료를 만들고 정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영업전략회의를 통해서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바쁜 날의 연속인 것이다. 그래서 책읽는 속도도 무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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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회 (Lord of Light)
 로저 젤라즈니 저/김상훈 역 | 행복한책읽기

 원제 LORD OF LIGHT | 2006년 04월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나 역시 연말의 송년회 모임으로 분주하게 지내고 있다. 한편으로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고, 자료를 만들고 정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영업전략회의를 통해서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바쁜 날의 연속인 것이다. 그래서 책읽는 속도도 무척이나 느려졌고, 전철 안에서의 독서는 근래 약간 힘들어졌다. 읽고 있는 책이 만약에 그렇게 재미가 없었다면, 피곤함을 이유로 잠을 자든지 아니면 다른 일을 찾아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첫 페이지부터 SF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낯선 내용으로 시작되는 이 '신들의 사회'는 나를 무척이나 아주 정열적으로 열광시켰다. 내가 몇번이나 그 매력을 이야기했었던 사이버펑크의 대작 '뉴로맨서', Military SF의 대표작 '영원한 전쟁' 그리고 '스타십 트루퍼스' 그리고 너무나 사실적이었던 '라마와의 랑데부'... 내가 SF소설을 그저 하나의 장르로만 단순하게 생각했던 나에게 SF소설 그 나름의 수많은 장르가 있음을 알게 해주었고, 각 하부장르의 이 대작들은 나를 근래 너무나 행복하게 했다. 뉴웨이브 SF의 거장, 로저 젤라즈니...그리고 그의 대표작, '신들의 사회'...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고서 꾸준히 서평을 올린 지가 벌써 2년이 되었는데, (다분히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100권째 책으로 '신들의 사회'를 이야기할 수 있어서 나름 무척이나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나에게 로저 젤라즈니의 이 책은 SF소설이라는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는 무한한 매력이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근래에 내가 이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한 책은 없었다.)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른바, 1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지구로부터의 방문자들은 지구형 행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이 행성에 정착하게 되는데, 첨단 기술문명의 배경을 가지고 있던 이들 1세대들은 자신들의 후손들을 행성에 퍼트리면서, 동시에 1세대들은 이들에 대한 자신들의 지배구조를 공고히한다. 이러한 지배구조는 기술문명과는 대립적일 것 같은 종교적인 것이었다.

 

즉, 1세대를 비롯한 이들은 육체에서 육체로의 전생(혹은 환생)이 가능해지면서 몇십세기를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들은 또한 이른바 '속성'과 '상'을 유전자 조작 및 과학기술을 통해서 획득하게 되면서, 神으로 군림하게 된다. 이들 신들은 힌두교의 신들을 바탕으로 하여 그 위계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들의 지배체제는 지상에 사는 인간들로 하여금, 엄격한 카스트 제도를 도입하게 하고, 카르마체제를 바탕으로 전생의 기회를 제공함에 따라서 깨뜨릴 수 없어 보이는 확고한 지배구조를 창출해낸다.

 

신들은 지상의 인간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그들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억압하며, 자신들의 과학적 성과와 성취를 독점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이른바 '촉진주의'가 자라나게 된다. '촉진주의'는 인간에 대한 신의 과학독점을 반대하고 이를 인간에게 널리 전파한다는 사상이다. 싯다르타, 정각자, 마하사마트만, 구속자, 붓다, 마이트레야, 칼킨 등으로 불리우는 샘은 이러한 촉진주의자로 하늘에 대항하게 된다.

 

로저 젤라즈니가 탁월한 것은 그가 신화와 SF를 접목하면서도 그것이 전혀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전개된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힌두교와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혼란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이름도 생소한 많은 신의 이름들이 언급되고 있고, 단순히 이러한 신들의 이름만이 차용된 것이 아니라, 바로 힌두교 혹은 불교의 그 철학적 의미 자체가 책에 녹아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는 본서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것들이 한편으로는 SF소설의 모티브이지만 또한 한편으로는 어려운 철학적 상징을 내포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나는 본서의 핵심은 역시 '신권주의'와 '촉진주의'라고 생각한다. 종교가 어떠한 순기능을 담당했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그것이 만든 지배구조는 타락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종교는 과학의 발전을 방해할 수  있다. 즉, 종교가 비합리적이고 허술한 논거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과학을 용인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종교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니까) 본서에서 신들이 인간들의 과학발전을 방해하고 파괴하는 행동을 거듭하는 것이 이러한 상황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았다.

 

주인공 샘이 힌두교의 바탕을 둔 신들의 지배구조에 대항하기 위해서 불교를 선택한 것은 단순히 다른 종교였기 때문일까? 불교가 실질적으로 후세에 오면서 일종의 종교적 색채를 띈 것은 사실이지만, 싯다르타가 대오각성하여 그 설법을 퍼뜨렸을 때도 과연 종교였을까? 싯다르타 자신이 사후에 자신을 숭배하여 신으로 대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는 말과 같이, 초기불교는 종교가 아니었다. 주인공 샘이 설파한 불교는 오히려 힌두의 카스트 제도와 같은 불합리하고 미신적인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합리적 선택은 아니었을까? 아마도...

 

s****t 2009.01.1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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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 대한 SF적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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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생생한 로저 젤라즈니의 SF소설 '신들의 사회'를 우연히 다시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하여 다시 읽었다. 나의 한심한 기억력 덕분에 책의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질 않으니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롭고 여전히 놀랍다. SF의 형태를 취했지만 신화에 대한 놀랍도록 현실적인 새로운 해석이라고 보아도 좋다. 신화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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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생생한 로저 젤라즈니의 SF소설 '신들의 사회'를 우연히 다시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하여 다시 읽었다. 나의 한심한 기억력 덕분에 책의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질 않으니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롭고 여전히 놀랍다.

SF의 형태를 취했지만 신화에 대한 놀랍도록 현실적인 새로운 해석이라고 보아도 좋다. 신화에 대한 해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작가의 지식은, 신들을 인간의 영역으로 멋지게 끌어내린다.

- - -

 

좋은 구절 하나

"그가 세상에서 처음으로 불을 보았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한다. 붉고, 양귀비와 같은 색깔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는 다른 색들이 춤추고 있다. 모양이 없지만, 물과 마찬가지로 어디를 향해서도 흘러간다. 따뜻하고, 여름의 태양 같지만, 그것보다도 따뜻하다. 그것은 잠시 동안 나무 조각 위에 존재하지만, 그 나무 조각은 뭔가에 먹힌 것처럼 곧 사라져 버리고, 검고 모래처럼 미세한 것을 남긴다. 나무가 없어지면 그것 또한 사라진다."

로저 젤라즈니가 던져준 저 화두는, SF 소설에서 만났기에 더욱 강렬하다. 양귀비를 닮았지만 양귀비는 아니고, 물을 닮았지만 물은 아니고, 태양을 닮았지만 태양은 아닌 그것. 이들 각각과 다르며 또한 이들을 합친 전체와도 다른 그것이 주는 저 생동감을 참으로 멋지게 표현하였다. 우리는 저 놀라운 경험을 '불'이란 단어 속에 가두고 실체를 그 고귀한 경험을 잊어버리고 사는듯. '아는 것을 잊어라'라는 잠언을 이보다 더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감탄 감탄

q****9 2007.12.1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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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회, 젤라즈니의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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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SF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쯤, 자주 들리는 모 도서 커뮤니티에서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다. 재미있는 SF는 없을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SF는 없을까? 사람들은 여러 과학소설을 추천했지만, 그 중 단연 극찬에 극찬을 이으며 릴레이로 언급되는 <신들의 사회>는 거의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펼쳐들어 첫 문구를 지나, 한 페이지, 두 페이지 쯤 읽었을 때는 구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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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SF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쯤, 자주 들리는 모 도서 커뮤니티에서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다. 재미있는 SF는 없을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SF는 없을까? 사람들은 여러 과학소설을 추천했지만, 그 중 단연 극찬에 극찬을 이으며 릴레이로 언급되는 <신들의 사회>는 거의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펼쳐들어 첫 문구를 지나, 한 페이지, 두 페이지 쯤 읽었을 때는 구입하기 전 가졌던 기대와 흥분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그 두 쪽을 읽는 내내 되려 피곤하기 그지 없었다. 신화를 소스로 한 소설이며, 최고의 재미를 보장한다던 추천인들의 말에 비해, 말장난같은 글들과 수도 없이 출몰할 것만 같은, 많은 이름을 갖은 주인공들, 게다가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스토리 상황 등 .... 초반부터 이러니 진짜 이쯤에서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수차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좀 더 ㅡ좀 더 읽어보자 하며 어쩔 수 없다는 마냥 그 험난할 것만 같던 독서를 차츰차츰 진행하다 보니, 처음과는 다르게, 어느새 그 지루함과 실망감이란 어느 곳으로 가버렸는지 온데간데 사라지고 이 책에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젤라즈니가 마술이라도 부린마냥.

k****4 2007.03.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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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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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다운 작품이다.  SF는 초창기 대약진 이후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드레이크 방정식에 따라, 우주 어디엔가에 외계인이 존재할 확률은 0이 아니다. 그렇지만, 인류 전체로 보면 언젠가 그들을 조우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세대가 그 세대에 해당할 확률은 또 한정없이 낮아진다. 천문학은 거의 역사 시대 이전으로까지 기원을 볼 수도 있지만, 망원경의 발명으로 달의 민낯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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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다. 

 SF는 초창기 대약진 이후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드레이크 방정식에 따라, 우주 어디엔가에 외계인이 존재할 확률은 0이 아니다. 그렇지만, 인류 전체로 보면 언젠가 그들을 조우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세대가 그 세대에 해당할 확률은 또 한정없이 낮아진다. 천문학은 거의 역사 시대 이전으로까지 기원을 볼 수도 있지만, 망원경의 발명으로 달의 민낯을 보고 나서야 단지 천정에 걸린 별이 아니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으로 하늘의 별들을 인식하기 시작한 이후에야 진정한 우주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인류가 우주를 정복해야 될 대상으로 본 것은 고작 3,4백년, 갈릴레이와 케플러의 시대 이후일 것이다. 그 시기는 인류의 과학력이 폭발하던 시대였고 인류는 마침내 20세기, 실제로 우주로 나서고 만다. 그렇지만 우주 여행이 실현되면서 동시에 SF는 한계에 봉착하고 만다. 우주여행이 자금과 생산의 영역이 되면서, 물리적인 법칙에 따라 현재 기술로 도달 가능한 범위가 규정지어지면서, 외계로 나가서 다른 생명체가 있는 행성에 도달할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과, 또 굳이 그런 비생산적인 일에 돈을 퍼부을 일은 근시일내 없다는 것이 명백해져 버렸다. 20세기 초중반 아시모프와 아서 클라크의 희망찬 미래 찬가는 정말 아름다웠지만 더이상의 동력을 잃은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로저 젤라즈니가 존재한다. '뉴로맨서'나 안드로이드에 천착했던 필립 K. 딕도 SF의 중요한 한줄기이지만, 로저 젤라즈니의 대단한 점은 SF를 사실상 SF의 영역이 아니던 부분으로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것이다. 화성에 도달하는 과정을 굳이 과학적으로 표현하지 않음으로 해서 오히려 새로운 상상력을 선보였던 '화성 연대기'의 레이 브래드버리와도 맞닿아있는 면이 있는데, 로저 젤라즈니의 착안점은 어차피 근거 없이 외계행성과 외계인을 상상한다면 그 외계인들에게 아예 판타지 세계의 상상 속의 동물을 대입해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상상은 아서 클라크의 단편집에도 나오는 것으로, 유니콘 형태의 외계인이 등장하는 작품도 있긴 하지만, 클라크는 소재만을 가져오고 이후의 전개를 철저히 과학적으로 행한데 반해, 로저 젤라즈니는 좀더 신화를 되살리려고 한다.

 신들의 사회의 뛰어난 점은, 인류의 가장 의미 깊은 문화유산 중 하나인 '종교'의 비유를 생생하게 살려냈다는 점이다. 이 책에는 종교에 대한 모든 것이 살아 있다. 단 하나 믿음을 제외하고 말이다. 믿음을 제외하고 봤을 때 종교에 얼마나 재미있고 신기한 개념이 있는지, 특히나 대단한 상징으로 가득한 힌두교를 중심으로 한다면 이야기가 얼마나 풍부해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로저 젤라즈니의 착안점은 이것이다. 만약 소수의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게 된다면, 어떤 사회를 건설해야 할까? 인류는 이미 기술을 머리에 넣고 있으니 석기 시대부터의 역사의 발전을 반복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이미 있는 현대 사회를 다시 재건하는 것은 재미 없는 일이기도 하고, 이주 1세대 입장에서는 별 특권이 없다. 그래서 지구에 현존했던 가장 이유 있는 계급 사회 (그 이유를 믿건 안 믿건)를 다시 흉내낸다는 것이 출발점인데, 세련된 솜씨로 이야기 순서를 뒤바꾸고 진실을 감추고 천천히 드러내면서, 소설적으로 흥미를 자아내는 구성에도 성공하고 있다. 재밌는 아이디어와 좋은 이야기꾼으로서의 능력, 양쪽 모두가 있기에 가능했던 작품이다.


e****e 2014.11.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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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즈니의 천재성에 놀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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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맞게 된 자체 휴식년에 할일없이 집근처 도서관 두엇을 두리번거리다가 우연히, 아주 우연히 로저 젤라즈니란 이름을 알게 되어 가장 먼저 보인 책 "시월의 고독한 밤"을 읽게 되었다. 한마디로, 번역이 엉망이었다. 번역은 해당 작가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한 후에 하게 되는 것 아닌가? 오자, 탈자는 둘째치더라도 그렇게 문맥이 안맞는 문장이라니.. 이해하면서 번역을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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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맞게 된 자체 휴식년에 할일없이 집근처 도서관 두엇을 두리번거리다가 우연히, 아주 우연히 로저 젤라즈니란 이름을 알게 되어 가장 먼저 보인 책 "시월의 고독한 밤"을 읽게 되었다. 한마디로, 번역이 엉망이었다. 번역은 해당 작가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한 후에 하게 되는 것 아닌가? 오자, 탈자는 둘째치더라도 그렇게 문맥이 안맞는 문장이라니.. 이해하면서 번역을 한 건가 싶었다. 그래도 그 책의 원의미는 그런대로 도달해서 나름 위트있는 소품으로 인정하고는 그의 또다른 작품들이 있음을 알게 되어 다른 책들을 찾아 헤매었다.

그중 걸린 것이 이 "신들의 사회, Lord of light".

읽는 도중 이런건 구입해서 읽어야 할 것 같아 서점을 다 뒤졌으나 품절, 절판. 중고는 원가의 세배 가격으로 팔리고 있고.. 오호라.. 사람들도 좋은 책은 다 알아봐~ 이러고는 밤새 책을 읽었다.

아직 안 읽어본 분은 꼭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SF판타지라 하면 보통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치부하기 쉬우나 이책은, 아니 젤라즈니의 책만은 그렇지 않은 듯. 지적이며 시적인 그 문장.(번역이 매우 훌륭하다. 김상훈씨.. 기억 팍팍 됐다.) 현학적이면서도 줄거리를 잃지 않는 글솜씨. 작품 사방으로 뻗어 있는 세계와 인간에 대한 철학은 감명깊게 다가왔다.

어떻게 보면 SF판타지가 아니라 현재종교 판도에 대한 또다른 해석같기도 하고, 그렇게 뭉뚱그려 넘어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작가는 딱 선을 그어 놓는다. 이건 소설이라고. ㅎㅎ 그래서 잼있었다. 보통 다른 얕은 작가같으면 보통 현재와 소설을 모호하게 그려 뭔가 있는 듯이 글을 쓰는게 보통인데, 이 분은 딱 긋는다. 이건 소설이야~ 하고. 60년대에 이런 소설이 나올수 있다니 경이로움.. 내이름은 콘래드도 대출했다. 다음엔 앰버연대기를 읽어보기로..

 

삼일만에 읽고 도서관에 반납하는 손이 아쉬웠다. 왜 이런 책이 다시 출판되지 않는 거지? 도서관에도 사실 잘 없는데.. 좋은 책이 많이 팔리는 나라가 되었음 한다. 출판사들도 돈많이 벌고..

 

 

n********c 2012.11.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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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SF의 완벽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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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젤라즈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상당히 흥미롭다. 그리고 로저 젤라즈니의 이   야기들은 상당히 경계에 서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경계는 바로 SF와 판타지의 경계   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SF와 판타지의 경계에서 움직이는 로저 젤라즈니의   글들은 독특한 매력으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특히나 그 대표적인 모습   을 보이는 것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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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저 젤라즈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상당히 흥미롭다. 그리고 로저 젤라즈니의 이

 

야기들은 상당히 경계에 서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경계는 바로 SF와 판타지의 경계

 

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SF와 판타지의 경계에서 움직이는 로저 젤라즈니의

 

글들은 독특한 매력으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특히나 그 대표적인 모습

 

을 보이는 것이 바로 이 작품 신들의 사회가 아닐까 한다. 힌두교와 불교 신화를 SF에

 

잘 녹여낸 이 작품 신들의 사회는 완벽하게 신화와 SF가 하나로 합쳐져 우주를 배경으

 

로 하는 멋진 판타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더불어 판타지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SF에

 

서 볼 수 있는 과학적인 부분들이 잘 녹아들어 신들의 사회는 너무나 멋진 이야기를 독

 

자들에게 들려준다. 더불어 신들의 사회는 억압과 통제, 그리고 그 지배에 저항하는 사

 

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한 저항의 이야기를 제대로 SF와 판타지로 녹여낸 그

 

모습은 그렇게 특별한 SF이면서 판타지인 묘한 매력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독특함은 신들의 사회를 너무나 멋진 SF의 명작이면서 판타지의 명작으로 만들어낸다.

 

  이 신들의 사회는 앞뒤에 이야기 속의 현재를 위치하게 하고 그 중간에 그 현재로 이

 

어지는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풀어내어 이 신들의 사회는 그 신들과 인간, 그리고 그 선

 

택의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진실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스스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

 

을 만들어 주려는 인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신화가 만들

 

어내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또한 그 신화가 SF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신화가 보여주는 그 당시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또한 이 신들의 사회

 

는 흥미롭게도 지금의 사학자들이 신화에서 찾아내는 역사적인 사실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SF를 기반으로 과학의 힘을 신의 힘으로 포장해서

 

사람들을 통제하는 이민 1세대, 바로 스스로 신이 된 이들의 모습에서 현재 우리사회에

 

서 벌어지는 많은 억압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 억압을 이겨내는 방법

 

은 그 억압을 직시하고 그 억압에 목숨을 걸고 저항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흰두교

 

와 불교의 신화에 SF를 더해서 매력적인 판타지로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이야기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m******d 2012.09.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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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회, 인간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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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도 권력인가? 정치, 철학, 사상 등 인간이 만든 모든 제도는 권력과 관련이 있다. 권력은 불평등이며 약자에게 환상을 심어 주면서 유지된다. 젤라즈니는 그 중에서 신으로 대표되는 종교에 대해, 숭배하는 자가 아니라 숭배받는 자들의 입장에서 얘기하고 있다.   권력화한 종교는 때로는 폭력적으로 때로는 교조적으로 인간을 제어한다.   그렇기에 작가가 그려낸 신들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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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도 권력인가? 정치, 철학, 사상 등 인간이 만든 모든 제도는 권력과 관련이 있다. 권력은 불평등이며 약자에게 환상을 심어 주면서 유지된다. 젤라즈니는 그 중에서 신으로 대표되는 종교에 대해, 숭배하는 자가 아니라 숭배받는 자들의 입장에서 얘기하고 있다.

 

권력화한 종교는 때로는 폭력적으로 때로는 교조적으로 인간을 제어한다.

 

그렇기에 작가가 그려낸 신들의 사회는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사회를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신'이 아닌 신'들의 사회'를 상상하는 메타포는 인간의 사회밖에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몰론 종교는 기만과 거짓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싯타르타이기를 '선택'한 주인공의 제자가 그의 '선택된' 설교를 듣고 진짜 부처가 되는 장면은 현대에, 아니 인류의 모든 역사에서 권력화한  종교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을 차지하고 있는 '진실성'에 대한 작가의 신뢰를 표현하는 듯 하다. 그것이 없다면 이미 종교는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춰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독자에 의해 오해될 수 있는 이러한 작가적 정신은 소설을 읽는데 전혀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환상적인 세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젤라즈니의 능력에 감탄하고 매력적인 등장 인물들과 계산된 구성과 매혹적인 이야기에서 즐거움을 얻고도 남음이기 때문이다.

 

 

 

YES마니아 : 로얄 s******t 2009.01.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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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적으로 사회를 만드는 실험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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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십년도 전에 어린애였던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 책을 가지고 있다가 이사다니느라 잃어버리고나서 까맣게 잊어버렸던 걸 다시 읽게 된건 이번 해에 젤라즈니 단편집을 보고 홀딱 반해서다. 나이를 먹은 지금 읽어도 역시 좀 어려운 감이 있었다.  책내용은 이렇다. 어떤 행성에 정착한 지구인들이 거기서 과학기술을 이용해 몸을 바꾸는 걸로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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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십년도 전에 어린애였던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 책을 가지고 있다가 이사다니느라 잃어버리고나서 까맣게 잊어버렸던 걸 다시 읽게 된건 이번 해에 젤라즈니 단편집을 보고 홀딱 반해서다. 나이를 먹은 지금 읽어도 역시 좀 어려운 감이 있었다.

 책내용은 이렇다. 어떤 행성에 정착한 지구인들이 거기서 과학기술을 이용해 몸을 바꾸는 걸로 불사를 획득하고 신으로 행사하게 되면서 일어난 일들을 그리고 있다. 정착한 지구인들은 힌두신화의 신 체계를 이용해 행성의 제도를 만들어냈다. 그중에서도 제1세대- 즉 처음에 행성에 정착한 사람들은 고위신의 자리를 획득하고 유지를 하기위해 그들의 후손이라고 할수있는 정착민들을 억압한다.

 왜 초기 정착민들은 일신교 체계가 아니라 다신교 체계를 선택했을까란 궁금증이 생겼는데 내나름대로 생각하기론 일신교 체계는 너무 그 유일신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므로 초기 정착민들에게 골고루 권력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국 그 체제를 전복하려고 하는 주인공 샘=싯다르타=마이트레야가 불교를 선택한 이유도 알 듯 했다. 다른 분이 말했듯이 원시불교는 애초에 특정한 신을 상정하고 그 신을 의지하기 위해 만든 종교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깨달음을 구하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주인공 샘이 생각한 사상을 억압하지 않는 자유로운 사회에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다신교를 대체하는 종교로 일신교를 택하면 더 위험한, 독재로 갈 가능성이 크다.

 로저 젤라즈니가 자주 사용하는 기법인 신화의 차용은 여기서도 드러나고 주인공의 영웅다움이 부각되는 것 역시 여전하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사랑에 상처받는 사람도 등장한다.-불쌍한 야마. 사람은 자신이 기존에 애착을 가지고 있던 게 사라져야 비로소 새로운 길을 갈 수 있게 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잠시 했다. 몸을 바꿀 수 있다는 설정 덕에 하도 인물들이 몸을 바꿔서 누가 누구인지 헷갈려 잠시 계보도를 만들까 생각도 했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주인공이 좋아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샘과 같은 권력에 저항하는 인물을 나는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다른 행성에 지구인이 정착해 한 체제를 시도하고 바꿔나가는 과정은 SF의 큰 재미 중 하나인 사고실험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과연 기존 지구의 지식이 없다고 볼수 있는 후손들이 발명한 것들은 그들 힘으로 만들어진걸까. 아니면 무리에 섞인 관찰자-새몸을 얻어 불사를 가진 초기 정착민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영향을 끼치게 된건지 그것도 무척 궁금하다.

a****o 2009.03.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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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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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젤라즈니의 책을 드디어 읽었다.   작가는 기독교를 믿고 있지만, 인도신앙에 대한 깊고 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항상 그의 책에는   힌두교의 사상과 배경이 깔린다고 하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신들의 사회는 일단   SF라는 장르를 띄고 있다.     제 1세대들이 신이라 자칭하며 독점하고 있는 과학기술을 널리 대중들에게 전파하기 위한 촉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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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젤라즈니의 책을 드디어 읽었다.

 

작가는 기독교를 믿고 있지만, 인도신앙에 대한 깊고 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항상 그의 책에는

 

힌두교의 사상과 배경이 깔린다고 하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신들의 사회는 일단

 

SF라는 장르를 띄고 있다.

 

 

제 1세대들이 신이라 자칭하며 독점하고 있는 과학기술을 널리 대중들에게 전파하기 위한 촉진주의자인 샘은,

 

물리적인 투쟁에 못지않게 정각자의 이름으로 대중에게 불법을 전파하며 목적을 이루어 나간다.

 

 

작가의 상상력에 기초한 소설의 흡입력은 글을 읽어 나가면서 점점 극에 다다른다.

 

힌두 신들의 능력과 전능함을 과학적 총아로 재발견할 뿐만 아니라, 그들은 말그대로의 신이 아니라, 육체가 늙어감에 따라

 

전생을 하면서 일종의 영생을 누린다는 배경.

 

 

과연 이래서 로저 젤라즈니가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j******1 2009.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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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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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본 SF 소설이다. SF 소설이라면 왠지 어린애들이나 볼만한 책이라는 인상이 강한 경우가 많은데, 사실 웬만한 멜로 소설 이상의 철학적 사회적 메세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우주전쟁'만 하더라도 당시의 제국주의적 국제관계를 명확하게 담아낸 작품이었지 않나. SF 소설에 대한 저런 부당한 인상은 SF라는 장르의 특성상 메세지들을 모두 제거해버린 어린이용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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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본 SF 소설이다.

SF 소설이라면 왠지 어린애들이나 볼만한 책이라는 인상이 강한 경우가 많은데, 사실 웬만한 멜로 소설 이상의 철학적 사회적 메세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우주전쟁'만 하더라도 당시의 제국주의적 국제관계를 명확하게 담아낸 작품이었지 않나. SF 소설에 대한 저런 부당한 인상은 SF라는 장르의 특성상 메세지들을 모두 제거해버린 어린이용 전집으로 먼저 접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서 생긴 것이 아닌가 싶다.

 

원제는 'Lord of Light'.

아주 먼 미래의 지구형 행성이 배경이다. 지구에서 이주해간 지구인들이 매우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력을 배경으로 신과 같은 능력을 행사하면서 각자 힌두교의 신이 되어 '영원히' 군림하며, 지상에 있는 보통 인간들은 새로운 육체를 받기 위한 종교로서 그들의 신을 모시고 철저한 카스트 제도 밑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을 제한받으며 살아간다. 그러다 신이 될 수 있었던 지구인 중에서 지상의 인간들과의 차별을 없애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면서, 신들이 가지고 있는 독점적인 과학기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두고 신들 사이에 생기는 갈등과 전쟁이 펼쳐진다...라는 것이 주요 내용 되겠다.

 

책 서두 부분에 자주 등장하듯 이 행성에 지구인들이 지상인들을 지배하기 위해서 힌두교의 교리를 가져와 만든 종교는 역사사 유례 없이 실증적인 종교이다. '신'의 정체라는 것이 과학기술의 힘을 이용하여 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 '인간'들이니 당연한 것, 이 신들은 인간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 그 힘을 시현하기도 한다.

신들에게 대항하는 사람, 불타는 대응 논리로서 불교의 교리를 내세운다. 물론 그렇다고 (그 스스로 인정하듯) 그가 진짜 부처이거나 불교 교리에 심취하여 전파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이 신들의 인간에 대한 지배 논리를 깰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으로, '진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쿨하게 답하는 불타의 모습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후반부에는 기독교도 등장한다. 지구에서 이주해온 목사가 힌두교를 지배이념으로 내세운 것에 반발하여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인데, 너무나도 합당하게도 원래의 신들도, 불타도 격렬한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도 그 목사의 세력과는 제휴하려 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교리를 따르게 되면 어떤 신도 더이상 존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상인 역시 한가지 교리에 매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이다. 기됵교 문화권에서 태어나 자란 작가임에도, 기독교의 저러한 특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 대단하다.

 

상당히 흥미롭다.

다른 행성에서 신 노릇을 하는 인간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알고 있는 '신'과 '종교'라는 것 역시 그런 유래에서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할 수 있다. 힌두교 신들의 속성을 각자 그대로 물려받아 능력으로 발휘하는 신들이라, 두 세력이 벌이는 전쟁의 양상도 속성의 발현에 따라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첫번째 전쟁에 비해서 마지막 전쟁의 묘사가 아주 적었던 점은 그래서 좀 아쉽다). 그 행성에 원래 있었던 원주민들을 표현하는 방식도 독특해서 이 소설의 중요한 부분이 되기도 한다.

 

허나 그런 것들보다는 신이 된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달라지는 점들에 대한 묘사가 더 인상깊었다.

이 소설에서 신과 인간들은 말 그대로 불사의 존재가 되어서 모두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새로운 육체를 받아 다시 젊을 때부터 시작할 수 있다. 생산력만 뒷받침된다면 아주 좋은 일인 것이 사실이지만, 고민해야할 의외의 문제들도 생긴다. 불타의 생물학적 아들인 탁이 말하는 형식으로 묘사된 육체적 혈연 관계가 갖는 의미나, 야마와 칼리의 결혼 직후에 벌어지는 일이 그런 것들이다.

과연 수십 세대에 걸쳐 수십 개의 몸을 교체해가며 생을 이어간다고 했을 때 어느 순간 자신의 후손을 갖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혹 후손을 갖는다고 하더라고 자신과 그 후손이 모두 과연 수십 세대에 걸쳐 수십 개의 몸을 교체해가며 생을 이어갔다면 그것은 여전히 혈연 관계라고 볼 수 있을지. 탁은 불타를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였던' 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로 인하여 생명을 얻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둘 모두 그 당시의 육체를 가지고 있지 않고, 엄청난 세월이 지나는 동안 혈연으로서의 유대도 약해졌으니, 그 생물학적 아버지에게 생물학적인 가족으로서의 유대보다는 정신적 스승으로 더욱 깉은 관계를 느낀다는 것이다.

당장 현재 지구에 있는 인류에게 닥칠 문제는 아니겠지만 결코 영원히 오지 않을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저런 이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긴 하다. 특히 결혼 직후 더 높은 신으로의 승급을 위하여 여성임에도 남성의 신체로 전생하는 것을 택한 칼리의 경우처럼, 영원한 생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정체성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어디서부터 변화할 수 있는지 또한 고민해볼만한 이슈이다. 저자가 나름 이 책에서 제시한 답이 있긴 하지만,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지 않겠나.

 

'행복한 책 읽기'라는 출판사에서 SF 소설의 고전 명작들을 새로 번역해서 많이 냈었다는데, 그 중 어릴 때 '소년 전집' 같은 곳에서 본 소설들도 있더라. 차근차근히 하나씩 새로 읽어가봐야겠다. 이런 명장 SF에서 얻는 생각할 꺼리들이 웬만한 책에서보다 많은 것 같다.

 

긴 안목에서 보면 육체가 가진 의미는 너무나도 미약하고, 그것보다는 우리를 혼돈으로부터 잡아 끌어낸 정신 작용에 관해 사색하는 것이 훨씬 흥미로운 일입니다. 

 

행복한책읽기, Roger Zelazny 지음, 김상훈 옮김, 437 page      

r*****o 2010.05.0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