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폰 할인에다 꿈을 낚는 마법사까지 끼워준다길래 냉큼 질렀다. 그리고 택배가 오자마자 두근거리면서 열어보았다. .......사이즈가 매우 작았다. 꿈을 낚는 마법사와 비슷한 사이즈로, 소년만화 단행본보다 약간 크고 더 얇은 크기. 다행히 글자 폰트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줄간격이 글자크기만큼 벌어져 있더라. 이 용량에 정가 9500원이라는 기능적인 가격이라 일단 별 하나 깎고 들어간다. 가난한 학생의 지갑사정으로 제 값 주면 피 토하게 생겼다. 사실 디자인에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칸딘스키와, 전편 꿈을 낚는 마법사의 삽화로 사용된 파울 클레의 그림이 어림잡아 스무 장 이상 들어가 있고, 전체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이었다. 역시 선물하기 좋은 물건. 내용은 출판사 리뷰에 나와 있듯이, 약간 짧은 소설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짧은 건 페이지 한 장 짜리. 미하엘 엔데의 메모상자 중에서 편집해서 냈다는데, 그냥 차라리 전문을 번역했으면 하는 건 투정일까.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선전에서 알 수 있듯이, 애들용은 아니다. 렝켄의 비밀이나 짐 크노프 쪽이 아니라 굳이 분류하자면 자유의 감옥 같은 느낌일까. 다만 나를 기대하게 만들었던 "따분이와 익살이"는, "니젤프림과 나젤큐스"로 렝켄의 비밀에 이미 번역되어 실려 있는 글이다. 그것만 빼면 모두 새로 번역된 작품이므로, 엔데의 팬분들은 한 권 구입하시는 게 어떠할지? 머리말-친애하는 독자들에게 던지는 44가지 엉뚱한 질문-은 독특하게 질문 형식으로 되어 있었다. 그 중 맨 마지막 구절. "당신은 이 질문들이 진정 44개인지 세어보았는가, 아니면 그냥 나의 말을 믿은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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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첫 단편 <‘따분이’와 ‘익살이’>만 봐도 알 수 있다. ‘따분이’는 보고 나면 누구나 잊어버리는 인물, 기억 못하게 되는 인물이고 ‘익살이’는 만났는지 알 수 없고 볼 수도 없는데 뒤에 가서 기억하게 되는 인물이다.
‘따분이’는 아무리 진실과 사실과 진짜를 알려 주도 소용이 없어 슬프고 ‘익살이’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도, 거짓과 도둑질과 온갖 나쁜 짓을 해도 그 당시에 알 수 없고 지난 뒤 기억 속에서만 떠올리게 되므로 재미있어 한다.
우리의 삶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좋은 건 뒤 돌아서서 잊어버리고, 나쁜 건 당한 뒤에 후회해도 이미 때가 늦고... 세상에 이 둘이 공존하는 한 우리의 삶은 언제나 망각과 후회의 연속이 될 것이다. 그것이 커다란 문제를 야기하든 작은 개인사에 국한되든지 간에.
이런 면에서 <거울을 보지="" 않는="" 아이="">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이 미하엘 엔데가 들려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 것은 우리가 이런 일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울이 아무리 진실을 보라고 해도 백설 공주의 동화 속 왕비처럼 우리는 눈앞의 이익에 눈멀고, 자신만의 행복에 겨워 절대 거울을 보지 않는 것뿐 아니라 그 거울을 없애기도 한다. 보며 무엇이 보일지 뻔히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두운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글픈 아이러니지만 위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예’ 혹은 ‘아니오’>와 <원맨쇼의 달인="">은 재미있으면서도 씁쓸함을 남겼다. 그러고 보니 전체적으로 그리 밝은 작품들이 아니다. 그래서 아쉽냐면 그건 아니다. 어차피 사는게 그런 건데 꼭 밝은 것만 볼 수는 없는 일이니까.
미하엘 엔데의 단편집 속에는 언제나 그림이 들어 있다. 이번에는 칸딘스키다. 칸딘스키가 이렇게 환상적인 작품을 그렸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그림 보는 재미가 대단했다. 정말 환타스틱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림들을 보면서 이 작품이 주는 무거움을 그림이 얼마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아마 그림만 보더라도 그저 좋을 수밖에 없는, 가끔 꺼내서 읽고 싶은, 보고 싶은 책이 되리라 생각된다. 소장하고 있다가 우울할 때 꺼내서 그림을 찾아보고 글을 읽어보면 식탁에 놓여 진 봄꽃처럼, 밥상의 싱싱한 채소처럼 삶의 입맛을 돋우지 않을까... [인상깊은구절] 145-146p "당신은 더 이상 힘이 없어요. 당신은 자신을 버린 거예요.당신의 영혼은 내 안에 있어요. 주인님, 당신은 나를 당신의 모습대로 만들었지요. 내가 당신에게 달려 있듯이, 이제 당신은 나한테 달려 있어요. 원래 이렇게 자신의 아이를 낳으면 어쩔 수 없는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지요. 당신은 나를 이 세상에 내놓았어요. 그래서 당신은 나의 창조주이자 주인이시지요. 자신이 만든 작품이 결국에는 자신을 지배하게 된다는 걸 몰랐나요? 우리 둘을 하나로 묶고 있는 이 부드러운 실들이 당신을 도망치지 못하도록 꽉 조여 매고 있네요! 당신은 자신을 찾기 위해서 나를 만들어 낸 거 아닌가요? 이제 당신은 누가 누구를 조종하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겠죠?"원맨쇼의>거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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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된 사람
미노타우루스는(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의 괴물)가 사는 곳은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는 미궁이다.
테세우스가 그 미궁 속에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미노타우루스와 싸움을 하는 동안 그는 점차로 미노타우루스로 변해갔다. 그가 싸우던 괴물과 '합체'된 것이다. 그래서 테세우스가 그 괴물을 죽이는 일은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 미노타우루스를 죽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죽여야만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싸우는 적과 점점 닮아간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달을 쫓다 달이 된 사람> 중에서
아직 채 다 읽지도 못한 책 중에서 읽다가 탁 걸려, 더 읽어나가는 와중에도 북마크를 옮기지 못하고 있는 한 페이지 짜리 소설이다. 줄거리도 없고 너무 짧아 소설이라기 하기에도 뭣한 이 페이지는 요즘 내가 살면서 뭐라고 할 수도 없으면서 간혹 느끼곤 하는 그런 것을 표현하는 듯한 느낌이다. 길게 감상을 쓸 필요도 없이 느낌표 하나로 표현할 수 있겠다.
다른 소설집에서 <니젤프림과 나젤큐스>라는 제목으로 읽은 작품이 이 책에는 <따분이와 익살이>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저번에 읽을 땐 읽는 동안에도, 다 읽은 후에도 이게 뭐야, 하는 느낌이었고 이번에도 이게 이렇게 출판사마다 다른 제목 하에 실을 만한 건가 하면서 읽었다. 그런데 낮잠이 설풋 들었다가 깨어나는 비몽사몽의 순간 채 다 의식이 돌아오기도 전에 이 작품이 말하려는 게 이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런 각도에서 보면 맞을 거다. 그리고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또 다른 해석이 맞을 거다. 그런 점이 바로 내가 미하엘 엔데에게 반하게 하는 점일 거다.
그리고, 원어 그대로 옮기는 것과 필요하다면 번역을 해서 옮기는 것의 차이를 문득 느꼈다. 이 작품은 후자가 나은 쪽이라고 생각된다.
머리말 대신 44개의 질문으로 시작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집, 굉장히 얇은데 무작정 빨리 읽고 싶지만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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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이 전환인가? 어떤 부분은 부조리 한 듯 하면서도, 어떤 부분은 아하 하면서 이해가 되고, 어떤 부분은 대체 무엇을 읽은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다. 아마 내 머리속에도 따분이와 익살이가 있는가 보다. 따분이는 사람들이 열정을 잃어버려 시간을 죽이면서 그 시간이 영원한 것 같아서 지루해 하면서도 그 당시가 일단 지나면 그때에 대한 기억을 하지 못하고, 익살이는 사람이 너무 열정적으로 바쁘게 사는 시간 동안은 그 시간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열정적인 것을 기억한다는 뜻인가 하는 나름대로의 나만의 해석을 붙여가기도 했지만, 그러기에는 어려운 부분도 상당한 편이라 나만의 해석붙이기는 그만두기로 했다. 독특한 작품이다. |
| 현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변한다면 현실 그 자체도 변하는 게 아닐까? ‘미하엘 엔데’ 가 독자에게 던지는 엉뚱한 44가지 질문 중 하나이다. 현실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변한다면 현실 그 자체도 변한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어떻게 보이느냐에 따라서 지금 처한 나의 현실이 바뀐다는 뜻이다. ‘바실리 칸딘스키’의 알 듯 모를 듯 어려운 미술처럼, ‘미하엘 엔데’의「달을 쫓다 달이 된 사람」역시 그의 동화 속 판타지가 알쏭달쏭, 알 듯 모를 듯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그리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에 굉장히 포근하게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기보다는, 어쩐지 난해하고도 심오한 인생을, 또렷이 봐야만 눈치 챌 정도로 귀엽게 살짝 포장한 듯한 느낌이다. 어떤 문학이든 ‘현실’을 반영한다면 언제나 어두운 블랙의 색깔이 이미지화 되어 떠오른다. 「달을…」은 작가가 남긴 메모 중 몇 작품을 선별해 책으로 엮은 것이다. 당시 그가 느꼈던 독일 사회가 그다지 맑고 투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든지, 종교와 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 등에서 블랙유머를 닮은 그의 위트와 재치가 어렴풋이 나타나 있다. 약 150 페이지 분량 안에 총 17개의 짤막한 단편의 글은 차분하게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창을 열어주는 듯 하다. 머리말의 작가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들처럼, 처음에는 간편하게 한번 읽어볼 수 있는 시간은 짧은데 반해, 다시 읽어보게 된다면 여러 번 머리를 굴려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아무것도 발명하지 않는 자의 위대함, 달과 나무의 속삭임, 세숫대야에 빠져 죽은 사람 이야기, 별자리 운명에 맞선 사나이, 인형사의 꿈……, 짧은 동화 속에서 생각하며 느낄 수 있는 기회의 길은 참으로 여러 갈래이다. 척박한 현실을 살아가면서도 순수해지고 싶은 작가의 진심은 반드시 독자에게도 느껴지기 마련인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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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있는 말들과 이해할 수 없는 말들.
느낌은 오는데 뭐라 꼭 찝어서 말하기에는 애매한 기분이었다.
''따분이와 익살이'' 에서는... 현재의 시간은 따분하기만하고 길게만 느끼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즐거웠었다고 느끼는 걸까? 현재의 소중함을 모르고 흘려보낸 어쩌면 도둑맞은 시간... 알듯 하면서 모르겠는...@@
가장 무서운 얘기는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된 사람''...
"사람들은 자신이 싸우는 적과 점점 닮아간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물리치려는 적과 닮아간다. 내자신이 내 자신을 싫어하게 되는건 너무 무서운 일이지...
뭐뭐했다면 뭐뭐 할 수 있었을텐데... 라고 후회하면 사람들이 최하등급이라는 말... 난 아직도 후회하고 있는데... ㅠㅠ
짧은 글이지만 그냥 쓱 보고 말기에는 지워져버리는 느낌... 찬찬히 읽어봐야할 책... [인상깊은구절] 사람들은 자신이 싸우는 적과 점점 닮아간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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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클레의 그림과 함께 여운을 남기는
yellow, red, blue, black.....여러편의 이야기들.
yellow 조나단 길프씨의 허무한 인생
red 달콤한 거짓말
blue 사라진 발자국
black 어느 독일 장교의 영웅적 죽음
친애하는 독자들에게 던지는 44가지 엉뚱한 질문
바실리 칸딘스키의 그림과 함께하는 동화...
아무것도 발명하지 않는 자의 위대함,
달과 나무의 속삭임,
세숫대야에 빠져 죽은 사람 이야기
별자리 운명에 맞선 사나이
어떤 광대의 죽음
위대한 예술에 대한 오해
1편보다 긴듯한 이야기들. 그리고 조금은 아름다워진... [인상깊은구절] 달과 나무의 속삭임 중- 오! 미안해요. 이건 나무의 언어예요. 인간의 말로는 번역할 수 없는 나무의 언어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