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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문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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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문 안에서 / 이근화     구체적이고 가혹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날마다 소세키의 문을 두드렸다  소세키는 몸이 아팠고 기운이 없었지만  손님에게 차와 방석을 내놓았다  여자들은 울었고    남자들은 화를 냈다  모든 것이 너무 가깝거나 멀었지만  사람들은 둘 이상의 질문을 동시에 했다  소세키는 대답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가혹한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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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문 안에서 / 이근화  
 
 
 구체적이고 가혹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날마다 소세키의 문을 두드렸다
 소세키는 몸이 아팠고 기운이 없었지만
 손님에게 차와 방석을 내놓았다
 여자들은 울었고
   남자들은 화를 냈다
 모든 것이 너무 가깝거나 멀었지만
 사람들은 둘 이상의 질문을 동시에 했다
 소세키는 대답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가혹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소세키의 문을 날마다 두드렸다
 유리문이었다
 소세키도 화가 났고
   생각이 안 풀렸고
 추억에 잠겼다
 투명한 집은 없다고
 소세키는 유리문을 달았을 것이다
 유리의 잔금을 안고
 자주 아팠을 것이다
 가끔 그의 고양이가 집을 나갔고
 여자들이 죽었다
 남자들도 죽었다
 소세키도 지금은 그 자리에 없다

 

 

*나쓰미 소세키의 산문집.

o******z 2010.10.19. 신고 공감 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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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217 칸트의 동물원
"노래책시렁 217 칸트의 동물원" 내용보기
숲노래 노래책 2022.2.19. 노래책시렁 217   《칸트의 동물원》  이근화  민음사  2006.4.25.       우리 집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나이가 들수록 큰고장(도시)을 힘들다고 느낍니다. 큰고장은 무엇보다 뛰놀 곳이 없습니다. 느긋이 해바라기를 하며 쉴 곳이 없고, 별바라기를 넉넉히 하면서 고요히 잠들 곳이 없습니다. 새랑 노래하거나 풀벌레하고 사귈 곳이 몹시 드물고, 바람
"노래책시렁 217 칸트의 동물원" 내용보기

숲노래 노래책 2022.2.19.

노래책시렁 217

 

《칸트의 동물원》

 이근화

 민음사

 2006.4.25.

 

 

  우리 집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나이가 들수록 큰고장(도시)을 힘들다고 느낍니다. 큰고장은 무엇보다 뛰놀 곳이 없습니다. 느긋이 해바라기를 하며 쉴 곳이 없고, 별바라기를 넉넉히 하면서 고요히 잠들 곳이 없습니다. 새랑 노래하거나 풀벌레하고 사귈 곳이 몹시 드물고, 바람하고 물을 맑게 마실 데는 없습니다. 《칸트의 동물원》을 가만히 읽었습니다. 여러 벌 되읽어 보는데 어쩐지 숨이 좀 막힙니다. 노래님은 숨막히는 서울살이(도시생활)를 아무렇지 않게 그려낸 듯합니다. 숨막히는 큰고장에서 스스로 새롭게 숨통을 틀 조그마한 불빛을 찾아내는 하루를 그리는구나 싶어요. 먼 옛날 글바치는 으레 두 가지 글감으로 노래했습니다. 첫째는 임금붙이를 기리는 노래요, 둘째는 풀꽃나무를 그리는 노래입니다. 오늘날 글바치는 어떤 글감으로 삶을 노래할까요? 아무래도 스스로 집을 얻어서 살아가는 터전에서 늘 마주하는 하루를 글로 옮길 테지요. 그렇다면 서울·큰고장이라고 하는 터전은 사람한테 얼마나 사람스러운가요? 사람한테 사람스럽지 않게 짠 서울·큰고장에서 어떻게든 수수하게 살아남으려고 하는 길에 적는 글일는지, 스스로 즐겁게 굴레를 내려놓고서 홀가분하게 새길을 나아가며 노래할 글일는지, 저마다 찾아나서야겠지요.

 

ㅅㄴㄹ

 

골목마다 장미가 피어나고 / 오후에는 차를 마신다 / 어느 맑은 날에는, // 낮잠을 자고 / 어김없이 목욕을 하고 / 나는 또 나인 듯이 / 외출을 한다 (지붕 위의 식사/30쪽)

 

나는 나로부터 멀리 왔다는 생각 / 편의점의 불빛이 따뜻하게 빛날 때 / 새벽이 밀려왔다 이 거리는 얼굴을 바꾸고 / 아주 천천히 사라질 것이지만 (따뜻한 비닐/40쪽)

 

이달의 사락 h*******e 2022.02.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