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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풍전 - 심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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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풍전」                              심상대   “옛날에 어떤 집에, 옛날에 양풍이 집에, 아버지가 작은집 하나 뒀는데, 이 여자가 하도 지독스러워 가지고-” “엄마는 살았어 죽었어?” “죽었어.” “그럼 작은집이 아니네. 계모지.” “있을 때 있을 때, 작은집 둔 건 양풍이 엄마 있을 때야. 양풍이 엄마는 내중에 죽었 지.” “으응.” “그래 살았는데, 이 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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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풍전」

                             심상대

 

“옛날에 어떤 집에, 옛날에 양풍이 집에, 아버지가 작은집 하나 뒀는데, 이 여자가 하도 지독스러워 가지고-”

“엄마는 살았어 죽었어?”

“죽었어.”

“그럼 작은집이 아니네. 계모지.”

“있을 때 있을 때, 작은집 둔 건 양풍이 엄마 있을 때야. 양풍이 엄마는 내중에 죽었 지.”

“으응.”

“그래 살았는데, 이 여자가 하도 본어머이를 못살게 하고 이래서, 양풍이 어머이가 양풍 이를 업고 양녀를 앞세우고 문 앞을 나설 때 산천도 울고 초목도 울었대.”

“그런데 그 이야기책 어디서 난 건데, 어머니.”

“몰라. 옛날에 느이 외할아버지가 내 어려서 읽으라 해서 읽었어. 설에 어대 놀러다니라 하나. 이런 거나 읽으라 그러지. 그런데 양풍이 어머이가 양녀를 업고 나갈 때 어데로 간다고 핸고 하몬, 옛날에 양풍이 외갓집이 잘살 때 종으로 있던 할아버지 집으로 지망(志望)하고 업고 나가니, 하마 그 종이 죽은 지 수년이 돼서 그 집터 찾아가니 쑥대밭이 됐드래.”

“으응.”

(……)

“또 종을 쳤다. 이번에는 상당(上堂)에 있는 하인이 나와 어쩐 일로 이런 먼 지경에 와 어린 소녀가 그러나고 하니, 성은 양(梁)가요 이름은 풍(風)이와 녀(女)라고 했다. 엄마 찾아왔다고 하니, 잠깐만 있으라 하더니 안에 들어가 상감 있는 대 가서 십세 어린 동자, 소녀가 엄마 찾아왔다 하니, 데리고 오라 하여 들어가니, 고대광실 높은 의자에 앉아 있던 엄마, 버선발로 뛰어와, 양풍아 젖 먹고 싶어 어찌 살았느냐, 양녀야 손 아파 어찌 살았느 냐, 하고, 이곳은 너희가 있을 대 아니라고, 양녀는 손목을, 싸놨던 걸 붙여주고, 너는 옥 황상전 선녀 가고, 양풍이는 칼을 줘서 나라에 군사가 되어 좋은 사람 되라 했대.”

“그럼 양풍이가 받은 건 칼이구만.”

“그래. 칼.”

“그게 다야?”

“거럼 다지.”

“또 없어?”

“머? 우터하라고? 마카 잘 먹고 잘 살았다는대.”


 

나이 드신 어머니가 어렸을 적에 이야기책에서 읽은 양풍이 이야기를 아들에게 들려줍니다.
 어머니는 신이 난 듯 이야기에 몰입해 있는데, 아들은 따지며 듣는 듯, 흘려듣는 듯 심드렁하네요. 그런데 이야기가 이어나갈수록 아들은 이야기 속에 빠져듭니다.
어머니는 이미 이야기를 끝냈는데 아들은 그 다음 줄거리를 요구하고 있네요.
아니 어떡하라고!

어머니는 분명하게 말합니다.

“마카 잘 먹고 잘 살았다는대.”

 

이 소설은 직접 읽지는 못했고 몇 년 전에 문장배달에서 읽고 재미가 있어서 두고두고 읽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작가고 아들은 독자이네요.

전도(顚倒)!
심드렁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작가의 의도이고 소망인 셈.

구어체와 고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작가의 역량이 돋보입니다.

독자들에게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라는 메시지.

작가에게 너무 심각한 것을 요구하지 말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