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직한 목소리 천천히 흐르는 호흡 그러나 책을 놓을 수 없게만드는 흡인력이 있다 편안하게 글이 잘 읽히면서도 숨겨진 여인의 오다마의 삶이 사랑이 아프다 담백한 슬픔이 깊어 내내 마음에 한마리 기러기로 날고 있다 번역자의 친절이 책 곳곳마다 숨어 있고 일본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된 곳을 번역자가 떠난 여행 글도 참 맛깔 스럽다. 나도 그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오다마와 오카다의 뒷이야기도 궁금하고 궁금하지 않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 아버지를 위해 첩이 되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사랑을 얻지 못하고 먹히는 오다마가 오카다가 던진 돌에 맞아 죽은 기러기가 오다마의 운명을 연상시키는 소설의 설정이 참으로 놀랍고 여운이 깊다 아 나도 이런 수채화 같은 깊은 슬픔이 채색된 글을 하나 평생에 쓰고 싶다는 욕심이 난다 오카다는 오다마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지만 오다마는 상처를 입는다 사회속의 오카다는 기러기에게 돌을 던지게 되고 기러기를 죽이게 된다 나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데 나로 인해 상처 받은 영혼들 있다면 나를 용서하시라 나에게 상처를 주고 떠난 사람들에게도 오늘은 어쩔 수 없는 상처였음을 안다고 그래서 나 기러기가 되어도 기러기 되어 죽어도 미워하지 않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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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소설은 잘 읽지 않는다. 어려서는 꽤 읽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서는 다른 책을 읽을 시간도 모자라는 판에 작가가 상상속에 그려낸 이야기에 빠진다는 것이 어쩐지 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기러기라는 책을 친구가 소개해 주어 읽기 시작했는데 우리 회사 대표님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오늘 회사에서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등장인물 들의 심리묘사가 이렇게 자연스럽고 깊이있게 묘사될 수 있다니 놀랄 따름이다. 번역본의 경우 외국어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문맥이 이어지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술술 읽힌다. 초반에 각주가 너무 많아 소설에 집중하는 것을 약간 방해하는 것만 빼 놓고는...
오다마의 순수한 사랑이 너무 애처롭다. 서방이 지방 출장을 간다고 하니 하녀(아마 우리말로는 식모 정도)까지 집에 보내놓고 그리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루 종일 문 밖에서 서성였을텐데 그 날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마지막 장면이 너무 오래 가슴에 남는다. [인상깊은구절] 그리고 그는 어쩌다 모자를 움직이는 것처럼 하면서 모자 창에 손을 갖다 댔다. 여자의 얼굴은 돌처럼 굳어 있었다. 그리고 아름답게 지켜보는 눈 속에는 무한한 아쉬움이 담겨 있는 듯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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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지와 상관없이 선택할수 밖에 없는 환경속에서 자학하듯 살아가는 곱고 맑은
마음을 소유한 한 여인의 자기 회생적 삶이 이 책속에 있다.
단지 내 집앞을 지나가는 사람이었을 뿐인데,어제도 지나가고 오늘도 지나갔음에
내일 다시 볼수 있으리란 아무 약속도 없는 작은 기다림이 가져다주는 설레임.
삶은 그 심리적 굴레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리라.
어떠한 물질도 마음에 그어놓은 강은 건널수 없고, 어떠한 조건도 가슴에서 겨누어지는
시선은 막을수는 없음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마음으로 이책을 단숨에 읽었다.
간결한 문체와 섬세한 심리묘사 그리고 이해를 돕는 많은 주석과 삽입된 사진들로
독자를 배려한 번역자의 세심함이 돋보인다. (jsy) [인상깊은구절] "...(중략) 아직 이름도 모르고 어디에 사는 사람인지도 모르지만 자주 얼굴을 마주치게 되니 오다마는 어느새 자연스럽게 친숙한 느낌이 들게 되었다....." "...그렇지만 창문을 사이에 둔 안타까운 침묵의 교제가 이제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선 것이 너무도 기뻐,오다마는 아까의 오카다의 모습을 몇 번이나 되풀이하여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이었다" |
| :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오카다라는 의대생, 수려한 용모를 가져서 세상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라고 묘사된 인물. 의과대학생들의 사환노릇을 하다 돈을 모으게 되어 사채업자가 된 인물, 스에조. 그리고, 안되었다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여자, 오다마. 그리고, 그녀의 가련한 아버지. 이야기 구조는 간단하다. 가난해서 스에조의 첩으로 오게된 오다마는 스에조가 마련해 준 집에서 혼자서 기거하고, 그녀의 아버지는 딸덕에 오다마의 집 가까운 곳에 집도 얻게 되고 하녀도 있는 안락한 생활을 하게 된다. 스에조는 아내 몰래 오다마를 만나러 오고 오다마는 첩이란 신분에 슬픔을 겪게 되고, 늘 그녀의 집을 지나서 산책하는 수려한 용모의 오카다를 연모하게 된다. 그리하여, 용기를 내어 오카다에게 말도 걸게 된 바, 몰래 어떤 작전을 짜게 된다. 이 작품의 미덕은 인물의 심리 묘사다. 그 중에서도 스에조의 마음을 묘사한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왔다. 스에조란 인물, 힘들게 돈을 모아서 자신의 집을 사야지 마음 먹는다. 그리고, 오다마를 첩으로 얻기도 한다. 이 두 가지 상황에서 그는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상상을 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서 리드미컬한 심리묘사는 책장을 두서너장 넘어가는데도 전혀 지겹지가 않고, 이 인물 봐라 하는 식의 미소마저 만들게 된다. 딱히 선한 인물도 아닌 스에조지만, 이상스런 매력이 있게 해주는 부분이다. 그리고, 오다마의 아버지. 딸을 보고 싶지만, 그래서 이제나 저제나 딸을 기다리지만 사위 스에조에게 실례라도 될까 싶어서 딸을 찾아가지 못한다. 그리고, 오다마 역시 아비를 찾아가고 싶지만 스에조에게 폐가 될까 혹은 지 애비가 싫어라 할까 지척의 애비집을 찾아가지도 못한다. 이 두 부녀의 서로를 그리는 정은 너무나 애닲다. 절로 가슴이 아플 정도로 서로를 그리는 두 부녀. 이 대목의 묘사도 뛰어나다. 결국 이 소설은 스토리 구조는 단순하나 그 심리묘사가 너무나 탁월하고 유창하여 나는 이 소설의 작가 모리 오가이의 팬이 단박에 되어버렸다. 그러면서도 소설의 말미는 너무나 극적이고, 너무나 평범하다. 오다마는 사모하는 대학생 오카다를 집으로 초대하고자 한다. 스에조의 출장에 맞추어 하녀도 고향으로 보내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오카다의 산책을 기다린다. 하나, 비극은 단순하다. 그날의 산책은 오다마 혼자가 아니라, 화자인 ''나''가 동행하게 되고 시쳇말로 오다마의 작업은 무위로 끝나게 된다. "못 하나가 큰 사건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고등어조림이 하숙집 저녁상에 오른 탓에 오카다와 오다마는 서로 영원히 볼 수 없게 되었다. 그것으로 이야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일은 기러기라는 이야기의 범위 밖의 것이다.(184P)" 그래서, 이 애닯은 이야기는 끝난다. 하숙집 밥상에 고등어가 오르지 않았고, 그 의대생들이 연못의 기러기를 돌멩이로 한번에 죽여 들고 오지 않았다면 이 단순한 러브스토리의 역사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니 다시금 인생이 애닲다. 한 번의 돌팔매질과도 같은 운명의 사소한 장난. 그 장난으로 흔들리는, 못내 불쌍한 인생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