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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정동진 이라는 단어에서 우리는 어느새 해돋이 풍경을 떠올리게 된다.
<이책은> 책책책 북카페 서평 당첨 도서.
<저자는>
<책읽은 소감> 무박2일 기차를 타고 전직원이 들떠 있던 때는 아마도 98년 10월 중순경이었지 싶다. '모래 시계'를 보지 않았지만 하도 방송서 떠들어대다 보니 나도 본 것 마냥 고무되어 있었을 터. 무박2일이라는 신선한 경험이 처음이었고 기차 여행이라는 건 언제나, 늘 낭만이 동반되는 묘한 느낌이 있다. 친했던 친구가 여전히 여수에 살고 있지만 젊은 날에 종종 갈 때와 모임 엄마들과 일부러 기차 여행을 선택했을 때 말고는. 그럼에도 기차 여행이라는 단어를 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마음이 드는게 병이런가.
이 책을 받아들고서 오래전 그 곳을 떠올려봤다. 바닷가에서 스타일 망가질까봐 전날 미용실에서 드라이를 하고 스프레이로 고정시킨 단발머리는 거의 흩날리지 않았지 ㅋ. 새벽 바닷가는 추울까봐 방수외투를 빌려입었고 속에는 겹겹히 껴입은 옷으로 둥기적거렸어도 추위를 몰랐었지. 하얀 얼굴은 새벽 한기에 빠알갛게 상기되었고 폐부 깊숙이 정동진의 공기를 꼭꼭 담았었지. 그렇게 창창했던 젊은 날. 30대초는 이제 까마득한 옛날 같기만 하다. 같이했었던 그니들도 정동진을 나처럼 기억할까.
이순원 저자는 사춘기 아들을 알고 싶어서 '19세'를 처음으로 모녀의 이야기를 그린 '스물셋 그리고 마흔여섯', 고래바위, 첫사랑을 거쳐 이 책에 이르렀다.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들이 늘 자리하는 것으로 다가오는 책들은 순박하고 진솔하다. 특별한 미사여구를 사용하지 않음에도 그 뜻이 은근하게 전달된다. 여운이 오래 남는다. 직설화법이 아님에도 그 뜻을 음미하게 된다. 오랜 연륜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둥그런 글이다. 간혹 못마땅함이나 부당함도 저자만의 방식으로 훈계하거나 타박하는데 그게 거슬리지 않는다.
책을 대하며 나는 황순원의 소나기를 떠올린다. 소년과 소녀가 등장해서고 소년과 소녀가 너무나 순수해서다. 탄광사업소 부소장집 딸 미연. 거기 직원인 아버지의 아들 석하. 석하 아버지는 탄부로 만족하지 못하고 산으로 산으로만 나돌았다. 지도를 그리고 총칼만 가지지 못한 장비를 갖추고 원대한 꿈만을 쫓다 비명횡사했다. 어린 석하는 처음으로 좋아하는 미연 앞에서 모든게 부끄럽다. 진달래꽃을 따야는 것도 석탄을 줍는 일도, 훔치듯 자루에 담는 것도. 가장 아닌 가장인 석하를 동네 어른들도 싹수 있게 봐줬고 무엇보다 미연 아버지가 탄을 대줘서 몇 년을 지내게 된다.
큰 사람되어 다시 돌아오라는 미연의 말이 그냥 하는 인사인 줄만 알고 이사해 정동을 떠났던 때가 십수 년도 넘었다. 정동진을 다녀왔다는 여직원의 말을 들으며 정동을 정동진이라 부르는 것에 다른 장소인가 의아심이 들 정도로 석하의 기억은 정동이다. 글 쓰는 사람으로 책도 내고 여전히 미혼인 채로 정동을 방문하여 정동진임을 확인하는 석하에게 정동이 없는 것처럼 모든게 없어졌다. 모텔이 먼저 반기고, 모텔에 숙박을 하면서도 사라진 정동을 석하는 오매불망 그린다. 미연도 궁금하다.
누구에게나 사랑이라는 감정이 찾아오기 마련일 때 처음 감정은 사랑인 줄도 모르고 사랑하거나 사랑했다고 느낀다. 첫사랑이라고 나중에 명명하게 되지만 그 사람에게 있어서 처음사랑인 경우와 모든 것에 있어서의 처음과는 엄연히 다름을. 모든 것에서 우선하는 첫사랑을 우리는 그렇기에 잊지 못한다. 마음만 컸지 모든게 서툴고 모든게 어설퍼서 상처만 -별일 아녔을 수도 있는-크게 남기도 한다. 석하에게 미연이, 미연에게 석하가 그리도 오랫동안 남을 수 있었다는 건 둘이 운명이라는 얘기도 되건만. 그게 또 운명이라서 그렇게 만나지고 그렇게 세월 흘러 진심을 알게 되나니.
저물어가는 한 해 2015년의 23일. 계절상으로도 정동진이 떠오르는 이유가 된다. 한 해 이러저러한 파고가 없었다고도 못하고 큰 파고로 따지자면 작은 파고라고 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막바지까지 온 세월이 있고 난 좋아하는 책을 읽고 쓸 수 있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올 해 저자의 책을 두 권이나 읽을 수 있었음도 감사하다. 살아가는 날이 길어질수록 떠올려질 추억들도 많겠지만 대개는 학창시절의 기억이지 싶어. 내가 모르는, 기억하지 못하는 그 어떤 것들을 동창회나 반창회를 통해 알게 될 때의 즐거움. 나이먹어감의 한부분은 어쩜 추억을 곱씹는 행위가 아닐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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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가족들과 함께 2박 3일간 강원도 여행을 했었다. 강릉에 여장을 풀고 강릉 주변을 도는 여행이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때 인걸로 기억한다. 정동진의 소나무를 바라보고, 바다를 거닐었다. 여름이 아닌데도 아이들은 양말을 벗고 바닷가에서 파도를 따라 달렸고 발도 담갔었다. 문득 아직 어렸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려보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즐거운 여행이었었는데. 오로지 아이들만을 위한 여행. 아이들에게 온통 시선이 가 있었던 때였다. 아이들의 어렸을적 모습도 떠올려보며 그때가 좋았음을 다시한번 느껴본다.
우리들의 정동진 여행을 떠오르게 하는 소설을 만났다. 이순원 작가를 알게 된게 『19세』라는 작품으로 처음 만났고, 그다음에 만난 작품이 『첫사랑』이라는 작품이었다. 『첫사랑』에서 이순원 작가는 우리 모두의 첫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초등학교때 예쁜 여자아이에 대한 첫사랑, 오랜만에 동창회를 하게 되며 첫사랑에 대해 궁금해하고 가슴아파하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우리 모두의 첫사랑은 어쩌면 추억과의 조우였던 것.
이번에 읽은 『그대 정동진에 가면』 또한 우리 안의 첫사랑에 대한 그 다른 이야기라고 해도 되겠다. 정동진에 대한 추억. 고작 몇 년 살지 않았지만 정동진에는 추억이 있었다. 주인공 석하가 좋아했던 한 여자아이. 그리고 석탄을 캐는 아버지, 힘겨운 삶을 살았음에도 정동진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던 건 아마 그 여자아이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주인공 석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정동진이라는 이름보다는 '정동'으로 불렀던 곳에 대한 그리움을 말하고 있었다. 서울에서의 정동쪽이라 하여 정동이라 불렸던 곳. '모래시계'라는 한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이 끌려간 곳이라 하여 정동진과 그녀가 잡혀간 소나무 때문에 많은 관광객을 불러오지만 어렸을 적 주인공이 살았던 그 곳의 정취는 찾을 수 없어 아쉬워하는 모습들을 말했다. 그리고 첫사랑 미연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아마도 정동진에 대한 그리움은 미연에 대한 그리움과 동질의 것이었다. 펼쳐진 바다, 외로이 서 있는 소나무, 추억속의 정동과 변질되어가는 지금의 정동진역. 저 멀리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헌화로의 한 카페의 풍경. 이 모든 풍경들은 추억속의 그곳과 같았으면 하는 주인공의 바람이 들어있었다. 우리도 그렇잖은가. 추억속의 장소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었으면 하는 바람. 첫사랑이 그때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었으면 하듯, 추억의 장소도 마찬가지이다.
나로서는 누군지도 모를 이 글을 읽는 그대, 언제고 정동진에 가거든 지금보다 조금은 더 경건한 마음을 가져주길 바란다. 내가 자랐던 한때에도 그랬ㄱ,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바뀐 지금도 그곳엔 나와 그대가 알지 못할 그곳 사람들의 힘겹고도 아픈 삶이 있다. (211페이지)
이순원의 소설은 마치 자전소설처럼 읽혀졌다. 광부들의 아프고 힘겨운 삶에 대한 기억들, 자신의 마음속 첫사랑에 대한 애틋한 마음, 잠시 떠나온 곳이었지만 늘 그리움의 장소였던 정동진.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있었으면 하는 바람들이 우리의 마음속 장소와도 닮았다. 오랜만에 정동진에 대한 추억을 떠올렸던 것처럼. 다시 가지 못할 아이들과의 추억이 서려있는 정동진에 대한 기억에 잠시 가슴이 미어졌다. 그리운 정동진, 그리운 아이들과의 추억. 다시 오지 못할 그시간들에 대한 애틋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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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은 강원도 태백입니다. 정동진과도 멀지 않지요. 고향이던 동쪽에서 서쪽 끝인 서산으로 시집와 살다 보니 20년 넘게 살던 고향의 풍경과 어린 시절 자라오던 모습들을 되돌아 추억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순원 작가의 「그대 정동진에 가면」 책을 다 읽고 나니 고향 생각이나 괜시리 마음이 울컥합니다. 책에 등장하는 황지, 장성, 광산, 광업소 사택 등의 낱말들이 어찌나 반갑던지요. 비록 지금은 대부분이 폐광되었지만 태백 역시 한때는 광산의 활기로 번성한 도시였습니다. 석하가 정동을 생각하는 마음이 나의 고향의 모습들과 겹쳐지면서 많은 부분 동감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바라보면 황홀하고 마주치면 부끄러운’ 석하의 첫사랑. ‘나중에 큰 사람이 되어서 꼭 다시 와야 돼’ 라고 말하던 부끄럼 많은 미연. 미연을 찾아 심곡의 카페 주인 연희를 만나는 석하, 그리고 연희를 통해 드디어 만나게 되는 둘. 두 사람의 수줍은 모습 밖 꽃잎 날리던 과거의 한 순간부터 20년 만에 재회해 오래도록 손을 잡고 있는 그 순간까지...... 가슴 아픈 이야기, 안타까운 장면 장면들을 읽으니 주인공들처럼 어느새 나도 반문하고 있었습니다. 석하가 미연에게 편지를 썼다면, 석하가 행낭의 단추를 제대로 채우고 있었더라면 하고 말이예요. 석하와 미연의 아픈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책 끝에 여러 장으로 나뉘어 나열되어 있는 단어들이 석하와 미연의 그간의 사연들을 쭈욱 이야기하고 있고 긴 여운을 남깁니다. 책을 모두 읽고 나니 음각으로 표현된 책 표지의 제목을 가만히 쓰다듬게 됩니다. 고향과 가까우면서도 정동진엔 고등학생 때 딱 한번 가본 적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역 앞 바다에서 물장난 친 것만 기억날 뿐 ‘모래시계 소나무’라든가 즐비한 포장마차는 본 기억이 없네요. 이순원 작가의 책 「그대 정동진에 가면」을 계기로, ‘오랑캐’가 되지 않도록, 조금은 경건한 마음으로, 정동진에, 헌화로에 꽃을 꺾어 바치러 한번 들러볼 생각입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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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오랜만에 듣는 지명이다. 여기를 갔던게 언제였더라. 어느 여름이었고 여전히 일에 치여 살던 내게 당시 친하게 지냈던 후배가 휴가라는 걸 가자고 이야기했고 앞뒤로 여유를 겨우 만들어서 정동진으로 기차를 타고 갔던 기억이 났다. 남들과 같이 정동진에서 해돋이를 보려고 기다렸지만 구름이 끼어 보지는 못하고 대신 바닷가에서 즐겁게 놀았고 이후 태백으로 이동해 태백산을 올라갔다가 너덜너덜해진 신발을 버리고 돌아왔던 추억이 떠올랐다.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그냥 묻혀있었을 이야기들이었다. 정동진이라는 세글자에 나는 대번 그 기억을 떠올렸다. 그보다 오래전인 대학때 동기들과 역시 해돋이를 보겠다고 밤새 기차를 타고 달렸던 기억은 고이고이 접어둔채 그나마 최근 기억을 소환했던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후 다시 정동진에 가게 되면 나의 정동진에 대한 기억은 또 한자락 덧씌워지겠지.
오래된 사랑에 관한 이야기. 작가는 '첫사랑'에 이어서 이번에도 오래된 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첫사랑에서는 정말로 풋풋했던 소년소녀들의 사랑이 시간이 지나후에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그런 이야기를 그렸다면 이번에도 같은 접근법이다. 첫사랑일수도 아닐수도 있지만 이 역시 어린시절에 만났던 인연이 이십년이 지난후에도 다시 계속되다는 이야기. 이 책을 읽기전에 일본작가의 글을 읽었었다. 그 글에서도 역시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이야기가 등장을 한다. 그들은 8년만의 만남이었던가. 그 세월도 만만치 않은데 여기서의 세월은 더욱더 넓고 깊다.
스무해. 그냥 숫자로만 보면 대단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세월이라는것을 예로 들어본다면 한 아기가 태어나서 20살이 되는 그런 해 인 것이다. 온갖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 드디어 성년이 되는 그러한 해. 한 인간이 그렇게 훌쩍 자랄 정도의 시간이라면 얼마만큼의 긴 시간인지 가늠해보기가 훨씬 쉽다. 그런 긴 기간동안 한 사람만을 생각하기가 쉬울까. 물론 그 중간중간 다른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도 하고 저마다 자신의 일들에 지쳐 치이기도 하겠지만 그런 시간 속에서도 틈틈히 생각나는 한 사람. 그리고 그런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보고싶고 그리운 한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라해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오랜시간을 거쳐서 돌아서 만났으면 앞으로 좋은 일들만 가득해야 할 터인데 아니 만나자마자 불곷부터 튀어야 할터인데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만남이라 그렇게 전개가 되지는 않는다. 저마다의 인생을 존중이라도 해 주듯이 은근히 돌아가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옛날 이야기처럼 왕자님과 공주님은 오래동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아닌 전형적인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오랜시간이 걸려 만나는 것은 지극히 현실스럽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읽고 나면 꼭 내가 어린 시절에 어떤 친구들이 있었나를 생각보게 된다. 나에게도 첫사랑이라는것이 있었을까, 누군가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었을까. 그런 사람이 이렇게 오랜후에 나에게 다가온다면 나는 어떤 느낌으로 그를 만날 수 있을까. 굳이 꼭 남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약간은 어색하고 약간은 쑥스럽고 약간은 반갑고 약간은 신기하기도 할 듯 하다.
'첫사랑'을 읽었다면 꼭 읽어주어야 할 이야기. 첫사랑을 읽지 않았다면 이후에라도 같이 읽어주면 더욱 잘 스며들 이야기. 여름이 끝나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부는 이때, 슬슬 감성으로 채워질 시기에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문득 이제는 사람이 조금은 줄었을 정동진에 가 보고 싶어졌다. 그대, 정동진에 가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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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정동진에 가면/이순원
정동진이 맞을까? 정동이 맞을까? 정동에서 나고 자랐다고 굳게 믿고 있던 저자는 막 정동진역을 방문한 한 여자와의 대화에서 자신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정동과 정동진이라고 주장하는 여자를 만난다. 그리고 자신의 기억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수긍하기가 어려웠다. 기억속에 남아있는 정도의 느낌이 정동진역이라는 달라진 이름에서 다가오는 허망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서울로 이사를 온 이후 희미해지는 기억속에서 역 이름을 정동진역을 정동역으로 바꾸어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저자가 기억하던 정동은 탄더미들로 역 주변이 가득하고 파도에도 씻기지 못한 시커먼 해변의 모래들이었다. 정동진을 다녀온 사람들의 세상의 해는 그곳에서만 뜨는듯한 과장된 이야기들과는 달리 저자만의 정동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선배와의 모임에서 모두 정동진으로 가자는 말에 여자 핑계를 대고 빠져나왔다. 16살의 가장 아픈 모습으로 떠나온 정동을 이렇게 가고싶진 않았던 것이다. 여자를 찾아 정동에 도착한 그는 눈에뜨게 많이들어선 모텔을 보고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일출을 보기위해 오는 것인지 일출을 핑계로 사랑을 나누러 오는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정도로 많은 모텔들. 그렇게 어릴적 추억속으로 그녀에 대한 첫사랑의 기억들을 되새겨본다. 산을 다니며 탄을 찾으러 다녔던 아버지를 두어서 집에 피워야 하는 연탄을 직접 구해야했다. 11개의 탄광을 가진 집의 딸을 짝사랑하면서 아쉽게 고백하지 못하고 헤어진 아련한 아픈 추억이 정동에 대한 그의 느낌이었던 것이다. 그 후 자신의 책 사인회에 그녀의 친구를 만나고 나서야 20년만에 정동을 향해, 아니 그녀를 향해 가게 된 것이다. 사인회에서 만났던 그녀의 친구를 잡지책 사진에서 보고 찾아낸 그는 그녀를 통해 짝사랑했던 그녀, 미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멀리서만 좋아했던 그녀를 이렇게 가까이 눈앞에 앉게 되다니. 그리고 듣게 되는 그녀의 이야기, 그리고 그녀도 역시 자신을 좋아했었다는 고백. 이처럼 이 두 사람은 고백도, 사연도 모두 늦었던 안타깝고 아픈 기억들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붙잡을 수 없는 그녀를 놓아주며 아련하고도 아픈 기억들과 삶의 기억들을 가슴 한켠에 묻어둔다. 그리고 정동진으로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에게 당부의 말로써 글을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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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
그대 정동진에 가면
늘 서울의 동쪽으로.
새해가 되면 한번쯤은 꼭가보고싶던 정동진에 대한 성찰을 일으켜준.
정동, 정동진.
삶 속에서 주인공들과 같이 수없이 수많은 선택의 기로를 겪게되고 겪어본 경험으로.
그리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벗어나기가.. 벗어날수가 없었습니다.
예전같으면 그 찰나의 순간이 아프고 또 아파서 안타까움에 자꾸만 돌이키켜보곤하였지만.
물론 지금도 한번에 훅훅 털지못하는 미련함은 늘 갖지하지만.
그것 역시 일부였음을 자꾸만 이해하고 또 받아들이게만 되는 제 자신이 보입니다.
그래서 더욱 당부하고 싶네요.
오늘도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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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정동진에 가면 이 책 제목을 처음 본 순간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정동진에 가면 아름다운 추억만 가득할 거라고 그래서 그 추억을 찾아 다시 정동진에 가서 그때를 회상하며 그 때의 행복을 느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였다. 나 또한 어둠이 깔릴 무렵 정동진에 도착했을 때 바닷가에 눈발이 내리고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온통 설화로 지구를 덮어 버릴 정도의 설경에 매료되어 지금도 눈앞에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하였다. 그래서 꼭 읽어보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 책을 읽은 순간 하나 하나 나도 이 책속에 동화되어 가고 있음을 알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그때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추억만이 아니었음을 느꼈다. 정동진에 갈 기회가 있었음에도 추억이 아려있는 그곳에 가지 못하는 마음 그리고 정동진에 가서 너무나 많이 변해버린 낮선 풍경들, 아버지가 평생 광산을 찾아 헤매다 낭떠러지에서 추락하여 돌아가셔 어쩔 수 없이, 중학교 3학년 때 서울에 전학 가기 며칠 전, 그 아이를 만나기 위해 백일장에 참가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와 짧은 대화, 마지막 날 밤 그 아이의 집 울 밖까지 왔다가 그냥 돌아가면서 마음속으로 너를 좋아했다는 말을 끝내 말하지 못하였던 석화, 책속에 빠져 드는 수간 더욱 정동진에 아름다운 추억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시대 우리들에 살아가는 모습 서민들에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 정동진이구나, 그 시대의 우리들의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고향에 도착해서 어릴 적 살던 곳이 너무도 변해 버린 지금 그리고 탄광에서 일하던 그 많던 사람들을 흔적도 없이 살아져 버리고 지금은 모래시계에 촬영지로서 유명세로 인하여 많은 관광객이 잠깐 머물다. 썰물처럼 빠져 나가버리는 지금의 정동진을 보면서 그는 많은 것을 회상하였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고향 또한 지금은 많이 변해 있다. 고창 청보리밭이 있는 곳인데 봄에 청보리를 보기 위해 가을에는 메밀꽃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지만 그들은 진정한 그 곳에 운치를 모르고 가는 것 같이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진을 찍고 여기 저기 둘러보다가, 그리고 휭하니 차를 타고 가버리는 모습들 이런 것이 낯선 것이 아니라 이제 고향에 가면 그 많던 친구, 동네 어르신들 모두 이 세상을 떠나고 빈 집들만 세월이 흘렀음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처마 들이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 때 추억들이 꼭 아름다운 추억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 힘들었던 시절이 생각이 나기도 한다. 아마도 그 때 그 시절에는 그랬을 것이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에 바쁜 세상 자식들 굶게 하지 않는 것이 부모들에게 제일 큰일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석화 와 미연이의 아름다운 결말을 기대하면서 단숨에 읽어 내렸다. 그들의 마음속 깊숙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음에도 그들은 왜 좋은 결말을 맺지 못했을까? 그들이 서로 조금 일찍 만났더라면 아니 석화가 서울로 전학가고 계속해서 연락을 하였더라면 그들의 운명을 어떻게 변해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또한 석하가 미연 이에게 해안가를 가면서 헌화가 얘기를 하면서, 꽃을 꺾어주러 다시 이곳에 오겠다는 말을 하였을 때의 미연이의 말……. 이 책에서 둘의 아름다운 결말을 맺지 못했지만 나의 마음속으로 그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그려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아름다웠던 추억과 아릇한 기억들 다시 생각나게 해서 참으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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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우리에게 좋은 추억을
남기거나 아니면 가슴 아픈 사연을 하나씩 안겨주는 것인지도 모른다.이런 아련한 추억속의 한 토막을 끄집어 내는 묘한 기류를 타고 흐른다.무거운
어깨를 타고 흐르는 삶의 짐의 무게를 우리는 이겨내기위해 훌쩍 떠나보고 싶은 충동과 지금 정동의 바다는 이런 여운을 남겨주고 있다.화비령과 미연
그렇게 떠나 보낼 수 밖에 없었던 36살의 소설가 석하를 통해 다시조명해 본다.
석하는 이런 우리의 마음을
모두담고 정동으로 향하였던 것 비록 좋은 추억은 아니지만 좋아했던 한 여인(미연)과 힘겨운 삶의 석탄캐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유년시절의 철모르는 시절의 그 때가 사랑이라는 것을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것은 아직도 그곳의 짭짤한 바람과 소나무의 향이 아닌가
한다.잊혀지길 원하지만 잊혀지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지난 가을 동해에서 통일문학심포지엄이
열릴때,동해 시청에
참가한
석하는 참가자들과 사인회를 갖는데 그곳에 한 여인이 찾아와 함께 오지 못한 친구
미연이를 위해 사인을 부탁하자 별 생각 없이 해준 석하,그 여인이 바로 첫사랑 미연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미연이에 대한 애뜻한 그리움이
석하의 발걸음을 정동진으로 옮겼는지도 생각해본다.정동 초등학교의 모습속에 유년의 모습은 언제나 성공뿐이었다.
금의 환양이란 성공의 꼬리표를
달고 떠난지 20년만에 찾은 이전의
탄광촌
그곳의
모습과 돌아온 석하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나의 생각과 20년 전의 주인공의 마음이 오버랩되며 현실속의 미연을 떠올리게된다.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속의 석하와 미연의 갈등의 구조속에
어쩌면 나의 첫사랑도 생각이 난다.다시 왔던 그곳 아는 사람도 반겨주는 이도 없지만 그렇게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애절함도
함께한다.
그래도 떠날 수 없어 고향을
지키는 그들의 모습에서 정동진의 미연을 떠올려본다.아무리 미워도 보고싶지 않아도 잊어버리고 싶어도 고향은 고향이다.언제나 떠났다 다시와도 말없이
반겨주는 그곳,그리고 그리움,이순원의 그대 정동진에 가면이다.오늘따라 고향의 느티나무가 그리운 것은 왜일까? 깊어가는 가을 저녁 이 책은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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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자체만으로도 설렘을 가지게 하더라고요. [그대 정동진에 가면]이라는 알싸한 추억같은 제목의 이 책! 하얗게 추억을 회상하는 듯한 느낌의 양장표지여서 한참을 만지작거리면서 더욱 생각에 깊이 잠기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추억을 회상하게 만드는, 느낌만으로도 따뜻해지는 이순원 님의 새로운 소설에 반가운 마음이 가득하게 됩니다. 그래서 소원을 비는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볼 수 있었고 그 감수성에 흠뻑 젖게 하는 내용들에 감흥을 저절로 묻어나서 이렇게 글을 쓰는 마음이 그 자체로 행복합니다. '정동진'의 추억! 정말 많은 연인들에게 있을 것 같아요! '정동진'이라고 하면 일출과 첫사랑, 기차... 이렇게 많은 것들이 연관지어져서 이것저것 추억들이 떠오르니 그 마음을 행복히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더욱 설레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정동진의 이야기에 푹 빠져볼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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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정동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라는 부제에도 마음이 스르르 열리면서 '맞아, 정동진은 그대로 있는데 나의 마음이나 추억에 대한 생각은 어떤 변화가 있던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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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 제목처럼 '정동진'에서의 추억들이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그래서 추억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정동진'의 이야기와 실제로 '정동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에 대해서 들려주고 있어요. 슬픔과 아픔, 그리고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아름다움, 그리고 미묘한 감정들과 조화로움들까지 모두 이 책에 담겨져 흠뻑 그 감성 속에 젖어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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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작가의 작품을 접한것이 이 번이 두번째다. 전작 '워낭'은 석기시대 이후, 우리 민족과 더불어 생업을 함께하며 살아온 소의 내력을 통해 인간세계를 반추해보는 이 작품은 소의 이야기인지, 인간의 이야기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소와 사람과 그들이 함께 일군 대지와 쟁기의 삶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토속적인 느낌이 한껏 살아있는 담백한 문장으로 빚어내는 이순원작가 특유의 서정성이 은근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왔던 작품이었다. 이번에 읽은 '그대 정동진에 가면'은 정동진 출신의 주인공이 유명 작가가 돼 다시 정동진과 첫사랑의 여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조선시대 한양의 광화문으로부터 정동쪽에 위치한 바닷가라는 의미로 ‘정동진(正東津)’이라 이름 붙었다. 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추억과 낭만을 쫓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정동진은 바다와 역이 만나는 곳, 해돋이를 보기 위해 새벽기차를 타고 달려오는 곳, 과거와 미래를 잇는 영속성이 묘한 그리움으로 채색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누구나 무엇에 대한 그리움, 혹은 어떤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 소설은 그러한 그리워지고, 또 미안한 마음이 들게되는 유한한 삶속에서 많은것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의 추억이 있는 소설속 주인공에게 정동진은 '정동'이라는 지명으로 남아있다. 같거나 비슷하면서도 느낌이 전혀 다른 낯선곳으로 느껴진다는 '정동진'이라는 지명의 괴리 만큼이나 주인공에게 정동진은 특별한 곳이었다. 가난 때문에 진달래꽃을 꺾어 가겟집 아주머니에게 연필이든, 책이든, 국수든 바꿔오던 시절에 만난 미연은 손에 든 진달래꽃보다 더 꽃 같았다. 광업소 부소장집의 딸 미연과의 추억은 그렇게 아름답고 애틋하다. 그렇지만 바라보면 황홀하고 마주치면 부끄러웠다. 아버지는 늘 산으로만 다녔다. 광업소 일을 하던 아버지는 그 일을 그만두고 직접 탄광을 발견하기 위해서 무모하게도 노다지를 캐러 가는 것이다. 여러 해가 흐르는 동안 몇 개의 드러난 석탄 광맥을 발견하긴 했지만 매장량이 터무니없이 작아 채산성이 없는 것들뿐이다. 결국 아버지는 가족이 기거하는 방에 넣을 연탄 한 장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산에서 사고를 당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서울로 이사 가게 된 주인공이다. 이렇게 열여섯 나이에 떠나간 그곳 정동은, 아버지의 꿈이 있었고, 꿈의 상실이 있었던 곳이며, 가난과 부끄러움과 꿈에도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의 여인이 있던 곳이었다.솟소설은 성공하기 전에는 결코 그곳을 찾지 않겠다던 주인공은 유명한 작가가되어 어린시절 추억이 있던 그곳을 다시 찾게 된다. 유년 시절 아름답지만 가난했던 봄과 아픈 사랑을 더듬어 가는 여정을 통해 잃어버린 성정과 꿈을 복원하려는 저자의 의도를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