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 제목이 묻는 물음에 대한 답변부터 하자면, ‘우리 민족은 단일민족이 아니다.’ 이 책에 따르면 단일민족 개념은 우리 민족을 말살하려 했던 일제에 저항하기 위해 국민적 단결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으로 만들어낸 일종의 신화다. 세계화 시대를 맞이한 오늘 날, 단일민족 개념은 오히려 국수주의로 변용되어 우리 사회에서 공존해야 할 외래 이주민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라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원치 않더라도 이미 우리는 다문화 사회다. 많은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장기 체류 외국인, 귀화자, 외국인 주민 자녀에 해당하는 인구수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고, 이는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는 원래 다문화 사회였다.’라는 저자의 글로 시작하는 이 책은 다문화 사회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다문화 사회의 미래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해주기 위해 쓰였다. 우리나라 다문화 가족 현황, 다문화에 대한 이해, 우리나라 다문화 사회의 현실, 해외의 다문화 사회를 위한 노력, 우리나라의 다문화 사회를 위한 노력, 다문화 사회와 미래까지, 적은 분량임에도 청소년들도 충분히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담았다. 역사를 살펴보면 외래인들이 우리나라에 귀화한 사례가 많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30% 이상은 귀화인 출신이라고 한다. 다문화 정책과 다문화 자체에 부정적인 사람들의 조상도 이방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언어, 경제적 형편, 문화적 차이, 무엇보다 차별로 인해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살기에 그리 좋은 나라는 아니라고 한다. 내국인 범죄율은 3.7%인데, 국내 거주 외국인 범죄율은 1.9%에 불과하다는 자료는, 외국 이주민에 대한 우리들의 편견이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지 보여준다.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분명 피곤하다. 다문화 사회가 아니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는 다문화 사회이고, 국민들의 인식 변화와 성공적인 다문화 정책의 실행은 우리 사회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도 재차 강조하듯이 ‘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p.s 정부는 북한 이탈 주민을 다문화 가족 관련 정책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같은 민족이지만 분단 이후 언어, 사상, 문화 등 이미 너무나 다른 환경에 있었기 때문이다. 통일의 당위에서는 항상 ‘민족 정체성(또는 주체성) 회복’이 있었다. 이제 그러한 명분은 다문화 사회에서 점차 약해지고 있다. ‘다문화’를 강조하면 할수록 북한과의 ‘통일’을 해야 할 필요성을 굳이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가 중국이나 일본과 통일할 필요가 전혀 없는 이유는 같은 민족이 아니기 때문인데, 다문화를 위해 단일 민족 개념을 탈피할 경우 우리는 이미 다문화 사회이므로 북한과도 통일할 필요성을 못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둘 다 게르만 민족 계열이지만 그 두 국가는 물론 주변국들조차도 서로 통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역으로 ‘통일’을 강조하게 되면 ‘민족’의 개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남한과 북한은 같은 역사를 공유한 같은 민족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문화’와 ‘통일국가 건설’이라는 상이한 목표를 어떻게 둘 다 동시에 추구해 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