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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돌풍이 일고 한 남자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진다.
그리곤 화면이 바뀌어서, 생기를 잃은 달이 호수에 빠져버리고, 한 소년이 이를 냉큼 집으로 들고가버리는 데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눈앞에 보이던 것이 더는 보이지 않는다. 여름바람 건듯 지나가니 눈 깜짝할 새 사라져버린다. 나의 기억 속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속에서 찾을 수 없다. 마알간 푸르름 속에서 흔들리는 희미한 그림자만이 남아 있다....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어쩌면 그저 짙은 구름에 가렸는지도 모르지. 어쩌면 때마침 바람이 불어 티끌이 내 눈 속에 들어갔는지도 모르지. 지금은 네가 보이지 않지만, 나는 변함없이 너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위의 글들은 다중적으로 독자마다의 경험에 따라 여러가지로 받아들여지고 해석될 수 있다. 저자의 머리말에서처럼 누군가 하늘나라로 가버린 소중한 이에 대한 말이 될 수도 있고...
달이 없어지자, 사람들은 대량생산으로 달을 만들어낸다. 그걸 가지고 요가도 하고 쿠션으로도 삼고 인형이나 공으로도 삼고...
하지만, 달이 아름다운 건 어둠이 있기 때문이다.
.... 깊은 어둠이 있을 때 비로소 온유하고 아름다운 빛이 태어나는 법....
생기를 잃어버린, 아직은 저 높은 곳으로 돌아가기 두려운 달은 자기를 집어준 소년과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갖는다. 알고보니 소년은 외롭고도 외로운 아이.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절친한 친구가 된다.
...기억 속에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영원히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용기를 되찾은 달은 다시 하늘나라로 올라가고 소년은 백합향기를 맡은 것도 같다. 그리고 갑자기 일어난 돌풍에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진 남자는 백합향기를 맡으며 제 정신이 돌아온다.
과연 이건 누군가의 꿈 속에 일어난 이야기일까? 아니면 지금은 잊어버렸던 어린날의 기억일까? 계속해서 촛점이 뒤로 물러가면 화면속의 인물이 현실의 인물이 쳐다보는 노트북속의 영상과도 같이, 책을 놓고 뒤로 물러갈수록 새로운 의미가 생긴다.
정말 예쁘고 의미있는 그림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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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달이 떨어진다는 사실과, 떨어지면서 마치 사람이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것처럼 달도 자신이 하늘에 있었다는 점을 잊어버린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소년이 달을 진정으로 아끼고 위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져서 조금 화도 났구요. 그러나 소년은 달이 하늘에서 없어졌기 때문에 세상이 점점 흉악스럽게 변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게 됩니다. 그래서 달을 하늘로 돌려보내는 훈련도 시키게 되고, 달은 자신감을 찾으면서 동시에 소년에게 더 이상 가까이 갈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소년의 집 창과 문을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던 달은 이제 의자와 끈에 묶여 빌딩의 바깥에 매달려 있게 되지만, 여전히 빗소리를 좋아하게 되죠.
개구장이 달님과 자유로운 소년은 달이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게 되자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달과 함께 떠난 여행이 자유스럽고 평화로웠던 반면에 돌아오는 과정은 힘든 고난이죠. 달에서 떨어진 소년이 다리도 부러지고 머리도 다치게 되지만, 이제 달을 누구보다도 더 이해하고 아끼는 사람으로 된다는 설정도 재밌습니다.
이 책은 삽화도 멋지고 내용도 흥미롭지만, 전문 번역가가 번역하는 과정에서 동화와 다소 거리가 멀게 되어버렸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만약 이 내용을 동화 작가가 고쳤다면 얼마나 더 재미있었을까요? 제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겉표지가 밋밋했지만 서점에 나와 있는 책은 화사한 표지를 지니고 있더군요. 한 번 읽어보세요.
참고로, 이 책을 지은 지미는 타이페이에 거주하는 사람입니다. 이책을 쑤징, 쩌우이, 쩌우이엔과 하늘나라의 쩌우 SIR께 바친다고 했다는 점을 뺀다면 중국어권에 산다고 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처음에 저는 이름만 보고 서양인인 줄 알았습니다. [인상깊은구절] 폭풍우가 몰아쳤을 때, 수심에 찬 소년은 물었다. "너, 아직도 우산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듣고 싶니?" 달은 고개를 끄덕였다. 소년은 달을 위해서 우산을 펼쳤다. 타닥타닥, 비가 경쾌한 소리를 내며 우산 위에 떨어졌다. |
| 나는 원래 제목을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먼저 보는 스타일이다. 이 책은 별로 호감이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펼쳐 보니 내용이 적고 'THE BLUE DAY BOOK'과 비슷한 책이라 나는 그냥 먼저 보았다. 왜냐? 책을 읽은 권수를 한권이라도 더 늘이고 싶어서였다. 솔직히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소년은 아직 뜨지도 못하는 달과 함께 생활하며 늘 같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학교에서는 외톨이가 되었지만 소년에게는 달이 있었다. 그러나 달이 너무 커져서 방에도 들어올 수 없게 되었을 때는 슬펐다. 소년도 분명 그랬을 것이다. 아니 나보다 백 배 천 배는 더... 이 책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자신을 버리고 달을 사랑하며 늘 함께 했었던 소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 예쁜 책이다. 따뜻하고 포근한 책이다. 아름다운 색깔과 사랑스런 지미의 그림들이 담뿍한 책이다. 읽고나면 아련한 슬픔과 행복이 새록새록 느껴지는 책이다........ 하늘로 둥실 잘 뜨지도 못하고, 밝게 빛나지도 않는 아주 쬐끄만 달은 소년과 함께 자고, 놀고, 커간다. 달이 자라는 동안 소년은 너무나 행복하다. 이내 외톨리가 되어버린 학교생활, 자기에게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 부모님 때문에 가끔씩 우울하지만, 그래도 소년은 달이 있어 행복하다. 이 책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어른들의 모습. 어른만 되면 다 이루어질 것 같았던 나이에서, 나도 이제 뭔가를 재고 살피는 어른 비슷한 나이가 되어 버렸다. 이 책은 예쁜 그림책만이 아니다. 읽고나면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채 허둥대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잠시 소홀히 지나쳤던 많은 소중한 것들을 생각하게 해준다. 이젠 너무 커버린 달이 방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되자, 소년은 벽에 기댄채 흐느껴 운다. 오늘은 하루 종일 그 짠함이 생각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