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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무릉도원 같은 곳이 있다고 말한다. 그곳에서의 하루는 현생에서의 10년이라고 말한다. 만약 당신이라면... 어느 곳을 택할 것인가? 하루를 살더라도 풍요롭고 관능적인 곳에서 살아갈 것인가? 찌질하더라도 인생의 희로애락이 있는 이 세상에서 살 것인가? 한때는 그런 적이 있었다. 어차피 한 번 살다 죽는 것... 기분 좋은 곳에서 기분 좋게 살다 죽으면 어떨까? 하는. 하지만 이젠 조금 알겠다. 인생이란 늘 유쾌하고, 관능적일 수 없다는 것을. 길에서 한 노인이 죽는다. 그 노인이 마지막 순간에 한 말은 ‘미인도’. 이 노인의 소지품에서 일주일 전 실종신고가 접수된 대학생 황종민의 학생증이 나온다. 더 놀라운 것은 지문 감식을 통해 이 노인이 실제 황종민이었다는 것. 어떻게 일주일 만에 청년이 노인이 된 것일까? 그것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그러던 어느 날 해장국 집에 한 노인이 찾아온다. 그러면서 밥 값 대신 이야기를 시작한다. 황종민의 고교 동창생이라고 말하는 그는 종민이 노인이 된 사건을 이야기하는데... 자동차 사고로 정신을 잃은 성우는 자신의 몸을 씻겨주는 여인의 손길에 황홀함을 느끼다 깨어난다. 저승인 듯, 현실인 듯... 낯선 세계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모여 사는 미인도라는 섬. 이곳은 따스하고 꿈과 같은 곳이다. 또한 시간도 다르게 흘러간다. 성우는 이곳의 화려한 유혹을 뒤로 한 채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규정대로 섬의 여인과 합궁을 해야만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생활을 시작한 성우는 미술학도였던 자신의 경력(?)을 발휘해 여인들의 정사 장면을 그려주며 인기를 얻는다. 그런 성우에게도 마음에 드는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는 월화다. 그러나 그녀의 곁에는 고등학교 동창인 황종민이었는데.... 현실에는 없을 것 같은 사랑. 관능적이고 풍만한 여인들. 그곳에서의 생활은 남자의 혼을 쏙 빼 놓을 환상적인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호기심 가득한 타인의 정사 장면을 그린다. 그 그림은 섬에서 큰 인기를 끌고 너도 나도 자신의 정사 장면을 그려달라고 말한다. 재미있고 호기심 어린 일도 남이 시키면 짜증나는 일. 그런 남자에게 사랑이 왔다. 그 사랑은 남의 사랑을 빼앗는 것이고, 거기에 모종의 거래도 존재한다. 이곳에 온 남자들은 미인도가 환상 같은 곳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유혹에서 벗어나야만 우리가 사는 곳으로 올 수 있다. 그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잠깐의 순간이었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선 몇 십 년이 흐른 뒤라니.. “그 일이 만약 사실이라면 말이오. 정말 젊음의 세월을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 기억이었소?” 나의 젊음과 맞바꿀 가치 있는 그 무언가가 있을까? 나는 잘 모르겠다. 순간의 쾌락과 맞바꾼 내 젊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떤 것이 가치가 있는지, 어떤 것이 소중한지는 결국 개인의 문제일 수 있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 삶에 젊음을 맞바꿀만한 가치 있는 기억은 있었는지... 어쩜 모든 사람이 그 미인도의 경험을 갖고 있지만 누군가는 바로 현실로 왔을지도.. 순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우리가 허비가 시간이 있었는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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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로맨스소설을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한 번씩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외국의 로맨스 소설도 좋지만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 중에서 재밌는 것을 만나면 더 기분이 좋아진다. 영화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김종욱 찾기'의 원작자인 전아리 작가의 신작 '미인도'는 한국 문학을 이끌어 갈 젊은 작가들의 작품만을 엄선해 나무옆의자의 '로망 컬렉션' 중 한 권으로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미지의 섬을 중심으로 한 판타지 로맨스소설로 독특한 이야기가 흥미로운 로맨스소설이다. 해장국집 주인 김 노인은 TV에 나온 한 노인이 급사한 사망 사건을 다룬 뉴스를 본다. 분명 외모는 노인인데 주머니에서 나온 주민등록증을 통해 그가 일주일 전 사라진 건축학과 학생과 지문이 같다는 황당한 우연을 가진 뉴스는 김 노인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때 식사를 마친 노인 손님이 돈이 없다며 방금 전 나온 뉴스의 주인공을 안다며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비밀로 한다는 조건을 달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르바이트를 위해 노교수의 빈 집에 잠시 기거하게 된 주인공이 집 안 구경을 하다 2층에 위치한 노교수의 침실을 들어간다. 그곳에서 벽면에 있는 그림 중 한 그림이 유독 주인공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헌데 황당하다고 해야 할지 아님 무엇에 홀렸다고 해야 할지 낯선 소녀의 뒷모습을 본다. 소녀가 누구인지 모른 체 아르바이트를 끝낸 그는 스키장에 가던 중 사고가 난다. 헌데 깨어난 그는 낯선 장소에 있다. 누구인지 모를 소녀가 그의 목숨을 구했다며 자신을 밝히는데.... 세상에는 분명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거나 믿을 수 없는 일이 종종 발견된다. 현실과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꼭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자신이 살던 곳과는 다른 시계가 흐르는 곳에서 머무르는 주인공은 돌아가고 싶었던 처음 마음과는 다르게 여인들을 그리며 점차 그들의 생활에 호기심이 생기고... 이 세계가 가진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고 그의 눈에 한 여인이 들어온다. 세상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듯이 아름다운 여인들과의 생활 속에도 권력다툼, 비밀은 존재한다. 탐하지 말아야 할 것을 탐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결과는 없다. 주인공 역시 잊고 있던 진실은 엄청나다.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나름 재밌고 안타깝게 다가온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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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에서 하는 복면을 쓰고 나와 노래를 하면 좀 더 듣고 싶은 목소리에 표를 던지고, 표를 많이 받지 못한 사람은 복면을 벗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프로그램이 있다. 즐겨보는 프로그램인데, 가끔씩은 노래하는 출연자의 목소리나 노래하는 습관에서 나도 누구구나하고 미리 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마도 노래부르는 독특한 음색과 고음을 내는 방식 이런 것들이 내 기억속에 있어서 일 것이다. 전아리 작가의 작품은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이 작품도 역시 약간은 몽환적이고 뭔가 손에 잡힐듯 잡히지 않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로맨스 소설인데도, 딱히 누가 누구와 어떤 사건으로 친해지고 멀어지고 밀고 당기고 하는 그런 뻔한 이야기가 아닌, 내내 봄만 지속되는 환상 속의 섬과 거기에 살고 있는 여자들과 그 섬 안의 숲속에 사는 노인네들과 몇몇 소경으로 하인 노릇을 하며 사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희한하게 그려진다. 뉴스에 흘러나오는 길에서 쓰러져 죽은 노인과 그 노인의 마지막 한마디 '미인도', 그리고 그 노인의 지문으로 판명된 노인이 대학생 황종민이라는 사실. 그 뉴스를 함께 들은 김노인과 식당의 손님으로 온 한 노인. 식당 손님으로 온 노인은 자신의 이름을 성우라고 소개하고, 자신이 겪은 이야기와 뉴스에서 흘러나온 대학생 황종민이 노인의 모습으로 죽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꿈에 펼쳐진듯한 신비한 그 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돈, 이성'의 문제가 얼마나 큰 질투와 사건사고를 일으키는지 다시금 보여주게 된다. 아름다운 여인과 합방을 하면 쫓겨나게 되는 섬, 쫓겨나지 않으려 애쓰면 소경으로 하인처럼 허드렛일을 해주며 살아야 하는 운명.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를 파악하면서도 머물기 위해, 여인을 취하기 위해 애쓰는 남자들. 우리 사회의 욕심과 이성에 대한 질투 등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을 본듯해 좀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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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로맨스 소설 시리즈 로망컬렉션의 다섯 번째 작품 <미인도>. 로맨스 소설에 대한 시각을 바꿔준 시리즈라 이번에도 기대감이 컸다. 게다가 이 책을 쓴 사람이 바로 전아리 작가였기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전아리 작가의 작품들은 늘 신선하고, 새롭고, 유쾌했기에 과연 그녀가 어떤 내용의 로맨스 소설을 쓸지 무척 궁금해졌다.
<미인도>.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미인을 그린 그림에 얽힌 내용인가 생각했는데, 아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미인도는 미인들이 사는 섬이다. 어떻게 보면 수많은 남자들의 로망이기도 한 그런 섬(물론 나는 절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사건의 발달은 이렇다. 어느 날 한 노인이 길에서 쓰러져 숨을 거둔다. 그런데 이 노인의 지갑에서 나온 실종 대학생의 신분증. 지문 검식 결과 노인과 일주일 전에 사라진 황종민이라는 대학생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런데 현대 과학으로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은 이 사건에 대한 전말을 들려주겠다는 노인이 있었다. 해장국값 대신으로. 노인은 자신이 죽은 황종민의 친국라고 말하며 미인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동차 사고로 정신을 잃었던 성우가 눈을 뜬 곳은 바로 황종민이 말한 미인도. 아리따운 여성들이 사는 이곳에서 자신이 살던 세계로 돌아가는 방법은 섬에서 사는 여성과 합궁을 하는 것뿐이라는 말은 들은 성우는 꿈결에서 느낀 여인의 손길을 기억하면서 그녀가 바로 월화라고 생각한다. 그녀를 향한 마음이 커져가는 도중에 알게 된 사실. 그녀의 남자가 바로 자신과 고등학교 동창인 황종민이라는 것. 그녀를 취하기 위해 반란을 꿈꾸는 가희와 손을 잡고 섬에 사는 여성들의 그림을 그려준다.
한편 섬에는 사랑하는 여인의 곁을 떠나지 못해 소경으로 살아가는 노인들이 있고 노파들이 사는 숲의 초입에 무녀 매영의 집이 있다. 그녀를 찾아간 성우는 자신으로 인해 섬의 여성들이 죽음에 대해 알게 되면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하면서 ‘문을 두드리면 둘이 죽고, 그냥 돌아서면 하나가 죽는다’라는 묘한 말을 듣는다.
성우가 꿈속에서 느낀 손길의 여인은 정말 월화인 걸까? 친구의 여자인 월화는 과연 그와 이어지는 걸까? 미인도에 있던 황종민과 박성우는 어떻게 이 세상으로 다시 돌아온 걸까, 그것도 노인의 모습으로
역시 전아리 작가의 작품이다. 끝없이 빨려들어가는 이야기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성우가 그리는 여인네들의 그림에, 월화를 둘러싼 사랑 이야기에, 미인도의 권력을 가진 수영에게 맞서는 가희의 음모에, 무슨 까닭인지 소경이 되어버린 남자들의 모습에. 로맨스 소설에는 이런 매력도 있구나,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소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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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인들이 사는 상상 속의 어느 섬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온 전아리 작가. 그녀의 신작 <미인도>는 작가가 청소년 때부터 써온 소설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같은 작가가 쓴 것이 맞는지 놀랄 것이다. 작품의 소재가 소재인지라 이 책의 내용은 농염하고 은밀하며 신비롭다. 시작에서부터 독자들의 흥미를 끌 수밖에 없던 것이 1986년생 실종된 남자와 동일인이 분명한 백발의 한 노인(종민)이 갑작스럽게 길에서 죽음을 맞는다. 노인의 정체가 의문에 싸인 채 그와 고교동창이라는 또 다른 노인(성우)이 어느 식당에서 무전걸식을 하다가 털어놓는 비밀스런 이야기가 바로 <미인도>의 사연이다.
어떻게 오게 되는지 알 수 없으나 남자가 꿈에서 깨어나 맞이한 곳은 아름다운 여인들이 가득하고 바다와 자연에 둘러싸인 섬 ‘미인도’였다. 남자라면 욕구를 참기 힘들 이 섬에서는 몇 가지 규칙이 있었다. 섬의 여자와 밤을 지내면 다시 온 곳으로 돌아가되 이곳에서의 기억을 간직한 채로 가게 되면 백발의 노인이 되고, 이곳의 기억을 모두 지우고 가면 찰나의 순간만 지났을 뿐 떠나올 당시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남자들은 미인도에서의 삶이 지상낙원 같아 하루라도 더 머물고자 하지만 결국에는 여인에 대한 욕정을 참지 못하고 밤을 지낸 뒤 떠나갔다.
어안이 벙벙했던 성우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금세 미인도에서의 삶에 적응해 나가고 섬에서 여인들의 암투에 휘말려 본의 아니게 섬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장본인이 되고야 만다. 이미 독자들은 섬에서의 규칙을 듣자마자 이야기의 시작에서 성우와 종민이 노인의 모습이었던 이유는 알게 되지만 이들이 굳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까지는 알지 못한다. 따라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은 욕망에 흔들리는 인간이 저지르는 실수들로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지 알게 된다. 무엇보다 성우란 인물에게 그런 반전적인 사연이 숨어있을 줄 상상조차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궁금했었던 소녀와 성우의 관계도 놀랍거니와 섬에서 괴물 취급을 받았던 노파들의 정체도 한편으로는 가슴 아팠다.
전아리 작가와 같은 청소년 작가가 성인이 되어 새로운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개척해 나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 나는 작가의 <앤>을 읽었을 때 그런 마음이 어떤 불편함으로 다가오기도 했었다. 마치 스타급 아역배우가 성인배우로 성공하기까지의 과도기처럼 말이다. 뭔가 어색하고 불편했던 그 기운이 묘하게도 이 <미인도>에서는 사라지고 이야기만 오롯이 남은 느낌이다. 구전 설화 한 편을 듣는 것처럼 읽어나갔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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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재미있게 본 책입니다. 내용이 신선해서 더 좋았습니다. 독서를 생활화 해야할 필요성을 느낌니다. 기회가 됀다면 자주 책을 읽어야 겠습니다. 글도 자꾸써야 언어능력이 발달이 되는데 멀리하다보니 무슨글을 써야 할지 막막하네요~~ 기회가 되신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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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도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그림에 대한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림이 아닌 섬 이야기다. 이 섬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다. 아름다운 여인들이 살고 있는 이 섬은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어떻게 가는 지도 알 수 없는 곳이다. 갑자기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그곳으로 끌려간다. 이 놀라운 섬에 대한 비밀은 한 남자가 자신의 밥값 대신 들려준 이야기 속에서 드러난다. 물론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나오기 전 한 노인의 미스터리한 죽음이 뉴스를 통해 알려진다.
24시간 해장국집의 주인 김 노인은 텔레비전을 통해 어제 발생한 의문의 사망 사건을 본다. 백주대낮에 비쩍 여윈 노인이 숨을 거두었는데 놀라운 것은 이 노인의 신원이다. 1986년 생 남자의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신분증뿐이라면 큰일이 아닐 텐데 일주일 전 실종 신고된 황종민이라는 대학생의 지문과 일치한다. DNA 감정도 마찬가지다. 화학물질에 노출되었는지 검사했지만 깨끗하다. 신체 조직은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에 의해 사망한 다른 사례와 다를 바가 없다. 김 노인은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때 한 노인이 밥값이 없다고 말한다. 자신이 황종민의 동창이고, 밥값 대신 그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한다. 그의 이름은 박성우다. 미인도(美人島)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박성우는 미대 학생이다. 노교수의 희귀한 미술품으로 가득한 집을 돌보기 위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한다. 무료한 일상 중에 컴퓨터를 찾기 위해 다니다 이상한 여자를 힐끗 본다. 쫓아가지만 만나지 못하고 쓰러진다. 다른 방에서 깨어난다. 기억이 없다. 다른 날 친구와 함께 스키장에 간다. 둘이 번갈아 운전을 하는데 그의 차례에 이상한 일이 생긴다. 얼핏 잠들었는데 차는 벼랑에 부딪히며 추락한다. 안전벨트를 맸는데 몸이 앞 유리창을 뚫고 튕겨 나갔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다. 안간힘을 쓰다가 지쳐 기절한다. 비몽사몽 간에 이상한 경험을 한다. 다시 정신을 잃는다. 허기를 느끼며 깨어났을 때 옆에 앳된 여자아이가 있다. 소향이다. 그리고 이곳을 돌보는 수영을 만난다. 여인들이 사는 섬이라고 말한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섬의 시간은 현실 세계와 다르게 흐른다. 이곳에 오랫동안 머물러도 현실에서는 찰나다. 황종민의 사건을 감안하면 이 섬을 살다가 남자들은 모두 노인이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런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성우도 그날 자신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 잠들면서 그 시기를 놓친다. 이 섬의 몇 가지 규칙을 지키면 문제가 없는데 그것을 어기면 예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이 여인들만 사는 섬에도 권력을 둘러싼 음모가 진행된다. 수영이 다스리는 것을 반대하는 가희가 노파들과 그들이 키우는 동물들이 사는 숲을 베어 더 큰 집을 짓고 싶어한다. 비극은 언제나 비뚤어진 욕망에 의해 생긴다. 서로 다른 욕망이 결합할 때 그 비극은 더 커진다.
성우가 처음 이 섬에 왔을 때, 꿈을 꿀 때 얼굴이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한 여자가 그의 곁에 있었다. 그는 그녀를 찾고 싶다. 그러다 한 여자가 나타난다. 월화다. 그는 그녀가 비몽사몽과 꿈속에서 본 여자라고 생각한다.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다. 그런데 이미 다른 남자가 곁에 있다. 바로 황종민이다. 그는 그녀를 빼앗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이 계획을 지원하는 사람이 있다. 가희다. 가희는 성우의 그림을 통해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려고 한다. 성우는 다른 남녀의 성교를 보고 춘화도를 그렸는데 이것이 섬 여인들이 원하는 물품이 된 것이다. 이 결탁은 섬에 비극을 불러오고, 그 비극을 통해 섬의 비밀과 성우의 비밀이 알려진다.
전아리는 이 섬의 모습을 환상적으로 그려내었다. 섬 여인들의 대화체나 옷 등도 현실과 다르다. 조선 시대 이상의 시대를 닮은 것 같다. 처음에는 읽으면서 이질감이 생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졌다. 그렇게 길지 않은 분량이라 조금만 집중하면 단숨에 읽을 수 있다. 엇갈린 운명은 자신들의 욕심에 의해 뒤틀리는데 길지 않은 글 속에 잘 녹여내었다. 맹인 남자들과 노파들의 정체를 적절하게 숨긴 후 단계별로 드러내면서 이야기의 호기심을 부채질한다. 간결하고 빠르게 진행하면서 군더더기를 없앴다. 성우가 마지막에 하는 말은 의미심장하다. 김 노인도 그곳을 다녀왔을지 모른다는 말이다. 나도 혹시 다녀왔을까? 어쩌면 꿈속에서 잠시 다녀왔는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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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죽음이 방송되는 밤에 김노인의 해장국집에서 왠 노인이 해장국값이 없어서 곤경에 처한다. 밥값대신 이야기를 해주겠다는 이 노인의 말과 함께 이야기는 미인들이 산다는 미인도 이야기로 넘어간다. 뜻밖의 사고로 미인도에 들어가게 된 박성우는 그곳에서 미인들의 그림을 그려주면서 인기있는 손님으로 부상한다. 그의 이러한 인기를 이용하고자 하는 가희아씨의 권력을 향한 욕심에 부응해주면서 박성우는 자신이 마음에 둔 여인과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그 여인에게는 이미 자신의 친구가 짝으로 있었지만, 여인들 사이의 인기에 기고만장해진 그는 그를 현세로 돌려보내고 자신이 그 여인을 차지한다. 섬에 사는 여인들은 영원히 젊음과 미모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수영아씨를 중심으로 섬의 크고작은 일들이 정해져서 섬생활이 꾸려진다. 섬을 방문한 사내들은 그 미인들 중 누군가와 하룻밤을 지내면 기억을 박탈당한 채 현세로 돌아간다. 무당 매영이 섬의 중대사를 점쳐주고, 수영이 이끄는 오랫동안 지속되온 이 질서는 가희아씨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이 세력을 결집하면서 흔들리게 된다. 영원한 젊음을 누리는 이 섬에 기이하게도 늙은 노파들이 숲속에 숨어산다. 모두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그들의 존재를 수영은 짐짓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다. 가희는 이들이 사는 숲을 허물고 새로운 큰 집을 지을 생각에 숲을 벌목하는 것을 강행한다. 무당 매영으로부터 이상한 예언의 말을 들은 박성우는 원하는 여인과 함께 있게 해준 가희의 일을 돕기로 한다. 또한 섬을 떠나는 통로가 절벽아래의 바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 박성우는 월화를 현세로 데리고 도망할 계획을 세운다. 물론 그의 계획은 탄로나고, 그 자신도 기억하지 못했던 슬픈 과거가 자신을 벌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사랑하는 그 순간은 모든 이에게 이처럼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에 들떠 있는 순간에 우리는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다른 정신상태를 갖게 된다. 사랑이 끝나는 순간에 우리는 사랑의 세월을 돌아보고 꿈결인 듯 여긴다. 돌아보면 아득한 가슴한편이 저리는 사랑에의 기억은 박성우가 떠나온 미인도를 그리워하는 심경과 비슷할 것 같다. 그러나, 비록 박성우처럼 몇십년을 건너뛰어 늙는다해도 젊음과 뒤바꿀지라도 인생을 흔들어놓을 수있는 사랑을 비껴가겠냐고 물으면 누구나 다 사랑을 택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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