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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미 취미 아닌 취미가 되어버린 인터넷 서점 웹써핑을 한참동안 하다가 '효형출판'이라는 이름의 생소한 출판사를 만나게 되었다. 정확히 어떤 경로였는지 생각이 나진 않지만, 그 날 '효형'이란 이름의 출판사는 내게 신선하고 좋은 교양서적을 펴내는 출판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효형'의 그 호감가는 책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 나가던 중 다른 어던 제목보다도 더 풍성하게 내 가슴에 반향을 일으키는 산뜻하고 특이한 제목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소리의 황홀"이라는 윤광준 씨의 책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단지 제목으로서만이 아니라 책의 "소재"로서도, 그리고 표지의 산뜻함과 깨끗함으로도 깊은 인상을 주며 내게 다가왔다. 미디어들의 리뷰들을 읽으면서 가능성에 열린 호기심은 확신으로 변해갔고, 결국 책을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책을 구입한 후에도 이미 벌여져 있던 여러 책들을 우선 소화해야 했던 것과, 여러 짜여진 일상 때문에 책을 바로 읽어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드디어 시간을 확보하고 전철과 공원, 침대 위에서 색연필을 들고 책을 읽으면서 난 21세기를 살아가는 내 삶이 형성되어갈 형태의 한 작은 단면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실 이 오디오라는 주제는 내게는 너무 생소하고, 책을 읽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지금에도 벌써 이 책에 나오는 이들 기기들의 이름을 외우기는커녕 이들의 특성조차도 구분하기 어려울 만치 나는 오디오를 알지 못한다. 또 내가 저자와 같은 오디오파일(오디오매니아)이 되어, 오직 "소리의 황홀함"을 지속해서 경험하겠다는 일념으로 자비를 털어서 오디오를 연구하고 어려이 어려이 구입하게 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아주 희박해 보인다.
그러나 나는 저자의 20여 년간의 오디오를 향한 애정과 열정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무엇보다도 단지 오디오를 하나의 진보된 기계문명의 향유 도구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간과 삶과 생명과 정신과 일체(一體)된 것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그는 인생의 황홀을 발견한다. 나는 이런 것이 무척이나 부럽다. 단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여유로운 사람들의 사치로 치부하기엔 그 깊이와 애정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분명히 말한다. "오디오는 음악과 기기, 인간의 세 축으로 이루어진다. 음악성이 빠진 오디오는 공허하다. 오디오적인 섬세함이 빠진 음악도 마찬가지다. 이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나는 진정한 주체다. 오디오란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운드의 완성을 통해 음악의 도취를 이끌어내는 작업이다. 결국 인간의 문제다. 수많은 사람들의 취향과 고뇌가 얽혀있는 오디오는 그 이면에 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p.10, 글을 시작하며)"
책이 그리는 세상을 통해서 또다른 세계를 볼 수 있었음에 흐뭇함과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그리고 나는 어느 세상에서 헤엄치는 '파일'(-phile)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인상깊은구절] "오디오는 음악과 기기, 인간의 세 축으로 이루어진다. 음악성이 빠진 오디오는 공허하다. 오디오적인 섬세함이 빠진 음악도 마찬가지다. 이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나는 진정한 주체다. 오디오란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운드의 완성을 통해 음악의 도취를 이끌어내는 작업이다. 결국 인간의 문제다. 수많은 사람들의 취향과 고뇌가 얽혀있는 오디오는 그 이면에 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p.10, 글을 시작하며)" |
| 나는 어떤 일이나 사람에 쉽게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어떤 한 분야에 미쳐있는 사람들을 보면 한편으로 부럽고 또 한편으로는 그들과 다른 내가 다행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소리의 황홀’을 읽으면서도 그랬다. 오디오의 세계에 미쳐있는 저자가 정말 멋있어 보였고 부럽기도 했고 절대 저자처럼 될 수 없을 내가 답답하기도 했으며 또 그 사실에서 묘한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유보할 수 있는 행복은 없다.”란 저자의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행복도 시간이 지나면 식는 법이다. 이미 식은 밥이나 식어버린 사랑이나 식어버린 행복이나… 그렇지만 누군들 따뜻한 밥을 먹고 싶지 않으랴. 누가 불타는 사랑을 잡고 싶지 않으랴. 다만, 언제나 그땐 그런 이유가 있지 않았던가, 피할 수 없는. 돈 때문에 비루해지는 건 정말 싫은 노릇이지만 정말 돈이 없어서 뭔가를 못하는 때도 있게 마련이고 시간은 언제나 주체할 수 없을만큼 넘치거나 꼼짝 못할만큼 부족하며 인연은 늘 너무 이르거나 늦다. 그렇지만 정말로 소중한 것은 대가 없이 얻을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진실이다. 내 앞에 닥친 행복을 손에 쥐기 위해서 난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희생할 것인가. 그게 돈이든, 다른 사람들을 향한 내 자존심이든, 불확실한 미래든, 모든 걸 손에 쥔 채로 또 다른 행복을 구하지 말찌어다. 하이파이 오디오의 전설이 되어버린 마크레빈슨도, 음악의 아버지 바흐도, 오디오에 미친 저자의 또 다른 친구 시인 김갑수도 그들이 원했던 것을 얻기 위해 무엇인가를 포기해야만 했을 것이다. 나는 그게 궁금하다. |
| 음악을 듣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MP3, CD, MD를 비롯해 관록의 LP 등 수많은 음원들이 우리 주위에 산재해 있다. 이 책은 우리 삶의 한 구석을 묵묵히 차지하고 있는 소리, 특별히 그 소리를 들려주는 기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 윤광준은 사진작가이자 오디오 칼럼니스트이다. 대학교 시절에 처음 오디오를 접하고부터 오디오를 '하기' 시작했다는 그다. 좀더 좋은 소리를 찾아 수많은 기기를 섭렵하고 오늘의 위치에 섰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우선 첫 부분이 자신의 오디오 편력기이다. 오디오매니아, 혹은 최근에 많이 쓰이는 영미식 용어 오디오파일(audiophile)로 불리는 사람들, 그리고 오디오파일이 되기까지, 그리고 오디오파일이 된 후 작가의 삶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오디오를 통해 인생을 배웠다는 그다. 두 번째 부분은 오디오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CD플레이어니, 스피커니, 앰프니. 아직도 건재한 LP도 중요한 소재다. 이런 큰 부품 외에도 레코드를 읽는 바늘이 들어있는 카트리지, 그리고 무려 케이블에도 시선을 준다. 세 번째 부분은 하이엔드 오디오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하이엔드 오디오라고 하면 최상위 클래스의 오디오를 말한다. 마크 레빈슨, 매킨토시, 아발론, 탄노이, 패스, 소누스 파베르, 린, 골드문트, 윌슨 베네시, 패토스 등의 브랜드를 다루고 있는데, 오디오에 관심이 없다면 정말 생소한 브랜드일 것이다. 오디오파일뿐 아니라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브랜드 역시 광적일 정도로 완벽함을 추구한다. 수백,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기기들을 귀가 아닌 눈으로 감상하는 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음악을 들어오면서 음질에 신경쓴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디오파일들 처럼 편집증적일 정도로 집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 사람들의 생각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오디오에 미치면 집안 말아먹는다는 말이 빈말은 아니라는 것이 이 책에도 여실히 드러나니까(그러나 역시나 오디오파일답게 그것을 미화하는 작가!). 부유한 사람은 어느 정도 예외일 수 있겠지만. |
| 난 아마 현실감각이 좀 떨어지는 인간인 듯하다. 취미를 볼라치면 독서, 음악감상 그리고 여행. 결국 일년동안 죽으라고 일해서 여름 혹은 겨울 한철 해외여행으로 탕진(?)하는 경제 감각 제로인 사람이다. 시간만 나면 yes24 장바구니에 책을 마구 주워담고, 배달된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할 때면 가방 한구석에 혹은 침대머리맡 어디든 가지고 다니며 안달복달하는 편이다. 영화는 또 어떤가. 거의가 현실과 격리된 주제와 영상처리로 2시간동안 환상체험을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나의 취미 중 하나가 음악 듣기이다. 난 오디오 파일은 아니다. 오디오 파일은 스피드 족에 가깝지만(끊임없이 새 기기를 찾아 나서기에) 난 그저 뮤직 러버이다. 처음 직장 생활하여 장만한 오디오로 새로운 CD를 찾아듣고, 개중에 아끼는 음악은 죽으라고 그것만 듣는다. 미샤 마이스키나 장영주, 조수미 등의 연주회는 오랜 시간이 걸려도 찾아가서 현장의 감동을 고스란히 내 안에 담아와서 그들의 CD를 들으며 행복에 젖는 것이다. 그런 내게 어느 날 윤광준의 책이 찾아왔다. 윤광준의 [소리의 황홀]은 참 특이하고 자상하며 저자의 빛나는 감수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밑줄을 그어가며 이 책을 안고 다닌지 3일만에 독파..그 뿌듯함이란. 그래서 주변의 음악을 하는 지인에게 선물까지 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나도 멋진 앰프와 스피커가 있는 리스닝 룸을 만들어 바흐의 무반주 첼로나 비탈리의 샤콘느를 듣고 무아지경에 빠지고 싶다'는 욕망이 내 안에서 꿈틀거림을 느낀다. 언제나 자신의 편견에 빠져 음악의 반쪽만을 느낀 내게 나머지 반쪽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좋은 동기를 부여해준 글인 것 같다. 제대로 된 오디오가 제대로 된 사운드를 재생해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누구에게라도 권하고 싶다. 앞서 얘기했지만 저자의 감수성이 딱딱하게 들리기 쉬운 오디오 및 여러 주변 기기의 설명을 더욱 감미롭게 독자에게 전달해주며, 진정한 오디오 파일의 면모를 느끼게 해주는 좋은 책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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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계기를 통해 음악을 좋아하게 됐고, 오디오를 아끼게 됐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이 있다. 어느새 나도 하루라도 음악을 듣지 않으면 중요한 무엇인가를 빠뜨린 것처럼 허전함을 느낀다. 이 책에 준해서 보면 나는 오디오 입문자(入門者)이다. 내가 듣고 있는 오디오기기의 가격면으로 봐도 그렇고, 음악을 듣고 고르는 수준으로 봐서도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기에 듣고 싶은 음악도 많고, 오디오에 대해서도 알고 싶은 것이 많다. 음반을 고를 기준이 없는 나로서는 다른 사람의 귀를 빌린다. 대체로 가까운 사람의 말에 귀기울이거나, 잡지를 통한 정보를 얻거나, 때로는 무작정 들러본 음반가게에서 골라 잡는다. 오디오는 보다 먼저 오디오에 입문한 사람의 조언을 듣고 용산전자상가를 돌면서 구입했다. 그렇게 해서 오디오에 입문했던 것이다.
요즘 이런 내가 관심을 갖고 흥미있게 읽은 책이 바로 <소리의 황홀="">이다. 제목에서 오디오와 음악을 같이 말하는 것이 아닌가 했는데, 읽으면서 보니 음악보다는 주로 오디오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에게는 오디오가 애인인가 보다. 어떤 애인을 그토록 집요하고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그런데 한번 사랑이 영원한 것이 아니고, 또다른 궁극을 찾아 수시로 바꾼다. 앰프를 바꾸고, 스피커를 바꾸고 원하는 것이었나 싶으면 또 다른 것에 대한 유혹이 끝이 없다. 오디오파일[오디오매니아]들에게 그것은 당연으로 여겨진다.
더 좋은 소리, 완벽에 가까운 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은 만드는 사람들에게나 듣는 사람들에게나 떨칠 수 없는 유혹으로 자리한다. 오디오의 매력은 바로 그것이다. 듣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이 분리되지 않는다. 일방적으로 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소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음반을 바꿔보고, 케이블을 바꾸고, 기기의 배치도 바꿔 본다. 가전제품이라면 사용설명서에 나와있는 대로 잘쓰면 되지만, 오디오는 그렇지 않다. 어떤 음악을 즐겨 듣는지에 따라, 어떤 분위기를 찾는지에 따라 기기를 선택하고 스스로 매칭한다. 듣는 사람 쪽에서 소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저자의 소리를 찾는 과정이 눈물겹다. 그런데 더욱 눈물겨운 것은 이러한 작업에 끝이 없다는 것이다. 수많은 엠프와 CD플레이어, 스피커, 턴테이블 등과의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인생을 배운다. 오디오의 세계도 인간의 세계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아마 오디오를 사랑하는 것만큼 사람을 사랑하는지 모르겠다. 수 많은 오디오기기와 만나고 헤어지면서, 기기가 남긴 소리를 기억하면서, 때로는 매정하게 떠나보낸 기기를 그리워하는 것을 보면 오디오는 영락없는 애인이다.
예를 들면 너무나 명료한 소리이다 못해 듣는 사람을 긴장하게 하던 액솜80(스피커)을 억지로 떠나보내고 그리워 하는 대목에서는 읽는 사람도 가슴이 아프다. 그러면서 나도 한번쯤은 이 소리를 들어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물론 같은 공간에서 같은 기기로 들었다고해서 같은 소리로 들을까마는…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 기기들이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다. 그것들이 바로 오디오 명품이란다. 덕분에 이제 매킨토시는 컴퓨터라고 우기지 않아도 되고, 마크레빈슨에 마크레빈슨이 있다고 오해하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오디오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음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는 저자의 글솜씨다. 마치 앞에 앉아서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것같은 느낌으로 읽었다. 또한 소리를 알지 못하면서 기기만 갖추는 사람들과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음악에 열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대목에서는 우리 사회를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함도 있었다. [인상깊은구절] 그 많은 레코드를 언제 듣느냐고 물어보지만 한번도 시원하게 대답을 들어본 적이 없다. 레코드 래크의 빈틈을 보면 거기에 채워 넣을 새로운 레퍼토리를 찾느라 여념이 없다. 레코드 컬렉터들은 빈틈에 무엇인가 채워넣는 테트리스 게임을 잘하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레코드를 모으면서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 확인에는 이상하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소리의> |
| 오디오를 모르는 나같은 사람이 보기에는 조금은 생소할수 있는 그런 책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최대한 동원하여 오디오나 오디오매니아(오디오파일)의 세계를 흥미롭게 풀어갑니다. 또한 자신의 오디오에 대한 집념과 사랑, 그리고 인생관을 솔직 담백하게 서술하여, 마치 재미있는 소설 한편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지요. 이책에 나오는 세계의 명품들은 아마도 내 평생 가져볼수도, 아니 어쩌면 실물을 볼수도 없는 것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이책에 실린 명품들의 사진과 성능에 대한 해설, 그리고 그것들의 역사를 읽다보면, 이것들이 내 소장품인양 구석구석을 감상하게 되고 애착을 갖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그런 고급스런 취미를 가진 오디오파일들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를 느끼기도 하지요. 본문중에 작가가 사고싶은 오디오를 경제적인 이유로 해서 뒤로 미룬 다음, 한참후에 "내가 왜 그때 그 오디오를 사지 않았는가?" 후회하면서 써놓은 문구가 있습니다. "유보된 행복은 없다"라는 말인데요.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지금이 아닌 나중에 얻는다고 해도, 지금 그것을 얻었을 때의 행복까지 나중에 느낄 수는 없다' 정도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보된 행복은 없다" 잘못하면 '쾌락'이나 '향락''일탈'같은 부정적인 면으로 해석될수도 있는 위험한 문구라고 생각합니다만. '길지 않은 생을 사는 인간으로서 행복을 어떻게 누려야 하는가?'라는 것을 깊게 생각하게 해줍니다. 어쨌든 오디오를 전혀 모르는 나같은 사람이 읽어도 재미 있다고 느끼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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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를 한다." 라고 말한다. 이 별 거 아닌 한마디가 얼마나 많은 느낌을 함축하고 있는지. 오디오는 사는 것도 아니고, 조립하는 것도 아니고, 하는 것이다. 돈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이지만 돈만 많다고 할 수 있는것도 아니다. 전문가를 고용해서 세팅한다고 해도 그건 사는것이지 하는것이 아니다.
책을 받고는 넘기지못하고 한참 표지만 바라봤다. 뒤에 설명이 나와서 알았지만, 표지의 사진은 [윌슨 베네시 턴테이블]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올려있지 않은 검은 턴테이블, 단정하게 놓여있는 톤 암. 마치 시간이 멈춰져 있는듯한 사진이다. 자, 내 위에 뭘 얹어볼것이냐. 라고 나를 테스트하는 듯하다. 이 턴테이블위엔 어떤 엘피를 올려야할까.
오디오를 하기전에 음악에 미쳐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일단 음악에 미치고서야 부족함을 알게 되고, 이 소리를 좀 더 구현해낼 수 있는 시스템은 어디에 있는걸까 하는 목마름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윤광준씨가 비록 오디오에 대한 책을 쓰느라 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어도, 나는 그가 오디오광일뿐 아니라 그것을 능가하는 음악매니아일것이라고 유추해본다.
공연장에서 그 소리 한가운데 있어본 사람은 안다. 좋은 오디오 소리를 들어본 사람은 안다. 같은 음반을 회전시켜도 그 소리가 안나오는 답답함을, 내가 원하는건 이게 아닌데 하는 갈증을. 아마 오디오파일들도 거기서부터 출발했으리라 하고 생각해본다. 힘찬 보잉, 강렬한 타건, 솜털같은 터치를 더욱더 가까이 느끼고 싶은 본질에의 추구와도 같은 것이다.
내 오래된 꿈중의 하나는 오디오룸이다. 허공에 매달려서 케이블을 찾아도 좋고, 안타까움에 밤을 지새도 좋다. 편안한 의자에 기대듯이 누워서 소리가운데 둘러싸일수만 있다면. 아직은, EJ-2000과 이리저리 돌려끼어보는 888유저이지만. [인상깊은구절] '절실하게 필요할 땐 가질 수 없고, 가질 수 있을 땐 그 필요가 절실해지지 않는' 쌍곡선의 비애가 바로 삶인 것을 그땐 몰랐다. '인간에게 유보시킬 행복은 없다'라는 걸 진작 알았어야 했다. 오디오의 열정은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지금 당장 충족시키고자 할 때 힘을 갖는다. 바로 이 순간이 아니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변덕스러운 감성을 어떻게 지속시킨단 말인가. |
| 항상 오디오는 접근하고 쉽지만, 그 위해성 때문에 감히 접근못하는 존재이다.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많이 듣지만, 언제나 좋은 오디오를 갖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문제와 오디오의 함정 때문에 망살여진다. 오디오의 함정이란 바로 내 귀의 간사성 때문이다. 조금만 좋은 소리를 들으면 바로 예전 소리를 버리는 내 귀의 간사성. 이런 것이 바로 취미가 되면 오디오 파일로 등극하지만, 그러는 과저에서 얼마나 많은 오디오와 싸워야 하며, 많은 돈을 버릴지... 감히 예측하기도 싫다. 하지만 '소리의 황홀'과 같은 오디어 서적을 읽은 것은 즐거운 일이다. 특히 이 책처럼 저자의 오디오에 대한 열의와 애정이 있는 책은 읽는 이에게 오디오에 대한 따듯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조만간 좋은 오디오를 갖고 음악을 듣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웠다. |
| 친구와 한참 오디오에 입문할까 말까 하고 있을 때 사게된 책이다. 사진작가 및 오디오 평론가로 유명한 윤광준의 책이라고 해서 덜컥구입했다. (이 책에서 그가 '쥐의 귀를 가진 사람'으로 극찬하는 김갑수씨의 책도 함께) 책 디자인은 무척 깔끔하다. 색이나 폰트, 구성도 마음에 들었다. 출판사에서 윤광준씨의 명품지향성을 고려해준 것일까. 이 책은 자신의 오디오파일 생활에서 만난 사람들, 기계들, 그리고 그의 생각들을 담고있다. 세 개의 큰 장으로 나누어져있는데, 첫 부분은 그의 회상, 두 번째는 오디오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들, 세 번째는 궁극을 추구하는 오디오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평론가들의 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간결한 말로 압축적인 표현을 즐기는 나로서는 길게 풀어서 쓰는 찬사와 난해한 표현들로 도배된 글이 싫은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평론가 윤광준으로써 쓴 글이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오디오파일로써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찬미라고 생각해서인지 별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그가 오디오를 대하는 방식은 연인을 대하는 그것 이상이다. (하지만 연인이라면 저렇게 자주 갈아치우거나 스토커처럼 속속들이 알아내려고 집착하면 문제가 생길지도..) 오디오파일이 되려고 하거나 이미 오디오파일인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이야기'이므로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름만 들어본 기계들이지만 그의 설명을 보고 있자면 그 황홀함을 느낄 수 있으므로. 그러나 조심하자. 그 마수에 걸려 오디오파일의 길에 들어서면 돌이킬 수 없다. 그 황홀함의 댓가에 대해서도 충분히 경고하고 있으니 무시하지 말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