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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연 진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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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역사란 무엇이며, 이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해 여러 역사학자들은 물론이고 관심 있는 수많은 지식인들이 나름의 마침표를 찍어왔다. 어째서 역사란 우리에게 이토록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역사학에 대한 정의와 역할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과 기준에 대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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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역사란 무엇이며, 이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해 여러 역사학자들은 물론이고 관심 있는 수많은 지식인들이 나름의 마침표를 찍어왔다. 어째서 역사란 우리에게 이토록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역사학에 대한 정의와 역할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과 기준에 대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더불어 이는 우리가 역사를 학습하고 판단하는 데 있어 과연 어떤 기준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것인가와도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 즉 하나의 역사서에 담긴 역사적 사실과 해석이 얼마나 적절한 과정을 거쳐 쓰여졌는가에 대한 우리의 판단능력을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가장 먼저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찾는다. 카는 우리가 이러한 질문에 대답할 때 우리는 스스로의 시대적 위치를 반영하게 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관해서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라는 보다 넓은 범위의 질문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즉, 우리가 지금 역사라고 부르는 것에는 현재의 시대상이 담겨 있으며 이것은 역사학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일반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있어 역사란 과연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해 우리는 우선 역사가 다루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역사에서 다루어지는 것들, 즉 역사적 사실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과연 어떤 것들을 사실로 다루어야 하며 또 역사적인 사실에 포함시켜야 할까. 카에 의하면 역사적 사실이란 단지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을 기술하는 데 있어 그 정확성과 객관성은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것이 역사의 모든 것은 아니다. 역사가가 구체적인 사실들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평가했을 때 비로소 역사적 사실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은 이미 초월적인 객관성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역사적 사실이 지니고 있는 이러한 성격은 역사의 본질에 대한 판단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즉 역사란 본질적으로 현재의 눈을 통해서 그리고 현재의 문제들에 비추어 과거를 바라보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역사를 바라보는 데 있어 판단주체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모든 객관적인 역사를 배제시키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과거의 역사적 사실의 객관성에 무게중심을 두는 역사관과 현재의 판단주체의 주관성에 무게중심을 두는 역사관 사이에서 어렵사리 항해하는 그런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역사가와 그의 사실의 관계는 평등한 관계, 주고받는 관계이다. 자신의 사실을 가지지 못한 역사가는 뿌리가 없는 쓸모없는 존재다. 자신의 역사가를 가지지 못한 사실은 죽은 것이며 무의미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여기에서 그 유명한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명제를 도출할 수 있다. 이 책의 두번째 장에서는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우선 사회는 다양한 개인들로 구성되며 개인은 사회에서 분리될 수 없다. 즉 개인과 사회는 서로에게 필수적이고 보완적인 것이지 대립적인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발전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며 사회의 발전은 개인의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역사가들은 어느 정도까지 단일한 개인들이며, 어느 정도까지 그들의 사회와 시대의 산물인가에 대한 물음을 제기할 수 있다. 과연 역사의 사실은 어느 정도까지 단일한 개인들에 관한 사실이며 어느 정도까지 사회적 사실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우리가 역사서에 담겨있는 내용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역사가는 자신의 사실과 연구에 대해 어떠한 주관적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그리고 이러한 입장 자체에는 특정한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역사가에 대한 것과 함께 그의 연구대상 역시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즉 역사가의 연구대상은 개인의 행동인가 아니면 사회적 힘의 작용인가라는 물음이 그것이다. 또한 역사의 연구는 원인에 관한 연구이다. 역사가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끊임없이 왜라는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하나의 동일한 사건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을 제시한다. 물론 역사가의 역할은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이렇게 발견한 원인들을 정리하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역사가가 이러한 역사의 원인들을 평가하는 가치판단 기준은 무엇일까? 어떤 것이 더 결정적이며 또 어떤 것은 우연으로 평가되는 것일까? 이 장에서는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카의 고민이 담겨있다. 다섯번째 장에서는 역사의 진보성을 고민하고 있다. 역사는 과연 진보하는가? 이 물음에 앞서 진보라는 것이 지니는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진보는 흔히 진화와 혼동되어 왔으며, 진화가 생물학적인 유전에 기반하고 있는 데 대해 진보는 사회적인 획득에 그 배경을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에서의 진보는 한 세대에 의해서 획득된 기술이 다음 세대로 전승되는 것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우리는 역사의 진보는 어디에서 출발하여 어디에서 끝을 맺는가, 역사의 종착점은 어디인가?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카는 진보라는 것을 계속되는 여러 시대의 요구사항과 조건에 의해서 각 시대만의 특정한 내용이 채워지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때문에 진보의 목적은 앞으로 계속 펼쳐질 시대를 따라 한없이 먼 곳에 있는 어떤 것이며 그것을 향한 지표는 우리가 계속 전진해야만 시야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란 과연 끊임없는 전진의 연속일까? 여기서 우리는 과연 진보라는 것이 무엇이고, 현실실을 박차고 보다 더 나은 곳으로 향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볼 수 있다. E. H. 카는 서문에서 당대의 지식인들에 대해 자신들이 봉사하고 있는 그 사회의 지배집단의 이념을 전파하는 자들로 보고 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이러한 지식인 집단에서 돌출된 별종 혹은 반항아로 평가하고 있다. 즉 그는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전제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전제들에 도전하고 거기에 기초하여 행동하는 지식인이라는 것이다. 당대의 역사에 대한 기존의 비관적 시각과 세계관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이 책을 통해 매우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미래에 대해 보다 건전하고 균형잡힌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상깊은구절]
실제로, 내가 만일 역사의 법칙을 정식화하는 일에 몰두할 경우, 내가 만들게 될 법칙은 어느 한 시대의 문명을 전진시키는 일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집단은 다음 시대에도 그와 독같은 역할을 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법칙이 될 터인데,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온당한 이유는 그 집단이 전 시대의 전통, 이해관계, 이데올로기 등에 너무 깊게 물든 나머지 다음 시대의 요구와 조건들에 부응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한 집단에게는 쇠퇴의 시기로 여겨지는 것이 다른 집단에게는 새로운 전진의 시작으로 여겨질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진보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고 동시적인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의미할 수도 없다.
m*****d 2003.04.19. 신고 공감 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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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역사학도만을 위한 책일까?
"과연 역사학도만을 위한 책일까?" 내용보기
'교과서에 나오는 고전'에 대한 나의 지독한 편견-즉, 굉장히 재미없고, 굉장히 보수적이며, 굉장히 뻔한 얘기들 뿐이라는-은 이책을 만나기까지 수년의 세월을 걸리게 했다. 뒤늦게나마 다 읽고 생각한 것은 너무 늦게 만났다라는 아쉬움과 후회, 그래도 지금에나마 읽었으니 다행이라는 안도감 뭐 이정도?이 책은 오로지 역사학도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균형잡힌 시각을 잡아주기 이
"과연 역사학도만을 위한 책일까?" 내용보기
'교과서에 나오는 고전'에 대한 나의 지독한 편견-즉, 굉장히 재미없고, 굉장히 보수적이며, 굉장히 뻔한 얘기들 뿐이라는-은 이책을 만나기까지 수년의 세월을 걸리게 했다. 뒤늦게나마 다 읽고 생각한 것은 너무 늦게 만났다라는 아쉬움과 후회, 그래도 지금에나마 읽었으니 다행이라는 안도감 뭐 이정도?

이 책은 오로지 역사학도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균형잡힌 시각을 잡아주기 이전에 그 균형잡힌 시각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해명해주는, 때문에 그저 기계적 중립성의 함정에 빠져 스스로가 굉장히 공정하다고 착각하는(그래서 그 '공정함'이란 '중립'이 아닌 '올바름'이란 것을 쉽게 잊곤하는) 우리들 모두를 위한 책이 아닐까 싶다.

제도권 교육의 교과서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단 한 줄의 문장에 이 좋은 책을 '구겨넣는' 야만을 저질렀지만, 본서는 그렇게 한문장으로 정의될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역사를 바라봄에 있어 올바른, 균형잡힌, 그러면서도 생동감있는 시각을 가지기 위해선 어떻게 역사를 바라보아야하느냐에 대한 너무도 중요하고 너무도 소중한 내용들이 주리줄창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어쨌건 변화의 가능성을 낙관하려는 저자의 '의지로 하는 낙관'이 짖게 베어 있다. 그래서 그 점이 이책을 너무도 따뜻하게 만든다.

물론, '후세의 사람들이 더 정확한 역사를 본다'는 식의 표현은 다소 동의하기 힘들었다.('정확한'역사를 보기보다는 '자신의 시대에 맞는 역사를 본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누구나 빠지고, 빠지고 싶어하는 객관성의 함정을 극복하고, 그 가운데 변혁으로의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너무도 멋있고, 동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이런 책은 대학 입학전에 봤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대학입학전에 봤다면, 적어도 조금 더 겸허한 마음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ps.확실히 영국인들의 유머감각은 참. 이런 고리타분해 보이는 노교수의 저서에서도 그 유머와 풍자 혹은 비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뭐 나름 장단은 있겠지만 나로써는 굉장히 부러운 문화일 따름이다. 덕분에 자칫 지루해질수도 있는 부분에서도 흥미를 잃지 않고 볼 수 있었던 듯.
j***8 2006.03.09. 신고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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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눈물>의 열렬한 팬들에게...
"<용의 눈물>의 열렬한 팬들에게..." 내용보기
란 책을 접하게 된것은 어느 신문에 난 책서평을 보고서다. 이책은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겐 바이블과 같은 책이다.전부터 역사에 조금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나로썬 역사를 단순한 옛날 이야기꺼리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한 나에게 역사의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책이라고 거창이 말하고 싶다. 이책에서 저자는 1.역사는 객관적일수 없는것을 강조한다. 모든 역사는 그 시
"<용의 눈물>의 열렬한 팬들에게..." 내용보기
<역사란 무엇이가>란 책을 접하게 된것은 어느 신문에 난 책서평을 보고서다. 이책은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겐 바이블과 같은 책이다.전부터 역사에 조금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나로썬 역사를 단순한 옛날 이야기꺼리로만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한 나에게 역사의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책이라고 거창이 말하고 싶다. 이책에서 저자는 1.역사는 객관적일수 없는것을 강조한다. 모든 역사는 그 시대의 상황에따라 언제든지 새로 만들어 질수 있다고 말한다.때론 맛있게 또는 입에쓰게.. 2.역사에서의 어떤 사건이 가지는 중요성은 그 사건이 일어난 년도가 중요한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 사건이 일어날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 상황과 민중의 심리등에 더 귀 기울여야 함을 말하고있다. 그리고, 그 사건이후의 사회의 변화에 더욱 민감해야 함을 말하고있다. (지금도 교과서에 밑줄치며 갑오경장 몇년하고 숫자 외우고 있을 우리나라 학생들이 생각난다.)3.어떤민족의 지금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과거역사를 알수있고, 그 과거역사를 통해 그민족의 미래를 알수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역사가들의 역할을 중요시하고 있다. 똑같은 역사적 사건이 역사가 개인의 학풍이나,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끼칠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근대이후 지금까지 왜곡된 역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책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생각되어진다. 그리고,이책은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꼭 읽어 봐야할 책이라고 생각되어진다.
b****e 2000.05.1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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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믿음이다, 고로 나는 진보할 것이다.
"진보는 믿음이다, 고로 나는 진보할 것이다. " 내용보기
초판이 발행된 건 1960년대 초반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읽힌 건 7·80년대였다. ‘역사는 진보한다’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결론으로 유명한 20세기의 대표적 역사서다. 당대의 청년들에게 커다란 공명을 울렸음은 물론이다. 나 역시 20대 초반에 몇 번인가 펼쳐봤던 기억이다. 그러나 내용에 대한 기억은 전무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1982년 카가 사망하기 직전 써두었던
"진보는 믿음이다, 고로 나는 진보할 것이다. " 내용보기
초판이 발행된 건 1960년대 초반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읽힌 건 7·80년대였다. ‘역사는 진보한다’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결론으로 유명한 20세기의 대표적 역사서다. 당대의 청년들에게 커다란 공명을 울렸음은 물론이다. 나 역시 20대 초반에 몇 번인가 펼쳐봤던 기억이다. 그러나 내용에 대한 기억은 전무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1982년 카가 사망하기 직전 써두었던 ‘제2판 서문’과 ‘제2판을 위한 카의 노트와 자료들’이 수록되어 있는 미완성의 제2판이다. 카는 사망 직전 제2판 서문을 통해 1961년 초판 출간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1980년대) ‘역사에 대한 낙관주의’를 확인하게 됐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후 진행되고 있는 역사의 과정들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이며, 그것을 빌미로 유포되고 있는 역사의 종말에 대한 논의를 이끌고 있는 서구 지식인 집단의 역사 비관주의를 경계할 필요가 있음을 준열하게 지적하고 있다. 본문에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해박하고 정확하며 치밀한 논거들이 나열돼 있다. 제1장 <역사가와 그의 사실>에서 카는 ‘역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라는 랑케의 주장과 ‘역사는 역사가의 해석과 평가의 산물’이라는 콜링우드, 크로체 등의 대립되는 두 시각을 통합하는 새로운 개념, 즉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대답은,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a continuous process of interaction between the historian and his fact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다”고 정의하고 있다.(50쪽) 제2장 <사회와 개인>에서 저자는 “근대 세계의 발흥과 함께 진행되었던 개별화(individualization)의 확대는 전진하는 문명의 정상적인 과정이었다”며, “혁명은, 언제나 그랬듯이, 개인을 통해서 그리고 개인의 발전에 새로운 기회들을 제공함으로써 움직여나간다.”고 말한다.(55쪽) 따라서 ‘사회와 개인’이라는 주제의 결론은 “역사는 하나의 사회적인 과정이며, 개인은 그 과정에 사회적인 존재로서 참여”하고, “사회와 개인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역사란 “한 시대가 다른 시대 속에서 찾아가는 주목할 만한 것의 기록이다”라는 두 번째 대답을 내놓는다. 제3장 <역사, 과학 그리고 도덕>의 논의는 좀 더 복잡해진다. 왜냐하면 그 부분은 단지 역사란 무엇인가를 정의하면 되는 게 아니라 다른 학문과의 상관성에 대해 그리고 인간 삶의 조건을 규준하는 추상적 명제인 종교와 도덕이라는 관점에서 역사를 다시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장의 결론은 “역사와 과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역사가와 자연과학자는 설명해야할 기본적인 목적과 문제를 제기하고 대답하는 기본적인 방법에서는 똑같아진다” 왜냐하면 “역사가도 여느 다른 과학자처럼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동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제4장 <역사에서의 인과관계>에서 저자는 기본적으로 “역사의 연구는 원인에 대한 연구이다”라고 전제한 뒤, “역사에서의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는 가치와 연관 없이는 불가능하며......인과관계의 연구의 이면에는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항상 가치의 추구가 놓여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톨콧 파슨스의 말을 빌려) “역사는 실체에 대한 인식적 지향의 선택체계(selective system)일 뿐만 아니라 인과적 지향의 선택체계다”고 단언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장의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에서는 “역사의 합리적인 원인과 우연적인 원인을 구별해야 한다”며 ‘역사의 우연성’에 기대는 역사관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령, 클레오파트라의 코나 바야지드의 관절통이나 알렉산드로스가 원숭이에게 물린 것이나 레닌의 죽음이나 로빈슨의 끽연 등이 이러저러한 결과를 낳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일반명제로서 성립할 수는 없음을 논증하며 역사의 우연적 요소를 신봉하는 시각을 논박하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제5장 <진보로서의 역사>과 제6장 <지평선의 확대>에서는 저자의 역사의 진보에 대한 신념을 잘 드러내 보이고 있다. 즉 ‘진보로서의 역사’에서는 역사의 객관성 제고로 인한 인간 사유의 골이 깊어졌음을 역설하고 있으며, ‘지평선의 확대’에서는 그간 역사의 진보를 이끌었던 인물들로서 데카르트와 헤겔, 마르크스, 그리고 브레히트의 사유방식에 대한 진단을 통해 앞으로도 역사도 쉼없이 진보할 것이며, 그것은 순환론의 허위와는 상관없이 발전적 방향으로 전개될 것임을 역설하고 있다. 그에 대한 신념의 결산이 바로 마지막 문장으로 사용한 갈릴레이의 말이다. “그래도-그것은 움직인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계적인 요약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나는 이 요약의 과정을 통해 새삼 깨달은 것이 있다. 무릇 학문하는 자의 진지하고도 치열한 자세와 그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게 된 것이다. 나의 20대는 방황의 연속이었다. 30대는 한마디로 '좌충우돌'이었다. 지금은 40대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섣불리 결론을 얻으로 하지는 말자. 단지 중단없이 읽고 중단없이 쓰는 삶을 살자.

[인상깊은구절]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a continuous process of interaction between the historian and his fact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다.”(50쪽)
y****y 2005.01.0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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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진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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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전공하는데 역사를 이해하면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역사를 혼자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서부터 공부해야할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카의 책을 읽으면 역사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 역사철학에 대한 이해가 생길 듯 해서 책을 펴들었다. 역사란 무엇인가는 한 번 읽기를 시도했다가 포기한 책이다. 그 사이 책은 새로운 번역본이 나왔다. 이 번역본에는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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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전공하는데 역사를 이해하면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역사를 혼자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서부터 공부해야할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카의 책을 읽으면 역사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 역사철학에 대한 이해가 생길 듯 해서 책을 펴들었다. 역사란 무엇인가는 한 번 읽기를 시도했다가 포기한 책이다. 그 사이 책은 새로운 번역본이 나왔다. 이 번역본에는 카의 제 2판 서문이 수록되어 있고, 2판을 위해 카가 해 둔 메모들을 정리한 데이비스의 논문이 실려 있다. 생각보다 카의 글은 어렵지 않다. 카의 글은 대중을 위한 강연을 목적으로 쓰인 글이기 때문이다. 카의 논지전개방식에 대해 이해를 하면 글을 읽기가 쉽다. 카는 경험주의를 바탕으로 한 역사학에 대한 비판을 역사에서의 사실, 역사에서의 인과관계, 역사와 과학의 관계 등의 주제로 이야기해 나간다. 카는 자신의 의견과 다른 극단적인 두 가지 견해를 제시하고 그 견해들의 옳지 못함을 하나 하나 논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 1판은 카가 1,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쓴 책이다. 그런데 2판 서문을 보면 카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에도 역사에서의 진보를 여전히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의 해석을 결정하는 것은, 즉 역사에서의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과거의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 역사가가 자신의 해석을 바탕으로 바라보는 미래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역사가는 그러한 신념을 가지고 역사를 연구하며, 또한 미래를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는 역사에 대한 자신의 이러한 생각을 '진보'라고 명명한다. 카는 역사가의 역할, 역사가의 해석을 중요시하고, 과거의 사실을 오롯이 밝혀낼수 있다는 실증주의 사학의 믿음을 부정한다. 객관적 사실에 대한 믿음을 가지기 어렵다는 것은 오늘날 우리들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기사가 다른 것은 과연 객관적 사실이란 것이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게 한다. 카의 책을 역사학에 대한 것으로만 읽다 보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사는 삶에서의 문제와 연관지어 생각하다 보면 재미있다.
YES마니아 : 로얄 n******8 2002.10.12.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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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의 중요한 주제를 모두 다룬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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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의 삶과 미래, 그리고 이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파고드는 의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간의 역사에 대한 막연하지만 총체적인 의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역사를 탐구하는 역사에 대한 20세기의 대표적 저서가 바로 카아의 {역사란 무엇인가}이다. 카아는 이 책에서 모두 6부분으로 나누어 자신의 역사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1장
"역사학의 중요한 주제를 모두 다룬 책" 내용보기
나 자신의 삶과 미래, 그리고 이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파고드는 의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간의 역사에 대한 막연하지만 총체적인 의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역사를 탐구하는 역사에 대한 20세기의 대표적 저서가 바로 카아의 {역사란 무엇인가}이다. 카아는 이 책에서 모두 6부분으로 나누어 자신의 역사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1장은 '역사가와 사실'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카아는 역사 연구의 객관적 성격과 현재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역사가를 절충적으로 정리하여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결론을 내린다. 2장은 '사회와 개인'이라는 장이다. 여기서 카아는 역사가 결정적으로 천재나 영웅과 같은 개인에 의해 움직인다는 역사관을 부정하고, 개인이 아닌 인간사회가 역사연구와 서술의 대상이 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3장은 '역사와 과학과 도덕'이라는 제목을 달고, 이 세가지의 관계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역사가 과학인가라는 전통깊은 그러나 어려운 질문에 카아는, 역사는 사회과학이며 역사에 도덕적 문제가 포함되므로 과학이 아니라는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고개를 끄덕끄덕하거나 논리적 사고만을 가지고 해명될 문제가 아니며, 학자들 사이에 아직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문제이다. 이후의 4장 '역사에서의 인간관계'나 5장 '진보로서의 역사'또한 마찬가지이다. 마지막 장을 보면 앞에서 한 주장들과 문제점에 대한 카아의 견해를 총망라하는 카아의 인간관과 현재관, 미래관 등의 총체적인 역사관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현재 역사학에서 논의되는 거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고 있을 정도로 광대하면서도 또 간결하다. 또한 수준은 역사학의 고전이라 불리움과 동시에 전문가들의 필독서이기도 하면서 역사학에 입문하려는 초심자들에게도 전혀 어렵지 않은 교양서이기도 하다.

[인상깊은구절]
그렇기 때문에 루이스 네이미어 경이 나에게 강령이나 이상을 피하라고 훈계할 때, 오크셔트 교수가 나에게 우리는 특별히 어떤 곳을 향해서 항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아무도 배를 흔들지 못하게 살펴보는 일만이 중요하다고 말할 때, 포퍼 교수가 하찮은 점진적 공학이라는 엔진의 힘으로 애지중지하는 T자형 고물차를 길 위로 계속 끌고 다니기를 원할 때, 트레버-로퍼 교수가 소리쳐대는 급진주의자들의 콧잔등을 후려갈길 때, 모리슨 교수가 역사는 건전한 보수적인 정신으로 쓰여져야 한다고 주장할 때, 나는 격동하는 세계, 진통하는 세계를 내다보고 나서 진부하기조차 한 어느 위대한 과학자의 말을 빌려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 '그래도 - 그것은 움직인다.'
g***y 2001.04.28.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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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사는 쓰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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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년에 출판된 명저, ''역사란 무엇인가(E. H. Carr 저)''를 이제서야 완독했다. (논술지도사 과정 필독서기에.) 책을 읽으면서 진보적인 열린 자세로 역사를 연구한 카의 설득력에 압도되었고, 역사가로서의 그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카의 사후에 출판된 제2판을 위한 노트와 R. W. 데이비스의 해석이 실려있어 눈길을 끈다. 카는 역사는 역사가와 사실들의 지속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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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년에 출판된 명저, ''역사란 무엇인가(E. H. Carr 저)''를 이제서야 완독했다. (논술지도사 과정 필독서기에.) 책을 읽으면서 진보적인 열린 자세로 역사를 연구한 카의 설득력에 압도되었고, 역사가로서의 그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카의 사후에 출판된 제2판을 위한 노트와 R. W. 데이비스의 해석이 실려있어 눈길을 끈다. 카는 역사는 역사가와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 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그는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로써 과거를 지배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역사란 과거의 사건들과 미래의 목적들 사이의 대화에 의한 것이며, 예전의 해석은 새로운 해석(방향감각)에 포함되며, 대체되고, 발전된다고 설명했다. 거창하게 역사 의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신문에서 보도되는 사건들에 대해 올바른 비판 의식부터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분명한 ''자기 의식''이라도 가지고 살아야 겠다. 아울러 우리의 2세들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물러주었으면 참 좋겠다.
YES마니아 : 골드 j***a 2005.12.27.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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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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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왜 읽는가 라는 질문은 사실 모순어법처럼 들린다. 고전이라는 텍스트의 존재 근거에 이미 영구히 그것을 재독해야될 필요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혹은 시대를 거듭하여 새롭게 읽히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고전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허나 어느 쪽이든 문제는 고전 자체가 아니라 '새롭게 읽기'에 달려 있는 듯 하다. 새롭게 읽는다는 명제 안에서 고전은 소위 시대를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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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왜 읽는가 라는 질문은 사실 모순어법처럼 들린다. 고전이라는 텍스트의 존재 근거에 이미 영구히 그것을 재독해야될 필요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혹은 시대를 거듭하여 새롭게 읽히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고전이라는 설명도 가능하다. 허나 어느 쪽이든 문제는 고전 자체가 아니라 '새롭게 읽기'에 달려 있는 듯 하다. 새롭게 읽는다는 명제 안에서 고전은 소위 시대를 초월한, 혹은 절대적 지식이라고 불려지기보다는 차라리 시대마다 그 속의 삶의 양태와 지식 체계와 호흡하고 대화하며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모하는 의미와 다양한 해석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그 무엇이라는 것이 올바른 정의일 것이다.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은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보았거나 반드시 읽어야될 고전이다. 때문에 우리 나라에만도 이 책의 번역본은 오래전부터 여러 출판사에서 발간되어 있다. 역사가 인증하는 고전인만큼 이 책의 번역은 유명한 역사학 전공의 교수들이 달려들어 제각기 수준 높은 번역본을 내놓았다. 그 중에서 내가 이 책이 가장 낫다가 판단한 이유는 가장 '새롭게 읽혀진' 고전이라는 점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역사란 무엇인가> 제1판은 근대사학의 문을 열은 명저이다. '단지 그것이 실제로 어떠했는가를 보여주는 것'만을 사명으로 하는 사실 복원 위주의 실증주의 역사학, 과거 그 자체에 매몰되어 버리는 복고취미적인 역사학을 과거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명하고 동시에 미래에 대한 전망을 올바르게 세워나가는,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역사관인 진보주의적인 역사학의 궤도로 이동시킨 장본인이나 다름없는 저서가 이 책이다. 과거의 사실들의 종합만으로 결코 역사가 될 수 없다는 반세기 전의 카의 논지에는 역사가(歷史家) 그 자신이 이미 역사의 산물이므로, 완전히 독립된 개인이 아닌 사회적 구성체의 일원이므로 그가 서술하는 역사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나아가 완전히 객관적인 역사 서술은 이루어 질 수 없다는 단호한 주장이 담겨 있다. 카에게서 객관적인 역사 서술이란 자신의 시야를 미래에까지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는 동시에 자신이 처해 있는 현재의 위치를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역사가만이 서술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과학으로서의 역사, 역사학에서 과학성의 문제와 흔히 '클레오파트라의 코'로 비유되는 역사에 있어서 우연의 문제를 카는 기존의 실증주의 역사학에 지배된 관념들을 깨뜨리며 새로운 객관성에 밑받침된 역사학을 정립시켰다. 허나 불과 반세기만에 고전의 자리에 오른 이 저서는 그 동안 수많은 다른 역사가들의 반론과 그에 따른 연구를 통해 이론상 상당부분 수정될 여지가 있고 이미 몇몇 부분에서는 보다 나은 연구가 나와 있다. 예를 든다면 카가 자신은 낙관주의자라고 수차례 말했듯 거의 맹목적으로 믿었던 합리적 이성이란 지금에 와선 과연 신용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시되고 있고 역사는 진보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제기와 아울러 역사학은 그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지 등이 문제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자인 카는 말년에 이 책의 제2판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카는 서문만을 써놓고 생을 마감하였고 새롭게 변모한 고전은 탄생되지 않았다. 이 책은 제1판의 전문과 제2판의 서문, 그리고 제2판을 위한 카의 노트에 대한, 저 유명한 14권짜리 <소련사> 중 한 권을 공동집필했던 데이비스 교수의 논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독서 풍토나 지식계에서 역사를 문화유산답사기 정도로만 이해하는 과학적이지도 못한 실증주의적 태도가 양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근대 역사학을 정립시켰던 카의 제2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온전한 형태로는 아니지만 그가 당시 당도하려던 새로운 봉우리를 잠시 엿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지적 해갈의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 미완성의 고전에서 상세한 이론적 논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은 큰 아쉬움이지만(그러나 데이비스의 글은 자료들만으로도 어느 정도 자세한 논의를 이끌어내고 있다.) 죽기 전까지 카가 그의 낙관주의를 버리지 않았으며 진보에 대한 믿음을 늦추지 않고 있었음을 분명히 읽어낼 수 있다.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로서의 역사를 주창했던 카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 너무도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다. 카에게서 변화는 진보의 원동력이자 역사 자체의 추진력이었다.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안일함에 빠져 역사를 기껏 옛것에 대한 향수 내지는 현장 답사 정도로만 이해하는 오류를 거듭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비관주의와 절망주의는 급속도로 사회 전반에 번져나갔다. 비록 이 책에는 기대했던 새로운 역사학의 위상의 전모를 얻을 수는 없지만 역사를 연구한다는 것이 과거를 통해 현재에 당면한 난제를 해명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이루어나가는, 그 의지를 저버리지 않는 노력임을 지금의 우리에게 경종과 함께 가르쳐주고 있다. 아직 역사의 진보를 가로막는 벽, 진보에의 의지와 믿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벽이 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다면 이 책을 다시 읽을 가치는 분명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인상깊은구절]
역사가는 사실의 잠정적인 선택과 그 선택을 이끌어준 잠정적인 해석 - 그것이 자신에 의한 것이건 다른 사람에 의한 것이건 간에 -에서 출발한다. 그가 연구하는 동안 사실의 해석 그리고 사실의 선택 및 정돈 그 두 가지는 이러저러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미묘한 그리고 아마도 얼마간 의식되지 못하는 변화들을 겪는다. 그리고 이 상호작용에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상호관계도 역시 포함되는데, 왜냐하면 역사가는 현재의 일부이며 사실은 과거에 속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실을 가지지 못한 역사가는 뿌리가 없는 쓸모없는 존재다. 자신의 역사가를 가지지 못한 사실은 죽은 것이며 무의미한 것이다. 따라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대답은,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a continuous process of interaction between the historian and his fact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라는 것이다.
f******7 2001.03.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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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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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하고 유명한 저작이니 다른 무슨말이 필요할까. 진작에 읽었어야 할 책이지만 이제야 제대로 읽게 되었다. 그동안 이 책을 읽지 않고 역사책 등을 읽어왔다는 죄책감에서 이제야 조금 벗어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랑케가 역사학에 실증주의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 역사학에 과학의 철저함을 도입하였다면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주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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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유명하고 유명한 저작이니 다른 무슨말이 필요할까. 진작에 읽었어야 할 책이지만 이제야 제대로 읽게 되었다. 그동안 이 책을 읽지 않고 역사책 등을 읽어왔다는 죄책감에서 이제야 조금 벗어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랑케가 역사학에 실증주의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 역사학에 과학의 철저함을 도입하였다면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주장으로 역사학이란 역사를 보는 역사가와 역사가를 둘러싼 사회환경의 영향을 받는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라는 역사의식의 새 지평을 열어놓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사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거의 카의 의견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재 우리는 역사학이란 해석학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명제를 거부하는 사람도 얼마 되지 않는다. 따라서 역사는 철학이 되고 정치학이 되었다.   소문(?)으로 만 들었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저작을 직접 읽어보니 그동안 내가 의식,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던 개념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나 고전과 직접 호흡해보는것은 즐거운 일이다.   책을 덮고 생각나는 한마디는 역시'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카의 기념비적인 명언이다. 이 한마디때문에 우리는 역사를 배우는 것이고 역사학을 존중하는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카의 저작을 다읽고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믿을수 없을정도로 천박한 인문학에 대한 경시가 참으로 걱정스러워 보이는 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의식이 아닐것이다.
c******3 2005.04.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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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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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및 다른 나라들의 주요한 관심과제로 떠오른 것이 역사의 왜곡과 그에 관련된 일종의 비방의 말일 것이다. 우리나라 밑에 있는 일본이 그의 나라의 역사를 왜곡하고 한반도의 역사를 왜곡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많은 분노의 말을 뱉아 내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게 우리의 현실일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과연 어떠한 역사의 흐
"역사는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 내용보기
최근 우리나라 및 다른 나라들의 주요한 관심과제로 떠오른 것이 역사의 왜곡과 그에 관련된 일종의 비방의 말일 것이다. 우리나라 밑에 있는 일본이 그의 나라의 역사를 왜곡하고 한반도의 역사를 왜곡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많은 분노의 말을 뱉아 내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게 우리의 현실일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과연 어떠한 역사의 흐름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하루하루 변화하는 역사의 상황에서 우리는 그에 따른 시대적 유감을 가지고만 살아가야 할까? 역사가는 역사가들만의 사관으로만 그들의 역사를 해석해나가는 것이어야 하는 걸까? 과연 시대란 무엇이며 또한 사조란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기에 '역사가는 사실만을 말해야 하는 것이 역사가의 임무'임을 밝혔던 독일의 역사학자 랑케(Ranke)의 말이 지금의 우리들의 말이 될 수는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제 역사는 학자들의 자명한 판단과 그의 사관에 따르는 연구와 관찰에 따라서 기본적인 사실에 관한 분명한 지식을 말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즉 인문 혹은 사회과학에서 완전한 객관성을 기대할 수 없기에 역사는 우리의 관점에서 다시 해석되어 나올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렇게 말해볼 때 E. H. Carr는 이런 방식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역사란 무엇이며 역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에서 저자는 역사상의 '사실'은 역사가들의 정밀조사를 위한 단순한 선택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즉, 모든 역사적 사실은 그 당시의 기준에 영향을 받고 있는 역사가의 자의적 선택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역사의 근본문제를 다룸으로써 읽는 이에게 새로운 가치관과 세계관을 제시하며, 구체적인 예를 통해 역사의 문제점을 밝히고 그 대안을 제시하였다. 그 대안점은 우리에게 역사를 보는 정확한 눈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사회와 개인간의 역사와 그들이 인식하는 사회의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한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인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이성의 발달과 역사의 진보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그러한 관계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저자는 19세기의 역사 곧 사실의 열거라는 등식의 성립에 불과하던 역사적 정의를 20세기에 들어와서 격은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인해 역사에 대한 또 다른 관심을 불러 일으켜 주었다. 과연 역사란 무엇일까? 물론 저자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역사란 과거와 현실의 대화'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에게 정말 꼭 맞는 대답일까? 저자는 이 책에서 영국의 역사를 위주로 다른 나라들의 역사를 해석하고 있다. 즉 이것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근거를 소재로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지 않는 다른 나라의 해석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다시 말해서 유럽인들에게는 이런 내용이 상식이 될 수도 있겠으나 우리의 현실에서 이 같은 것은 아무 사전 지식 없는 내용을 이해하기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더우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서양의 역사와는 판이하게 다른 역사의 과정을 겪어 왔기 때문에 저자의 자의 설명은 조금 과장이 있다고 생각도 된다. 하지만 그가 쓰고 있는 이 역사에 관하여는 누구라도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것은 그가 그만큼의 역사적 철학을 가지고 이를 연구하고 또한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 글을 논박할 여지가 있는 사람은 아마 엄청난 사관을 가지고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이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사회와 개인의 고찰과 그의 생각은 어느 누구보다 훌륭한 대답이었다고 본다. 새로운 시대의 상황 앞에서 역사의 오물을 주워 먹고 또 그것을 내뱉는 우리의 현실과 미래와 과거는 아마 그에 의해 새로운 고찰로 바뀌었을 것이다.
e****l 2001.11.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