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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상처의 아픔은 흐려져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지만... 80년의 광주는 역사에 엄연히 존재했던 아픔이다.
나는 그 뜨거웠던 봄날 광주에 있었지만 마냥 어린아이 였었고... 특별한 기억도 가지고있지 못한채 뿌리를 알수없는 '한'만을 배웠다.
공연히 여당의 정치가가 싫었고, 매사에 매우 비판적으로 자라면서 정부기관에 대한 무시무시한 얘기들을 듣고 분노에 떨고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나는 그 많은 데모행렬을 목격하고 매케한 최루탄 냄새를 맏으면서도 항상 의문이 있었다.
나는 왜 그들이 이토록 미운가... 한마디로 나는 5.18의 광주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그 뿌리는 배우지 못했던 것이다.
'봄날'은 5.18 이야기이다. 요즘세대가 읽으면 "이게 뭐야?!"라고 할 법한 그 현장의 이야기이다. 내가 걷고 느끼던 그 수 많은 골목들에서 사람들은 뛰어다니고 소리치고 싸운다. 그들이 싸우고 있는것은 무엇인가?
지금처럼 정치가 국민들에게 외면당하기 이전. 10.26 이후 정권을 잡으려던 군부와 민주를 얻으려는 국민들의 열망이 뒤엉켜, 광주는 군부의 욕망에 희생양으로 공수부대의 발아래 짚밟혔다.시민은 자신을 지켜주어야할 군인들의 총칼을 맞아 쓰러지고,군인들은 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적들을 두들기고 찌르고 쏘면서 '이들은 빨갱이,우리의 적'이라고 자꾸 되뇌인다.
누가 이들이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총칼을 들이대게 했는가... 나는 책을 읽으며 가끔 울분을 참아야 했다. 국민의 목숨을 자신들의 야욕 앞에서 파리목숨 만큼 여긴 장본인들은 부를 축적하고 가족들의 안위를 챙기며 지금도 떵덩거리며 살고있고, 그들이 정부요인이었다는 이유로 죄에 대한 완전한 문책도 이루어지지 않은채 교도소에서 잠시 살다나온 걸로 자신들의 죄가 다 씻긴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은 이 나라의 정의체계를 의심스럽게 한다.
작가는 끊임없이 보여준다. 죽어가는 시민도 죽이는 공수부대도 인간일 뿐이라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비로소 5.18 이 대한민국 국민에게, 광주 시민에게, 그리고 내게 가지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내 가슴에서 느끼던 작은 불씨의 흔적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말이다. 상처에서 흐르던 피가 멈추고 아물어 이제 많은 사람들이 잊고있지만... 지금 우리가 당연히 누리고 있는 것들을 얻기위해서 얼마나 많은 피들을 흘려야했는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불과 20여년 전의 이야기이다......... [인상깊은구절] 불씨. 그랬다. 그건 어쩌면 불씨 같은 건지도 모른다. 소리없이 그러나 은밀하고도 집요하게 이글거리며 저 가슴 밑바닥 어딘가에서 점점 뜨겁게 끓어오르기 시작하고 있는 저항의 불씨. 그 알 수 없는 불씨가 그들 모두에게 눈앞의 공포와 두려움을 잊게 만들고, 이 순간 그들 모두를 서로 한덩어리로 만들어 놓고 있는 것이리라고 명기는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