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6)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7%
  • 리뷰 총점8 33%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9.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진실과 거짓의 이분법적 구도를 극복하는 언던 사이언스?
"진실과 거짓의 이분법적 구도를 극복하는 언던 사이언스?" 내용보기
어떤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과학의 힘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냥 우기거나 정치적, 사회적 힘에 의해 옳고 그름이 결정되는 것보다 훨씬 객관적인 증거를 가지고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이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는 모양새로도 여겨진다. 그런데 문제는 한 사안을 두고 대립하는 양쪽이 있을 때 모두 과학을 들고 나오는 경
"진실과 거짓의 이분법적 구도를 극복하는 언던 사이언스?" 내용보기

어떤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과학의 힘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냥 우기거나 정치적, 사회적 힘에 의해 옳고 그름이 결정되는 것보다 훨씬 객관적인 증거를 가지고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이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는 모양새로도 여겨진다. 그런데 문제는 한 사안을 두고 대립하는 양쪽이 있을 때 모두 과학을 들고 나오는 경우다. 이런 경우, 한 쪽은 다른 쪽을 과학을 왜곡한다고, 편의대로 해석한다고, 정치적 힘에 굴복한 것이라고, 혹은 대중을 현혹하고 흥분시키기 위해 과학을 이용한다고 비판, 비난한다. 과연 항상 어느 한 쪽이 옳은 것일까 

 

현재환은 그런 옳고 그름이 명확히 판정되어야 하는 상황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용의자 X의 현신에 빗대어 용의자 X이라고 일컫고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미국 소고기 수입을 둘러싼 광우병 논란에서 한쪽은 친미적인 정부가 진실을 감추고 무리하게 광우병 위험이 있는 소고기를 수입한다고 했고, 다른 쪽은 일부 좌파 세력이 과학적 진실을 왜곡하고 시민들을 선동한다고 했다. 용의자 X론에 의하면 이중 한 쪽은 분명하게 ()’의 편에 선 것이다. 그러나 현재환의 언던 사이언스에 기초한 시각에 의하면 둘 다 (사회 정치적 정당성과는 별개로) 과학적 논리에 기초한 것으로 국가나 사회적으로 고려되지 않고, 수행되지 않은 과학이 있기 때문에 벌어진 갈등이다.

 

이러한 시각은 다양하게 적용된다. 여성성과 관련한 여성 호르몬의 문제도 그렇고, 인종에 관한 문제도 그렇다(우리는 모두 Homo sapiens라는 하나의 종으로 인종적 차이는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과학적으로 인정하지만, 여전히 과학적으로인종을 카테고리화하여 연구한다). 일제 치하의 일본 학자들이 인종 문제와 관련하여 조선인과 일본인이 다르다고도 같다고도 할 수 없었던, 모순적인 상황에 처했던 것도 일종의 언던 사이언스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광우병 사태와 비슷하게, 대만은 RCA암과 삼성 백혈병을 서로 비교하면서 서로 유사한 상황이지만 대만과 우리나라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피해자나 활동가 들이 주장하고, 요구했던 것들이 달랐던 점도 언던 사이언스의 관점에서 보아야 본질을 꿰뚫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과학을 진리를 담지하고, 판결할 수 있는 것으로 절대시하는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맞다. 또한 좀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혹은 좀더 맥락적인 관점에서 과학을 이용한 논쟁, 논란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생학과 연결되어 장애인에 대한 무분별한 차별(차별을 넘어선 억압), 그리고 이어진 나치즘의 망령 마저도 그런 식으로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런 일이 벌어진 사회적 토대에 대해 연구할 수도 있도, 나아가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중립적인 위치에서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식으로 처리할 수는 없다. 이는 다른 사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과학을 실험실에서() 의미 있는 진실이라는 관점에서, 혹은 일시적인 진실이라는 측면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어떤 입장에서 과학을 수행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사회정치적 의미는 극명하게 갈라진다.

 

과학에 대한 왜곡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것을 단순히 다른과학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냥 수행되지 않은 과학적 틈이 있으니(그건 맞지만) 서로 반성하고, 이해하자는 것은 상당히 무책임한 것이기도 하다.

 

YES마니아 : 로얄 n*****m 2020.10.18. 신고 공감 6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프레임 속에 갇힌 과학
"프레임 속에 갇힌 과학" 내용보기
1870년대에는 여성의 난소적출술이 대유행이었다. 당시, 과학에겐 여자는 정상인 사람이 아니었다. 남성+난소 = 여성 이라는 공식 하에 난소를 없애면 정상인 남자가 될 수 있다고 과학의 이름으로 믿었다. 암흑의 종교 시대로부터 구세주처럼 나타난 과학이 만들어낸 믿음은 종교와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얘다.  20세기에 난소의 자리는 여성호르몬으로 대치되었다. 이
"프레임 속에 갇힌 과학" 내용보기

1870년대에는 여성의 난소적출술이 대유행이었다. 당시, 과학에겐 여자는 정상인 사람이 아니었다. 남성+난소 = 여성 이라는 공식 하에 난소를 없애면 정상인 남자가 될 수 있다고 과학의 이름으로 믿었다. 암흑의 종교 시대로부터 구세주처럼 나타난 과학이 만들어낸 믿음은 종교와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얘다.  20세기에 난소의 자리는 여성호르몬으로 대치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난소라는 물리적 기관이 아니라, 그 기관에서 만들어내는 화학물질이 여성의 정체라고 믿었다. 이제 다시, 과학은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여성호르몬과 남성호르몬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말을 바꿨으며, 남성호르몬이 용감하고 창조적인 동안 정 반대의 여성호르몬은 우울하고 비관적이므로 여성호르몬은 여성의 정치 참여가 옳지 않다는 과학적 증거가 되었다. 후에 이 '성 대립성'에 기초한 현향적 관념은 다시 과학에 의해 수정되었지만 여전히 젠더에 대한 편견은 지속되었다. 무엇이 먼저일까. 성차에 대한 생물학적 연구라는 잘못 들어선 과학이 편견을 조장한 것일까. 사회적 편견 속에서 연구된 과학이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 것일 뿐일까.


 


인종주의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기세를 떨칠 때가 있었다. 19세기 후반 유행하던 만국박람회의 한 행사장은 말 그대로 인종전시장이 있었다. 시카고 박람회장의 미드웨이에는 야만스러운 인종들과 부족 문화라는 이름으로 전세계 비백인 민족들의 일상이 전시되었다. 인종과학은 사람을 '진화된 순서대로' 백인종-황인종-흑인종으로 묶었다. 웃기게도 인종과학은 백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한국에서는 일본인과 한국인의 외형적 유사성을 극복하고 일본제국의 우수성을 선전하기 위해 인종과학이라는 이름의 연구가 진행되었다. 18세기 후반부터 오랜시간 누적된 인종적 위계에 대한 이해로 출발한 일본인의 인종과학은 당대의 프레임 속에서 조선인과 일본인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려던 노력의 일환이었다.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과학적 인종주의를 뒷받침하던 우생학은 나치의 유대인 및 집시 대학살의 '과학적 근거'가 되었다. 그러나 당시 또다른 과학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장애인 학살은 홀로코스트에 묻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장애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은 전쟁과 물자부족 패전, 그리고 사상 최악의 공황이라는 여러 조건을 만나면서 우생학이라고 불렀던 '과학'과 결탁한다. '과학'은 '과학'을 동조했다. 응용화학 연구들은 화학가스를 만들어 인류 '공존을 위한' 우생학에 바쳤다. 저자는 말한다. 일부 의사들과 과학자들이 나치에게 조정당해 날조된 이론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인종 차별과 우생 담론이 만연하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던 상황에서 독일의 과학자들이 그에 관한 과학 연구들을 수행했었다고. 최초의 우생학적 사고는, 진화와 생존경쟁간의 상관관계를 밝히면서 약자에 대한 의학적 치료가 생존경쟁에 의한 자연선택 과정을 왜곡시켜 국가의 생존을 위태롭게 만든다는 에른스트 헤켈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나치의 국가사회주의는 인종위생을 급진화시켜 '응용생물학'으로 지칭되고, 정치적 담론에는 역선택이라는 용어가 선택된다. '전쟁과 혁명, 장애인에 대한 사회복지 같은 다양한 사회적 역선택이 인종적 퇴락을 이끈다'는 프뢰츠의 경고에서 우생학이 출현된 이래, 나치의 근본 사상이 되는 것이다. 전쟁과 궁핍으로 인해 '적자'인 '생산적' 독일인들이 전선에서 조국을 위해 사망하는 동안 불능의 개인들만이 살아남는다는 생각이 만연하고 팽창하고 공유되면서 장애인들은 점점 범죄자로 분류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까지가 1부의 내용이다. 1부에서 살펴본 것은 정치적으로 오용된 과학이었다. 언던 사이언스는 과학으로 완성되지 못한 것들이 어떻게 정치적, 사회적 환경 속에서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쓰여지고 있는지를 민감했던 몇몇 정치적 이슈들을 예를 들어 탐구한다. 책의 부제처럼 무엇이 왜 과학에서 배재되는가 만을 탐구하는 것이 아니다. 2부 용의자 X의 과학을 넘어서는 인종과학과, 구제역, 임상시험과 소외질환 연구, 유방암 연구와 여성건강에 대한 내용들을 다룬다. 3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우리나라의 광우병 논쟁과 대만의 락토파민 논쟁, RCA암과 삼성백혈병의 대중역학,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저전량 전리방사선을 둘러싼 정치에 대해서 논한다. 



우리는 정치적 배후에 과학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공평하고 정의를 찾을 수 있다고 믿지만, 그 과학을 조정하는 청부과학의 존재에 대해서도 충분히 숙고한다. 청부과학은 엄연히 존재한다. 삼성전자 공장 백혈병 산업재해 문제와, 이와유사한 대만의 RCA 문제에 모두 기업친화적 편향성을 지닌 청부과학자들이 과학자문과 위험평가를 맡았다. 삼성에서 용역받은 안전보건 컨설팅 회사 인바이런은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들의 건강문제는 고엽제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폈었던 악명높은 회사임에도 삼성반도체 공장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한 '과학적 증인'이 되었다. 비일비재한 기업친화적인 이와 같은 과학자들이 왜 청부살인이라는 용어를 떠올리게 하는 청부과학자 청부과학이라고 얘기하는지 우리는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어떤 정치적 프레임 안에서 작동하는 '과학'이라는 덫이 어떻게 유령처럼 우리를 홀리고 있는지 지켜볼 일이다. 


g******1 2015.09.30. 신고 공감 6 댓글 9
리뷰 총점 종이책
용의자 X
"용의자 X" 내용보기
『언던 사이언스』            현재환 / 뜨인돌     이 책엔 ‘용의자 X’가 등장한다. 용의자 X가 즐겨 다루는 대상은 과학이다. 저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에서 모티브를 잡았다. 주인공인 수학 교사 이시가미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야스코와 그녀의 딸이 전 남편을 죽였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탁월한 수학능력을 바탕으
"용의자 X" 내용보기

 

언던 사이언스』            현재환 / 뜨인돌

 

 

이 책엔 용의자 X’가 등장한다. 용의자 X가 즐겨 다루는 대상은 과학이다. 저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에서 모티브를 잡았다. 주인공인 수학 교사 이시가미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야스코와 그녀의 딸이 전 남편을 죽였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탁월한 수학능력을 바탕으로 냉철하고 논리적인 계획을 세운다. 그 목적은 모녀의 혐의를 벗기기 위함이다. 그러나 그의 동창이자 라이벌인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가 이를 밝혀내고, 결국 이시가미는 자수한다.

 

 

정치, 사회면만 부각되던 한국의 일간지는 점점 과학기술과 관련된 문제들을 터치하기 시작했다. 광우병과 촛불 시위, 신종플루 사태, 삼성반도체 백혈병 논쟁, 후쿠시마 원전 사태이후 방사선 문제, 메르스 등등의 이슈들은 더 이상 우리의 일상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이곳에 용의자 X가 숨어있다. 아니 드러내놓고 활동한다. “과학 논쟁 과정에서 정부, 기업, 언론 등 권력기관이나 반대편의 시민운동가들, 또는 제3의 배후세력이 정치적, 상업적인 이유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서 진실을 오도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이시가미같이 진실을 은폐하거나 오도하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폭로하는 유가와 같은 이들이 있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이 책에선 현대 과학기술 논쟁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언던 사이언스(undone science)'라는 용어를 빌리고 있다. 본래 언던 사이언스라는 용어는 미국의 과학기술자이자 과학운동가인 데이비드 헤스와 그의 동료들이 정부, 산업, 사회운동의 제도적 매트릭스 속에서 특정 지식에 대한 체계적 비생산이 이뤄진다고 주장하며, 그렇게 생산되지 않은 지식들을 가리키기 위해 만들어 낸 개념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좀 더 넓은 의미로 이 개념을 차용하고 있다.지금까지 어떠한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어떠한 종류의 지식들이 주로 생산되었는지, 그 결과 어떠한 종류의 지식들이 무시되고 배제되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언던 사이언스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언던 사이언스,수행되지 않은 과학의 관점에서 본다는 것은 과학적 지식이 생산되고 사용되는 과정에서 왜 어떤 것들은 강조되고 어떤 것들은 배제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지식의 정치를 검토한다는 뜻이다.

 

 

책은 3부로 구성된다. 1부에선 용의자 X에게 이용당한 과학의 전형적인 사례들을 살펴본다. 유럽과 북미에서의 여성호르몬 연구, 일본제국의 조선인 연구, 나치 독일의 장애인 연구사례를 돌아본다. 2부에선 비록 형태와 양상은 다르지만 현대에도 과학지식의 생산이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영역들과 교차하면서 특정한 방향으로 전개되며 그럴 수밖에 없음을 보인다. 그리고 과학과 사회가 교차하는 방식을 언던 사이언스의 렌즈로 살펴보는 법을 익힌다.

 

 

 

각종 유전체 프로젝트에서부터 임상시험, 유방암 진단 검사, 가축전염병 관리에 이르는 현대 생의학과 규제과학 영역을 중심으로 유전체학과 인종, 구제역, 임상시험과 지구적 평등, 유방암 연구 및 젠더 정치 등이 언급된다. 3부에선 우리와 우리 주변의 문제들을 언던 사이언스의 시각에서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광우병 논쟁, 대만의 락토파민 논쟁, 대만 RCA암 사례와 한국 삼성백혈병 논쟁 등 산업재해와 관련된 지식투쟁이 담겨있다. 아울러 동아시아 전역에 큰 상흔을 남긴 후쿠시마 원전 해일 사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저선량 전리방사선 위험 논쟁을 재고한다.

 

 

과학은 전공자들의 영역에서 벗어나면 문외한 지역이 된다. 요즘 우리의 일상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테러를 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보수/진보, 우파/좌파, 자본가/노동자, 거짓/진실 같은 이분법적 세계관으로만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무리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첨예한 부딪힘이 발생할 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의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언던 사이언스의 관점을 적용시켜 보는 방법도 유용하리라 생각이 든다.

 

 

 

 

 

 

 

 

s******5 2016.01.2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과학의 영역에서 치우침 없는 관점 갖기
"과학의 영역에서 치우침 없는 관점 갖기" 내용보기
冊 이야기 2015-198   『언던 사이언스』 현재환 / 뜨인돌     이 책엔 ‘용의자 X’가 등장한다. 용의자 X가 즐겨 다루는 대상은 과학이다. 저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에서 모티브를 잡았다. 주인공인 수학 교사 이시가미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야스코와 그녀의 딸이 전 남편을 죽였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탁월한 수학능력을
"과학의 영역에서 치우침 없는 관점 갖기" 내용보기

이야기 2015-198

 

언던 사이언스현재환 / 뜨인돌

 

 

이 책엔 용의자 X’가 등장한다. 용의자 X가 즐겨 다루는 대상은 과학이다. 저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에서 모티브를 잡았다. 주인공인 수학 교사 이시가미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야스코와 그녀의 딸이 전 남편을 죽였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탁월한 수학능력을 바탕으로 냉철하고 논리적인 계획을 세운다. 그 목적은 모녀의 혐의를 벗기기 위함이다. 그러나 그의 동창이자 라이벌인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가 이를 밝혀내고, 결국 이시가미는 자수한다.

 

 

정치, 사회면만 부각되던 한국의 일간지는 점점 과학기술과 관련된 문제들을 터치하기 시작했다. 광우병과 촛불 시위, 신종플루 사태, 삼성반도체 백혈병 논쟁, 후쿠시마 원전 사태이후 방사선 문제, 메르스 등등의 이슈들은 더 이상 우리의 일상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이곳에 용의자 X가 숨어있다. 아니 드러내놓고 활동한다. “과학 논쟁 과정에서 정부, 기업, 언론 등 권력기관이나 반대편의 시민운동가들, 또는 제3의 배후세력이 정치적, 상업적인 이유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서 진실을 오도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이시가미같이 진실을 은폐하거나 오도하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폭로하는 유가와 같은 이들이 있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이 책에선 현대 과학기술 논쟁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언던 사이언스(undone science)'라는 용어를 빌리고 있다. 본래 언던 사이언스라는 용어는 미국의 과학기술자이자 과학운동가인 데이비드 헤스와 그의 동료들이 정부, 산업, 사회운동의 제도적 매트릭스 속에서 특정 지식에 대한 체계적 비생산이 이뤄진다고 주장하며, 그렇게 생산되지 않은 지식들을 가리키기 위해 만들어 낸 개념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좀 더 넓은 의미로 이 개념을 차용하고 있다.지금까지 어떠한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어떠한 종류의 지식들이 주로 생산되었는지, 그 결과 어떠한 종류의 지식들이 무시되고 배제되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언던 사이언스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언던 사이언스,수행되지 않은 과학의 관점에서 본다는 것은 과학적 지식이 생산되고 사용되는 과정에서 왜 어떤 것들은 강조되고 어떤 것들은 배제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지식의 정치를 검토한다는 뜻이다.

 

 

책은 3부로 구성된다. 1부에선 용의자 X에게 이용당한 과학의 전형적인 사례들을 살펴본다. 유럽과 북미에서의 여성호르몬 연구, 일본제국의 조선인 연구, 나치 독일의 장애인 연구사례를 돌아본다. 2부에선 비록 형태와 양상은 다르지만 현대에도 과학지식의 생산이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영역들과 교차하면서 특정한 방향으로 전개되며 그럴 수밖에 없음을 보인다. 그리고 과학과 사회가 교차하는 방식을 언던 사이언스의 렌즈로 살펴보는 법을 익힌다.

 

 

 

각종 유전체 프로젝트에서부터 임상시험, 유방암 진단 검사, 가축전염병 관리에 이르는 현대 생의학과 규제과학 영역을 중심으로 유전체학과 인종, 구제역, 임상시험과 지구적 평등, 유방암 연구 및 젠더 정치 등이 언급된다. 3부에선 우리와 우리 주변의 문제들을 언던 사이언스의 시각에서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광우병 논쟁, 대만의 락토파민 논쟁, 대만 RCA암 사례와 한국 삼성백혈병 논쟁 등 산업재해와 관련된 지식투쟁이 담겨있다. 아울러 동아시아 전역에 큰 상흔을 남긴 후쿠시마 원전 해일 사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저선량 전리방사선 위험 논쟁을 재고한다.

 

 

과학은 전공자들의 영역에서 벗어나면 문외한 지역이 된다. 요즘 우리의 일상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테러를 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보수/진보, 우파/좌파, 자본가/노동자, 거짓/진실 같은 이분법적 세계관으로만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무리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첨예한 부딪힘이 발생할 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의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언던 사이언스의 관점을 적용시켜 보는 방법도 유용하리라 생각이 든다.

 

 

 

 

 

 

s******5 2015.09.25.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새로운 패러다임, 언던 사이언스(undone science)
"새로운 패러다임, 언던 사이언스(undone science)" 내용보기
광우병과 촛불 시위,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 삼성반도체 백혈병 논쟁,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등 현재진행형의 과학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리는 이 문제들을 어떠한 시각에서 이해하고 대처할 것인가?하나의 시각은 정부, 기업, 언론 등 권력기관이나 반대편의 시민운동가들, 또는 제3의 배후세력이 정치적, 상업적인 이유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서 진실을 오도한다고 보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 언던 사이언스(undone science)" 내용보기


광우병과 촛불 시위, 신종플루와 메르스 사태, 삼성반도체 백혈병 논쟁,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등 현재진행형의 과학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리는 이 문제들을 어떠한 시각에서 이해하고 대처할 것인가?

하나의 시각은 정부, 기업, 언론 등 권력기관이나 반대편의 시민운동가들, 또는 제3의 배후세력이 정치적, 상업적인 이유로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서 진실을 오도한다고 보는 것이다. 일명 '용의자 X'에 해당한다.

과학 문제를 '용의자 X'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 어느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저자는 실제로는 누가 용의자 X인지 쉽게 알 수 없다고 단정한다. 또한 이 관점에서는 과학의 순수성과 가치중립성에 대한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용의자 X'를 극복할 대안적 관점을 모색하고 이에 기초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학 논쟁들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자는 것.
이를 위해 '언던 사이언스(undone science)'라는 용어를 빌린다. 

이 용어는 미국의 데이디브 헤스가 "정부, 산업, 사회운동의 제도적 매트릭스 속에서 특정 지식에 대한 체계적 비생산이 이뤄진다"고 주장하며, 그렇게 생산되지 않은 지식들을 가리키기 위해 만들어낸 개념이다. 사전적인 의미로 '수행되지 않은 과학'이란 뜻이다.

저자는 '언던 사이언스'를 좀 더 넓은 의미로 쓰고자 한다. 지금까지 어떠한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맥락 속에서 어떠한 종류의 과학적 지식이 생산되고 사용되는 과정에서 왜 어떤 것들은 강조되고 어떤 것들은 배제되었는지를 추적하는 '지식의 정치'를 검토하기 위해 활용한다.

'언던 사이언스'의 관점은 용의자X를 찾는 진실 게임에서 벗어나 왜 어떤 것은 과학적으로 옳다고 '판단'되고 어떤 것은 틀렸다고 '간주'되는지 기본적인 전제 자체를 새롭게 논의하고 검토해 보려는 입장이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용의자X에게 이용당한 과학의 전형으로 꼽히는 사례들, 가령 유럽/북미의 여성호르몬 연구, 일본제국의 조선인 연구, 나치 독일의 장애인 연구를 검토한다. 2부에서는 과학지식의 생산이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영역들과 교차하면서 특정 방향으로 전개되며 그럴 수밖에 없음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우리와 우리 주변의 과학 문제들을 언던 사이언스 시각에서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저자는 과학이 결코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고 단언한다. 가령 2001년 영국의 광우병 사태가 대표적이다. 그는 당시 영국 정부의 대응은 '합리적인' 과학에 기대어 '비합리적인' 정책적 결정이 이루어졌다고 진단한다.

영국 정부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보편적 공공선' 논리를 내세워 살처분을 강행했다. 당시 1천 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도축되었고, 관광산업이 심대한 타격을 입는 등 피해가 컸다.

저자에 따르면 '보편적 공공선' 담론에는 두 가지 국소성이 내포되어 있다. 하나는 보편적 공공선을 정의하는잣대가 '경제적 관점'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국 사회 전체의 이익'보다는 축산업 수출과 관련된 특정 기업과 집단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는 어떠한 정책 결정이 과학적으로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 보다는 구제역 백신과 관련된 과학적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방역을 둘러싼 논쟁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또 다른 과학적 근거, 사회적 논리, 경제적 근거가 무엇인지, 왜 배제되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또한 나치 독일에서 인종위생이란 이름 하에 장애인을 대상으로 자행된 우생학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흔히 우리는 나치 독일의 파쇼적 행태에 의해 과학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했다고 알고 있지만 저자의 견해는 그렇지 않다.

이미 나치 집권 이전부터 독일의 과학자들은 장애인에 대한 불임시술과 안락사를 주장해 왔다. 이 주장이 나치 집권 때 현실화되었다는 것. 저자에 따르면 단지 용의자X를 찾는 것만으로는 장애인 학살의 과정과 과학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해하기 어렵다. 대신 어떠한 사회 속에서 어떠한 의제를 가진 과학 활동들이 이루어졌는지 그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언던 사이언스의 관점은 같은 사안을 두고 국제적 입장 차이를 보이는 경우에도 유용할 것이다. 가령 대만과 한국의 산재과학 지식 투쟁이 좋은 사례다. 대만에 설립된 미국 가전업체 RCA(Radio Corporation of America)에서 1990년대 암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2007년 삼성반도체서 일했던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대만과 한국의 노동자들 입장은 달랐다. 대만의 경우 법원이 역학에 기초한 과학적 증거만을 중요시하는 경향에 대해 비판한 반면, 한국에서는 거꾸로 삼성과 용역업체에게 역학 연구의 기본을 올바로 지키라고 요구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것일까? 대만 RCA는 1992년에 공장이 없어진데다 회사마저 GE에합병되면서 사라져 버렸다. 현장이 없으니 역학 조사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이에 반해 삼성반도체의 경우 현장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작업 공장의 문제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일부 유해 물질을 역학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저자는 언던 사이어언스의 관점에서 전후 맥락을 제대로 이해해야 문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신선한 제안이 아닐 수 없겠다!


YES마니아 : 로얄 h*******c 2015.09.1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언던 사이언스 -사회 속 과학의 한계점
"언던 사이언스 -사회 속 과학의 한계점" 내용보기
'사회 속의 과학'이라는 가치중립적이기  힘든 과학의 실태를 1부에서는 20세기 초까지의 여성, 장애인 , 인종차별과 사회 속 과학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잘못 양산될 수 밖에 없었던  과학적 지식들을 예로 들었다.2부에서는 구제역 파동, 신자유주의와 잊혀진 생명윤리,유방암과 여성 건강운동에서 보여진젠더 정치 같은 주제를 통해 현대과학 역시 정치적,문화적 ,사회적,경제적 활동들
"언던 사이언스 -사회 속 과학의 한계점" 내용보기

'사회 속의 과학'이라는 가치중립적이기  힘든 과학의 실태를

1부에서는 20세기 초까지의 여성, 장애인 , 인종차별과

사회 속 과학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잘못 양산될 수 밖에 없었던  과학적 지식들을 예로 들었다.

2부에서는 구제역 파동, 신자유주의와 잊혀진 생명윤리,유방암과 여성 건강운동에서 보여진

젠더 정치 같은 주제를 통해 현대과학 역시 정치적,문화적 ,사회적,경제적 활동들과 분리가 불가능하며

'수행되지 않는 과학'의 영역을 남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3부에서는 흥미롭게도 한국,대만, 일본에서 최근까지도 논쟁이 되고 있는

광우병과 국제과학기구들의 정치성, RCA암과 삼성백혈병,

후쿠시마 사태이후 저선량 전리방사선의 위험성을 언던사이언스 관점에서 다루었다.

 

이 책은 어떤 명쾌한 해답을 얻는 책은 아니고,

 과학영역 중에서도 생물학,생의학,규제과학은 사회과학으로서

가치중립적이기 어려움을 여러 실례를 통해 접해보는 데 의의가 있는 책이었다.

오늘날 사회와 맞물린'과학'적 논쟁들을

undone science 언던 사이언스 - 수행되지 않은 과학이라는 관점으로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제안해 주는 책이었다.

 

허나 논리적으로 잘 씌어진 글은 아니라 별 하나 뺐다

a*****i 2015.10.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