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언스 올 이벤트 사이언스 리더스 리더 활동으로 받은 책 중 한 권이다. 학창시절부터 물리학은 어느 순간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이 되곤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고전물리학조차 제대로 이해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그래서 학력고사 선택과목도 생물과 화학을 선택했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교과서에 나온 것을 외워 경시대회 나가서 전기실험을 설계하고 실험하기도 했고 그 당시 학교가 경시대회 각 부분별 합산점수로 상도 받을 정도였으며 나름 만 5년에 걸친 실험실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화학과 생물을 조금 더 좋아했었다.
내게 물리학은 운동에너지가 가장 명확했고 전자기로 들어가면서부터 난해해지는 그런 분야였다. 특히 내가 물리학에 취약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내 수학적 지식이 미분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는 데 기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물리와 수학은 따로 뗄레야 뗄 수 없는 분야였고, 수학에서 미분까지 잘 받아들였지만 적분은 내게 정복하지 못한 산으로 남아있었다. 그렇다보니 물리학은 점점 더 내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입식 교육의 덕분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백치와 같은 상태에서도 몇 가지 이론을 외우고 있었다. 나는 상대성 이론부터 정말 도대체 물리학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 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상대성 이론의 방정식을 외우고 그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상식의 선으로 간주할 따름이었다.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에서 필수 교양으로 물리학을 수강하면서 나는 다시금 고전물리학을 벗어나면 책을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백치의 상태에 머물렀다. 하지만 나는 양자역학이나 양자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인 것이다. 아마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내가 이 책을 제대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수학적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만을 깨달았다.
초반 방정식들을 이해하려고 하는 부질없는 노력의 시간을 뒤로 하고, 심지어 나는 방정식을 생각하다 잠시 잠이 들기도 했다, 나는 내 특유의 독서 방식을 이 책에 적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저 읽는 것이다. 의문은 뒤로 덮어두고 하나 하나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까지만 받아들이면서 읽어나가면서 책의 진도를 나갔다. 원칙적으로라면 여기에 인용된 방정식을 그 자체로 이해해야하지만 그것을 이해할 수 없으니 저자가 풀어 쓴 책의 내용을 통해 그저 장님 코끼리 다리 더듬는 식으로 뭉뚱그려진 개념들을 받아들이는 데에 만족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도 개념만을 받아들인다면 배타원리까지는 그래도 대충은 무엇을 말하려하는 지 알 수 있었으나 양자얽힘에 이르면 나는 드디어 완전한 장님이 되고 말았다. 내게는 아마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정리되어 내 시야에 펼쳐져 증명되어야만 믿는 그런 속성이 있는 것 같았다. 너무도 어려웠고 너무도 힘들었던 독서가 끝난 다음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빛으로부터 시작된 고전물리학과 다른 개념들은 미시와 거시의 세계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무한대로 수렴할때 합쳐지기도 한다. 여러 과학자들의 생각실험으로부터 이끌어진 가설들과 이론들을 보고 있자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게 된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분야의 책은 아무리 쉬워도 읽기에 버겁다. 하지만 그 버거움을 견디고 반복해서 읽다보면 어느 순간 무언가를 얻게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이 책의 리뷰를 촉박하게 써야한다는 것이 상당히 아쉬웠다. 천천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 책을 통해 다시 수학을 생각해야한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알게 된 것은 30년도 전의 고등학교 교과서와는 전혀 다른 세계가 이미 오래전에 펼쳐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개념들이 있다는 것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한 접근 자체가 달랐다. 이제 세상은 확률의 세계 속에서 존재하는 듯 보여진다.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책이었고 내 과학 상식의 무지를 확인했지만 그래도 이 책이 그나마 쉽게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미 대학시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방정식 풀이에 지친 탓이다. 이런 책을 읽을 때면 내가 수학에 대해 무지한 것이 아쉽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정석이나 해법책을 펴고 싶지는 않다. 그저 이런 책들을 통해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할지라도 사고와 이론의 변화를 알아가는 것으로 족하다는 것이 지금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