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다라의 작가 김성동이 불교 소설로는 20여년만에 새 작품을 들고 등장했다. 불교의 문외한인 나에게는 이 책이 쉽게 들어오지 않았다. 일단 생경한 불교용어에서부터 책읽기를 방해했다. 그러나 국어사전을 옆에 놓고 읽어가면서 점점 책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젊은 승려 능현의 구도와 여대생 반야와의 사랑의 갈등이 뼈대를 이루지만 무엇보다 자연의 풍경이나 반야를 묘사한 언어들이 압권이다. '노을처럼 얄브스레한 꼭두서니빛, 숨넘어가는 목어소리, 숨만 한번 크게 쉬어도 금방 터져버릴 것처럼 팽팽하게 펼쳐진 노을의 바다' 등 아름다운 시적 언어는 독자를 숨넘어가게 한다. 주인공 능현은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조신 설화를 생각하며 반야를 잊으려 하지만 다시 광덕이나 엄장처럼 그녀와 함께 서방정토에 가기를 꿈꾼다. 그러나 그것은 한바탕 꿈일 수밖에 없다. 구도인가? 사랑인가? 여기에 타협점은 없다. 오직 갈등만이 있을 뿐이다. |
| 누구가 사랑을 한번 쯤은 겪어보았을 것이다. 아니, 도리어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 비정상일 것이다. 그래서인가? 사랑이야기는 마치 마르지 않는 샘같이 끊임없이 되뇌어진다. 소설에서, 영화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그런데 그 이야기의 태반은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을 다룬 것들이다. 만약 스님과 여대생의 사랑이라면 그것 또한 이루어지지 못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이야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설 <꿈>은 삼국유사에 소개되어 있는 조신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꿈에도 못 있어 하던 여인네와 아들, 딸 낳고 살던 조신은 삶에 지치고 생활에 찌들려 도저히 옛 사랑의 그림자초자 희미해져 있을 무렵 문득 잠에서 깬다. 꿈이었던 것이다. 인생은 어쩌면 한편의 꿈이다. 아등바등 살다 보면 죽을 날이 성큼 다가오는 것이다. 온갖 번뇌의 사슬을 끊기에 인생은 너무나 짧고 사람이라는 존재는 너무나 나약하다.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