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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 또는 영어학을 전공하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보신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UCLA 언어학과 과장을 역임하였으며 여성 언어학자 및 언어학 교육에 있어 명성있는 저자, 빅토리아 프롬킨의 상세한 책 쓰는 솜씨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언어란 무엇인가, 라는 발제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다른 개론서들과 약간은 다른 관점에서 인간의 언어를 정의하기 시작합니다. 즉 인간의 의사 소통 체계를 "언어"라 한다면 우리가 "언어"라 부를 수 없는 것들, 즉 새의 노래라든가 벌의 춤과 같은... 것과 소리가 없지만 언어로 인정되는 "수화"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는 식이지요. 무엇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떠하게 분류한다, 는 접근이 아니라 상식적으로 우리는 어떻게 생각한다, 그 이유를 언어학적으로 찾아 거슬러 올라간다면... 의 식의 접근법인 것이죠. 그래서 깔끔하게 읽히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동기들을 종종 보기도 했습니다 ^^; 하지만 따분하고 짐짓 어렵게만 느껴지기 쉬운 언어학 개론서 치고는 아주 괜찮은 서술 체계를 갖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언어에 대한 정의 내지 시발의 운을 뗀 후 저자는 인간의 뇌, 혹은 인간 특유의 어떤 것과, 언어라는 것을 결부시키게 됩니다. 곧 우리가 가장 근본적으로 궁금해 할 만 한 것들로 논의의 서두를 떼는 것이죠. 다음으로는 언어학의 하위 분야인 형태론, 구조론(지면상 구조론에는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 못합니다. 현재 구조론이 비대화 되어 있다고까지 여겨지는 언어학의 풍토 영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실 개론서에서 다룰 수 있는 구조론의 부분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견, 이론도 다양하기에 구조론에 대해 잘 아시고 싶으신 분들께는 이 책의 구조론 부분에서 답을 찾지 마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것으로 논의를 그치고, 논란이 일어날 듯 한 부분에서는 발뺌(!) 을 하고 있습니다. 개론서의 특질 상 어쩔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의미론 (반면 의미론에서는 각 개념의 정의에 정말 집중해서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성학과 음운론 (사실 언어를 가장 잘게 쪼개면 소리 단위에서부터 시작하는 만큼 이 부분을 먼저 읽어 보시고 형태론부터 짚어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을 다룹니다. 각 부분은 굵은 글씨로 된 개념의 설명과 예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대부분이 현대, 상용되는 구어 영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을 뿐더러 예시는 만화들로 되어 있어 만화만 관심있게 따라가도 어느 정도 상상이 가능하답니다.
만화(만) 재밌더라구요! 우리와 친숙한 스누피나... dennis the menace 등의 모습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일단 이렇게 일반 언어학 면에서의 설명을 마친 후, 저자는 응용 언어학도 약간의 맛배기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언어와 사회, 언어와 심리(언어 습득, 문어와 구어), 언어와 역사적 변천사, 등을 조금씩 소개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나름대로 재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언어 습득 부분에서는 예시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이끌어 가고 있고, 한국인 고아 입양아가 등장하는 만화도 있어 조금 씁쓸하기도 하더군요, 아직 "고아 수출국"의 이름을 달고 있는 우리 나라인 것 같아서요 그리고 알파벳 시스템에 대한 부분에는 한글에 대한 언급도 나온답니다. 한글도 군데군데서 볼 수 있지요. 텍스트는 모두 영어로 되어 있지만 저자는 세계 언어에서 등장하는 현상들을 편견 없이 소개하기를 원하는 듯한 인상을 받아, 이 책의 진가를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실 수업에서 사용될 때 다분히 지겨울 수도 있겠지만 다른 책들과 비교해 볼 때, 이 책은 그래도 즐겁게 언어학에 입문할 수 있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무지하게 무겁고, 수성펜으로 필기하면 미끌미끌~ 가끔 번지기도 한다는 단점이 있지요. 그래도 표지는 꽤나 이쁘지 않습니까? 각 챕터를 나누고 있는 속지에 있는 quoto들도 정말 정말 "아! 적절하군!"이라 생각할 만 하지요. 자신의 개인적인 "언어 경험"의 사례도 다양하게 들고 있어 난삽하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는 어쩌면 프롬킨 교수의 가르치는 자로서의 재능을 적잖이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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