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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석 테이블에 닿는 뺨이 슬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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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인이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향수'인데, 여기서는 시가 아니라 가곡이다. 학창시절 라디오를 들으며 녹음을 하곤 했다. 어느 오후 가곡 「향수」가 소개되었고, 기계적으로 녹음 버튼을 누르고 그 테이프의 존재를 잊고 있을 무렵이었다. 국어 선생님이 「향수」 노래를 가지고 있는 사람 있느냐 물으셨고 나는 손을 들었다. 그리고 수업 시간, 테이프를 재생하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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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인이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향수'인데, 여기서는 시가 아니라 가곡이다. 학창시절 라디오를 들으며 녹음을 하곤 했다. 어느 오후 가곡 「향수」가 소개되었고, 기계적으로 녹음 버튼을 누르고 그 테이프의 존재를 잊고 있을 무렵이었다. 국어 선생님이 「향수」 노래를 가지고 있는 사람 있느냐 물으셨고 나는 손을 들었다. 그리고 수업 시간, 테이프를 재생하고 다들 기대하고 있는데 전주가 길어도 너~무 길었다. 한 1분 정도... 선생님은 당황하시고 친구들은 웃는다고 난리고, 내 얼굴은 빨개졌던 기억이 난다. 결국 빨리감기를 했지...

 

그런 추억이 있는 시인 정지용이 바로 아티초크에서 소개하는 세번째 한국 시인이다. 월북시인이라 분류되어 시인의 작품을 볼 수 없었던 시기가 있었고 나도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된 것이다. 현대사의 비극은 시인의 가족을 피하지 못했다. 집을 나선 후 행방불명이 된 아버지를 찾기 위해 북으로 갔던, 시인의 삼남 정구인 씨가 51년만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가족을 만난 것이다. 결국 시인의 사망 원인과 장소는 밝혀지지 않았다. 시인의 가족들은 군 수사대에 의뢰하여, 시인이 월북이 아니라 납북되었음을 알았지만...

 

충북 옥천이 고향인, 시인의 가정은 넉넉한 편이 아니었지만 출신 학교(휘문고)에서 유학 비용을 대주어 일본 도시샤 대학에서 공부를 계속했다고 한다. 시집 『카페 프란스』의 구성을 보면  서정적이고 토속적인 시들, 「카페 프란스」, 「슬픈 인상화」, 「파충류 동물」, 「향수」, 「바다」 연작과 「유리창」, 「종달새」, 「호수」 등으로 이어지는 시인의 작품 경향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와 더불어 「가톨릭 청년」의 편집을 맡아 종교적 신앙을 드러내는 시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오에 겐자부로의 『읽는 인간』에서도 등장했던 윌리엄 블레이크를 보니 반가웠는데, 정지용 시인의 졸업 논문이 「윌리엄 블레이크 시에 있어서의 상상력」이고 그의 초기 시에 영향을 끼쳤다 한다. 타고르와 위트먼에도 관심이 있었고, 귀국 후에는 모교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하며 '정종'이란 애칭을 얻었다고 한다. 애주가이기도 했다 하니 이보다 더 귀여운 애칭이 있었을까? 요즘이라면 영어교사이니 영어 정지용을 줄여 영정, 영지라 불렸을지도.

 

김영랑의 「시문학」 동인으로 이후 「구인회」 활동에도 참여했고, 「문장」의 편집위원으로 청록파 시인들을 등단시키기도 했다. 「가톨릭 청년」 시절에는 시인 이상을 알렸고, 카프의 임화와도 친분이 있었다. 이러한 친분으로 좌익 계열 문인단체 소속이기도 했는데 광복 이후엔 작품 활동이 뜸했다. 아마 순수시를 지향하는 그와 맞지 않아서인 듯 하다. 시선집의 제목이기도 한 「카페 프란스」는 당시 젊은이들에게 애송된 작품이다. '자작의 아들도 아닌' 나라도 집도 없는 식민지 청년들의 하소연, 아무도 반기지 않는 처지를 그리고 있다. 잘 알려져 있고,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는 「유리창」. 이 시는 폐렴으로 잃은 자식에 대한 슬픔을 노래하는데, 감정의 노출을 자제하고 절제미를 보여준다. 「옥류동」, 「 비로동」, 「백록담」에선 제목에서와 같이, 자연을 소재로 한 것을 알 수 있다.

 

소개하고 싶은 시는, 아티초크의 다음 시선으로 예정된 폴 발레리의 「석류」와 비교할 수 있는 시. 그리고 일부만 소개할 「우리나라 여인들은」 시인이 바라보는 여인들에 대한 애정과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마티스의 「춤」이 생각났다. 그리고 요즘 유행인 먹방도. 어울릴 음악은 역시 가곡 「향수」이겠지만 그토록 전주가 길었던 버전은 웹 상에 없나 보다. 아, 선생으로서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세 편의 산문도 아름답다.
 

석류

 

장미꽃처럼 곱게 피어가는 화로에 숯불,
입춘 때 밤은 마른 풀 사르는 냄새가 난다.

 

한겨울 지난 석류 열매를 쪼개어
홍보석 같은 알을 한 알 두 알 맛보노니,

 

투명한 옛 생각, 새론 시름의 무지개여,
금붕어처럼 어린 여릿여릿한 느낌이여.

 

이 열매는 지난해 시월 상달, 우리 둘의
조그마한 이야기가 비롯될 때 익은 것이어니.

 

작은 아씨야, 가녀린 동무야, 남몰래 깃들인
네 가슴이 졸음 조는 옥토끼가 한 쌍.

 

옛 못 속에 헤엄치는 흰 고기의 손가락, 손가락,
외롭게 가볍게 스스로 떠는 은실, 은실,

 

아아 석류알을 알알이 비추어보며
신라 천년의 푸른 하늘을 꿈꾸노니.

 

 

Henri Matisse, Danse (1910) 사진 출처

 

우리나라 여인들은

 

우리나라 여인들은 오월달이로다. 기쁨이로다.


여인들은 꽃 속에서 나오도다. 짚단 속에서 나오도다.
수풀에서, 물에서, 뛰어나오도다.
여인들은 산과실처럼 붉도다.
바다에서 주은 바둑돌 향기로다.
난류처럼 따뜻하도다.


(중략)


여인들은 생률도, 호두도, 딸기도, 감자도, 잘 먹는도다.


(중략)


여인들은 소프라노로다. 바람이로다.
흙이로다. 눈이로다. 불이로다.
여인들은 까아만 눈으로 인사하는도다.
입으로 대답하는도다.

 

(중략)

 

e***a 2015.09.16.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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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프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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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 대는~~” 으로 시작하는 <향수>란 노래를 모르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중가요 가수와 성악가가 함께 부름으로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제는 국민가요가 되어버린 노래. 바로 이 노래, 그 시를 쓴 시인 정지용 시인 역시, 아니 어쩌면 대중가요보다 더 사랑받는 시인이 아닐까 싶다.   시 속에 등장하는 마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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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 대는~~” 으로 시작하는 <향수>란 노래를 모르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중가요 가수와 성악가가 함께 부름으로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제는 국민가요가 되어버린 노래. 바로 이 노래, 그 시를 쓴 시인 정지용 시인 역시, 아니 어쩌면 대중가요보다 더 사랑받는 시인이 아닐까 싶다.

 

시 속에 등장하는 마을을 휘돌아 나가는 실개천을 보기 위해 찾아가는 충북 옥천은 문학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이미 성지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물론, 운치 있는 실개천이라기엔 왠지 손을 댄 듯하고 조금은 넓어 보이던 개천. 게다가 말라버린 개천이기에 실망한 기억이 나지만). 바로 그 유명한 정지용 시인의 시집 『카페 프란스』가 출판사 아티초크에서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9번째 책으로 출간되어 반가운 마음에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표지가 3가지로 구성되어 있어, 마음이 이끄는 데로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 복사꽃이 흐드러진 표지, 과연 이 안에는 어떤 시어들이 흐드러져 펴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작은 시집을 펼쳐든다.

 

솔직히 언어가 예스럽기에 시에 몰입하기 어려움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아니, 이는 어쩌면 말라버린 내 감성 탓이리라. 서정시인으로 불리는 정지용. 역시 그 타이틀에 맞게 너무나도 익숙한 시 <향수>가 가장 마음을 끈다. 특히, 다섯 차례 반복되는 후렴구인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의 감성을 뭉클하게 하지 않을까? 고향이 언제나 그리운 이유는 무얼까? 이미 그곳엔 날 반겨줄 이 하나 없을지라도 여전히 고향이 그립고, 시인의 고백처럼 꿈엔들 잊히지 않아, 여전히 꿈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소, 고향. 그곳은 다름 아닌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인 철없던 유년의 추억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은 아닐까?

 

그렇다면, 실개천 돌아나가는 그곳 고향을 꿈엔들 잊지 못하는 바야 그러려니 할 텐데, 유독 시인의 시 가운데는 바다에 대한 노래가 많은 이유는 뭘까? 바다와 가장 먼 충북 옥천이 고향인 시인인데 말이다. 어쩌면 바다로부터 유리된 곳에서 자랐기에 바다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그의 시에 반영되는 것일까? 물론, 그 이유를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많은 바다에 대한 시 가운데 <바다 3>이 마음에 와 닿는다.

 

외로운 마음이 / 한종일 두고 //

바다를 불러 - //

바다 위로 / 밤이 / 걸어온다.

<바다 3> 전문

 

시인은 얼마나 외로웠기에 한종일 바다를 불렀던 걸까? 어쩌면 시인은 지금 바닷가에서 외로움을 토해내고 있던 것은 아닐까? 그 외로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다 위로 밤이 걸어오는 것조차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언젠가 서해안의 물 빠진 바닷가를 걸었던 기억이 난다. 밀물 때가 된지도 모르고 바닷가를 거닐었는데, 밀물에 물이 들어오는 속도가 성인 남성의 발걸음 속도와 맞먹었다. 파도는 없지만, 소리 없이 빠르게 스며들듯 쫓아오던 밤바다 무섭게 느껴지던 그 때가 이 구절과 함께 떠올랐다. “바다 위로 밤이 걸어온다.”나에겐 이 구절 안에 두려움과 외로움이 겹쳐진다.

 

<해바라기 씨>란 시도 재미나다. 어찌 생각하면 동심을 느껴져 살포시 미소 짓다, 웬걸 왠지 노골적이고 외설적이기까지 하여 살포시 얼굴을 붉혀본다. 여러분은 어느 쪽인지 한 번 읽어보시라. 아마도 내 안의 마음이 느낌을 다르게 하지 않을까?^^

 

해바라기 씨를 심자. / 담모퉁이 참새 눈 숨기고 / 해바라기 씨를 심자. //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 이슬이 나려와 같이 자고 가고, //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 햇빛이 입맞추고 가고, //

해바라기는 첫 시약시인데 /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 고개를 아니 든다. //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 소리를 깩! 지르고 간 놈이 - /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 청개구리 고놈이다.

<해바라기 씨> 전문

 

올 가을엔 시집 『카페 프란스』를 들고 옥천 정지용문학관을 찾아 정지용 시인의 마네킹 옆에 앉아 시집을 펼쳐들고 시 한 편 묵상한다면 시인이 당시 시인의 마음을 살며시 속삭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h***r 2015.09.20. 신고 공감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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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카페 프란스 #도란도란 거리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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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선: 카페 프란스》   정시용 시인님의 카페 프란스 시집이 제 손에 들어왔어요~   푸른 파도와 푸른 나무... 호수와 오리가 함께 있는 산뜩한 표지가 인상적인 카페 프란스 시집입니다.   호수를 감고 있는 오리가 시집 안에 있는 그 오리인가 봐요 ㅎㅎㅎ ​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시리즈의 엽서도 같이 선물로 받았어요! 소장가치 짱!! 지인들에게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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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시선: 카페 프란스》

 


정시용 시인님의 카페 프란스 시집이 제 손에 들어왔어요~

 

푸른 파도와 푸른 나무... 호수와 오리가 함께 있는 산뜩한 표지가 인상적인

카페 프란스 시집입니다.

 


호수를 감고 있는 오리가 시집 안에 있는 그 오리인가 봐요 ㅎㅎㅎ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시리즈의 엽서도 같이 선물로 받았어요!

소장가치 짱!! 지인들에게 선물해 줘도 좋을 아이템이에요~


정지용 시인은 향수, 해바라기씨, 고향, 호수 등등 정말 유명한 시를 쓴 시인이지요~

사실 정지용 시인의 시는 들어본 적이 있지만 그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많았는데요.

책을 읽고 정지용 시인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정지용 시인은 무려 윤동주 시인과 동문이라고 하더라구요~

현재에도 유명한 시인들이라서 더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가곡으로도 만들어져 유명한 <향수>는 정지용 시인이 고향인 옥천을 생각하며 쓴 시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로 옥천에 정지용 생가와 정지용 문학관이 있다고 해요~

 

원래 생가는 1974년에 허물어졌지만 다시 복원했다고 하네요~

옥천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들러야 겠어요!!

 

생가의 방 안쪽에는 정지용 시인의 사진이 걸려있네요~

 

아티초크 빈티지 시리즈에는 단순히 시 말고도 그 때 시대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도 소개해주고 있다는거 아시나요?

왼쪽의 책이 정지용 시인의 첫 시집이라고 해요~

요즘에는 많이 볼 수 없던 문예지이지만 그 때에는 문예지들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오른쪽의 책 들이 정지용 시인이 참여한 문예지와 시집들이랍니다~

 

정지용 시인의 많은 시 중에서도 마음에 든 시 몇 개 소개 할게요~

 


호수 1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호수>라는 시 인데요~

보는 사람들마다 다르게 느끼겠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은 마음을 잘 나타난 시 같아요~

 


사실 시는 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적이 많잖아요~ 은유법이니 의인법이니 반어법.. 그외 등등 어려운 말들!!

그런것들 다 버리고 입으로 소리내어 읽어보고 그 여운을 느끼는 것...

그것이 진짜 시를 느낄 수 있는 방법 인 것 같아요~

 


해바라기씨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퉁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슬이 나려와 같이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햇빛이 입맞추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 시약시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 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소리를 깩! 지르고 간 놈이-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구리 고놈이다.

 

해바라기씨는 중학교 교과서나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시로 알고 있는데요~

제가 배울 적에는 해바라기 씨를 배운적이 없어서 이 시가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지 몰랐었어요~

저는 이 시가 처음 볼때부터 마음에 들어서 적어두었는데 저와 같은 사람이 많았었나봐요~

어릴 적 시골에서 놀았던 정겨움이 느껴지지 않나요? ㅎㅎ

 


제일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슬이 나려와 같이 자고 가고"

이 부분이에요~ 이슬이 나려온다는 말이 왜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던지...

어렸을 때 생일이 다가올때쯤 부모님한테 "생일 오려면 몇 밤 자면 돼?"

이렇게 물어보던 기억이 갑자기 나더라구요 ㅋㅋ

 


정지용 시인의 아름다운 말들을 보여주는 시를 보며


현대에 태어났으면 꽤나 잘나가는 노래의 작사가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케이팝에 빅뱅의 권지용이 있다면 현대시에는 정지용이 있다~!!

이런 느낌 ㅋㅋㅋ

 

 

책의 뒷 부분에는 정지용 시인의 산문 3개가 실려있는데 그중에서 <대단치 않은 이야기>라는

정말 대단한 내용의 산문이 실려있어요~

어린이를 체벌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가 저절로 자라고 잘 되도록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교사로 활동했던 정지용의 어린이와 교육에 대한 철학을 알 수 있는 산문이었어요.

 

 

언젠간 옥천에서 정지용생가를 가보고 꼭 방문기를 남겨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정지용의 카페 프란스에 꼭 들러주세요~


m*********s 2015.09.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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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프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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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포스팅은 처음이다. 여름방학 휴가로 옥천 자연휴향림을 갔었는데 그 때 갔던 펜션이 정지용 시인을 테마로 하고 있는 곳이여서 '정지용' 시인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방 이름도 정지용 시인의 시 제목을 따서 지었던데 그 발상이 참 재미있었다. 우리 가족이 머물런던 방 이름은 '기차'방이었는데, 방 베란다 유리창에 '기차'라는 시 전문이 스티커로 프링팅 되어 있었다. 펜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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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포스팅은 처음이다. 여름방학 휴가로 옥천 자연휴향림을 갔었는데 그 때 갔던 펜션이 정지용 시인을 테마로 하고 있는 곳이여서 '정지용' 시인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방 이름도 정지용 시인의 시 제목을 따서 지었던데 그 발상이 참 재미있었다. 우리 가족이 머물런던 방 이름은 '기차'방이었는데, 방 베란다 유리창에 '기차'라는 시 전문이 스티커로 프링팅 되어 있었다. 펜션에서 하루 머물고 집에 오는 길에 정지용 생가에 들려서 구경을 했는데 이렇게 문학에 관심이 있는데도 이렇게 대단한 시인을 잘 몰랐나 싶었다. 사실 지금까지 시의 매력을 잘 모르고 지냈었다. 단짝 친구가 시 읽는 것을 좋아해서 자신의 블로그에 여러 작가의 시를 포스팅하곤 하는데, 거기에서 읽는 시가 다였다. 읽으면서도 참 좋다, 시를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도서관에 가면 손이 가지 않았다. 좋아하는 시인이라고 딱히 뽑을 만한 작가도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본인이 자진해서 월북을 한 것인지 아니면 타인에 의해서 북한에 가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전쟁이 끝난 후에 북한으로 가게 되어서 80년대 까지 그의 작품이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 불법이었다고 한다. 물론 그냥 유통도 안 되었고 말이다. 그가 계속 남한에 있었더라면 더 훌륭한 작품들을 발표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가 월북 전에 집필한 작품들을 보면 양이 상당하다. 많지 않은 나이에도 말이다.

 

기차

 

할머니 무엇이 그리 설워 우시나? 울며 울며 녹아도로 간다./

헤어진 왜포 수건에 눈물이 함촉, 영! 눈에 어른거려 기대도 기대도 내 잠 못 들겠소./

나도 이가 아파서 고향 찾아가오./

배추꽃 노란 사월 바람을 기타는 간다고 악물며 악물며 달린다.

 

정지용 시인의 생가는 그냥 작은 초가집 2개였다. 사실 생가 자체는 딱히 볼 것은 없다. 그냥 아담하고 평범한 작은 집이었다.(가까운 곳에 있는 육영수 여사의 생가에도 갔었는데 정말 비교가 많이 되었다. 옥천에 가게 된다면 두 곳 다 가보시길!) 정지용 시인문학관이 참 인상깊었는데 그의 삶 연대기와 역사, 동시대에 같이 활동했던 작가들과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유익하고 흥미로웠다. 시를 본인 목소리로 녹음하고 들을 수 있는 녹음실도 있어서 참 재미있었다. 

 

 

정지용 시인의 시집 이름이 '카페 프란스'인데 카페 프란스는 그의 작품 중 하나의 제목이다. 그가 활동한 시대적인 느낌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어서 그 작품을 대표작으로 뽑은 것 같다. 30, 40년대 동 시대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외국어가 많이 쓰였는데 이런 경향이 짓게 나타나는 작품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카페 프란스

 

옮겨다 심은 종려나무 밑에 비뚜로 선 장명등, 페 프란스에 가자./

이놈은 루바시카 또 한 놈은 보헤미안 넥타이 삐쩍 마른 놈이 앞장을 섰다./

밤비는 뱀눈처럼 가는데 페이브먼트에 흐느끼는 불빛 카페 프란스에 가자./

이놈의 머리는 비뚜른 능금 또 한 놈의 심장은 벌레 먹은 장미 제비처럼 젖은 놈이 뛰어 간다./

"오오 패롵 서방! 꾿 이브닝!" "꾿 이브닝!"(이 친구 어떠하시오?)/

울금향 아가씨는 이 밤에도 경사 커튼 밑에서 조시는구려!"/

나는 자작(子爵)의 아들도 아무것도 아니란다. 남달리 손이 희어서 슬프구나!/

나는 나라도 집도 없단다 대리석 테이블에 닿는 내 뺨이 슬프구나!/

오오, 이국종(異國) 강아지야 내발을 빨아다오. 내발을 빨아다오.

 

 

마직막 부분에서 일제강점기의 시대상을 반영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답답한 심정이 느껴진다.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일제강점기의 답답한 심정을 담은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책을 읽다보니 너무도 익숙한 작품을 보게 되어서 정말 놀랍고도 반가웠다! 고등학생 때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공부했었고 모의고사에도 단골 출제되던 시였다. 아마 정지용 시인은 몰라도 그의 시는 다들 읽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호수1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푹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제목이 그냥 호수가 아니라 호수1인데, 연작을 많이 한 작가라서 그렇다. 뒤에는 호수에 관한 시가 더 있다.

 

성인이 되서 시집에서 그의 작품을 읽게 되니 기분이 뭔가 싱숭생숭하다고 해야되나? 학생 때는 문학을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대로 분석하고 외우는 것이 다였기 때문에 싫은 감정이 있었는데 지금은 참 좋다. 아름답다. 학생때도 순수한 마음으로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ㅠㅠ 분명 다른 사람들도 문제집에서 봤던 작품을 그냥 문학작품으로써 읽게 된다면 느끼는 것이 많이 다를 것 같다.

 

이제 마지막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 좋았던 시!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네 몸매

 

내가 바로

네고 보면

섣달 들어

기기 밤에

잠 한숨도

못 들겠다

네 몸매가

하도 고와

네가 너를

귀이노라

어찌 자노?

 

시라는 장르를 가지고 자신의 솔찍한 심정을 이렇게 기발하고 아름답게 쓸 수 있을까?! 4글자로 음율을 맞춰서 리듬감이 살아있는 듯 하다. 이렇게 짧지만 마음에 떨림을 주는 글을 보니 막 나도 시를 잘 쓸 수 있을 것 같고 들뜨고 그렇다. 데헷.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할 때 이렇게 음율을 맞추고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냥 쓰는 것보다 더 재미있고, 오히려 신선한 글이 나올 것 같다.(사실 써 놓은 시가 있긴 한데 아직 블로그에 올릴 정도는 아니다. 다음날 읽어보면 정말 오글오글거려서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다. 눙물.) 

 이 글을 읽는 남자분들은 여자친구한테 이 시를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 (섣부르게 주는 것은 반대한다! 좀 오래 만나고 깊은 사이가 되었을 때만 선물하는 것으로. 잘못하면 음란마귀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 다 이해해줄 수 있을 만한 관계일 때만 주는 것으로...)

 

주옥같은 작품들이 정말 많다. 소중한 사람에게 주고 싶은 시집이다. 날 좋은 밤에 별보면서 읽어야 할 것만 같은 책이다. 시집을 읽고 나니 뭔가 글을 쓰면서도 문체가 서정적이고 시 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

m******9 2015.09.19.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