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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시인하면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인이다.
그대여
손을 흔들지 마라.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떠나는 사람은 아무 때나
다시 돌아오면 그만이겠지만
남아 있는 사람은 무언가.
무작정 기다려야만 하는가.
기약도 없이 떠나려면
손을 흔들지마라.
(사랑의 이율배반 전문)
젊었던 시절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시였다. 너는 분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이정하 시인은 이 시집 이후로 계속해서 사랑에 관한 시만 쓴 것 같다.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한 사람만 사랑했네' 사랑 - 참으로 좋은 말이다. 그러나 이정하 시인의 시집에는 단어만 틀린 뿐 처음 시집 이후 계속해서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것 같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본 시집 '어쩌면 그리 더디 오십니까'도 사랑시집이다. 책 표지에는 이정하 잠언시집이라고 쓰고 있다. 잠언이라는게 무엇인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해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삶의 지혜가 들어있는 책이다. 성서에도 잠언이 있다. 그리고 위대한 수도승들이 잠언을 기록한다. 그 잠언에는 삶의 지혜가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랑시집도 잠언에 속하는가? 한번 읽어보면 곧바로 이해되는 이런 사랑시에 어떻게 잠언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까?
그러나 이정하 시인의 사랑에 대한 애착은 본받을 만한다. 물론 상업성도 작용할 것이지만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시인정신은 아직 썩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도 진정한 사랑을 구하는 아름다운 시인으로 남으시길 [인상깊은구절] 애수 나 이렇게 서 있네. 슬픔이 물방울처럼 뚝뚝 떨어지는 비 오는 간이역 은사시나무. 나 이렇게 서 있네. 그대를 이제 보내기 위해 그대에게 결코 다가서지 않기 위해 나 이렇게 뿌리박고 서 있네. 하지만 어찌할 것인가.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여기 없는 것을. 내 영혼은 벌써 그를 따라 나서고 있는 것을. |